[모두에게 적용] 심리치료사와 독서치료사가 함께 만든 책

[해솔]

30여년의 심리치료를 하면서 경험했던 내용과

30여년의 독서치료를 하면서 느낀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으로 엮은

이시대의 필독서 "읽으면 치유" 시리즈 중 1권 "황금사과를 딴 소녀"가 출간 되었습니다.

■작가 소개

글쓴이

김지예

가톨릭대학교 대학원에서 독서교육을 전공하고, 독서교실 ‘신나는책잔치’를 운영하며아이들과 함께 책읽기를 하고 있습니다. 서울교대 평생교육원 독서지도사 과정과 경기대학교 평생교육원 독서치료사 과정의 강사를 역임했으며, 비룡소 독후감대회 예심 심사위원입니다.

한빛중학교에서 단기 독서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습니다. 마음 아픈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옛이야기와 상징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차인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서 살고 있으며, 송파구 풍납동 풍납토성 근처, 나래 심리상담소에서 심리치료를 삼십 년째 하고 있습니다. 심리치료 임상교육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제식으로 교육도 하고 있습니다. 상징이 치유에 많은 영향을 주기에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치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참여했답니다.

그린이

성은혜지

서울에서 태어나 동양화와 독일 마이센 도자기를 공부하였으며 미술대전에서 단체전 금상과 개인전 입상을 하였습니다. 프리랜서 활동을 하면서도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에 짬짬이 예쁜 그림 그리기를 했습니다. 이번에 첫 번째 어린이 책에 삽화를 하게 되면서 양질의 좋은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아이들과의 미래를 꿈꾸며 찰방진 작업을 하였습니다.

황금사과를 딴 소녀

차례

머리글 ……………………………………… 4

1, 황금사과를 딴 소녀 …………………… 9

2, 콩쥐팥쥐 …………………………………31

3, 베 짜는 큰딸 베 매기는 작은딸 ………53

4, 지혜로운 처녀 ……………………………73

해설:

1, 옛이야기의 힘 …………………… 86

2, 치유의 힘을 강화 시키는 상징 ․․ 91

■책 소개

요즘 세대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바쁘게 살아갑니다. 여유 없이 달려가는 삶은 때로 휴식과 치유가 필요합니다. 이때 옛이야기만큼 좋은 것이 없습니다. 옛이야기에는 우리 인간들의 희로애락이 다 들어 있어 등장인물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동일시하면서 상처받은 나의 감정을 치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옛이야기는 오랫동안 구전되면서 일반 동화보다 더 많고 다양한 상징들이 덧붙여져 있어, 감정을 더욱 강하게 투사시켜 주고 이로써 치유 효과는 배가됩니다. 독서지도와 독서를 통한 심리치료를 해 온 두 저자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이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풀어 줄 옛이야기 책을 펴냈습니다. 《황금 사과를 딴 소녀》는 ‘옛이야기 읽으며 치유’ 시리즈의 첫 번째 권으로 자매들의 이야기로만 묶었습니다. 이야기 속에 들어 있는 다양한 상징과 이야기들을 더욱 재미있게 이끌어 주는 삽화 속에 독자들이 알게 모르게 들어간 상징들은 작가들이 오랫동안 공부하고 경험한 것을 풀어 놓은 것들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들려주던 옛이야기가 지닌 치유의 힘을 다시 한 번 느껴 보세요.

■줄거리

<황금 사과를 딴 소녀>에서 새어머니의 구박을 염소들의 보살핌으로 견디던 두눈이는 염소들이 환생한 사과나무에서 황금 사과를 따고 왕자님의 배필이 됩니다.

잘 알려진 <콩쥐 팥쥐> 이야기에는 뒷이야기가 더 있습니다. 콩쥐가 사또 부인이 되자 이를 시기한 팥쥐는 콩쥐를 연못에 떠밀어 죽이고 콩쥐 행세를 하다가 큰 벌을 받게 됩니다.

<베 짜는 큰딸 베 매기는 작은딸>에서 아버지는 시집간 두 딸이 그리워 가 봅니다. 베를 짜던 큰딸은 제대로 인사도 안 하고 대접도 소홀히 하지만 베 매기기를 하던 작은딸은 정성껏 아버지를 대접합니다. 집에 돌아온 아버지는 죽은 체하며 큰딸의 마음을 떠봅니다.

<지혜로운 처녀>에서는 세 가지 질문에 가장 지혜로운 대답을 한 처녀를 세자빈으로 뽑으려고 합니다. 놀기 좋아하는 큰딸, 겉치레를 좋아하는 둘째 딸, 어머니를 잘 돕는 막내딸, 이들 가운데 누가 세자빈이 될까요?

본문내용

『황금사과를 딴 소녀』

할 수 없구나. 내일은 세눈이를 보내야지.

세눈이는 분명 두눈이를 잘 감시할 거야.

다음 날.

세눈이 언니, 힘들지?

염소는 내가 풀을 먹일 테니 언니는 풀밭에 누워 쉬어.

세눈이 역시 잠이 들고 말았어요.

세눈이도 잠만 잤다고 하자 새어머니는 이상히 여겼어요.

두눈이 중전마마는 거지들을 일일이 살펴보았어요.

그러다가 마침내 자신이 찾던 사람들을 발견했어요.

두눈이 중전마마는 그들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어요.

어머니, 세눈 언니, 한눈아.

중전마마…….

그들은 감히 얼굴을 들어 두눈이 중전마마를 쳐다

보지도 못했어요.

두눈이 중전마마는 그들의 손을 붙잡고 대궐로

들어갔어요.

그러고는 임금님께 말씀 을 드려 대궐에서 함께

살도록 했지요.

새어머니는 그때부터 아주 다정한 어머니가 되었고,

세눈이 언니와 한눈이도 착실하게 생활을 했지요.

『콩쥐 팥쥐』

콩쥐는 산등성이로 가서 부지런히 밭을 매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땅이 너무 거칠고 자갈이 많은데다가 나무 호미는

힘을 많이 줄 수 없기 때문에 무척 힘들었어요.

그래도 열심히 밭을 매는데 그만 나무 호미가 툭

부러지고 말았어요.

“아, 아, 이를 어째. 밭을 다 매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콩쥐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울었어요.

사또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얼굴을 찡그렸어요.

그러다가 마당 한편에 서 있는 콩쥐를 발견했어요.

“아가씨도 이 신을 신어 보시오!

사또의 말에 콩쥐가 꽃신을 신어 보았어요. 꽃신은 콩쥐에게 꼭 맞았어요.

콩쥐는 꽃신을 신고 사뿐히 걸었어요.

“아, 이 꽃신 임자가 바로 아가씨였군요!

그제야 사또 얼굴이 환해졌어요. 콩쥐도 뺨이 발그레해져서 고개를 숙였어요.

『베 짜는 큰딸 베 매기는 작은딸』

아버지는 내를 건너 작은딸네 집에 도착했어요.

열린 문으로 마당을 들여다보니 작은딸은 베를 매기느라고 정신이 없었어요.

베 매기는 일은 한 손으로는 솔에 풀을 묻혀 실에 바르고,

이 실을 왕겨불 위로 지나가게 해 재빨리 말려서는 도투마리에 감는 것이에요.

그래서 잠시도 쉬면 안 되었어요.

그러니 아버지는 작은딸에게 방해가 될까 봐 마당으로 썩 들어서지 못했어요.

으흠, 으흠.

조그맣게 잔기침을 하며 인기척을 낼 수밖에 없었지요.

아버지! 아버지가 오시다니 어쩐 일이세요?

그렇지 않아도 아버지 어머니가 보고

싶었는데…….

『지혜로운 쳐녀』

어느 날 이 나라의 세자가 결혼을 할 나이가 되자 나라에서는 처녀들의 혼인을 금지하는 금혼령을 내렸고, 결혼 적령기의 처녀들 중에서 세자빈을 뽑기로 했어요.

세 자매는 모두 결혼하기에 적당한 나이였기 때문에 심사를 받게 되었어요.

세자빈을 뽑는 심사는 사흘 동안 이루어졌는데, 세 가지 질문에 가장 현명한 대답을 하는 처녀를 뽑는다고 하였어요.

막내딸의 순서가 되자 대비와 왕비는 기대하는 표정으로 막내딸을 지긋이 바라보았어요.

대비께서 물었어요.

너는 어디에다 공을 들이겠는고?

대들보입니다.

막내딸이 대답했어요.

왕비께서 살며시 웃으시며 물었어요.

어찌 그곳에 공을 들여야 하느냐?

막내딸은 확신에 찬 표정으로 대답을 했어요.

나라에는 높은 곳에서 백성을 굽어보시며 편하게 돌보아 주시는 임금님이 계시듯,

집에는 지붕을 너끈하게 지탱하고 받쳐 주는 튼실한 대들보가 있어야

그 집에 사는 가족들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사옵니다.

대비와 왕비,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막내딸의 대답에 놀라워했어요.

현명한 대답이로다. 참으로 생각이 깊은 처녀로구나.

대비와 왕비는 한마음으로 감탄을 했어요.

지혜로운 막내딸은 결국 세자빈으로 뽑혀 대궐로 들어가게 되었지요.

치유의 힘을 강화시키는 상징

삼십여 년간 심리치료를 하다 보니 주위에서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우리 아이가 정신과 병원이나 심리치료 센터에 가기에는 정도가 심하지 않은데, 이런 저런 스트레스를 해결하기도 힘들고 부적응 행동을 고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그럴 때 저는 옛이야기 몇 개를 추천해 주며 꾸준히 읽게 하라고 권합니다.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났을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며 고마워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심리치료를 하는 중에 독서치료를 진행하기도 하는데, 오랜 임상경험으로 이때 창작동화보다는 옛이야기가 더 치료 효과가 좋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를 가만 생각해 보니 옛이야기 속에 들어 있는 상징이 더욱 완성도가 높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책 속의 그림에 상징을 많이 넣어 심리치유에 도움이 되게 하면 좋겠다는 소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잘못 그려진 삽화는 상상을 방해하고 치유 효과를 반감시키지만, 잘 그려진 삽화에 상징이 들어 있는 이야기에는 감정이 더 많이 투사되어 치유 효과가 크기 때문입니다.

상징은 굳이 말해 주지 않아도 느낌으로 알 수 있습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이 나라나 저 나라나, 즉 시대와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소통의 한계를 초월해 느낌으로 전달됩니다. 굳이 어려운 해석이 필요 없으며, 적당한 표현법을 찾아내기에 복잡하거나 모호한 어떤 모습을 편안하고 쉽게 나타내는 소통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상징은 속마음과 겉마음이 다르거나 건강하지 않아 마음과 몸이 따로 놀 때나 양가감정(어떤 대상, 사람, 생각 따위에 대하여 동시에 대조적인 감정을 지니거나, 이랬다저랬다 하는 혼란스러운 감정)으로 갈팡질팡할 때 더욱 빛이 납니다.

<베 짜는 큰딸, 베 매기는 작은딸>에서 아버지는 자식을 매우 사랑하지만, 자식이 버릇없고 제멋대로 자라 남에게 흉을 잡힐까 두려워 엄히 대하고 상처를 주어 딸들과 소통이 단절된 상황을 마당에 널브러진 낫 한 자루로 표현했습니다.

이야기나 그림에 나타나는 상징은 주인공이나 등장인물의 성격을 구체적인 대상으로 변환시켜 표현합니다.

염소치기를 하는, 착하고 사람들을 잘 돕는 유순한 처녀 두눈이는 냉이로 표현되었습니다. 들판에 흔하게 나서 누구나 먹을 수 있는 냉이는 사람들을 잘 도와주는 처녀를 상징합니다. 혼자만 많은 일을 하는 것 같아 억울해하며 사방으로 눈을 돌려 일을 시킬 사람을 찾고 자기 실속만 차리는 어머니 네눈박이는 할미꽃으로 표현됩니다.

또 상황과 사물을 잘 분별할 수 있는 처녀를 두눈이로 표현하고, 상황이나 사물에 대한 파악 능력이 떨어지는 소녀를 한눈이로 표현했습니다.

개미는 대개 부지런한 여자의 상징으로 쓰이나 여기서는 제대로 먹지 못해 허리가 잘록해지고 자주 짜증 내는 빼빼 마른 한눈이를 상징하며, 꿀벌도 보통은 근면한 처녀의 상징으로 쓰이나 여기서는 달콤한 것을 좋아하고 충동을 절제하지 못하며 눈치를 보는 뚱뚱한 세눈이를 상징합니다.

씀바귀는 멍청한 여자, 어리석은 여자의 뜻이 있어, 성격이 나쁘고 외모가 흉해 남에게 혐오감을 주는 팥쥐와 그녀의 어머니를 상징하고, 고들빼기는 유별난 여자, 이상한 여자의 뜻이 있으니 온갖 구박과 고통을 받아도 화내지 않고 오히려 사랑하는 착한 콩쥐를 상징합니다. 그러나 결국 콩쥐는 어려운 상황에 빠져 스스로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그래서 늘어져 있는 여자, 수치스런 일을 당한 여자의 상징인 이상한 연꽃으로 표현됩니다.

또, 상징은 그들이 처한 환경이나 상황, 그 일로 인해 닥쳐올 미래의 어떤 일을 변형하여 예견하듯 암시하는 독특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사과나무는 몹시 유약하고 미숙해서 자신의 뜻을 따르면 사랑하고 그렇지 않으면 미워하는 어머니와 세눈이, 한눈이가 결국 그 대가를 치르게 되는 상황이 생기리라는 것을 예견하는 상징입니다.

복숭아나무는 상대방을 배려하며 겸손하고 예쁜 처녀인 두눈이가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사랑을 하고 왕자님의 배필이 되리라는 것을 예견하고 있지요.

베틀은 날실과 씨실을 서로 교차해 천을 짜는 기구라  변화의 뜻이 있습니다. 이는 베 짜는 큰딸과 친정 아버지의 표면상의 관계가 사라지고 본질이 드러나, 그들의 삶에 변화가 생기게 될 것을 암시합니다.

낫은 끝냄, 죽음을 뜻합니다. 낫이 있다는 것은 단절된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웃 마을에 사는 딸을 만나러 가면서 아버지는 두루마기나 도포도 입지 않고, 갓도 쓰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딸이 보고 싶다는 마음에 즉흥적으로 행동하며, 상대방을 배려하지 못합니다. 이런 아버지에게서 번번이 상처를 받아 온 큰딸의 마당에 널브러져 있는 낫은 이미 오래전에 그 아버지와 심리적인 끈이 끊어져 있음을 상징합니다.

풀솔(베매기 솔)은 강하게 만드는 것, 원기를 돋우는 물건, 유리하게 하는 것을 뜻합니다.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상관없이 항상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을 살펴 도와줄 일이 없나 애를 쓰고, 어떻게 하든지 남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관계나 상황을 이끄는 일이나 그런 사람을 상징합니다. 그러니 작은딸의 마당에 있는 풀솔은 자신을 배려하지 않는 아버지이지만 끊임없이 풀칠을 하듯 공을 들여 다시 관계를 회복하고 이어 나가려는 작은딸의 품성을 나타냅니다.

상징은 작중 인물의 사고 방식이나 인생관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창문은 눈을 상징합니다. <지혜로운 처녀>에서 둘째 딸이 눈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으로 보아, 둘째 딸은 보이는 것, 타인의 관심을 받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대청마루는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을 상징하고, 반향, 메아리를 뜻하고 있습니다. 큰딸에게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대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들보는 우두머리, 지도자를 상징하니, 막내딸은 중심인물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옛이야기와 그림 속에는 많은 상징이 들어 있습니다. 우리가 이야기를 읽거나 듣는 동안 미처 인지하지 못해도 이러한 상징들은 등장인물의 캐릭터, 상황을 강화시켜 설명하며, 이야기가 주는 치유의 효과를 배가시킵니다. 책을 읽을 때 이야기 안에 어떤 상징이 있는지, 또 그 사물은 무엇을 상징하는 것인지 생각하며 책을 읽는다면 훨씬 재미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