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음악 7월 21일(금)*
▲팝송이 된 클래식②
◾All By Myself
-Eric Carmen(에릭 카르맨)
◀All By Myself(오직 나 홀로)
◼에릭 카르맨(Eric Carmen)
◼셀린 디온(Celine Dion)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 2악장 Adagio Sostenuto
◼라흐마니노프
◀Never Gonna Fall in Love Again
(다시는 사랑에 빠지지 않을래)
◼에릭 카르맨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3악장 op 27 Adagio
◼바르샤바 심포닉 오케스트라
◀좋은 날
◼포르테 디 콰트로
◉‘혼자’라는 말이
그리 낯설지 않은
세상이 됐습니다.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마시는
‘혼밥’ ‘혼술’ 시대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나 혼자 산다’는 제목의
인기를 얻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까지 있습니다.
그래도 혼자 시간을 보내고
혼자 노는 것이 불편하고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과거에는 특히 그랬나 봅니다.
◉‘All By Myself’는
‘오로지 나 혼자’, ‘나 홀로’로
해석되는 말입니다.
1975년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에릭 카르맨(Eric Carmen)이 불러서
유명해진 노래 제목입니다.
젊은 시절, 잘나가고
주변에 사람이 많았던 때에
느끼지 못했던 것을
나이 들어 혼자 됐을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담았습니다.
모두 내 편인 것 같았던
옛날이 지나가고
이제는 전화를 걸어도
아무도 받지 않는
혼자의 세월이 찾아왔을 때
느끼는 외로움이 노래 속에
담겼습니다.
‘혼자 있고 싶지 않아요.
더 이상 혼자 있고 싶지 않아요.’
◉이 노래가 크게 히트하면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공감되는 노랫말도
적지 않은 역할을 했겠지만
무엇보다 클래식 음악의
멋진 멜로디를 빌려와서
곡을 만든 이유가
더 큰 것으로 보입니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의 2악장 Adagio Sostenuto에
바탕을 두고 만든 팝송입니다.
애절하지만 감미로운
느린 악장입니다.
◉일흔네 살의 싱어송라이터인
에릭 카르맨은 지금도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러시아계 유대인 이민자
가족에서 태어났습니다.
여섯 살 때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열한 살 때 피아노를 쳤습니다.
독학으로 기타리스트 반열에
오른 음악인이기도 합니다.
대학 시절 라스베리(Raspberry)라는
밴드를 구성해 팀을 이끌었습니다.
1960년대 비틀즈의
British Invasion이후 생겨 난
비틀즈 성향의 밴드로
좋은 평판을 얻었습니다.
1975년 그룹을 해체하고
그가 솔로 활동을 선언했을 때
주위의 시선은
회의적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등장하자마자 잇달아
두 곡의 노래를 히트시키면서
주목받는 싱어송라이터가 됐습니다.
◉주위의 예상과 달리
에릭 카르맨의 성공적인 솔로 데뷔는
다른 가수들과 다른 접근법의
결과였습니다.
그때까지 자주 시도되지 않았던
클래식 음악의 활용을 통한
재창작이 가져온 성공이었습니다.
첫 성공작 두 곡 모두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에서
멜로디를 빌려왔습니다.
에릭 카르맨은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듣고 이처럼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을 대중들이
모른다는 것은 죄악이라고 생각하고
특히 10대 젊은이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래를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처음엔 노래 부분만 완성하고
두 달 지난 다음엔 간주곡까지
마무리했습니다.
◉에릭 카르맨은 라흐마니노프를
이 노래의 공동 작곡가로 올리고
노래 수익에서 12%를
라흐마니노프 재단에
로열티로 지불했습니다.
노래가 ‘All By Myself’가 된 건
그룹 활동에서 솔로로 나서면서
혼자가 된 외로움 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에릭 카르맨이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2분 55초부터 5분 25초까지
2분 30초 동안 간주곡이
연주되고 한글 번역 가사
자막이 흐르는 친절하게
제작된 영상입니다.
https://m.youtube.com/watch?feature=youtu.be&v=g6eXxHs96v0
◉이 노래는 21년 뒤인 1996년
셀린 디온(Celin Dion)이 커버하면서
다시 유명해졌습니다.
이 노래가 담긴 앨범이
3,200만 장이나 팔리고
그래미 ‘올해의 앨범상’까지
받았습니다.
셀린 디온의 노래는
박성호가 ‘개그콘서트’에서
‘오빠 만세’로 등장시켜
더욱 널리 알려진 노래가
됐습니다.
에릭 카르맨의 노래와는 다른
섬세함과 힘이 느껴지는
셀린 디온의 커버곡입니다.
https://youtu.be/NGrLb6W5YOM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은 한국인 사랑하는
클래식 음악에서 항상
1위 또는 2위를 차지하는
친근한 음악입니다.
2015년 KBS FM 설문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인기가 높은 만큼 영화나
드라마에 배경음악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2번의 2악장은 느리지만
음 하나하나를 눌러 무겁게
연주하라는 Adagio Sostenuto
지시가 붙어 있습니다.
애절하지만 감미로운 환상곡에서
러시아 특유의 애수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교향곡 1번의 실패 이후
3년간 작곡을 하지 못하고
우울증에 시달리던 라흐마니노프는
정신과 의사 니콜라이 달
(Nikolai Dahl) 박사의
자기 암시 요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합니다.
‘당신은 새로운 협주곡을 쓰고
성공을 거둘 것입니다.’
달 박사가 3개월 동안
자기 암시요법으로 주입한
말대로 라흐마니노프는
성공적인 피아노협주곡을
작곡해 냈습니다.
라흐마니노프가 1901년
모스크바 필하모닉의 협연으로
이 곡을 연주하면서 이 음악을
달 박사에게 헌정한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조성진, 손열음 등
국내 피아니스트들의 연주가
있지만 30분 넘는 길이로
여기서 소개하기에는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10분 남짓 축약본을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연주로
만나봅니다.
https://youtu.be/T8NVb2Q6o4g
◉에릭 카르맨의
두 번째 히트곡 역시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1976년의 노래
‘Never Gonna Fall in
Love Again’
(다시는 사랑에 빠지지
않겠어요)는
라흐니노프의 교향곡
2번 3악장 Adagio를
샘플링했습니다.
노래 가사는 자신의
학창 시절의 사랑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빌보드 성인 차트 1위에
오르고 싱글차트에도
오래 머물면서 인기를 끈
노래입니다.
역시 연주하면서 노래하는
에릭 카르맨을 만나봅니다.
https://youtu.be/POkE9eI23cU
◉라흐마니노프는
첫 번째 교향곡 대실패 이후
14년 뒤에 2번 교향곡을
독일에서 작곡하게 됩니다.
그 가운데 3악장은 환상적인
분위기의 곡을 통해
사람들에게 위로와 평안을
주려고 했다고 합니다.
러시아 낭만파의 대표곡으로
꼽을 만큼 이번에는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 음악인의
최고 영예인 글린카상을
두 번째로 수상하게 됩니다.
◉첫 번째 글린카상은 바로
앞서 만났던 피아노협주곡
2번으로 받았습니다.
미하일 글린카는 러시아
클래식 음악의 정립자로 평가받는
19세기 러시아 음악인입니다.
그러니까 에릭 카르맨도
라흐마니노프의 최고의 작품
두 편으로 자신의 크로스오버
음악을 성공시킨 셈입니다.
긴 교향곡을 다 들을 수 없어
역시 짧은 압축 본을 듣습니다.
폴란드 최고의 지휘자
야체크 카스프치크가 지휘하는
바르샤바 필하모닉의 연주로
만나봅니다.
https://youtu.be/gy8nW-y4ivo
◉올해는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1917년 러시아가 공산화되면서
소련을 벗어난 라흐마니노프는
미국에 정착해서 작품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그는
전 세계 피아니스트들이 뽑은
가장 위대한 피아니스트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 살면서 항상 러시아를
그리워한 그는 생전에 다시
러시아 땅을 밟아 보려고
애를 썼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1943년 일흔의 나이로
미국 땅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앞서 들은 교향곡 2번 3악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노래를
마무리 곡으로 듣습니다.
팬텀싱어 시즌 1 우승팀
포르테 디 콰트로가
샘플링해 만든 노래
‘좋은 날’입니다.
https://youtu.be/Lf6Ycgx17Hs
◉앞서 에릭 카르맨은
그의 노래에서
혼자 있고 싶지 않다고
절규하듯 노래를 불러지만
사람의 삶은 따져보면
어차피 혼자입니다.
그래서 혼자 잘 지내고
혼자 잘 노는 사람이
스스로 충만한 삶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람들과 어울려 활력을
얻는 것도 물론 좋습니다.
하지만 돌아서면
결국 혼자입니다.
홀로 시간을 보내는 일에
잘 준비된 사람은
삶을 오히려 촘촘하게
엮어가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사람은 특히 나이 들어서
잘 늙어가는 처방을 지닌
사람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혼자 지내는 시간은
소란스럽지 않습니다.
감각이 살아나서
예사로운 것이
예사롭지 않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혼자 있는 그 시간이
값지다는 것을 나이 들면서
더 깨닫게도 됩니다.
◉사람마다 혼자서
잘 보내고 잘 놀 수 있는
많은 것이 옆에
놓여 있습니다.
단지 활용을 하지 못할
뿐입니다.
예를 들면 꽃과 나무와
대화하는 것도
혼자 노는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사 놓고 읽지 않는 책을
빼서 읽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나만의 테마 일기는
또 어떻습니까?
스마트폰만 가지고 놀지 말고
한번 주위를 둘러보며
찾아보세요.
예상외로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