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보자
수년간 매년 성탄절엔
이곳 수렴동 대피소에서
자고 등반시작을 했다
언젠가 동행이랑 둘이서
이곳에 왔는데 해피가
과실주를 싸보냈다
둘다 술하고는 친하지 않아 귀한 과실주를
생면부지 옆사람에게
고스란히 상납을...
해피는 모른다
죽쒀서 누구 좋은일 시킨줄을...
대청봉 찍고 공룡으로
내려오는걸
습관처럼 반복 했던적이
있었다
남들 좋다고 날뛰는 성탄절에
하필 눈쌓인 설악을?
비밀이다
궁금하면 오백원이다
늘 눈이 쌓인 백담사까지
7km. 빙판길을 걷는걸로
눈높이를 맞추며 설악하고 만나야한다
봄부터 가을엔 셔틀버스가 다닌다
2,500원
겨울엔 걷는수밖에
그렇게
설악하고 눈맞춤 하고 눈쌓인 설악과함께 놀았다
이 깔딱고개가 진짜
사람 깔딱거리게 했었는데
다 올라가서 만나는 이글귀는 무조건
명언이다
깔딱을 넘어왔으니
봉정암에서 하룻밤의
숙박은
산사에서는 뭔가 다를것 같은?
아침엔 새로운 사람으로
변해있을것 같은
그런
기대감?
늘 희운각까지 서둘러
가야했기에 스쳐갔던
영시암,봉정암
다섯시까지 와야 합니다라는 종무소 직원의 반협박에 헐떡이며 10분전 도착
숙박을 위한 접수는
기도 하러갑니다
이렇게 해야 그나마
하룻밤을 허락해준다
인터넷 홈페이지 접속해서 보면
인터넷 접수 불가
전화로 접수 하라고 한다
전화하면 핸드폰 번호
또준다
또 전화하면 등반객인지
기도하러오는 신자인지
선별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적멸보궁 현판이 한글로 써붙인 이유는?
젊은이들이 한문을 몰라서
눈앞에 두고도 묻는단다
적멸보궁이 어디에 있어요?
라고
그래서 한글로...
이곳에서 일박이라도 하려면. 종무소에가서
설악산 등반 어쩌고
씨부리면
바로
대피소로 가세요
여긴 절입니다
퇴짜라는 소리다
그런 절차 아닌 절차를
통과해야
우리나라 제일 높은곳에
위치한 암자인 봉정암에서 하룻밤을 허락 받을수있다
이나라 불자들은 모두 알고있는 봉정암 미역국으로 세끼를 준다
숙박을 위한 공간이 아닌
기도처라
잠자리라고 하기엔 어울리지 않은 생뚱맞은
숙소?
이곳은 대한민국에 5곳 있다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중 한곳이다
그래서 법당에 부처님이 없다
대신에 진신 사리를 모신
석탑이 신라시대부터
쭈~~욱
모든 법당의 위치가 사리탑을 향해 배열되어 있는것도 이채롭다
뇌사리
그러니까
부처님 머리에서 나온
사리라는건데
궁금해서 알아봤다
대체 부처님 사리는 얼마나 있길래 전세계에
퍼져있나?
8말4되 란다
혹여 진신사리를 귀한
재물로 여겨 분쟁이 있을까 하여
전세계
여기저기 불법과 함께
부처님 진신사리늘
나누어 주었단다
사리의 이름은 어느 부위에서 나왔는가에
따라 호칭이 다르다
뇌사리,치아사리등등
여하튼
진짜 부처님 사리가 있으니
형상을 갖춘 부처상이
따로 필요치 않아서
적멸보궁
진신사리가 모셔진
사찰엔 부처상이 따로
없다
사리탑에서 오세암
넘어가는 고개에서
접하는
용아장성,공룡능선
그너머 울산바위등등
겨울철에 이곳에 오면
이런 팻말이 있었다
죽고 싶으면 가시오
실화다
눈이 너무 왔으니
가지 말라는 소리긴
하다만
하여튼 귀에 쏙 ...
오늘 설악으로 출발전
뉴스 검색에
어제 국공직원 한분이
이곳 봉정암에서 돌연사
비슷하게 세상을 등진 뉴스에
잠시 머뭇거리기도 했지만
갈사람 가고....
이제 주변 탐색은 이정도로 하고
공짜 커피 한잔하며
실생활로 다가선다
슬슬 밤이 다가오거든
이런 협박도 감수한다
하루 10,000원의 댓가를
종무소에 지불하고
방배정을 받는다
8호실 12번
그나마
같은 규모의 방에
상대적으로 적은수의
여자들은 넓은방을
나누어 쓸수 있지만
남자들은 꽉 끼어서
뜨거운 열탕지옥을
함께 해야한다
산아래는 에어컨 있어야
자는데
이곳은 춥다
요런 방에
방석 두장 준다
자는게 아니라
베개,이불은 아예없다
기도하는 곳이라
그래서 챙겨왔다
작은. 담요,다소 두툼한
옷 한벌
요 네모난 공간이 오늘밤
허락된 내공간이다
환장 하는 순간이다
요게 그 유명한 봉정암
미역국
식사의 전부다
이걸로 끝이다
다먹고 설겆이 까지
내몫이다
맛을 따지지 마라
미역국 사발로 처맞기싫으면 조용히
찌그러져라
교회가면 초코파이 주던데 라고. 할뻔했다
저녁예불은 필수 참석
해야한다
이건 사찰의 공식 룰이다
불자 여러분 부처님 뵈러
이곳까지 오셨습니다
이렇게 시작하는 예불 참석 안내 방송은
좋은말로 할때 예불 참석할래
이밤중에 쫒겨날래
딱 이거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무조건 부처님 만세
대법당이나
사리탑 둘중 한곳을
선택할수 있지만
스님의 독경과 설법은
스티커를 통해 전달
똑 같다는 소리다
죄송한지만
한마디도 못알아들었다
옹알 거린다는 표현이 죄스럽지만
딱 그리 들렸다
당최 알아들을수가 없다
멀리서 아스라이 들리는
독경소리와 목탁소리는
너무 좋은데
가까이서 듣는 독경소리는 그저 입안에서 음율따라
옹알옹알
참 그거 모르지
독경음율도 지역별로
특색이 있다는거
한마디로 사투리가 있다는거지
이역시 실화다
문제는 밤이다
난 내가 단종인줄
방바닥이 끓는다
너무 뜨거워
뒤척거리는 지옥불 체험
방문이 잠기지 않은걸 확인하고
열탕체험 을 계속한다
잠든것도 깨어 있는것도 아닌 시간
새벽세시 스님의 독경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내설악 계곡에 울려퍼지고
나는
한마디로 날밤 깟다
밤새
지옥불에 새벽 예불
덤으로
그와중에 사바나 밀림속에서나 들을법한
드르렁,으르렁.컥,끅
등등의 코골이 합창
이 악조건 속에서 자는 사람도 있다
대단해요~~~
날은 밝고
그 세상 유일한 오묘한맛의 미역국
한사발 후루룩하고
오세암 방향으로 출발
쓰러져 가로막은 길을
재치있는 손길이 큰 거목 가운데에 통로를 내놨네
박수는 이럴때 치는거
맞지
참잘했어요
다섯살 아이를 데리고
살던 스님이 시주를 받으로 아랫마을에
내려갔는데 폭설로
길이 막혀 봄에 올라 왔는데
그때까지 그 꼬마가
부처님 보호로...
그래서 오세암
어제 올라왔으니
내려만 가면 되겠지
했는데
오르락 내리락
부처님을 수없이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면서
오세암지나 영시암까지
오니
살것같다
그런 의미로
영시암 무료 커피 한잔 하면서 묻는다
어간문이 뭡니까?
야관문은 들어봤지만
절집식구들이 야관문이
필요한건 아닐테고
궁금한건 물어봐야지
쉽게 말해 임금만큼 귀한사람만 다니는문
큰스님만 다니라는말이다
다른이들은 옆문으로
보이지
다보고있어
봉정암 곳곳에 이런
부처님 눈길이
아니다
렌즈가 쫘~~~악
잘 찾아봐
나도 있으니까
집에가자
찬바람 불때까지
몸조심해야지
첫댓글 찾았다.
음
눈썰미가...
언젠가 눈길에
러쎌 해가며 걷던길이라 기억이 나긴 할꺼야
아짐, 여기 라면 사리 하나요.
부처님 사리는 언제 보나
저도 언젠가는 봉정암에 가서 자 보고 싶어요.
월산동 방석집만 다녔던 친구들과 함께
스님, 여기 방석 두 개요.ㅎㅎ
오세암
TV문학관에서 여러번 봤던기억이
볼때마다 엄청 울었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