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칸 산악회에서는 2010.1.16 영광군 백수읍에 위치한 구수산에 다녀왔습니다.
산행에는 일곱 분의 형제 자매님이 참여했습니다.
날씨는 강추위가 끝나고 뒤이은 포근한 기온 덕분에 산행 하기에 좋았습니다.
산행 시간과 코스는 09:20 성당 출발-10:20 영광 백수읍 백수우체국옆 삽촌마을(산행출발지) -10:30 산행시작-13:40 백수읍 홍곡리 홍곡저수지, 호당공원(산행 끝) -영광백수 해안도로 - 낙조전망대 - 17:00 성당도착
백수우체국 옆 삽촌마을 입구에는 구수산 등산 안내판이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새해들어 계속된 눈에 산이 푹 잠겼습니다. 신발에 아이젠을 동여매고 눈길을 걷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눈위에는 이름모를 산 짐승의 발자국이 보입니다. 여러 날을 굶었는지 힘없이 패여 있습니다. 춥고 배고픈 시기를 잘 넘겨야 할텐데...
중간 갈림길에서 산행 코스를 다시 설계하였습니다. 최고봉을 오르는 것이 목적이 아니까요. 산의 높이에 구애되지 않고 마음 가는 데로 발을 옮길 수있다는 것, 어느 것에 매임이 없이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 그것 자체만으로도 큰 행복입니다.
바위 틈에서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바위손 군락을 만났습니다.
쌓인 눈이 녹아 골짜기를 따라 흐릅니다. 높은 곳에서 보다 낮은 곳으로 흘러갑니다. 부와 명예와 지위와 욕망, 세속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들의 방향과 반대로 물은 흘러갑니다.
송악(두릅나무과에 속하는 상록 덩굴식물)은 소나무에 붙어 무성한 모습입니다. 소나무 본래의 모습은 자취를 감추고 말았습니다. 무언가에 포위돼 오랜시간이 흐르게 되면 포위 당한 것은 본질을 잃고 맙니다. 포위를 당해야 할 것과 당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알아내고 본질에 집중하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까요?
생강나무 가지에는 새봄 노란 꽃으로 피어날 꿈이 가득 영글었습니다.
경사진 설사면(雪斜面)을 따라 눈길이 위태롭게 났습니다.
참나무 두 그루는 서로의 몸에 가지를 단단하게 뻗어 연리목(連理木)이 되었습니다. 서로 마주 보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습니다.
텅빈 들녘을 보면 법정스님의 노래가 들려오는 듯 합니다. '열린 귀는 들으리라. 한 때 무성하던 것이 져버리고 만 텅빈 들녘에서 들려 오는 소리 없는 소리'
산행 종점(백수읍 홍곡리 홍곡저수지, 호동공원)으로 가는 임도에서 한장의 사진을 보았습니다.
눈위에 동행들과 드러누워 찍은 모습은 그들의 우정과 발동한 장난끼의 깊이를 말없이 전해줍니다.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백수 해안도로에 잠시 발길을 멈췄습니다.
바라보는 시선과 표정들이 맑고 따뜻합니다.
겨울바다가 아릅답습니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 어둠과 빛의 경계도 다 무너지고 흐려진 모습입니다. 때는 석양녘이지만 불쑥 해가 솟을 듯합니다.
왼쪽부터 김영모 니꼴라오, 신동수 안드레아, 이병운 라자로(산행이사), 김영남 플로렌시오, 김경란 미카엘라(산악회 총무), 김상호 아오스팅(산악회 회장), 아래사진의 맨 오른 쪽 정찬만 미카엘 등 일곱 분이 일정을 함께했습니다.
바닷가에 선 모습들. 바라보는 곳도 포즈도 표정도 다 제각각이지만 누구나 다 즐거움과 행복으로 충만돼있습니다.
바닷가 이름모를 나무는 잎을 다 떨어뜨렸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 화장끼 없는 얼굴이 되었습니다.
나무와 같이 우리 맘 속에 부도 명예도 지위도 욕망도, 휘발성 강한 이 모든 것들 다 떠나보내고, 주님의 사랑과 평화만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산행은 담양 금성산(산성) 1.30(토) 09:00 성당 출발 예정입니다.
산행에 관심있는 형제 자매님은 아래 연락처로 연락해주세요.
회장 김상호 아오스팅(010-5627-2816)
첫댓글 인자하게 웃으신 모습들 너무 멋져보이십니다,,,
신년에 경쾌한 산행과 함께 늘 건강하신모습으로 평화가 있으시길,,,,
특히 이추운날에 주황색 꽃으로 표현하신분 너무 아름답습니다..
백수해안도로가 시야에들어와 직접가본느낍인듯합니다,,,, 또한 사진포토 예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