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TV 시청 습관 먼저 잡아라
TV 안 보기 운동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온 가족의 공감과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중요한 것은 어른들의 굳은 의지! 아이들의 경우 TV를 보지 못하게 하면, 처음에는 떼를 쓰거나 반항을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TV 없는 환경에 서서히 적응을 해나간다. 문제는 어른이다. 수십 년 동안 몸에 밴 TV 시청 습관은 하루아침에 없어지지 않는다. 온 집 안을 돌아다니며 허둥거리기도 하고, 할 일이 없어 멍해지기도 하고, 한밤중에 리모컨을 찾아서 헤매는 심각한 금단 현상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런 금단 현상을 이기지 못하고 TV를 다시 켜게 되면 그동안의 노력은 말짱 도루묵이 된다.
또한 TV 안 보기 운동은 반드시 온 가족이 함께 참가해야 한다. 아이들은 애써 욕구를 참고 있는데, 아빠 혼자 안방에서 TV를 보며 낄낄댄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처음에 아빠의 동의 없이 무작정 TV를 없앤 경우, 심한 부부싸움을 하거나 오히려 TV에 더 집착하며 다른 가족을 괴롭히는 등 큰 불화를 겪게 되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에게는 TV를 못 보게 하면서 어른들은 밤늦게 몰래 TV를 시청하는 것도 아이들의 반항심과 불만을 키우는 일이 된다.
처음 시작할 때 충분한 대화를 통해 공감을 얻어내고, 온 가족이 서로 격려하며 결심을 지켜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TV와 함께 컴퓨터도 끊어라
TV 안 보기에는 성공했지만, 의외의 문제를 떠안게 되는 경우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바로 인터넷. TV에서 볼 수 없는 프로그램을 인터넷을 통해서 보게 되고, 여가 시간에 하릴없이 뉴스 검색을 하게 된다는 고민이 압도적으로 많다. TV 중독증보다 더 심각한 것이 컴퓨터 중독이라는 것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TV 안 보기 운동에는 컴퓨터 안 하기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아이들의 경우 학습적인 목적 외에 컴퓨터를 켜는 것을 금지하고, 게임이나 정보 검색 등은 주말에 1~2시간 정도로 제한해야 한다.
어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TV 프로그램 시청을 목적으로 컴퓨터를 켜는 것을 삼가고, 뉴스는 신문을 통해 접하는 것이 좋다. 주부들의 경우, 매일 컴퓨터 활용 시간을 기록해서 스스로 계획을 세워 이용하도록 할 것.
엄숙한 서약, TV 이별 식을 치를 것
TV 안 보기 운동을 시작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당장 오늘 밤부터라도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오늘부터 TV 안 보기로 하자”고 선포한다면,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
고수들은 TV 안 보기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엄숙한 서약식을 치르라고 권한다. TV 앞에 선언문을 써 붙이고, TV 위에 검은 보자기를 씌우고, 온 가족이 선언문을 낭독하는 등의 TV 장례식을 하면 훨씬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TV와 이별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TV 장례식은 가족들의 굳은 결심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일종의 통과의례이다. 꺼져 있는 TV를 켜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검은 보자기가 씌워져 있는 TV를 다시 켜는 것은 아이나 어른이나 쉬운 일이 아니다.
아예, TV를 없애라
TV 안 보기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바로 육중한 무게의‘TV’. 거실 한 복판에 떡 하니 버티고 서 있는 TV를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진다. 당장 전원을 연결하고 채널을 돌리고 싶은 욕망에 괴로워지게 마련이다.
TV 안 보기에 성공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집 안에서 TV를 없애버리는 것이다. 오래된 TV라면 재활용센터에 갖다 주고, 쓸 만한 TV라면 가까운 양로원에 기증하라고 고수들은 조언한다. 고가의 TV라면 작은 방이나 창고에 넣어두는 방법도 있지만, 아예 버리는 것에 비하면 성공 확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거실에서 치우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지만, 어느 정도 지나고 나면 온 가족이 작은방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TV를 시청하게 돼 오히려 더 TV에 몰입하게 된다는 것이 경험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모임이나 이웃과 함께 하면 힘 된다
‘여기저기에서 TV 안 보기를 실천한다고 하니, 나도 한번 해볼까?’라고 쉽게 생각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무슨 일이든 마찬가지겠지만, TV 안 보기에도 확실한 명분이 필요하다. 자녀들의 교육 때문이라거나, 인생의 전환점을 갖기 위해서라거나, 가족 건강을 위해서라는 등 나름대로 명분을 세워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사흘도 되지 않아 ‘TV 안 본다고 뭐가 달라지나? 힘들고 귀찮은데 포기하자’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마련이다.
또 TV 안 보기는 혼자만의 의지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온 가족의 동참은 물론 같은 뜻을 가진 이웃이나 동지를 얻는 것이 성공의 비결. ‘TV 안 보기 시민 모임’ 등에 참가해서 다른 사람들과 공감대를 가지고, 성공 노하우를 전수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집에서 안 본다는 원칙만이라도 꼭 지킬 것
집에서 TV를 못 보게 하니, 아이들이 바깥으로 나돌고 친구 집이나 친척 집에 가서 TV에 쉽게 몰입하는 것을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다. 그토록 보고 싶은 것을 못 보게 하니, 욕구가 더욱 강해져 식당이나 공공장소에서는 거의 TV에 빠져 누가 뭐라고 해도 대답을 하지 않을 정도가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부모들은 마음이 흔들려 정해놓은 규칙을 완화시켜주거나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저기에 TV가 널려 있는 세상에, 아이를 TV와 완전히 떼어놓을 방법은 없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가정에서만이라도 TV를 보지 않는 것. 처음에는 TV가 있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던 아이들도 가정에서 꾸준히 원칙을 지킨다면 서서히 변화하며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그에 앞서, 아이들에게 무조건 TV를 못 보게 하거나 TV가 고장났다는 등의 거짓말로 유인하기보다는, 왜 TV를 보면 안 되는지 일러주고 TV가 없는 시간도 즐겁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