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앱’을 아십니까?
브랜드 앱이란, 기업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는 모바일 앱을 통칭하는 말이다. 모바일 앱 자체가 상품인 게임이나 유틸리티 앱을 제외하면, 상당수의 모바일 앱이 브랜드 앱으로 분류될 수 있다.
대부분 무료로 제공되면서도 소비자들에게 유용한 기능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애플리케이션 마켓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시장이 일찍 열린 미국같은 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유명 브랜드가 한두 개 이상의 브랜드 앱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보편화됐다.
영미권에서는 보통 ‘브랜디드 모바일 앱스(Branded Moblie Apps)’라고 부른다. 국내에서는 올 초부터 간단히 브랜드 앱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애플 앱스토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브랜드 앱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브랜드 앱의 개발 과정은 일반적인 애플리케이션과는 차이가 크다. 기술적인 접근보다는, 기업의 전반적인 마케팅 전략에 따라 얼마나 효과적인 마케팅 요소를 구현하느냐가 관건이다. 마케팅에 전략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일종의 전문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 앱 개발업체 가운데는 브랜드 앱에 중점을 두고 있는 업체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등장한 브랜드 앱 가운데는 마케팅 관점에서 아쉬운 점이 많은 앱들도 눈에 띈다.
그래서 브랜드 앱이 가장 활성화된 미국 앱스토어를 중심으로 15개 업종으로 나눠 대표적인 브랜드 앱 사례를 조사해봤다. 그 첫 번째로 ▲패션/미용/명품, ▲레저/스포츠/여행, ▲식품/음료, ▲주류, ▲여행/항공/호텔/숙박 등 5개 업종의 사례를 소개한다. 브랜드 앱을 준비하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패션/미용/명품 : 브랜딩이 특히 중요한 분야로, 앱스토어에서 브랜드 앱 마케팅이 처음으로 시작된 업종이다. 알만한 유명 브랜드들은 다 진출해 있다.
랑콤 메이크업(Lancome Make-Up)
랑콤의 색조화장품을 실감나게 시뮬레이션 해 볼 수 있는 앱이다. 영미권 여성 사용자들의 아이폰을 뺏어보면 대부분 깔려있다고 할 정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아이폰의 터치 인터페이스를 잘 살린 사례다.
코치 기프트 파인더(Coach Gift Finder)
많은 브랜드가 브랜드 앱으로 제품 카탈로그를 소개하고 있을 때, 가죽 전문 브랜드 ‘코치’는 선물 찾아주기 앱을 만들었다. 생일, 감사, 기념일 등 선물의 목적에 따라 적절한 선물을 추천해준다. 제품 카탈로그를 소개하면서도 지인의 선물을 고른다는 컨셉을 입혔다. 이 앱으로 지인의 선물을 고르는 사람이 많을 지, 본인의 쇼핑 리스트를 체크하는 사람이 많을 지는 미지수다. 적어도 본인 선물을 고르고 있더라도 남 선물 고르고 있다고 핑계댈 거리를 제공한다.
레저/스포츠/여행
나이키 마스터 컨트롤(Nike Master Control)
나이키의 축구 전문 서브 브랜드 나이키 풋볼이 선보인 앱이다. 바르셀로나 축구 팀의 선수들과 코치들이 제공하는 4주의 훈련 프로그램을 동영상으로 제공한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직접 등장하며, 이니에스타 같은 유명 선수의 사인도 들어있다.
나이키는 업계를 선도하는 마케팅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애플과 밀접하게 협력한 ‘나이키+ 앱’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아이폰을 활용한 마케팅이 좋은 반응을 일으킨 이후, 나이키의 서브 브랜드들도 별도로 브랜드 앱을 출시하는 상황이다.
푸마 인덱스(The PUMA Index)
푸마가 주식 시세를 알려주는 앱을 만들었다. 푸마의 제품을 입은 모델들이 자세와 표정으로 다우존스 주식 시세를 전해준다. 주식 투자자 중에는 복잡한 지표를 선호하는 ‘헤비 인베스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적은 돈을 투자했지만 관심있게 지켜보는 ‘라이트 인베스터’들도 많다. 주식 관련 앱이 항상 복잡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얼마든지 브랜드 앱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준다.
콜맨 랜턴(Coleman Lantern)
누구나 한 번쯤은 어두운 곳에서 물건을 일어버렸을 때 휴대폰을 켜서 찾아봤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이폰에는 다양한 플래시 라이트 앱이 있는데, 캠핑용품 전문 브랜드인 콜맨이 개발한 콜맨 랜턴도 그 중의 하나다. 콜맨이 판매하고 있는 10여 종의 랜턴 이미지를 활용해, 캠핑을 좋아하는 콜맨 제품의 사용자들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앱을 만들었다. 어둠을 비춘다는 자사의 마케팅 방향과 잘 연결시킨 사례다.
식품/음료
피자헛(Pizza Hut)
아이폰을 흔들어 치즈를 뿌리거나 터치 인터페이스로 토핑을 얹는 등 스마트폰 고유의 인터페이스를 재미있게 활용해 성공한 사례다. 재미있는 방법으로 나만의 메뉴를 만들고 주문할 수 있다. 피자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에는 피자 배달 게임을 즐기며 지루하지 않게 기다릴 수 있다. 피자헛 앱은 출시 3달 만에 1백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당시 버나드 아코카(Bernard Acoca) 피자헛 디지털 마케팅 상무는 “출시 후 3달 동안 아이폰 앱을 통한 매출만 1백만 달러에 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크래프트 아이푸드 어시스턴트(Kraft iFood Assistant)
유명 식재료 업체인 크래프트가 자사의 제품을 사용해 만들 수 있는 7천여개 요리법을 제공하는 앱이다. 브랜드 앱 중에서는 드물게 0.99달러의 유료 앱으로 판매한 것도 독특하다. 그럼에도 1백만 달러가 넘게 판매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애플리케이션 사용자의 90%가 크래프트 홈페이지에 회원 가입을 하는 기현상도 발생했다. 배너 광고 등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결과다.
주류 : 워낙 마케팅 예산을 많이 쓰는 업종인 만큼 브랜드 앱도 다양하다
앱솔루트 Drinkspiration(사진)과 바카디 Mix Master
보드카가 칵테일에 많이 사용되기 때문인지 두 브랜드 모두 칵테일 제조법을 제공하는 앱을 만들었다. 앱솔루트의 Drinkspiration은 맛과 색, 날씨와 시간, 장소와 취향 등에 따라 400여 종의 칵테일을 카테고리 별로 소개해준다. 그날 마신 칵테일을 입력하면 음주 히스토리(?)도 관리할 수 있으며, 전세계 사용자들이 현재 선택한 칵테일을 실시간으로 알려주기도 한다. 바카디의 Mix Master도 다양한 칵테일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에도 아이폰을 흔들면 무작위로 칵테일을 추천해주는 기능이 재미있다.
벡스 기그 파인더(Beck’s Gig Finder)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은 공연도 좋아한다? 벡스는 주변의 공연 소식을 알려주는 앱을 만들었다. 구글 맵에서 곧 열릴 예정인 공연 정보를 알려주며, 해당 공연을 선택하면 아티스트 정보와 유튜브 영상 등 자세한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밀러 비어 타임(Miller Beer Time)
주말 북적북적 대는 펍에서는 주문 한 번 하기도 벅차다. 바텐더와 눈 한번 마주치려면 목청을 높여야 한다. 그래서 밀러가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숫자 2를 입력하고 아이폰을 머리 위로 들면 교육받은 바텐더가 밀러 라이트를 두 병 갖다 줄 것이다. 띵동. 호출 버튼이 보편화된 국내에서는 인기가 있을 지 미지수지만.
여행/항공/호텔/숙박
에이비스 레저베이션 앱(Avis Reservation App)
렌터카 전문업체 에이비스(Avis)의 예약 애플리케이션이다. 아이폰을 활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기 위한 브랜드 앱으로 봐야 할 지, 인터넷이나 전화 예약을 완벽히 대체하는 완전한 예약 서비스로 봐야 할 지 애매할 정도로, 아이폰에서 훌륭한 예약 서비스를 제공한다. 원하는 차종이 주변에 어디에 주차돼 있는지를 확인하고 실시간으로 예약을 할 수 있다.
자갓 투 고(ZAGAT TO GO)
레스토랑 가이드 자갓의 아이폰 버전이다. 단순히 오프라인으로 판매되는 가이드북을 아이폰으로 옮겨온 것이 아니다. GPS와 구글 맵,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유명 레스토랑 가이드북이 아이폰을 만나 생명력을 더했다. 9.99달러에 판매되는 제품이라 브랜드 앱이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지만, 아이폰 앱이 자갓의 브랜드를 더욱 빛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은행/증권/보험
바클레이 카드 워터슬라이드 익스트림(Barclay Card Waterslide Extreme)
영국계 신용카드 및 대부업체인 바클레이 카드에서 게임을 만들었다. 건물 옥상에서 워터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오는 레이싱 게임이다. 출시 2주 만에 2백 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57개국 앱스토어에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누적 다운로드 횟수가 1천만 건이 넘었고, 앱스토어에 수 십 만 건의 리뷰가 달릴 만큼 반응이 좋았다. 바클레이 카드는 워터슬라이드 익스트림의 성공에 힘입어 올해에는 롤러코스터 익스트림이라는 후속작을 선보이기도 했다. 신나는 게임 앱으로 카드/대부 업체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날려버린 대표적인 사례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이 게임이 쌩뚱맞게 등장한 것이 아니라 아래 동영상과 같은 바클레이 카드의 광고 캠페인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이다. 전체적인 마케팅 플랜 아래에서 철저히 기획된 상품이라는 얘기다. 마케팅 전문지 ‘컨테이저스 매거진(Contagious Magazine)’은 올 초 “바클레이 카드가 워터슬라이드 익스트림 앱을 통해 달성한 브랜드 노출이 65만 시간을 돌파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바클레이 카드의 워터슬라이드 광고(2008)
스테이트 팜 포켓 에이전트(State Farm Pocket Agent)
미국 자동차 보험회사인 스테이트 팜이 개발한 앱이다. 접촉사고 등 차량에 문제가 발생하면 아이폰에서 간단한 입력으로 보험 신고를 할 수 있다. GPS로 사고 위치를 기록하고, 휴대폰 카메라로 현장 사진을 찍어서 신고할 때 함께 제출할 수도 있다. 앱에 보험증을 담을 수 있어 별도로 차량에 보험증을 비치하고 다닐 필요도 없다. 자동차 보험회사에서 개발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표준을 제시한다.
JP모건 체이스 기프트 플래너(Gift Planner)
선물 계획도 자산관리다?! 투자은행 JP모건 체이스에서 선물 계획을 관리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준비된 예산에 따라 선물을 할 사람과 액수, 날짜를 미리 입력해두면 해당 날짜가 다가올 때 미리 알려준다. 과거에 누구에게 선물을 했는지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선물 액수가 준비된 예산을 넘지 않도록 안내해준다. 선물 액수 관리보다 중요한 것은 고마운 이들을 잊지 않고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방송/영화/엔터테인먼트
워너브라더스 다크나이트 : 배트모바일(The Dark Knight : Batmoblie)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워너브라더스가 영화 다크나이트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레이싱 게임이다. 배트맨의 자동차를 몰고 영화 속 배경인 고담시의 이곳 저곳을 달릴 수 있다. 얼마나 빨리 달려서 배트맨을 태우는가가 게임의 목표다. 인터넷이 등장한 이후 수많은 영화 홍보 사이트가 만들어졌듯이, 앞으로는 브랜드 앱을 통해 영화를 홍보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히스토리 채널 엑스퍼디션 아프리카(Expedition Africa)
히스토리 채널에서 방영한 동명의 방송 시리즈가 아이폰 앱으로 나왔다. 시청차들은 다큐멘터리에 등장했던 헨리 스탠리와 리빙스톤 박사의 탐험 경로를 따라 주사위 게임으로 다시 한 번 모험을 즐길 수 있다. 방송 프로그램이 앱으로 시청자와 소통하는 새로운 참여형 방송의 가능성을 열어준 셈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종영한 슈퍼스타K 2 방송이 앱을 통해 온라인 투표와 응원 메시지를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통신
AT&T 마크 더 스팟(Mark the Spot)
KT가 출시한 ‘올레 콕콕’의 원조다. AT&T 고객들이 스마트폰의 GPS를 활용해 통신 서비스에 대한 불편사항을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의 민원을 처리하면서 동시에 서비스 불능 지역의 DB 구축에 활용한 좋은 사례로 평가 받는다. 물론 신고를 받는다고 해서 AT&T의 통신망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버진 모바일 페스티벌 버디(Virgin Festival Buddy)
넓은 장소에 다양한 뮤지션과 수많은 관중이 밀집하는 락 페스티벌에서 제정신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버진 페스티벌 버디 앱은 영국의 락 페스티벌 ‘V Festival’에서 정신줄을 잠시 놓아도 원하는 공연을 챙겨볼 수 있도록 해준다. 락 페스티벌에 참가한 뮤지션들이 언제 어느 스테이지에서 연주를 하는지를 지도와 함께 상세히 알려주고, 나만의 스케줄도 세울 수 있다. 그밖에 페스티벌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트와 날씨 정보도 제공한다. 락 페스티벌을 후원하는 통신사가 자사의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좋은 사례다.
소매/유통/물류
테스코 파인더(Tesco Finder)
유통전문업체 테스코에서 만든 매장 찾기 앱이다. 테스코의 앱이 특별한 것은 매장의 위치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의 위치까지 친절하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앱으로 쇼핑 리스트를 작성하고 가까운 테스코 매장을 방문하면 쇼핑 리스트에 있는 제품이 해당 매장의 어느 코너에 있는지를 안내해준다. 더 이상 미로과 같은 대형 마트에서 구입할 제품을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
페덱스 모바일(FedEx Moblie)
중요한 물건을 택배로 구입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택배회사의 배송조회 사이트를 수시로 들락날락 거리게 된다. 그렇다고 온종일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페덱스 모바일 앱을 사용하면 모든 배송조회 서비스를 스마트폰에서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운송번호만 입력하면 배송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택배기사에게 노트를 남길 수도 있다. 배송에 문제가 발생하면 신고하는 기능도 갖췄다.
제약/의료/건강
슬립 트래커 타이레놀 PM(Sleep Tracker Tylenol PM)
수면 유도제를 판매하는 기업이 고객들 자신의 수면 이력을 관리할 수 있는 앱을 만들었다. 간단한 터치만으로 자신의 수면 시간과 수면 만족도를 입력할 수 있다. 그렇게 입력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수면 히스토리를 한 눈에 볼 수 있고, 그 밖에도 편안한 수면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앱은 아니지만, 단순히 제품의 용법이나 부작용 등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앱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칭찬할 만하다.
존슨앤존슨 베이비센터 포니폰(Baby Center PhonyPhone)
아이들은 엉금엉금 기어 다니기 시작할 때면, 벌써부터 부모나 주변 어른들이 들고 다니는 휴대폰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어린 자녀나 조카를 둔 분들은 한번쯤 아이들이 휴대폰을 건드려서 전화가 잘못 걸리거나 무선인터넷에 접속돼 화들짝 놀랐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이의 손에 들어간 휴대폰을 빼앗다가는 다시 돌려줄 때까지 웬만해선 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존슨앤존슨에서 가짜 휴대폰 다이얼러를 만들었다. 아이들이 딱 좋아할 만한 디자인이다. 전화는 절대로 걸리지 않으니 안심하시길. 아이들이 번호를 누르면 번호를 영어로 말해주고, 음악도 틀어주기 때문에 교육 완구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이후에 국내외에서 애플리케이션이 여럿 등장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존슨앤존슨에서는 임신 관리 앱(My Pregnancy Today) 등 아이와 부모를 함께 만족시키는 다양한 앱을 제공하고 있다.
자동차
롤스로이스 고스트(Rolls-Royce Ghost)
롤스로이스의 신형 세단 ‘고스트’를 홍보하기 위한 앱이다. 차량의 내·외부를 3D와 사진으로 감상하면서 직접 색상과 옵션을 선택해 나만의 ‘고스트’를 만들 수 있다. 다양한 광고 영상과 사진, 세부 사양도 소개하며 가까운 딜러를 안내하는 기능도 갖췄다. 사실 자동차 브랜드 앱의 정석을 그대로 따랐다고 볼 수 있는데, 롤스로이스의 가격만큼이나 럭셔리하게 꾸몄다.
페라리 사운드(Ferrari Sound)
엔진 소리만 듣고도 차종을 맞춰야 진정한 자동차 마니아다? 다른 자동차 브랜드들이 레이싱 게임을 만들거나 대놓고 차량을 홍보하는 앱을 만들고 있을 때 스포츠가 전문 브랜드 페라리는 색다른 방식을 택했다. 페라리 스포츠카의 다양한 엔진 소리를 담은 앱을 출시한 것이다.
페라리 사운드 앱은 페라리의 스포츠카 7종의 엔진 소리를 담았다. 단순히 소리만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직접 기어를 변속하며 엔진 소리의 변화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했다. 엔진 소리를 벨소리로 다운받거나 엔진 소리만 들려주고 차종을 맞추는 퀴즈도 즐길 수 있다. 상세한 차량 정보와 화보 뺨치는 사진은 보너스다. 스포츠카 마니아들의 열정을 믿는 것인지 유료(1.99달러)로 출시했다.
신문/잡지
CBS 아이모바일(EyeMobile)
언론사의 입장에서 스마트폰은 단순히 뉴스를 소비하는 매체로만 활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카메라와 자판, 무선 인터넷 접속 기능까지 갖춘 스마트폰은 하나의 훌륭한 뉴스 공급처가 될 수 있다. 2008년 선보인 CBS 아이모바일 앱은 이러한 발상의 전환에서 출발한 앱이다.
CBS 아이모바일은 CBS가 운영하는 동명의 시민저널리즘 사이트의 애플리케이션이다. 아이폰만 있으면 누구나 시민 기자가 될 수 있다. 아이폰으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고 제목과 간단한 텍스트, 태그를 붙여서 바로 업로드 할 수 있다. 다른 시민 기자들이 올린 기사를 읽고 뉴스 가치를 평가하는 기능도 갖췄다. 지금까지 언론사들이 제보전화와 메일, MMS와 웹하드 등 다양한 채널로 뉴스 제보를 받아왔지만, 이만큼 적극적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사례는 없었다.
멘즈헬스 워크아웃(Men’s Health Workouts)
남성잡지 멘즈헬스에서 이름에 딱 어울리는 피트니스 앱을 선보였다. 유명 트레이너들이 다양한 운동방법을 사진과 함께 설명해준다. 단순히 운동법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운동 목적에 따라 트레이닝 코스를 제공하고 반복 회수와 세트, 운동 시간과 휴식시간까지 체크해 준다. 운동 결과를 기록해 메일로 공유할 수도 있다.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퍼스널 트레이너가 부럽지 않다. 1.99달러에 판매되고 있지만 무료(Lite) 버전도 써볼만 하다. 유료 버전에서는 운동 목적에 맞게 보다 세분화된 트레이닝법을 안내해준다.
산업/소재
팬톤 마이팬톤(myPantone)
색감공급 전문업체인 팬톤이 출시한 앱이다. 팬톤의 다양한 컬러 라이브러리를 활용해 컬러 팔레트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어, 아이폰을 하나의 훌륭한 컬러 가이드로 변신시켜 준다. 컬러 팔레트를 어도비 Creative suite와 쿽익스프레스, 코렐드로우와 연동하는 기능도 갖췄다. 가격은 9.99달러로 아이폰 앱 중에는 비싼 편에 속하지만, 팬톤의 그래픽 가이드가 적게는 수 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 만원까지 하기 때문에, 그래픽, 웹, 패션 등 다양한 산업군의 디자이너들에게는 필수 아이템이 될 것이다.
HP 아이프린트 포토(HP iPrint Photo)
이제는 프린터도 와이파이(WiFi) 시대다. 최근 출시되는 프린터와 복합기는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해 굳이 컴퓨터에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아도 무선으로 데이터를 전송 받아 인쇄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PC에서만 되고 스마트폰은 안되라는 법은 없지 않나. HP가 아이폰 사용자를 위해 ‘아이프린트 포토’ 앱을 만들었다. 아이폰으로 촬영한 사진과 저장된 PDF, 텍스트 파일 등을 무선으로 HP 프린터에서 출력할 수 있게 해준다.
결국 이 기술은 스티브 잡스의 마음을 훔쳤다. 이달 선보일 iOS 4.2에 AirPrint라는 이름으로 기본 탑재된다. iOS 4.2를 설치하는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 아이패드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사진 출력을 자주 하는 아이폰 사용자라면, 다음 프린터는 HP로 골라야 할 듯 하다.
생활/소비재
타이드 스테인 브레인(Tide Stain Brain)
P&G의 세제 브랜드 타이드가 대놓고 제품을 홍보하는 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부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혈액이나 기름, 케첩 등 지우기 힘든 얼룩이 생겼을 때 어떻게 세탁을 하면 되는지 상세한 팁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타이드가 제공하는 정보 외에도 사용자들이 직접 사용기와 팁을 올릴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사용법을 읽고 나면 타이드의 제품군 가운데 추천 세제를 보여주고 클릭하면 타이드 홈페이지를 통해 바로 주문할 수도 있다.
시트 오어 스쿼트(SitOrSquat)
우리말로 하면 ‘앉거나 쪼그리거나’ 정도 되겠다. 내 주변의 화장실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앱이다. 집단 지성을 활용해 사용자들이 직접 주변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 정보를 올리도록 했다. 단순히 지도에서 위치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미리 다녀온 사람들의 리뷰를 읽을 수 있다. 문이 열려있는 시간은 언제인지, 시설과 청결 상태는 어떤지 사진과 텍스트를 통해 미리 확인해볼 수 있는 것이다. 무턱대고 가까운 화장실을 찾아갔다가 문이 잠겨 낭패를 보는 참사를 예방할 수 있어 많은 아이폰 사용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이 소중한 앱은 누가 만들었을까. 앱을 실행하면 첫 화면과 하단 배너에 ‘Sponsored by Charmin’이라는 문구가 든다. Charmin은 P&G의 화장실용 티슈 브랜드다. 참으로 절묘한 매치가 아닐 수 없다.
버추얼 지포 라이터(Virtual Zippo Lighter)
아이폰에서 지포 라이터를 사용해보자. 손가락으로 밀어올리면 특유의 소리와 함께 뚜껑이 열리는 지포라이터 특유의 경험을 그대로 맛볼 수 있다. 불을 붙이고 이리저리 흔들거나 바람을 불면 불꽃이 자연스럽게 흔들리며 사실감을 더한다. 28개의 공짜 지포라이터를 돌려가며 사용해보는 재미가 있다. 수백 개나 되는 유료 디자인을 구입하거나 나만의 이름도 새길 수 있다. 아쉽게도(?) 진짜로 담뱃불을 붙일 수는 없다.
버추얼 지포 라이터 앱은 미국에서 아이폰 CF에도 소개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 전세계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1천 만 건을 돌파했다. 어느 콘서트에서는 관객들이 아이폰으로 지포 라이터를 켜서 흔드는 장관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쯤 되면 비흡연자라도 공짜 지포라이터 하나쯤은 가지고 다닐 만 하지 않은가.
완구/악기
레고 포토(LEGO Photo)
“레고 블록을 만들면서 웃음짓는 아이의 모습을 레고 사진으로 남겨보세요.” 레고가 만든 아이폰 포토 앱이다. 앱스토어의 수많은 다른 포토 앱처럼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사진을 찍거나 앨범에 저장된 사진을 고르면 레고 블럭으로 조립한 모양으로 변경해준다. 수많은 컬러 매치 가운데 원하는 사진을 선택해 저장할 수 있다. 간단한 기능이지만 레고 블럭에 푹 빠진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깁슨 런&마스터(Gibson Learn & Master)
세계적인 기타 브랜드 깁슨이 직접 기타 연주자들을 위한 머스트 해브 앱을 만들었다. 튜너와 메트로놈, 기타 코드표를 하나의 앱에 담았다. 다양한 기능을 담았지만 어느 하나 부족한 기능이 없다. 기타를 사랑하는 이들의 취향에 꼭 맞췄기 때문이다. 다양한 유명 연주자들의 레슨 동영상도 담았다. 깁슨의 기타피크로 만든 아이콘까지 매력적이다. 깁슨 기타는 수 백 만원을 호가하지만 다행히도 앱은 공짜다.
깁슨 런&마스터 앱은 올해 빌보드에서 시상하는 뮤직 앱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깁슨 레스폴 기타가 수십 년 동안 많은 연주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런&마스터 앱도 미래의 레스 폴을 꿈꾸는 연주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