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2] 40 - 나는 도둑이 아니다
씬1. 신화방 혹은 거실 (낮)
신화, 동일, 유진, 용구 모여 앉아 과일 먹으며 윷놀이 하고 있다.
용구는 조금은 촌발 날리는 한복입고 설날 분위기 팍팍 내고 있고.
용구 : 모다, 모-. 잘 봐-!
하고 윷을 던지면, 도다.
용구 : 으윽-. 이럴수가..! (머리 쥐어 뜯으며) 난 왜 윷놀이가 안되는 것이야...!
유진 : 근데 너 옷 진짜 특이 하다.. (하며 신기하게 만지고)
용구 : 어, 그러냐? (으쓱 하며) 내가 사실 우리 옷이 좀 어울리지. 내가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인기 좋았을텐데 말야..
유진 : 맞어. 얼마 전에 테레비젼 보니까, 너 비슷한 사람이 나와서 마님-, 마님-. 이러는 거 봤어-.
용구 : 뭐!
신화 동일 웃는데, 흥수 짜짠- 하며 문 열고 들어오고.
흥수는 개량한복 입고 있다. 특이한 헤어스타일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옷으로.
유진 : 와-. 흥수 니 옷 진짜 멋있다-!
흥수 : 야, 그런 소리마라. 우리 아빠 땜에 못 살겠다. 내가 집에 가서 바꿔 입고 가겠대두,
한사코 이 옷 입구 가래서 어쩔 수 없이 입은거야. 이 옷을 입어야 불량스런델 못 갈거래나?
아이들 킬킬거리며 웃고.
신화 : 근데 왜 이렇게 늦었어?
흥수 : 어머니 산소 갔다 오느라구.
신화 : 으응... (물은 게 조금 미안한데)..
흥수 : (아무렇지 않은 척 밝은 얼굴로) 유진, 너 내가 같이 놀자고 꼬셔 준거 고맙지?
유진 : 응. 신화 집에 초대 안 받았으면 혼자서 티비만 보고 있을 뻔 했지뭐.
용구 : 야, 야-. 이제 윷놀인 그만하고, 우리 동양화나 그리자, 응?
유진 : 동양화?
용구 주머니에서 화투 꺼내며 베시시 쪼갠다.
흥수 : 나 화투 잘 못하는데? 포카 하자.
용구 : 에이, 다른 날도 아니고 명절에 포카는 무슨.. 화투가 딱 제격이지. 안그래?
하면서 은근슬쩍 화투 풀어서 패 돌리려는 분위기.
용구 : 오고 가는 현금 속에 싹 트는 우정이라고나 할까-. 야, 쩜에 오십원? 아니 그건 너무 약해. 백원은 해야겠지? 응? 응?
다른 아이들 얼떨결에 보고 있는.
용구 : ....(뭔가 음흉한 미소 같기도 한)...
씬2. 강산의 방 (낮)
아주 조촐한 상 차림으로 차례상 차려져 있고, 아버지의 초상화 놓인 상 앞에서 절하는 강산과 봄이.
절 올리고 나서는 무릎꿇고 앉아서.
강산 : 아버지, 저 학교 잘 다니고 있어요. 봄이도 공부 열심히 하고, 착하게 잘 지내구요. 걱정마세요...
봄이 : 아빠, 올해는 엄마가 돈 많이 벌어서.. 꼭 돌아오시도록 도와 주세요.... 꼭이요.
강산 : .....(마음 아픈, 그러나 표정 흔들리지 않으려는)...
그렇게 초라하고 슬픈 차례를 지내는 두 남매의 모습.
씬3. 강산 집 앞이나 동네 어귀정도 (낮)
강산 걸어오자, 뒤 따라 쪼르르 나오는 봄이.
봄이 : 오빠-. (다가와서) 나 따라가면 안돼?
강산 : ...(머리 쓰다듬으며) 안돼.
봄이 : 치.. 그럼 혼자서 뭐해? 설날두 혼자 놀아야 돼?
강산 : (안스러운)....
이때, 우당탕탕 냄비며 그릇들 대문 밖으로 내동댕이 쳐지고, 냄비며 그릇에 맞으며 튀어 나오는 창수다.
한쪽 팔 못 쓰는 창수부. 술 취해 벌건 얼굴로 비틀거리며 뒤쫓아 나와서 빗자루로 내리치며.
창수부 : 나가라, 나가! 그저 사고나 치는 놈-!
창수 : 그래요! 나갈께요! 나도 집구석 구질구질해!
창수부 : 그래! 나가라! (하며 빗자루로 던져서 쫓아버리고)
창수 : (피하며 돌아서다가) !
보고 있는 강산과 봄이다.
창수 : (서로 아는 사이인 듯. 그러나 바닥에 침 찍-뱉고는 그들 지나쳐 가버리는)...
뒤에서는 창수부가 고함치는 소리 계속 들리고.
창수부 : 그래! 나도 속이 시원하다! 너같은 놈 자식으로 안 여기면 돼! (하며 다른 손에 소주 병을 들고 벌컥거리는)
강산 : .....
봄이 : 저 아저씨 무서워서 여기 나와 놀지도 못한단말야...
강산 : (난처하지만) ...그래.. 그럼 대신 오빠시키는대로 가만히 있어야 되.
봄이 : 응!
강산과 봄이 손 잡고 가고. 그들 앞으로 침 찍찍 뱉어 가며 손 주머니에 꽂고 가는 창수.
삼거리 정도. 같은 길에서 왔지만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는 창수와 강산이의 모습에서...... 타이틀 <나는 도둑이 아니다>
씬4. 신화 방 혹은 거실 (낮)
용구가 거의 싹쓸이 하는 분위기. 화투 패 쓸어 모으며 신난 용구의 얼굴.
모두 동전 몇 개 혹은 천원 짜리 몇 장씩 용구에게 넘기고 기분 안 좋은 얼굴들. (1씬 사람들 다 모여 앉아 있다)
용구 : (돈 챙기며) 오고가는 현금속에 싹트는 우정이라니까-. 얼른들 주세요-.
흥수 : 야, 너 지금 완전히 우리 돈을 갈고리루 긁어가구 있잖아-.
용구 : 그러냐? 나도 웬만하면 안그러고 싶은데 패가 자꾸 잘 들어오네?
동일 : 너 집에서 화투만 쳤냐?
용구 : 글쎄..? 우리 집은 밤마다 가족끼리 오손도손 화기애애, 화투 몇 판 치고 자걸랑-.
모두 황당한 얼굴들.
신화 : (웃고)...
씬5. 동네 일각 (낮)
우리옷(한복) 입은 용구 돈 세가며 걸어오는. 신났다.
용구 : 히히.. 제법 던졌는걸?
하면서 주머니에 돈 넣고 톡톡 두리며 즐거워 하는데.
용구 : ?? (불길한 얼굴)
용구 앞을 막아서는 불량해 보이는 남학생1.
남학1 : 야, 주머니에 든 거 좀 나눠 쓰자-.
조금 뒤로 창수도 서서 다른데 보는 척 하고 있지만
주머니 손 꽂고 삐딱하게 벽에 기대 서 있는 모습이 같은 패거리임을 느끼게 한다.
용구 : ..! (남학1 보며) 예? (겁 먹은)
남학1 : 쯧- (때릴 듯 손 쳐들며 겁주는) 임마 귀먹었어? 왜 두 번 말하게 해?
용구 : ...(막으며 눈치 보는) ㅈ,잘... 못 들었어요...
남학1 : 그래? (다가와) 그럼 다시 한번만 말해주지. (귀에 대고 나직히 무섭게) 주머니에 든 돈 좀 내놔봐.
용구 : 싫-
남학1 : 어우씨-! (하며 손 쳐들고 머리 때리는) 임마, 내 뒤에 보이지? 저 형님한테 걸리면 넌 사망이야!
너 내 선에서 끝내는게 신상에 좋다구.
용구 보니, 창수 담배 피다가 용구가 보자 저도 쳐다 본다.
창수 : .....? (뭘 봐 하는 표정으로 째려보자)
용구 : ...! (무섭고) 아, 알았어요..! (머리 만지며 겁 먹고는 주머니에서 돈 꺼내 주는) 여, 여기요...
남학1 : (받으며) 이게 다야?
용구 : 예...
남학1 : 돈 나오면 십원에 한 대씩이다?
용구 : ....! (겁나는)
남학1 : 어서 남은 돈 내놔.
창수 뒤에서 일그러진 미소로 살벌한 분위기 만들며 조여오듯 조금 다가오는.
용구 : .....(아까워 죽겠는데, 할 수 없이 내 놓으며) 이게 진짜 다예요.
남학1 : (돈 세보고는 휘파람 불며) 제법 돈 되는 녀석인데? 너 어느 학교냐?
용구 : 동광고요.
남학1 : 동광고?
창수 : ........(용구 보는)
남학1 : (흥미롭단 미소 지으며) 동광고라... 여기서 가깝잖아?
용구 : 예...
남학1 : (동전 몇 개를 용구에게 쥐어 주며) 자, 이건 니 몫이다. (지폐들과 나머지 동전들 챙기며) 이건 우리가 잘 쓰마. 가봐.
용구 : 예....
억울한 용구다. 그러나 다시 고개 돌려 인사까지 하고 돌아서서는 다시 울상이 되는 용구의 얼굴.
뒤로 용구 비웃는 남학1과 창수.
씬6. 인서트-학교 전경 (낮)
씬7. 교실 (낮)
힘없이 실성한듯한 속상한 얼굴로 들어오는 용구. 자리로 와서 앉는데 흘겨 보던 흥수가.
흥수 : 새 해부터 친구 등골이나 빼 먹는 나쁜 놈.... 우리 돈 먹구 나니까 속이 게운하디?
용구 : 야, 무슨 그런 말을 하냐? 게운하긴커녕 속이 쓰리기만 했어....(속상한 얼굴)
흥수 : ...? 그럼 반이라도 돌려줘.
용구 : 어, 없어...(난처해서 다른 데 보는, 정말 속 쓰리다)......!
흥수 : 나쁜 놈.... 니가 그런 놈인줄 진작에 알았다...! 오가는 현금 속에 싹트는 우정? 너같은 놈하고 상대한 내가 잘못이지..!
아이구..! 아버지말이 딱 맞다니까 친구를 잘 사귀-
용구 : 야, 나도 후회하고 있어. 이럴줄 알았으면 그돈으로 니들이랑 맛있는 피자나 뜯으면서 인간적이고 통큰놈 소리라도 들을걸..
나 며칠 동안 밥도 제대로 못 먹고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구.....
흥수 : ...? (용구 살피며 이 놈이 진심인가? 하고 가까이 다가가 요리조리 살피려는데)
용구 : (머리 벅벅 긁으며) 어이구...! (책상에 머리 쿵쿵 박으며) 그 돈이 어떻게 번 돈인데...!
흥수 : 이 자식이 친구들 돈 뜯어 먹더니 실성을 했나...? 야, 너 무슨 일 있었냐?
용구 : 그게...(하다가 다시 머리 박으며) 어이구 몰라도 되...!
흥수 : ......? 이자식이 돈 주기 싫으니까 이상한 행동까지 하네? 그래, 드러워서 안 받는다! 흥!
하는데, 태훈 뒷 문으로 들어오고.
형주 : 설은 잘 보냈냐?
태훈 : 응. (하고 앉으며) 윽-.
형주 : 왜 그래?
태훈 : 어제 오랜만에 사촌형들이랑 스키장 갔거든.
형주 : 그래? 재밌었겠다?
태훈 : 재밌긴... 그 형들 원래 만능 스포츠맨들 아니냐. 나더러 공부만 하는 샌님이라고 은근히 놀리니까 오기가 나더라구.
형주 : (웃으며) 한태훈 자존심을 건드렸구만?
태훈 : 그래. (웃으며) 내가 공부만 하는 샌님이 아니란 걸 보여 주고 싶었었나봐.
형주 : 그래서 형들 코를 납작하게 해 줬어?
태훈 : 아니. 그 형들 외국서 스키타던 고수들 아니냐. 완전히 깨졌지. 그래서 스키시즌 가기 전에 한판 더 붙기로 했다.
형주 : (픽 웃고) 알만하다.
하는데, 조선생 출석부 들고 들어오고.
지민 : (일어나) 차렷 경례-.
아이들 인사하고.
조선 : 그래. 설은 잘들 보냈냐-?
유미, 애라 : 네-!
용구 : (풀 죽어 저도 모르게 나온 소리) 아니요-.
조선 : ....?
유미, 애라 : ....? (용구 보는)
씬8. 하교길 (낮)
영화반 아이들 모여서 떠들고 걸어오는.
지민 : 야, 니들 그럴수 있냐? 우리는 빼놓고 니들끼리 만나고?
유미 : 맞어.
애라 : 이건 배신이야 배신-! 그치 정연아?
정연 : 글쎄.. 난 오라그랬어도 못 갔을텐데 뭐...
흥수 : 그래. 우리가 다 니들 집에서 손님들께 과일도 깍아드려야지, 상도 차려야지 바쁠거 같아서...
지민 : 야, 너 그거 성차별적인 발언이다.
동일 : 그래. 그 말은 좀 그렇다.
흥수 : 헤-. 미안. 취소.
신화 : (웃으며) 어쨌든 이번 일은 내가 생각이 짧았어. 다음부턴 니들도 꼭 부를께.
이때, 용구 걸어오다가 은근히 합류하며.
용구 : 냐, 나도 같이 가자...
흥수 : (얄미워서) 안돼-. 우린 돈이 없어서 걸어가야되니까 너 혼자 택시 타고 가. 너 돈 많-잖아-.
동일, 신화 : (웃고)
여학생들 : ....??
용구 : ......(기죽어서).....휴......(고개 푹 숙이고 혼자 먼저 가는)
정연 : 야, 니들 왜 그래?
지민 : 용구랑 싸웠어?
흥수 : 아니뭐... 그런 건 아니구...(머리 긁으며 딴청)...
씬9. 골목 (낮)
하교길.
가방 든 용구 힘없이 털레털레 가다가 억울하고 후회되는 얼굴로 제 머리 쥐어 박으며.
용구 : 어이구 못난 놈...! 어이구....
하고는 다시 한숨 쉬고 하늘 보고는.
용구 : 그 돈 꿍쳐 뒀다가 기집애들이랑 미팅하면 폼 좀 낼려구 했는데...
하고 실성한 사람처럼 중얼거리며 걷는데 용구 가는 앞으로 다가와 버티고 서는 남자의 다리.
용구 : .....? (고개 들다가 깜짝 놀라는).......!
남학1 : 반갑다. 또 만났네?
용구 : ....(겁 먹은 얼굴로 보는)
남학1 : 잘 지냈냐?
용구 : 예....
남학1 : 그 동안 돈 좀 모았지? 나눠 쓰자.
용구 : 돈 없는데요. 저 이제 삼학년 되기 때문에 공부만 해야되거든요. 그래서 용돈 같은거 아예 안 받아요...
남학1 : 삼학년? 그럼 너랑 나랑 친구하면 되겠네...(하고 용구 어깨에 손 올리고는 건들건들)
용구 : ......?
남학1 : 나도 3학년이야.
용구 : ..?
남학1 : 우리 친구니까 돈도 나눠쓰고 친하게 지내자구. 가진 거 다 내놔봐.
용구 : (겁 먹은 그대로) 저 정말 없어요...
남학1 : 정말?
용구 : 정말....
남학1 : 이 자식 친구 하제니까 막 나오네?
하며 용구 때리고 용구 겁먹은채 맞으며 괴로운.
남학1 : 야, 저기 보이지. 저 형님이 나서면 넌 반 죽어.
용구 : .....(겁 먹은 얼굴로 창수를 본다)
창수 껌 씹으며 서 있다.
용구 : .....! (얼른 눈 내리깔고) 저 정말 차비밖에 없어요...
남학1 : 차려! 열중 숴!
용구 얼른 시키는대로 하고 서 있자,
남학1이 용구 주머니 뒤지고 가방도 확 업질러서 안에 있는 것들 다 꺼내 뒤진다.
용구 : .......(떨면서 보고 있고)
남학1이 이것저것 저 필요한 거 주워서 주머니에 넣고는 짜증내며.
남학1 : 야, 이천 삼백 오십원, 이게 다냐?
용구 : (눈치보며) 예...
남학1 : 야-. 어이씨...! (화나서 때리려다 겨우 참고) 돈 좀 가지고 다녀.
용구 : 예....
남학1 : 너 내일부터 돈 준비해서 안다니면 가만 안둔다?
용구 : (억울함 참으며) 예....
남학1 : 내일 보자.
용구 : ...(바닥에 엉거주춤 구부려 가방 챙기고, 시무룩한 얼굴)
남학1 : (용구 바로 툭툭 차며) 내일 보자구.
용구 : 예!
그러자 남학1 픽 웃으며 창수랑 간다.
용구 가방에 주섬주섬 책이며 노트 넣으며 억울하고 분한 얼굴.
용구 : 이씨... 나쁜 놈들.... 벼룩이 간을 빼먹어라..! (울것만 같다)
씬10. 백화점 (밤)
창수와 남학1 고급 스포츠 용품이나 의류코너에서 이것저것 구경한다.
창수는 스키 용품을 구경한다.
점원 열심히 설명하고 듣는 척하면서 마치 사기라도 할 듯 스키복 입고 스키용품들 만져보며 폼도 잡아보고
그 틈에 남학1, 구경하다가 슬쩍 모자 하나를 훔치고.
점원은 짜증나지만 창수에게 매달려 이것저것 얘기하는 중인데.
창수 : 뭐 막상 입어보니까 착용감이 별루네요.
점원 : ......! (짜증나는 투로) 그럼 다른 데 가보세요.
이때, 태훈과 태훈모가 들어온다.
점원 : 어머, 사모님 오랜만이시네요..!
태훈모 점잖게 미소로 답하고는 구경하는.
점원 : 이쪽이 새로 나온 신상품인데 아주 깔끔하게 디자인됐죠?
태훈 : 엄마, 이거 어때요?
태훈모 : 글쎄... 이건 어떠니?
태훈 : 난 둘 다 괜찮은 것 같은데요?
태훈모 : 그럼 둘 다 살래?
창수 : ....! (웬지 아니꼽다)
점원 : 그러세요. 정말 사 두시면 후회 안하실거예요. 근데 아드님이 정말 잘 생기셨다. 접때 동광고등학교 다닌다고 하셨죠?
남학1 : ....? (동광이라는데 하는 표정으로 창수를 보고)
창수 : .......(안 보는 척 옷 벗어 걸며 보는).......
태훈모 : 예. 어떻게 그런 걸 다 기억해요?
점원 : 저희집 브이아이피 손님이신 00그룹 회장님 사모님이신데 제가 어떻게 한 가지라도 소홀하게 기억 하겠어요.
창수 : ........!
점원 : 거기다 워낙에 기품이 있으시니까 한 번만 뵈도 누구나 기억하실거예요.
창수 : ......(태훈과 태훈모를 본다)
태훈모 기품있는 미소. 그 너머로 이것저것 용품들 살피는 태훈 보이고.
창수 : ......(묘한 질투심과 적개심 느끼는).....
태훈 : ...? (창수를 본다)
창수 : ......(얼른 시선 피하고)
태훈 : ......(다시 다른 용품 살피는데)
옷 대충 아무렇게 벗어두고 나가는 창수, 뒤따라 나가는 남학1.
점원 : 올해는 스키장 많이 가셨어요? (하면서 나가는 창수와 남학1을 불쾌한 표정으로 본다)
태훈모 : 전 못갔어요. 워낙 대소사가 많다보니까.. 우리 애만 한두번 갔죠 뭐.
점원 : 예... 그래도 사모님두 올 해 유행하는 스타일로 한번 보세요. 요즘은 스키 타러도 해외여행 가시던데...
하며 열심히 설명하는 점원.
씬11. 백화점 남자 화장실 (낮)
훔친 모자 써보는 남학1. 거울 속의 제 모습 비춰보며 좋은.
창수 담배 피며 서서 뭔가 생각하는.
남학1 : 정말 그런 새끼는 무슨 천복을 타고 나서 스키복두 몇 벌씩 사고 말야, 고등학생이 공부는 안하고...
창수 : 임마, 너는 하냐?
남학1 : 나야 원래 포기한 놈이고. 어때요 어울려요?
창수 : (쓱 보고는 대답 않고).....너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야. 그런 짓 그만해.
남학1 : 뭐가 어때서? 내가 큰 거 뜯는 것두 아니고 겨우 모자하난데..
창수 : 그러니까 좀도둑 소리나 듣지.
남학1 : 좀도둑? 그런 소리마. 씨..나는 뭐 이러고 싶어 이러나..?
이왕 도둑놈 소리 듣는거, 나도 크게 놀고 싶지, 신창원 정도로 말야. 근데 그런 건수가 생겨야 말이지-
창수 : 야, 우리 아까 그 놈 좀 놀려줄까?
남학1 : .....?
창수 : 그 00그룹 회장 아들놈.
남학1 : ...(생각해보다가) 맞어. 그 놈도 동광이랬지?
창수 : 그 자식이라고 외출 할때마다 차만 타고 다니는 건 아닐테고.... 기회봐서...
남학1 : 근데... 그런 녀석 건드렸다가 봉변 당하는거 아닐까?
창수 : 크게 놀자며? 그런 놈 한번 데리고 놀면 재밌을거 같지 않냐?
남학1 : .....? 근데 삥뜯제두 싫다던 형이 웬일이야?
창수 : .....(일그러진 미소).....
씬12. 교실 (낮)
용구 고민고민하다가 벌떡 일어나서 강산에게 간다.
용구 : 강산-. 아니 형님. 나랑 얘기 좀 해요.
신화와 문제집 펴놓고 설명 듣고 있던 강산이다.
강산 : ...? (보며) 왜?
용구 : (주변 눈 의식하며) 조용히 부탁할 게 좀 있어요.
강산 : ..? (일어나고)
신화 : .....?
씬13. 교정 일각 (낮)
강산 : 그래서 내가 어떻게 도와달라고?
용구 : 그냥 며칠만 나랑 같이 집에 가자구요... 어짜피 형이랑 나랑 같은 방향이던데...
강산 : ....하지만 내가 계속 너랑 다닐수도 없을테고, 그 녀석들 떼낼려면 너 스스로 해결하는 게 상책이야.
그런 놈들 만만하게 보이는 놈 한테만 그러거든.
용구 : 얼마나 무서운데요. 완전히 막가파라니까요. 그런 인간들한테 함부로 대들다가 무슨 봉변을 당할려구요!
강산 : ....
용구 : 형-! 아니 선배님! 이 후배 목숨 좀 살려주세요! 예? 예? 단 며칠 만이라도요, 예?
며칠만 그렇게 하면 그 놈들도 포기하고 안 나타날지 모르잖아요. 선배님...!
거의 애원하는 분위기.
강산 : .......(난감)......오늘은 다른 데 들릴데도 있고... 안되겠다.
용구 : (울고 싶은,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그럼 내일부터라두요 혀- 엉!
강산 : ....그런 녀석들 내가 개입하면 너한테 더 심하게 복수할 수도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은 니가 당당하게 못 주겠다고 그래.
아니면 다른 골목으로 가던가.
용구 : (울것같은 표정으로 매달리며) 우리집 갈려면 그 골목 안 지날 수가 없다니까요. 형니임-! 한번만 도와주세요...! 예?
씬14. 골목 (낮)
용구 혼자서 겁먹은 얼굴로 살피며 그 골목 걸어오는데 나타난 남학1.
용구 : .......!
포기한 표정으로 고분고분 그들에게 꾸벅인사하고는 주머니에게 돈 꺼내 두 손 모아 상납한다.
남학1 : 짜식, 며칠 되니까 제법 눈치가 생겼네? (어깨 툭툭 쳐주고는 씩 웃고)
용구 : (억지로 씩 웃으며 화답하고)...
남학1 : 그래. 세상은 더불어 사는거야. 난 너한테 친구로서 그런 걸 가르쳐 주고 싶은 거거든. 내 마음 이해하지?
용구 : 예.
남학1 : (픽 웃으며) 그래, 다음에 또 보자.
하고 창수와 가는. 용구 꾸벅 인사하고는 그들 가자 뒤에서 손으로 입으로 욕 하며 난리피고.
얼핏 창수가 돌아보자 얼른 놀라며 다시 꾸벅 인사. 그들 골목을 빠져 나가자,
용구 : 어이씨..! (비겁한 자신도 싫다, 속상한 얼굴로 벽 치는)
씬15. 교문 근처 일각 (낮)
태훈 걸어가는데, 창수 적개심으로 일그러진 미소 지으며 뒤따르고 있다.
조금 떨어진 곳에 운전사 기다리다가 태훈 오자 가방 들어서 실어주고 태훈 타자, 운전사도 타에 타고 차 떠나는.
창수 : .......(적개심 어린 눈)......
씬16. 복도 (낮)
용구, 태훈에게.
용구 : 태훈아, 그냥 니 차에 좀 끼어서 타고 가면 안될까? 사실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두 알잖냐...응? 며칠 만이라도. 응?
내가 니 차 같이 타고 다니면 그 놈들도 못 건드릴거야.
태훈 : (픽 웃으며 별 일도 아니란 얼굴로) 그럴거 없이, (어깨 툭툭 두드리며) 수업 끝나는대로 경찰서 가서 신고해.
용구 : 뭐?
태훈 : 그런 놈들은 당연히 경찰에 신고해서 죄값을 받아야지. 아니, 지 돈도 아니면서 그런 식으로 남의 돈이나 뺏고 그러는 놈들은
경찰에서 알아서 하는게 당연하잖아.
용구 : 야, 그럼 보복하잖아!
태훈 : (어깨에 손 올리고 나직히 뭔가 알려주듯이) 그런 게 두려우면 아무것도 못하지.
용구 : 야, 니가 그놈들을 못봐서 그렇지.
태훈 : 난 그런 놈들 안 무서워.
하고는 씩 웃고 가버리는 태훈.
용구 : 야-! 친구야-! 친구야! (소용없자) 너 절대 내 얘기 기집애들 한테 하지마. 특히 연진이한텐!
태훈 돌아보지도 않고 안심하란 듯 손 흔들고 가자.
용구 : 고맙다 친구야! (해놓고 혼잣말로) 넌 친구도 아냐 임마! 차 좀 태워주면 어때서...나쁜 놈.
그 놈들도 그렇지, 저렇게 돈 많은 놈 놔두구 왜 날 가지구 못살게 구냐구. 내가 그렇게 부티 나게 생겼나..?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는 표정 지으며 머리 쓸어 넘기는)
이때, 뒤에서 걸어오던 강산.
강산 : 용구야-.
용구 : ......?
강산 : (와서) 어제도 당했냐?
용구 : (억울한 표정으로) 예-.
강산 : ...(생각해보다가) 그럼 오늘은 나랑 같이 가자.
용구 : 혀엉-! (좋아라하며 부둥켜 안고) 고마워요!
씬17. 동네거리 (낮)
은근히 강산을 내세우고 옆에 붙어서서 의기양양 걸어오는 용구.
씬18. 골목어귀 (낮)
용구와 강산 걸어오다가.
용구 : (발견, 은근히 겁먹지만 강산에 마음 기대고) 형, 저 놈이야.
강산 : .....
남학1 : 야, 겁쟁이. 오늘은 하나 달고 나타났네? (강산 보며) 함께 나누는 이 자리에 동참하실려구?
강산 : 함께 나누는 자리? (픽 웃으며) 삥 뜯는 걸 요즘은 그렇게도 말하나?
남학1 : ...! (이놈이 까부나 하는) ..?
용구 : 이 형 무지하게 주먹 세니까 함부로 덤볐다간 큰 코 다쳐-.
남학1 : (어쭈 하는 표정) ..!
이때, 창수 오고.
남학1 : 오늘도 허탕이야?
창수 : ....(그렇단 얼굴)
남학1 : 그 자식 되게 재수없네?
용구 : (작게) 형, 저 놈이 더 무서운 놈인가보던데, 조심해요.
강산 : .....! (창수보고 놀란)
창수 : ........ (강산을 봤다)
남학1 : 이 녀석들 손 좀 봐줘야겠는데요? (하고는 잭나이프 꺼내는)
용구 : ...! (깜짝 놀라며 강산 뒤로 가는)
창수 : 보내줘라.
남학1 : 예?
창수 : (강산 안 보고) 보내줘. 저 놈 돈 없는 놈이다. 때려봤자 시간만 낭비라구.
용구 : ...?? (어쨌든 반가운 말이다) 맞아요. 이 형도 돈 없구요, 나도 이제 진짜 돈 없어요. 우리 둘 다 무지 하게 가난하거든요.
강산 : (창수보며) 임마, 이렇게 살지마.
남학1 : .....? 저 새끼가-!
하며 다가가 칠려고 하자.
창수 : 그만둬라.
남학1 멈추고, 이해 안된단 얼굴로 보는. 용구도 뭔가 둘이 아는 사인가 헷갈리는 얼굴로 보는.
창수 : (강산에게 다가가) 간섭마. 다시 학교 나간다고 너랑 나랑 다른 부륜줄 착각하는 모양인데, 말 그대로 착각일뿐이야.
(일그러진 미소)
강산 : ...(그 말 받아 들이지 않는 미소) 정신 차려. 니가 이럴수록 더 나빠질 뿐이야.
하고는 창수 옆을 지나가는 강산. 용구도 얼른 뒤따라 가는.
그들 가고 나자.
남학1 : 형 아는 놈이야?
창수 : .....가자.
남학1 : 다른 놈이라도 쑤셔봐야지. 그냥 갈 순 없잖아.
창수 : (아주 불쾌한 듯한) 기분이 더러워 그래.
남학1 : ..? (더 이상 말 못하는)
창수 앞서서 주머니 손 꽂고 가버리는. (강산과 반대편으로)
씬19. 교실 (낮)
태훈과 연진, 형주 얘기하고 있는데.
용구 : (다시 밝은 얼굴로) 연진아 뭐해? 태훈아, 나도 끼워주라.
태훈 : 너 이제 문제 해결한거냐? 기분이 좋아보인다?
연진 : ...?
용구 : 그럼. 깨끗하게 해결했지. 내가 누구냐?
태훈 : 그럼 어떻게 해결했는지 얘기 좀 해봐.
연진 : ...??
용구 : .....! (연진 보며 당황하는)
연진 : 무슨 일 있었어?
용구 : 아, 아무것도 아냐.
태훈 : 왜? 깨끗하게 해결했다며. 사실은- (장난인데)
용구 : .......! (태훈 입 막으며) 다, 다른 얘기 하자. 니들 무슨 얘기했는데?
형주 : 대학진로 문제.
용구 : 엉.... 그럼 난 빠질게. (하고 일어나며) 연진아, 다른 재밌는 얘기 할땐 꼭 끼워줘.
(하고는 태훈에게 쉿-하는 묘션으로 당부하며 가는)
연진 : 알았어.
태훈 : (웃고)....
연진 : 쟨 정말 괴짠거 같어.
형주 : (웃으며) 그래도 저 녀석 없으면 심심할거야.
이때, 준경이 문 앞에서.
준경 : 한태훈, 담임이 교무실로 오래.
태훈 : ....?
씬20. 교무실 (낮)
조선 : 어머님께서 전화를 하셨는데, 오늘 차를 조금 늦게 보내셨단다. 평소보다 한 삼십분 기다렸다 나오라시더라.
태훈 : 예.
조선 : 저.. 근데 말이다...
태훈 : ...?
조선 : 너.... 등하교 때 항상 차로 다니냐?
태훈 : 예.
조선 : ...내 생각에는 말이다, 이왕이면 친구들하고 같이 방과후 모임도 하고, 어울려서 같이 공부도 하고,
또 때로는 같이 떡볶이도 사먹고 하면서 학창시절을 보내야 재밌잖냐? 그럴려면 차가 그렇게 대기하고 있는 건 불편할텐데..
물론 다른 친구들 보기도 그렇구 말야. 그렇다고 밤늦게 다녀서 위험한 것도 아니고 여학생도 아닌데... 한번 생각해봐라.
태훈 : 예. 하지만 차로 등하교 하면 편리한 점도 많거든요. 차 안에서 공부도 더 할 수 있고,
저희집 버스 정류장에서 멀어서 한참 걸어야 하는데 등하교 시간도 줄일 수 있어 좋구요.
조선 : 그래?
태훈 : 다른 친구들 보기 뭣할까봐 요즘은 학교 근처에서 내려서 오고, 거기 가서 타고 하니까 괜찮을거구요.
조선 : ...그러냐? 하지만 한번은 내 얘기를 잘 생각해봐라. 니가 생각지 못한 또 다른 얻을 것들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야.
태훈 : 예. (인사하고 가고)
조선 : ......
정인 : 요즘 애들 제 주장이 뚜렷하긴 하네요.
광도 : 저 녀석이 좀 더 분명한 편이죠.
교감 : 그런 게 꼭 나쁜 건 아니죠. 게다가 태훈이는 제 할 일 똑바로 다 하고 주장을 펴니까 뭐, 나무랄 일도 없구요.
조선 : .......
씬21. 교문 앞 (낮)
용구와 강산 함께 하교 하는.
씬22. 골목 (낮)
강산과 용구 걸어오는. 용구 살피는데 아무리 봐도 그 아이들 없다.
용구 : 어? 오늘은 안 보인다?
강산 : ....
용구 : 이제 안 나타나려나본데?
강산 : .....
용구 : 히히... 이젠 우리 포기했나봐요. 야호-! 해방이다!
강산 : .....
씬23. 학교 근처 일각 (낮)
태훈이 책 보며 서서 기다리다가 시계보는데.
태훈 : .....?
남학1과 창수 다가온다.
태훈 : ....(다시 무심히 책 보는)....
다가오는 남학1과 창수.
태훈 : ....(뭔가 이상하다)......? (고개 들어 그들을 보는)
남학1 : 귀하신 몸이 어인 일로 여기 이렇게 서 계시나?
태훈 : .....(경계의 눈빛, 그러나 당황하지 않고 보는)....나 알아?
남학1 : 어쭈, 나 알아? 보자마자 반말이네? 잘 나가는 귀한 집 자제 분이라 뭐가 달라도 다르네? (비웃는 미소)
태훈 : 용건이 뭐야?
창수 : ...(태훈을 증오의 눈으로 보는)
태훈 : ....(그런 창수의 눈을 보는)
남학1 : 기억안나? 어제 백화점에서 쇼핑 하다 만났었지.
태훈 : ...? 그런데?
남학1 : 귀한 집 분이라 돈두 막 쓰던데, 돈 좀 나눠 쓰자는거지 뭐.
태훈 : 같이 나눠쓰자구? 내가 니들과 나눠 써야할 이유가 뭔데? (하며 그들 당당하게 보고)
남학1 : 이유?
창수 : 돈이란 게 돌고 도니까 돈이잖아. (다가와서 태훈 은근히 증오의 감정 깔고 보는) 사실 우리가 필요한 돈, 그거,
너한텐 얼마 안되는 푼돈이잖아.
남학1 : 껌값이지 뭐.
창수 : 근데 우리한텐 귀한 꼭 필요한 돈이거든. 그래서 니가 좀 줬으면 하는데 말야.
남학1이 은근히 잭나이프도 꺼내서 빙빙 돌리며 분위기 살벌하게 만들고.
태훈 : .....
남학1 : 순순히 주면 서로 즐겁고, 안그러면 서로 피곤하고-.
하면서 서서히 태훈 가까이로 옥죄어 오는 남학1. 창수도 다가오고.
태훈 : ...! 니들 거지냐?
창수 : 뭐?
태훈 : 거지가 아니라면, 대가도 없이 니들한테 돈을 줄 이유가 없잖아.
창수 : .....!
태훈 : 거지도 아니고, 다른 이유도 없이 돈을 달라는 건 도둑이지. 안그래?
남학1 : 허, 이자식 봐라!
태훈 : 그것도 아니라면 난 이유없이 니들에게 돈을 줄 순 없어.
살벌한 분위기 고조되는데, 뒤로 수다떨며 즐거운 웃음소리.
지민, 정연, 애라, 유미가 장난치며 걸어오고 있다.
태훈 : ....! (난처한)
남학1 : 기집애들 앞에서 꼴 사납게 당하지말고 어서 있는 돈이나 내놔?
걸어오던 여학생들 태훈 봤다.
유미 : 저기 태훈이네? 저 험상궂게 생긴 애들은 누구야?
지민 : (어색하고 당황해서 보는).....?
태훈 : .......! (당황하는)
이때, 태훈의 차 온다.
태훈 : ......(은근히 안도하며 차 오는 쪽을 보는)
남학1 : (돌아보고)...!
창수 : (태훈보며 비웃는)...믿는 구석이 있었군? 넌 니가 당당한 놈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아버지의 배경이나 돈이 없어도,
그럴 수 있을까?
태훈 : .....!
지민 : .....?
남학1 : 너같은 놈들은 그런 배경없으면 쪽도 못 쓸 놈들이야. 알아?
차 와서 멈추고.
여학생들 : .....??
창수 : 아마 내일은 학교 바로 앞에서 차가 대기하고 있겠지? (하며 비웃는).....
태훈 : ....! (자존심 상하지만 표정 드러내지 않으려는).......
운전사 차에서 내리자, 창수와 남학1 어슬렁어슬렁 돌아가는.
운전 : ....? (경계의 눈빛으로 창수와 남학1을 보는)
지민과 여학생들 무슨 일인가 짐작하고 놀란 얼굴로 보는.
씬24. 달리는 차 안 (낮)
태훈 말없고, 뭔가 불쾌한 표정이다.
운전 : ...? (백밀러로 눈치 살피다가) 무슨 안 좋은 일 있어? 아까 그 녀석들, 질 안 좋아 보이던데..?
태훈 : 아녜요.
운전 : .......?
태훈 : .....(자존심 상한 얼굴로 떠올리는)....
(인터커트1)
창수 : 아마 내일은 학교 바로 앞에서 차가 대기하고 있겠지? (하며 비웃는).....
(인터커트2)
짐작한 얼굴로 태훈을 보던 지민의 얼굴.
태훈 : .......아저씨.
운전 : ....? (백 밀러로 보는)
태훈 : 당분간 저 데리러 오지 마세요.
운전 : ......? 어머님이 걱정하실텐데?
태훈 : 그럼 말씀 하시지 말고 그냥 집 앞 삼거리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제가 갈께요. 아침에두 거기까지만 데려다 주시면 되구요.
운전 : .....(무슨 일인가 싶은).....
씬25. 인서트-출근길의 바쁜 거리 (아침)
씬26. 버스 정류장 (아침)
지민 버스에서 내린다. 엄청난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겨우 내린.
지민 : 휴-. 좀만 늦게 나와도 이렇다니깐...!
하고는 옷 털며 매무새 고치다가 놀라는.
지민 : .......!
지민 시선 따라가면 태훈이 다른 버스에서 내린다.
지민 : 저 녀석이 버스를 타고 오네? (갸웃둥)
하다가 서로 눈이 마주치고, 지민 어색. 태훈 은근히 난처하지만 자연스럽게 행동하려는.
태훈 : 지민아-.
지민 : 으,응....
태훈 : 같이 가자.
지민 : 어, 으, 응...(어색해지만 아닌 척 하려고) 근데 니가 웬 버스냐? 너희 운전사 아저씨 파업 했냐?
(하는데 웬지 예전처럼 털털하지 않고 조심스러운 말투다)
태훈 : (픽 웃고) 버스 타고 오니까 나름대로 괜찮은데? 너도 만나고.
지민 : .....(어색, 순간 생각난) 혹시 너.. 어제 일 때문에...
태훈 : .....! (얼른 화제 바꾸려고 시계 보며) 좀 늦었지? 빨리 가자.
하고 지민 어깨 툭 치며 앞서고.
지민 : .......(걱정스런)
씬27. 교실 (낮)
용구 예전처럼 까불고 뛰어다니고.
용구 : 야, 새로운 최민수 시리즈 아냐 너? 날파리한테 (가란 손짓 최민수 버전으로 하며) 가라-. 이러는거.
흥수 : ....?
용구 : 아, 약탈과 착취의 시대를 지나 새로운 평화공존의 시대가 돌아오니까 세상이 달라보인다-!
흥수 : ....? 니가 아무리 그래도 이제 너랑 안 놀아 임마-.
용구 : 야, 너무 그러지 마라. 나도 이제사 말이지만 니돈 써보지도 못하고 다 뜯겼다!
흥수 : 그게 무슨 소리야?
용구 : 사나이 자존심 다 구겨가면서-(하다가) 아니다. 넌 깊은데까진 알거없고, 조만간 돈모으는대로 이 형아가 피자한판 사주마.
흥수 : 정말?
씬28. 복도 (낮)
희진 : 야, 한 태훈, 걔 낮에 길에서 삥뜯겼대.
아영 : 뭐?
세진, 연진 지나가다가 들었다.
세진, 연진 : .......!
아영 : 누가 그래?
희진 : 그 삥 뜯는 애랑 아는 기집애가 그러더라. 완전히 당했다구.
아영 : 완전히 황태자 자존심 구겼겠네?
세진, 연진 걸어가며.
연진 : .....태훈이가 정말 당했을까?
세진 : 걔라고 못 당하란 법 있어?
연진 : 그렇긴 하지만...
세진 : 보통은 그런 애, 잘 건들진 않는데... 아마 알고 그런 거라면 삥 뜯는게 목적은 아닐거다.
연진 : .....?
세진 : 아마 그 애들 보기에 아주 재수없는 짓 한 적 있을거야.
연진 : ...?
세진 : 막 살겠다 맘 먹으면 그런 식으로 분풀이 할 수도 있거든.
연진 : ......(걱정되는)
씬29. 교무실 (낮)
회의 중인 교사들.
교감 : 요즘 이웃 학교에서 애들 돈 뺏는 녀석들 때문에 골치랍니다.
우리 학교애들도 당하는 일 없도록 삼삼오오 짝지어서 다니라고 하세요.
선생들 : 예...
광도 : 이거 또 새 학기 되기도 전에 시작이군요...(걱정스러운)
교감 : 그러게나 말입니다. 아, 그리고 혹시라도 이미 당한 녀석들 있을지도 모르니까 조사해보세요.
광도 : 조사해서 어떻게 하실려구요?
일평 : 사실 그런 조사해도 애들이 솔직히 말하지도 않거든요. 우리가 어떻게 해 줄 수 없단 거 잘 아니까요.
복만 : 학내 폭력도 손쓰지 못할때가 많은데 밖에서 일어나는 일까지 책임지긴 힘들죠. 경찰도 못하는 일인데....
유란 : 하긴 그래요. 솔직히 당한 애들 있다 해도 조심해라 하는 수 밖에 없지 다른 수가 없거든요.
정인 : 하지만 정말 그런 애들이 있다면 보고만 있을수도 없잖아요? 이거 우리 선생님들 태권도라도 배워야하나?
(장난스레 주먹쥐고 손바닥으로 툭툭-)
교감 : 흠-.
정인 : ...! (조용, 다른 데 보고)
씬30. 교실 (낮)
조선 : 이웃학교는 하교길에 돈뺏는 애들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는데, 우리 반에는 그런 일, 없냐?
용구 머리 만지며 다른 데 보고 모른척.
흥수 : .....?
유미, 애라 눈짓하며.
유미 : 야, 태훈이 얘기... 해야하는 거 아냐?
애라 : (어깨 으쓱)-.
지민 슬쩍 태훈을 보면, 태훈 모른 척 한다.
지민 : ......
조선 : 우리 반엔 없나보네?
희진, 아영도 슬쩍 태훈 보고 비웃고, 연진, 세진도 알지만 모른척 해주는.
조선 : 하지만 혹시라도 그런 일 생기면 혼자 끙끙 앓지 말고 나한테 얘기해주길 바란다. 알겠냐?
유미, 애라 :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예-. (하며 태훈 보고)
씬31. 영화반 (낮)
흥수 : 정말이야?
애라 : 우리가 왜 그딴 걸 거짓말해. 우리가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니깐! 그치?
유미 : 응.
동일 : 정말 봤다구?
정연 : 우리 넷이 다.
동일 : 근데 내 생각엔 걱정할 거 없을거 같은데? 태훈인 항상 집에서 차 보내잖아.
어제 그런 일도 있었으면 이젠 교문 앞에서 기다려주겠지 뭐.
지민 : 근데.. 이제 차 안타고 갈지도 몰라.
신화 : ...?
지민 : 오늘 아침에도 버스 타고 왔어.
유미, 애라 : 정말?
정연 : (끄덕이며) 그 애들이 자존심을 건드렸거든.
동일 : 자존심을 건드리다니?
유미 : 맞다! 지들땜에 겁먹구 이젠 교문 앞에서 기다릴거라고 비아냥 거렸어!
흥수 : 아... (짐작간단 끄덕임)
동일 : 그럼 오늘 하교길에도 혼자 간다?
흥수 : 야, 이거 뭔가 사건이 터질거 같은데? (흥미로운)
신화 : ......
씬32. 교문 (하교중)
영화반 아이들 따라가는 건 아닌척 하며 지들끼리 떠들고 가지만 은근히 태훈을 의식하고 나오는.
앞으로 태훈 보이고.
씬33. 학교 근처 길 (하교시간)
강산과 용구 걸어가는데, 옆으로 도로 건너 인도로 걸어가는 태훈 보인다.
용구 : 어? 태훈이가 차를 안타고 가네?
강산 : .....?
그런데 이때, 태훈 앞쪽으로 창수와 남학1이 서서 기다리고 있다.
용구 : 형-! 저 인간들이 또 나타났어!
강산 : ...? (보면)
태훈 앞에 서서 멈추는 그들.
창수 : 의왼데? 교문 앞에 차가 기다릴 줄 알았는데 말야?
남학1 : 간이 제법 커?
창수 : 무슨 심산으로 차를 안타고 갈까?
멀리서 보고 있던 강산과 용구 놀라서 보는 강산이 가자,
용구 할 수 없이 뒤따라 오긴 하는데 겁나는 얼굴.
태훈 : 난 너같은 녀석들 겁 안난단 얘길해주고 싶었어.
창수 : ......!
태훈 : (비웃으며) 그저 열등감으로 꼬여서 약한 애들 돈이나 뜯구 그 돈으로 유흥비로나 쓰겠지?
창수 : .....!
태훈 : 다시 한번 말하지만 너희들은 두려워할 가치도, 상대할 가치도 없는 녀석들이야.
창수 : ...! 뭐야!
태훈 : 난 니들이 날 왜 선택했는지 알아. 내가 누리는 것들이 배아픈거잖아. 질투나고 부럽고 억울하기도 하겠지.
하지만 니들이 그렇게 사는 건 내 탓이 아냐.
하고는 가려는.
창수 : ....! (태훈의 팔을 잡으며) 너 나더러 도둑이라고 했지?
태훈 : ......그래.
창수 : 그런데 내가 보기엔 너희 아버지도 도둑이거든. 그러니 너도 도둑의 자식놈이고.
태훈 : .....?
창수 : 우리 아버진 니 아버지 공장에 다녔어. 근데 돈 아까워서 안전조치도 안해준 니 아버지 덕분에 사고로 팔 하날 잃었지.
태훈 : ......!
창수 : 근데 처음엔 돈 몇 푼 주고 한 팔로 가능한 허드렛일을 시키더라구. 근데 아이엠에프 오니까 제일 먼저 짜르데?
일용직이라 퇴직금 한푼 못받구 말야.
태훈 : ....!
강산, 용구 : ........! (길 건너에서 보는)
씬34. 길 모퉁이
유미 : 야, 뭐라는거야?
애라 : 잘 안들려...
흥수 : 조용히 좀 해봐...!
모퉁이에 붙어 서서 난리 치는 그들 뒤로 지민과 정연, 신화, 동일은 걱정스런.
지민 : 야, 어떡하지? 우리가 나서야 되는거니 말아야 되는거니?
신화 : .....우리가 함부로 나서긴 그렇고 좀 지켜보자.
동일 : 그래. 내 생각에도 저 녀석 자존심에 우리가 함부로 끼어드는 건 좀...
씬35. 동 학교 근처 하교길
창수 : 근데 얼마 전 아주 운 좋게 00그룹 자제분인 널 만나게 됐지. 근데 그 순간에 피가 거꾸로 확 솟더라고.
난 무능한 아버지만 욕하면서 살았는데 말야..
태훈 : .......
창수 : 그래도 내가 도둑이냐? 내 아버지 팔 잘라먹고도 아무 일 없던 듯 자가용 굴리며 학교 다니고,
스키복 몇벌은 아무것도 아닌 너희가 도둑 아냐?
태훈 : ....!
창수 : 이제 니가 나보다 더 도둑이란 거 알겠지?
태훈 : .....(흔들리지만 당당한 척 애써며) 그게 정말이라면 미안하다.
창수 : 미안? (일그러진 미소로) 야, 이 자식이 나더러 미안하단다.
태훈 : 하지만 나도 어떻게 된 일인진 알아야 내가 도둑인지 니가 도둑인지 알 수 있을 거 아냐. 내가 알기론 우리 아버지
그런 식으로 사업하실 분 아니야. 뭔가 오해가 있었을거다. 아니면 그 사고는 니 아버지의 부주의였을수도 있고.
창수 : 부주의? 오해? (멱살 잡으며) 니 아버지가 사고 난거라면 그렇게 말 할 수 있겠냐?
이때, 뒤에서 창수 팔을 잡는 손. 강산이다.
강산 : 그만해.
창수 : 놔.
강산 : 그만해!
창수 태훈에게 주먹 날리는. 그러나 강산이 그 팔 막고.
창수 : .....! 비켜 이 자식아!
남학1 다가오고, 용구는 숨어서 보고.
씬36. 모퉁이
유미 : 야, 강산이 오빠잖아!
애라 : 어머머? 태훈이 저러다 맞겠네!
신화, 지민 : ...!
그 소리에 얼른 흥수 쪽으로 가서 살펴보는 지민과 신화. 정연과 동일도 같이와서 보고.
씬37. 교실 (낮)
용구 : 그래가지구 나랑 강산이형이 뜯어 말기느라 혼 났다니까!
흥수 : (다 아는데 거짓말 하네 이놈?) 정말?
용구 : 그래-!
흥수 : 넌 뒤에 숨어서 덜덜 떨어 있었던 거 아니구?
용구 : 임마, 그런 소리 마라! 나 아니었으면 태훈이 엄청 맞았을거다! 우리가 억지로 끌고 갔기에 망정이지....
흥수 : .....(픽 웃으며) 임마, 나도-. (하다가 참으며) 어휴, 말을 말자...
용구 : ....? 어쨌든 태훈인 완전지 찍혔다니깐! 태훈이 녀석 저는 안 무섭다고 큰소리치더니 된통 걸렸지뭐야.
그 자식 완전히 사생결단 낼 듯이 덤비는데, 햐- 앞으로 태훈이 코 피 터지는 거 시간문제야, 시간문제-!
하며 남의 일이라고 재밌어 하고.
신화 : ........(태훈 보는).....
태훈쪽. 태훈 피곤한 듯 눈 비비며 하품 나오는 거 참자.
형주 : 너 밤샘했냐?
태훈 : 음....
형주 : 아무리 곧 고3이지만 벌써부터 밤샘이야?
태훈 : 그런 게 아니라, 인터넷 들어가서 신문 검색 좀 했어.
형주 : 아, 논술공부?
태훈 : 아니. 우리 아버지 회사에 대한 기사-.
형주 : 갑자기 왜?
태훈 : 그냥 아버지가 하시는 일에 대해서 내가 너무 모르는 거 같아서.
형주 : .......?
태훈 : 형주야, 만약 존경했던 아버지에 대해서 실망하게 되거나 의심하게 되면.. 넌 어떡하겠냐?
형주 : 글쎄...? 근데 너 갑자기 왜 그래?
태훈 : ......(한숨 쉬며) 아니다...
형주 : ....?
씬38. 복도 (낮)
용구 : 내가 생각해봤는데-. 너, 너무 걱정하지마. 이젠 그 녀석들 겁날 거없다니까. 그 놈들은 둘이구, 우린 셋이잖아.
거기다 쌈 잘하는 강산이형도 있고말야. (은근히 부추겨보는) 아님 우리 셋다 니 차 타고 다녀도 되고..
태훈 : ....(기가 막혀 보는)
용구 : 그리구 참, 맞다! 니가 접때 그랬잖아. 신고! 신고해도 되고! 그래, 그러면 되겠네. 니가 신고해.
우리 선생님도 그런 일 있으면 말하라고 하셨잖아.
태훈 : 아니. 신고 안해. 아니 못해.
용구 : 야, 넌 겁안난다며. 그런 자식들은-
태훈 : 난 그녀석들한테 돈을 뺏긴 적도, 맞은 적도 없잖아. 신고할 이유가 없다구.
용구 : 그러고 보니 그건 그러네... 미수네 미수.... 어쨌든-
이때, 강산도 교실에서 나와 태훈 쪽으로 온다.
강산 : 무슨 일이야?
태훈 : 할 얘기가 있어서.
강산 : ....?
용구 : ...?
태훈 : 니들 이번 일에 나서지마. 오늘도 나 혼자 그 녀석들 만난다.
강산 : ......!
태훈 : 이번 일은 니들이 끼어 들 일이 아니야. 그 녀석과 내 일이라고.
용구 : 너 정말 겁 안나냐?
강산 : (강한 투로 태훈보며) 그만해.
태훈 : ....?
용구 : ..?
강산 : 그만 까불고 끝내라구. 이제 니 엄마한테 전화해서 차 타고 다녀. 괜히 일 크게 만들지 말구.
태훈 : 아니. 난 그 녀석과 아직 안 끝났어. 이건 우리 아버지의 명예와 내 자존심이 걸린 문제야. 피하고 싶지 않아.
강산 : 근데 니가 지금 얼마나 잔인한 짓을 하고 있는지 아냐?
태훈 : ....?
강산 : 넌 그 녀석들한테 맞고 돈을 뺏기는 한이 있어도 도망가는 거, 쪽팔리고 자존심 상해서 싫겠지.
태훈 : (돌아서며) 그래. 그런 녀석이 나나 우리 아버지 욕되게 하는 거, 참을 수 없어.
내가 그 녀석때문에 이렇게 머리 속이 복잡해진 것두 기분나쁘구.
(얼핏 흔들리고 상처받은 태훈 느낄 수 있는 표정, 그러나 고개 돌린 상태라 강산과 용구는 알 수 없는)
강산 : 하지만 만약 사고가 나면. 니가 얻어 맞거나 돈을 뺏기면. 어떻게 될 거 같냐?
태훈 : ...? 이번 일은 그 녀석이 먼저 시작했어.
강산 : (비웃듯) 넌 너 밖에 모르는구나?
태훈 : ....?
강산 : 그 놈이 너랑 붙을 때 승산이 있다고 생각 했을거 같냐?
태훈 : ......?
강산 : 니가 어떤 집안 놈인지 알면서 덤빌때는 질 줄 뻔히 알면서 불에 뛰어든 거야. 그 심정 모르겠어?
태훈 : ....?
강산 : 너야 몇 대 맞은 걸로 끝나겠지만 그 녀석은 깜방에 갈수도 있어!
태훈 : ....!
강산 : 그 녀석 이미 전적이 있어서 이번에 들어가면 오래 있어야 될거야.
태훈 : .....
강산 : 니 알량한 자존심때문에 그런 녀석 들쑤셔서, 그 녀석 마지막 남은 자존심까지 찢구, 밟아야 속이 시원해?
태훈 : ......(그냥 가려는)
강산 : 너도 니 아버지처럼 다른 사람의 상처나 미래에는 관심이 없는거니?
태훈 : ....! (화난 얼굴로 돌아보면)
강산 : 너같이 혜택 받고 자란 놈은 증오심이 어떤 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 녀석 무슨 짓을 할 지 몰라. 그만둬.
태훈 : ......(그냥 가는)
강산 : .......
용구 두 사람 눈치 보며 상황 판단 해보려는 표정.
씬39. 영화반 (낮)
유미 : 야, 태훈이 오늘도 차 안 타고 갈까?
애라 : 이젠 아닐걸? 어제 그렇게 당했는데 또 당하겠어? 오늘 걸리면 반 죽겠던데.
동일 : 하지만 내 생각엔 오늘도 차 안탈걸? 지 자존심도 자존심이지만 아버지에 대한 그런 얘길듣고 호락호락 넘어갈 녀석 아니야.
지 아버질 얼마나 존경하는데.
신화 : 그래.. 내 생각도 그래. 그 녀석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일 그냥 피하기만 하진 않을거야. 나라도 그랬을거니까.
지민 : ......! (걱정되서 어떡하나 싶은)
씬40. 교무실 (낮)
조선 : 그런 일이 있었어?
지민 : 예...
조선 : (끄덕이는)....
지민 : 저흰 어떻게 도와줄지도 모르겠구요... 잘못했다간 태훈이 자존심만 상하잖아요.
조선 : 그럴수도 있겠네...
지민 : 제가 말한 건 비밀로 해주시구요, 선생님께서 좀 도와주세요.
조선 : 그래.. 나도 어떻게 도와줘야될지 생각 좀 해보마.
지민 : 예...(인사하고 가고)
조선 : ....(고민스런)
정인 : (자리에서 듣었다, 조선생 보는)........
씬41. 하교길, 교문 앞 (낮)
태훈 나오는데 조금 떨어진 뒤로 강산, 용구 오고 있고, 그 뒤로 우루루 떠들며 영화반도 보인다.
주변에 다른 학생들도 보이고.
태훈 : .......(은근한 긴장감 도는)....
교문 앞에 태훈의 차 보이고 차에서 내리는 태훈모.
태훈모 : 태훈아-.
태훈 : ...?
태훈모 : (다가와서) 모임있어 나왔다가 같이 들어갈려구 기다렸다. 가자.
태훈 : ....(난감)
태훈모 : 어서?
태훈 : .....(갈등하는)
뒤로 강산과 용구, 영화반 아이들도 이 광경 보는.
태훈모 : ....?
태훈 : .....(갈등 이는)
강산 : (E) 니가 어떤 집안 놈인지 알면서 덤빌때는 질 줄 뻔히 알면서 불에 뛰어든거야. 그 심정 모르겠어?
태훈 : .......
강산 : (E) 너야 몇 대 맞은 걸로 끝나겠지만 그 녀석은 깜방에 갈수도 있어!
태훈 : ...
태훈모 : 어서 가-.
이미 차가 태훈 곁에 와서 멈춰 서고, 운전사 아저씨 문 열어 주고 있다.
태훈 : .....(타고)
태훈모도 타고 차 떠나는.
유미 : 에게? 그냥 차 타고 가버리네?
용구 : 아까는 우리더러 끼어들지 말래더니 엄마 차 불러서 도망가네?
강산 : .......가자.
강산 앞서고 용구 뒤따르고. 영화반도 시시하단 얼굴로 허망하게 떠나는 태훈 차 보고.
지민 : (겨우 안심하는).....
신화 : .......
씬42. 학교 근처 거리 (낮)
태훈의 차 빠져 나가는.
씬43. 태훈 차 안 (낮)
태훈 창 밖을 보고 있는데,
태훈 : .....!
창 너머로 창수와 남학1이 서서 태훈 차 지나가는 거 보는 모습 보인다.
(태훈시선으로) 창수 담배 피다가 태훈 차 발견하고, 놀라고, 비웃듯이 보는 얼굴흐른다.
태훈 : .......
씬44. 학교 근처 거리 (낮)
창수 : ........
창수 너머로 도로로 빠져 나가는 태훈의 차 보이고.
창수 : .....(담배 바닥에 버리고 비벼 끄며. 일그러지며 비웃는 얼굴).......
씬45. 교무실 (낮)
조선 : ......(창 밖 보며 서 있고)
정인 옆으로 서며.
정인 : 태훈이 걱정되서요?
조선 : ..?
정인 : 태훈이 어머님이랑 통화하시는 거 들었어요.
조선 : 예.. 태훈이도 걱정이지만 참 큰일이네요.... 빈부 격차는 점점 심해지고, 박탈감에 상처입은 애들은 더 늘어 날텐데...
우리가 그 애들을 위해서 뭘 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정인 : 하긴... 우리세대가 해결을 못하면 우리 아이들이 이 어려운 숙제를 풀어야할텐데...
조선 : 우리 세대만 해도 가난해도 공부만 잘 하면 미래를 꿈꿀 수 있었잖아요. 학교란 것도 그런 희망을 위해 죽으라 다녔구요.
근데 이젠 그 역할을 잘하고 있는 것 같지가 않아요.
정인 : ....(슬픈 긍정).......
씬46. 도로, 태훈 차 안 (낮)
태훈모 : 너 요즘 차 안 타고 다녔다며?
태훈 : .....
태훈모 : 이제 고3이야. 괜히 걸어다니면서 시간낭비 체력낭비 하지마.
태훈 : ..근데 어머니....
태훈모 : ....?
태훈 : 아버지 회사도 감원 많이 했죠?
태훈모 : ....? 그러셨겠지. 그게 뭐 아버지 회사만 그러니? 요즘은 다들 힘들잖니..
태훈 : 하지만 전 힘들다는 거 느낄 수 없었거든요.
태훈모 : 그거야 아버지가 네 앞에서 힘든 얘기 안하시니 그렇지. 니 아버지, 나라경제 살릴려면 우리 기업부터 올바로 서야된다고
구조조정도 당신이 나서서 하시고 얼마나 힘드신데... (태훈 손 잡으면서) 그래도 넌 그런 걱정 하지말고 공부나 열심히해.
그런 걱정은 어른이 되서 해도 늦지 않으니까.
태훈 : .......(갈등되는).....
창 밖으로 흐르는 거리, 태훈의 마음처럼 흔들려 보이고.
그 창으로 오버랩되며 태훈이 도서관에서 컴퓨터 검색을 하는 모습.
00그룹 노동 조합의 파업으로 감원 난항. 00그룹 문어발식 경영으로 구조조정 불가피
등등의 기사들 모니터 불빛과 함께 나타났다 사라지고.....
그런 창의 그림들 너머로 고민하는 태훈 비친다.
씬47. 신화집 (밤)
E : 전화벨--
신화 : 네-.
태훈 : (F) 나 한태훈이다.
신화 : ......? 어...강산이 집?........
씬48. 산동네의 불빛과 전경 펼쳐지고 (밤)
씬49. 강산의 집 앞 (밤)
태훈, 그런 풍경들 보고 있는. 강산 나오고.
강산 : 니가 여기 웬 일이야?
태훈 : 부탁할게 있어서.
강산 : ......?
씬50. 산동네 언덕이나 계단길 일각 정도 (밤)
산동네 밤전경 앞으로 펼쳐져있고, 두 사람 나란히 서서 바람 맞으며.
강산 : 그 녀석, 삐딱하긴 해도 그렇게 나쁜 놈 아니었다. 근데 아버지 그렇게 되고 집도 훨씬 어려워졌지,
화김에 친구들이랑 싸우다 일이 커져 학교도 짤렸지... 미래도, 꿈도 보이지는 않고.... 저도 죽을 맛이었을거다.
태훈 : ....
강산 : 우리같은 놈은 꿈을 가져보지도 못하고 꿈을 포기하는 수가 많거든. 넌 이해할수 없겠지만.
태훈 : 아니.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아.
강산 : ....
태훈 : 나도 지금은... 내 미래나 꿈... 흔들려..
강산 : ....?
태훈 : 그 놈 만나고 나서부터... 아버지 일, 내가 사는 거, 다 마음에 걸려.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하나,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나,
다시 고민 중이다.
강산 : ...(이해할 듯도 싶은, 태훈 보고).....
태훈 : 내가 이런 말하면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지만, 나 그 녀석한테 고마운 마음, 미안한 마음... 그런 복잡한 감정들 들었다.
강산 : ......
태훈 : 그래서 그런데, 그 녀석 좀 만나게 해줘.
강산 : ......?
태훈 : 생각해봤는데, 내가 피한다고 끝날 일이 아니야.
강산 : ...(걱정되는 얼굴)
태훈 : 내가 많이 맞더라도 신고하는 짓 안한다. 약속해.
강산 : .....한 태훈.
태훈 : 그 녀석이랑 끝을 내야지. 그래야 그 녀석도 게운 할거고. 그 녀석 어떻게 하면 만날 수 있냐?
강산 : .....(미소 지으며) 너두 참 못 말릴 놈이다. 은근히 골통이라구.
태훈 : (미소).....
씬51. 동네 일각 (밤)
창수 주머니 손 꽂고 어슬렁거리며 걸어온다. 강산 그 뒤로 같이 오고 태훈 서서 기다리는.
태훈 : ......나와줘서 고맙다.
창수 : 아깐 엄마차 타고 도망 가더니, 웬일이냐?
태훈 : 너랑 싸우러 왔어.
창수 : ...?
태훈 : 내 아버지 백이나 그늘 하나도 없이, 오로지 너랑 나랑 몸뚱아리 하나로 정정당당하게 한 판 싸우러.
창수 : (픽 웃는)....
태훈 : 어쩌면 우리 아버지가 잘못하셨는지도 몰라. 하지만 니가 나한테나 다른 애들한테 돈이나 뺏는 구실이 될 순 없어.
창수 : 큰 도둑이 작은 도둑 나무라는구만?
태훈 : 아니, 난 도둑이 아냐. 하지만 넌 확실하게 도둑이야! 니 힘으로 약한 애들 돈이나 뜯었잖아.
창수 : 니가 봤어? 난 그저 재수없는 너 같은 녀석, 약 좀 올려주고 싶었을뿐이야.
태훈 : 그래, 그건 그렇다 치자. 하지만 무엇보다도 니가 확실하게 훔친 게 있어.
창수 : ......?
태훈 : 니 꿈. 니 희망. 넌 그걸 우리가 빼앗았다고 볼 지 모르지만 결국 포기하고 버린 건 너야!
니 인생을 그렇게 살면서 니가 어떻게 우리 핑계를 대? 난 너 같은 녀석, 제일 한심해!
창수 : .......!
태훈 : (주먹 들어 쥐고는 싸울 태세 갖추고) 자, 아니라면 덤벼봐!
창수 : ......!
태훈 : 아버지 빽 없어도 너같은 놈 하나 정돈 이길 수 있어! 덤벼 봐!
창수 픽 웃고는, 갑자기 날세게 태훈의 턱 날려 버린다. 태훈 뒤로 퍽 밀려 나고.
강산 : ......!
창수 : 니가 그런 소리 해봤자 너희집이 우리 집의 행복을 도둑질한 건 숨길 수 없어. 알어?
태훈 : .......(일어나서) 난 인정할 수 없어.
하고는 창수를 주먹으로 날리고 창수와 태훈 주먹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피 터지게 싸운다.
강산 난처한 얼굴로 팔짱 끼고는, 그들의 헉헉 거리며 싸우는 꼴을 보고 있는.
(시간경과-가로등만 깜박거리며 조용히 내려다 보고 있고)
태훈 퍽- 바닥에 쓰러지고, 많이 지친 얼굴이지만 다시 일어난다.
태훈 : 너는 그래도 도둑이야...
창수 : 웃기는 소리 하지마, 니가 더 큰 도둑이야..
창수도 많이 지쳤다. 하지만 태훈 일어나자 다시 퍽 치고, 태훈도 주먹 날린다.
이젠 아예 근처 벤취나 앉을 만한 곳에 앉아서 지겨운 듯 지켜보고 있는 강산.
강산 너머로 한 동네아줌마가 경관 데려와서 태훈쪽을 손가락질하며 가르쳐 주는 모습 보이고. 경관이 호루라기 불며 달려온다.
강산 : ......! (놀라며 돌아보고는) 야, 경찰이야!
창수와 태훈 서로 때리고 있다가 놀라서 고개 돌리고.
창수, 태훈 : .....!
강산 : 튀어!
하며 그들 쪽으로 달려오는 강산. 그들도 뛰기 시작하고, 뒤로 호루라기 불며 달려오는 경찰.
제일 앞서 태훈, 바로 그 옆으로 창수, 그들 사이 뒤로 보이는 강산.
멀리서 호루라기 불며 달려오는 경찰. 달리는 태훈의 모습 보이는 위로.
태훈 : (E) 나는 도둑이 아니다. 하지만 함께 살아가는 다른 사람을 외면해 왔단 생각은 들었다. 그래, 어쩌면....
태훈 옆으로 창수 보이기 시작하며.
태훈 : (E) 저 아이의 증오 어린 눈빛을 잊는다면, 그건 죄가 될지도 모른다.
그 옆으로 달리는 창수의 모습 보이며.
창수 : (E) 누가 뭐래도 나는 도둑이 아니다.
창수 죽을 힘으로 주먹지고 이 앙 물고 달리며.
창수 : (E) 하지만 어쩌면... 저 녀석 말처럼... 내 인생의 희망을 스스로 훔친 도둑일지는 모른단 생각이 얼핏 든다.
태훈 안 질려고 저도 애써 달려와 창수 옆에 서고.
태훈과 창수 달리면서 서로를 보며 속도 좀 줄었다. 보일 듯 말 듯 미소 번지며 서로 본다.
그런 그들 뒤로 달려온 강산.
강산 : 뭐해, 튀어!
태훈과 창수 끌고 더 빨리 달리는 강산. 재밌단 듯 웃고 있는 얼굴이다.
뒤로 쫓아오는 경찰관 서로 보고 웃고는 죽으라 달리는 그들.
쫓아오는 경찰관 뒤로 보이고 환경 다른 그들이 어울려 유희처럼 즐겁게 달리는 그들의 모습에서.
첫댓글 얘도‥ 받았는데 파일이 안열리네요ㅡㅜ
얘도... 받아서 열리는데.. ㅜ_ㅜ
앗.ㅠㅠㅠ 다시 해볼게요~ 고맙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