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마니아들 사이에 '자동 선택이냐, 번호 표기냐'를 놓고 말씨름을 벌이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국내 복권 사상 최대액인 407억여원 초대박의 주인공이 강원도 춘천 중앙로 2가 가판대에서 자동 선택으로 복권을 산 구입자인 것으로 밝혀지자 그간 복권 마니아들의 외면을 받아온 컴퓨터 자동 번호 선택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특히 지난 12일 19회 추첨의 당첨 번호에 3연속 숫자(38, 39, 49)가 포함되는 등 회를 거듭할 수록 '엽기적' 번호들이 많이 나오면서 '컴퓨터가 찍어준' 행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춘천 중앙로 2가 가판대 구입자의 90% 이상은 번호를 자동 선택했다.
국민은행 복권 사업팀에 따르면 지금까지 자동 선택한 번호로 1등에 당첨된 구입자는 전체 1등 당첨자 46명 가운데 단 3명뿐. 19회 407억 행운을 비롯해 17회, 10회에서 대박을 몰고 왔다.
자동 선택 번호에 따른 초대박 사례가 '가물에 콩 나듯' 하자 자동 선택 구입자 비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1회차(2002년 12월7일)서 26.57%에 달하던 자동 선택 구입 비율은 6회차(1월11일)에선 20.7%로 줄어들었고 12회차(2월22일)에선 13.9%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복권 전문가들은 "외국 사례를 볼 때 자동 선택 번호의 일반적인 구매 비율과 당첨 확률은 20~30% 정도"라면서"814만의 1의 확률 속에서 자동 선택 번호를 여전히 무시할 순 없다"고 말했다.
유난히 번호 표기를 선호하는 현상에 대해 국내 로또 전문가들은 "스스로 게임(1게임=숫자 6개)을 선택할 수 있고, 예측할 수 있다고 믿는 '통제력의 착각'이 초기 여러번의 대박 사례 속에서 너무 확산돼 버렸다"고 분석했다. 복권 분석이 로또 원주사무소 이규호 소장은 "판매자와 40대 이상의 구입자들은 편리함 때문에 자동 선택을 선호하고 20~30대는 번호 표기 자체를 즐기는 성향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