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청소년 예술제에서 심사를 맡은 한 사람으로서 이번 의혹에 대하여 몇가지 적어봅니다.
1. 기악 채점 방식에서 심사위원들에게 볼펜 혹 유성 펜이 아닌 연필로 작성해 달라는 요청으로 연필 심사를 했다(점수 조작 가능성이 높기에 있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는 의혹
☞ 국악을 전공하는 중,고등부 경연도 아니고 객관적인 심사 기준은 어떻게 마련해야겠습니까?
처음 두세명을 들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 그 집단의 기준이 섭니다. 실례로 예술학교 전공시험 채점 역시 처음 두세명을 들어보고 기준을 정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볼펜으로 마킹해서 처음 연주한 학생들은 불리한 점수를 받아야 합니까? 혹, 채점중 가장 연주를 잘한 학생에게 최고점을 주었는데 그 뒤에 연주를 더잘한 학생이 나오면 어떻해야 합니까? 먼저 연주한 학생을 1,2점 감점하고 무리 없는 한도에서 조정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특별한 요청이 있지 않는한 연필로 우선 채점 하게 됩니다. 최종심사표에는 수정이 불가능한 볼펜으로 작성을 한다음 심사위원들의 사인을 합니다. 이걸 점수 조작 의혹이 있다라고 말씀하신다니 당황스럽습니다. 이런 방법이 비합리적이라고 말씀하신다면 어떤 경연대회든 비합리적일 수 밖에 없다고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2. 국악 기악 심사위원들 경력사항에 대한 의혹
심사위원들 활동 내용도 없고, 심사위원들 대학 혹은 대학원 출신과 전공 악기 소개가 명확하지 않은 불신으로 다양한 곡의 심사에 대한 공정성의 불신입니다. ....는 의혹
☞ 저 역시 이번 경연에 참가한 학생들처럼 9세에 처음 가야금을 시작하여 25년동안 학습하고 활동해왔습니다. 가야금 산조는 국악협회 이사장이시며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이신 이영희 선생님께, 가야금 병창은 중요무형문화재 전수 조교이신 정예진 선생님께, 정악은 서울대 국악과 정교수이신 이지영선생님께 사사했습니다. 학생시절 부터 다수의 경연대회에 입상하였고, 협연및 독주활동을 해왔습니다.
관계자께서 전문프로의 대회가 아닌 초.중.고생의 아마추어대회임을 감안하여 엄격한 기준을 마련하지 못하고 섭외하셨을수도 있을 것입니다. 양평군은 아직 국악원이 없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달리 말씀드리면 행정상 고문역활을 해주실 분이 없을셨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럼 이 경연대회는 어떤 분이 심사를 맡으셔야 하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혹시 문화재 선생님이라도 모셔야 하는것입니까?
3. 심사발표 전 참가학교 강사와 심사위원들이 같은 방에서 나온 모습들 등입니다......의혹
☞ 이 의혹에 대해서는 어처구니 없다고밖에 할말이 없습니다. 저희는 서울에서 각기 활동하는 사람들입니다. 양평은 작년에 공연으로 왔었고, 이번이 두번째 입니다. 이 의혹을 말씀하신분은 구체적으로 어떤 강사와 같은 방에서 나왔는지 밝혀주십시오. 이런 루머성 발언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습니다. 어떤 증거로 말씀하시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분명 "어떤분이 봤다"는 식일 겁니다. 그 어떤분의 발언을 어떻게 믿을수 있습니까?
초등학교 3학년아이가 자기 보다 더 큰 가야금을 연주하면서 청줄(가야금의 가장 아랫 첫줄)은 아예닿기도 힘든데, 음을 틀리거나 박을 놓치면 반주해주시는 지도선생님 얼굴한번 바라보고, 선생님은 입모양으로 "괜찮아" 하시며 끝까지 씩씩하게 밝게 웃으며 연주를 즐기는 모습을 보고 적지 않게 감동 받았습니다. 그 아이와 선생님께 격려의 한말씀 드리고 싶었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 싶어 자중했던 터였습니다. 지금은 그분들께 그러지 않길 너무 다행이었다는 생각뿐입니다.
☞ 다음으로 기악합주 부분의 심사평을 하겠습니다.
호남가는 가야금 병창을 배울때에 아주 중요한 기초구실을 하는 노래입니다. 이 곡은 꼭 배워야 하는 목기술이 몇가지가 있는데, 물론 초등학생들이 배우기엔 상당한 무리가 있는 곡입니다. 그래서 표현력 점수는 10점중 7점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참가한 학생전원이 음정 하나 틀림없이 호남가를 불렀고, 좀 어려운 부분은 아이들이 부르기 편한 수준에 맞게 각색되어 잘 정돈된 느낌이었습니다. 가령 "높이 솟아"는 통성으로 내 질러야 하는 목인데 아이들이 통성을 내기 어려우므로 희성으로 곱고 예쁘게 불러주었습니다. 가야금 병창은 어린이들만 할수 있는 발림들이 있습니다. 방아타령을 하면서 방아찧는 모양의 발림이라던가 개 타령을 하면서 "멍멍~ "후렴부분을 손을 들어 귀에 가져다 대면서 멍멍소리를 듣는척하는 발림이라던가... 강상초등학교 학생들은 "나무 나무 임~~~~ 실이요" 부분에서 어깨를 으쓱으쓱 하는 특징적인 발림을 한 사람인것 처럼 통일 되게 잘 해주었습니다.
합주라 함은 한사람, 혹은 몇몇 사람이 잘한다고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는것은 구지 설명하지 않아도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최우수를 받은 참가 팀의 '호남가'는 남도 지역 음악의 절정인 표현력도 예술적 감각인 남도 시김새의 특징과 강약이나 가창력도 없이 아주 평범하며 그저 박자와 음원만 지켜지는 정도였습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옥천초등학교 학생들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참가곡은 황병기 선생님의 "침향무"라는 곡입니다. 저희 세 심사위원은 차라리 민요 연곡정도로 예쁘게 연주하면 좋았을것을 다들 왜 이리 어려운곡을 구지 선정했는지 의아해 했습니다. 침향무는 산조까지 어느정도 익숙한 수준이 되어야 연주할수 있는 난이도 높은 곡입니다. 노래와 달리 이 곡은 오선보로 발표된 곡이므로 아이들이 연주하기 쉽게 각색하기에도 무리가 있으며,
난해한곡이므로 아이들이 아무리 열심히 연습한다 하더래도 제대로 표현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음악이라는 예술장르가 음정 박자만 지켜 진다고해도 훌륭하다 할수 없는데 난해한 음정박자를 연주해 내느라 그 마저도 쉽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이 연주곡은 연주자와 반주자의 호흡으로 연주 되어야 하는데 여러명의 합주로서는 쉽지 않은 곡입니다. 그래서 작품성 10점중 9점을 표현력 7점을 주었고 최우수팀의 예술점수 65점보다 낮은 63점을 채점 하였습니다.
두 경연자들 모두 무척 어려운 곡이었지만 한쪽은 음정 박자를 모두 지키면서 무난하고 아이들의 특성을 살린 연주를 보여주었고 한쪽은 곡자체로서도 음정박자를 지키기에 쉽지 않은데다 예술성에서 최우수팀보다 약간 부족했습니다.
단소를 연주한 옥천초등학교인 경우 참가자가 많아서이겠으나 입장등장이 약간 산만하여 무대매너9점에 아이들이 연주하기 무리 없는곡으로 곡선정한것에 작품성10점 음정이 약간 불안한점에 8점을주고 예술성에 63점을 주어 2등이 되었습니다.
당시의 연주장면을 다시 보십시오. 다시 심사를 하셔도 좋지만 저의 심사기준은 위에서 밝힌바 대로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최우수는 찾아보기 힘들고, 장려와 우수만 가득한 졸작 예술제였다는 점입니다. 청소년 예술제에는 국악 기악 합주 외에도 사물놀이, 아이들 록 밴드 등 여러 부문이 있습니다. 그런데 주최 측과 주관하는 곳에선 얼마나 뛰어난 기량을 원했기에 이런 식으로 상을 수여 하는지..
열악한 환경에서도 힘겹게 곡을 익혀 나온 학생들에게 왜 우수와 장려만 안겨주었는지 이해할 수 없는 처사였습니다.....에 대한 답변입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이야기처럼 격려와 위로보다는 최우수가 없는 우수와 장려 부문의 질책에 가까운 시상으로 저희 강사들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해 연마해온 학생들에게 울며 위로해야 했습니다."라고 말씀하신 부분은 중등부 기악을 말씀하신것 같은데 중등부의 참가팀은 한팀 밖에 없었으나, 앞서 연주한 초등팀과 같은곡인데 보다 기량이 떨어졌기에 장려상에 모든 심사의원들이 합의 하였습니다. 물론 열심히 노력하고 연습했을줄 미루어 짐작할수 있습니다만, 공정성을 배제하고 한팀밖에 없으므로 칭찬을 위해서 큰 상으로 시상해야한다는 것은 아니겠지요??
국악을 사랑하고 격려 하는 마음에서 멀지만 흔쾌히 가주었던 곳있데, 좋은 기분만은 아닙니다.
양평군의 국악발전을 기원합니다.
양평군청소년 종합예술제
국악기악 심사위원 이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