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에서 부터 서산 대산 독곶까지 도로가 국도29호로
군산과 서천 사이에 지나는 금강은 옛날에는 호강이라 불렀답니다. 호강 남쪽은 호남이라 불렀고
호강 서쪽은 호서라 불렀으며 호강 동쪽은 호동이라 불렀고요!
국도29호는 호강을 가로 질러가는데 예전에는 나룻배를 이용했답니다.
이와 관련하여 좀 읊어봅니다.
![](https://t1.daumcdn.net/cafefile/pds67/5_cafe_2008_04_07_15_29_47f9bd89a5e51)
팔백리 길을 가다가 머무는 호강나루터에는
구수하고 정이 넘치는 말씨나 느리면서도 애틋한 말투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애절한 심청가를 부르며 용추물 흠뻑 먹은 녹차를 짊어진 억새머리가 건너가고
너릿재부터 천태이슬로 갈증을 달래던 물염적벽 고인돌이도 지나가고
코발트 서석에서 자란 무등붉은 물을 태봉이가 내리며 오월함성을 지르고
사미인곡 읊으다 애기바위 전설을 떠벌리던 추월이가 대통밥을 꺼내먹고
섬진뽕잎과 강천고추장을 사라고 소리치는 남근무리들이 건너온다.
팔백리 길을 걷다가 쉬어가는 호강나루터에는
황토먼지 터는 호남인이나 마사토길 걸어 온 호서인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고부여인 가슴에 녹두꽃 떨어지는 동진이야기를 칠보단장한 내장이가 자랑하고
줄포감을 듬뿍 가져온 변산은 계화백합을 후박불에 구어 나그네와 나눠먹고
벽골물에 함빡 취한 만경쌀을 장화뒤주에 가득 싣고 가던 금산이도 한몫 끼고
건지모시 입은 갈대머리는 전어를 안주 삼아 소곡주에 취해 나루터에 앉아있고
백마타고 온 낙화는 주암은행잎을 강물에 뿌리며 처연한 목소리로 산수화를 부른다.
팔백리 길 가운데 앉아있는 호강나루터에는
백제인도 피란민도 오가고 천주인도 용천백이도 울며 갔던 채취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쌍대웅전 아래서 콩밭 메던 아낙네는 칠갑구기자와 산수고로쇠액을 이고 가고
가야임존 정기로 다부진 삽다리총각이 덕산지열로 불그래진 예당사과를 옮기고
오서하젓을 독배에 싣고 온 봉황머리는 연근을 씹으며 왜를 물리친 장수 이야기를 하고
꽃게대하와 동무하던 가로림갯마을 옥녀가 마애불미소로 바라보았던 나루터는 사라지고
점방을 감고 선유비안으로 흐르는 호강 둑 창공에 푸른 철새떼가 천수만으로 날아간다.
첫댓글 좋은 풍경,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별 말씀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