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서의 둘쨋날이다. 오늘은 대간의 한쪽 끝인 천왕봉에 오른다. 이번엔 어떤 감정일까 스스로 마음을 추스린다.
자는 둥 마는 둥 그래도 일출은 산 꼭데기(그래야 산장위 촛대봉 ㅋㅋ)에서 봐야지하고 모두들 새벽에 일어나 산행 준비를 한다. 어제는 배낭이 무거워 힘이 들었는데 웬만한것은 어제 많이 비우고 아침 누룽지 먹으며 대부분 처리했더니 배낭이 한결 가볍다. 근데 이제는 몸이 무겁다. ㅠㅠ
지리산에서 일출을 보려면 삼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데 웬 걸? 구름이 잔뜩 꼈다. 그래도 혹시나하는 마음에 촛대봉으로 향했다. 오전 4시30분.
지금부터 제석봉부터 천왕봉까지 아름다운 지리산의 모습을 내 맘대로 담아보았다.
언제나 제대로된 사진을 찍을지. . . 어디 학원이라도 다녀야 하나. . . . .
천왕봉.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참 어울리는 문구다.
대한민국 육지의 제일 높은 곳. 백두산에서 뻗어내린 우리나라의 커다란 산줄기가 여기서 힘차게 다시 솟구쳐 그 기상이 하늘로 향한다. 白頭에서 흘렀다하여 지리산의 다른이름이 頭流인가보다.
이제 여기가 그 끝인가 아니면 백두까지 가기위한 시작인가. 다시한번 여기에 서서 백두를 그린다.
지리산이 천왕봉이고 천왕봉이 지리산이다.
다시한번 기록들을 살펴보자.
신라말 승려인 도선국사(풍수지리에 능통하신 분)의 『옥룡기』에 “우리나라는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지리산에서 끝나는데, 그 지세는 오행으로 보아 水를 뿌리로 하고 木을 줄기로 하는 땅이다. . . . . . . .”라고 하고 있고,
고려 중기 이인로의 『파한집』이나 이승휴의 『제왕운기』등이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개념을 나타내고 있다고하고, 조선시대에는 수많은 기록들이 넘쳐난다. 앞으로 계속 우리 20기 대원들께 하나하나 알려드릴 기회가 있겠지만 우리가 알고있는 산경표등 외에 하나만 소개하자면 『승정원일기』658책, 1728년(영조4) 3월 27일 영의정 이광자는 북도의 산들이 사람의 등뼈와 같다면서 백두산 줄기가 백두산 ~ 강원도 ~ 속리산 ~ 덕유산 ~ 지리산으로 이어졌음을 정확히 기록하고 있다. 그외도 너무너무 많은데 오늘은 요기까지. ^^
김우선 선생의 『산경표 톺아읽기』에서 많이 발췌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백두대간을 흔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게 심곡 생각.
의미있는 산행이었다. 힘도 들었을테고 피곤도 하였을테지만 모두 무사히 기나긴 1무 1박 3일의 지리산 종주산행을 마쳤다.
우선 이를 세심하게 준비하신 팀장님과 총무님 그리고 대장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20기의 우정을 또다시 확인할 수 있었고 그리고 다시한번 백두대간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었고 우리나라 산하가 이렇게 아름답고 멋있는 지를 또한번 확인하였다.
산행은 힘들고 고통을 수반한다. 사람들은 묻는다. 왜 산에 가냐고. 우리는 왜 산에 가는가? 이유야 각자 다르겠고 목적도 다 다를 것이다. 나는 아직도 그 대답을 딱히 말과 글로 설명할 수 없다.
그런데 나는 산에 와 있다.
첫댓글 심곡님 산행기 읽는데
가슴이 또다시 벅차오릅니다.
천왕봉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저도 같은 질문을 했더랬어요.
저들은 왜 이토록 힘들게 여기를 오르고 또 오르는가
그리고
나는 왜 이곳에 왔고
어떤 지혜를 얻고 가는가 하고...
그 이유는 굳이 찾으려고 하지 않아도 어느새인가 몸에 스며들어 있겠죠?
끝내 느끼지 못한다 하더라도. . . . . .
천왕봉에서 백두대간의 지리산 구간을 훑어 보셨나요?
혹 못보셨을 듯하여 보여드립니다.
용트림하듯하는 천왕봉에서 바라본 제석봉~연하봉~촛대봉~영신봉~형제봉(벽소령대피소)~
명선봉(연하천대피소)~반야봉~노고단~만복대~정령치~고리봉이 쭈욱 보입니다.
사진을 확대해보면 반야봉 밑의 묘향대까지 보입니다.
그리고 왕시리봉(노고단 왼쪽 봉우리) 옆에 무등산도 멀리 보입니다.
산을 왜 오르는가에 대한 답은 저도 꽤 오랫동안 생각했던 것인데......
내가 숨쉬고 살아가는 삶의 일부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굳이 생각할 필요가 없는 거겠죠.
오늘 내가 걷는 한 걸음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늘 산행을 아름답게 보아주시는 거인의 대간팀이 있고 20기가 그 중추에 있어서 보기 좋습니다.
가장 좋은날에 천왕봉에 계셨군요.
이 사진보며 대리만족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이렇게 일출을 보았답니다.20기에서도 일출미션을 해낼 줄 알았는데요.
몆번을 읽고 사진봐도 물리지 않네요
읽고있자니
지리산의 맑은 공기
온갖새들 노래소리, 동료들 즐거워하는 얼굴이 자꾸 연상이되어 힐링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