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더위도 잠시 숨을 죽인듯하여 한북정맥의 산 기슭을 따라 거닐어 보고자 고양의 진산 고봉산을 찾았다
한북정맥이 고봉산에 이르러 장명산을 향하여 북진을 할 때 서쪽으로 뻗어간 산세가 일산 신도시의 주산인 정발산을 일으키는 고갯마루에 세워진 팔각정이 오늘 도보여행의 시작점이다.
아쉽게도 고봉산에서 정발산으로 뻗은 산줄기는 신도시 건설로 파괴 되어 본래 하나의 산등성이였던 고봉산과 정발산이 서로 다른 독립된 산이되었다.
팔각정을 넘어 고봉누리길의 들머리인 안곡습지 공원에 이르렀다.
고봉산 습지로 불리우던 이곳을 지나갈 때면 맹꽁이 우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택지개발에 따라 사라질 위기에서 지역 주민들의 슬기로운 지혜와 단결된 힘으로 안곡습지 공원으로 시민의 품으로 되돌아 왔다.
안곡습지공원 부근의 숲속은 어린이 숲 체험 학습장을 조성하여 숲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지만 이곳에 퇴계, 고봉선생간의 사단 칠정의 논변의 계기가 되었던 사단발어리(四端發於理, 칠정발어기(七情發於氣를 주장하신 고양 팔현의 한분이신 추만 정지운 선생의 묘소가 있다고 습지공원에 이정표를 세워놓았지만 찾을 수없어 참배를 할수 없었던 안타까움이 더 컸다.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고봉산의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약수터에서 물 한모금을 마시고 장사바위로 향한다.
장사바위(벼락바위)
장사바위는 두 개로 나누어져 있는데 예전 나라의 힘이 센 장사가 바위를 두 개로 쪼개어 장사바위라 하기도 하며 또 달리 장사가 이곳에 자주 올라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또 달리 벼락 바위하고도 하는데 이곳이 벼락을 맞아 두 개로 쪼개어 졌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장사바위 주변에는 체육시설을 설치하여 등산과 체력단련을 동시에 할 수있다. 백제의 여인 한구슬 고구려의 안장왕이 다시 만난곳이라 하여 왕봉으로도 불리는 고봉산의 정상에 군부대가 자리하여 오를 수없는 현실에서 장사바위는 고봉산의 고스락이라 할 수 있겠다.
장사바위에서 하산하여 진밭에 이른다. 이곳에서 견달산 누리길이 시작된다.10,2km
견달산 누리길 들머리에서 고봉산을 바라본다.
고양의 진산이며 가장 높은 산인 고봉산은 일명 테미산으로 부르기도한다. 또한 안장왕과 한구슬이 만났다 하여 왕봉으로도 불린다.
고봉산은 일산지역은 물론 파주 교하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한강의 물줄기를 바라볼 수 있고 강화도, 개성의 송악산까지 조망할 수 있는 산인데 아쉽게도 산 정상에 군사시설 때문에 출입이 통제되어있다. 고봉누리길이 조성되어 황룡산까지 연결되어있고 산기슭을 따라 걸을 수있는 고봉산 누리길이 있다.
백제의 여인 한구슬,사랑해선 않될사람인 고구려의 태자 흥안왕자를 사랑하여 백제와 고구려의 영토 전쟁중에 낭군을 위하여 고봉산위에 올라가 봉화를 피웠던 한구슬의 연정을 국경을 넘은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이야기 꽃을 피워야 할까 ?
견달산 누리길이 시작되는 진밭의 농로. 지게하나 메고 겨우 한사람 다닐 수있었던 길이 자동차도 다닐 수 있는길로 넓어 졌다. 우리땅 논밭의 근대화는 농로 확장에서 시작되었으니 한낮의 뙤약빛이 내리 쬔다고 더위를 탓할수 있겠는가?
진밭은 고봉산 기슭에서 계속 샘이솟아나 밭이질다는 뜻에서 붙여진 오래된 마을인데 늘 농사가 잘되어 진밭쌀이 유명하였단다.
안골마을을 지나갈때 문봉 터널 건설로 누리길이 파헤쳤다. 터널과 도로가 완성되었을때 누리길은 이름만 남아있을것 같은 생각은 기우일까?
문봉 낙시터에 이르렀다. 낚시를 물고기와 장난질이라고 하면 욕이 쌍으로 올것이다. 다만 낚시줄을 띠우기를 강태공의 곧은 낚시를 드리우는 마음이라면 배우고 싶다.
겨울이되면 마을 앞 벌판이 차가운 얼음판으로 자주 바뀐다 하여 붙혀진 문봉동의 빙석촌에서 와서 고양8현을 배향하였던 문봉서원이 있었던 옛터를 확인 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단독주택, 비닐 하우스, 창고, 공장으로 탈바꿈된 농촌마을을 지나 견달산 기슭 길을 걸어간다.
농촌 체험 학습을 위한 텃밭을 가꾸는 가족들도 눈에띤다.
견달산에는 터널 공사가 한창이었다. 200m도 되지 않는 작은 산의 중앙에 뚤어진 2개의 구멍이 흉물스럽다.
견달산은 고봉산과 함께 한북정맥의 산이다. 중국의 황제가 세숫대야에 비춰져 그 기운이 중국에까지 도달했다고하여 견달산으로 부른다고 하며 본달, 번달,현달로도 부르고 있다.
특히 이 산은 하늘과 통하고 있다하여 비가오지 않을때에 기우제를 지내는 산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인근의 공릉천이 자주 범람하여 모래로 만든 고개가 있는 마을인 사리현동에 이르러 포장도로을 버리고 산길로 진입한다.
견달산 누리길과 배다리 누리길의 분기점에 이르렀다.이곳에서 나는 왕이 되기 싫어요 라고 외쳤던 고려조의 공양왕을 만나고자 배다리길로 방향을 바꾼다.
고려조의 마지막 임금이신 공양왕릉.
" 나는 왕이 되기 싫어요 "
짐승인 소도 도살장에 끌려갈때 눈물을 흘린다고 하였는데 새로운 국가를 세우려는 세력들이 추대하는 임금자리가 죽음의 자리인줄 모르리 있겠는가 ?
" 나는 왕이되기 싫어요 "
히지만 살아서는 이성계의 세력들에 의해 온갖 수모와 멸시, 능욕을 당하였지만 오늘의 민초들은 이곳을 왕릉골이라 부르며 고려의 국왕으로 추모하고 있었다.
그래서 일까, 따스한 햇살이 내리 쬐는 양지 바른 언덕에 맑은 기운이 감돌고 있으니 아마 그들 모두를 용서하시고 누워계시고 있는 것이 아닐까?
대궐고개 약수터
고려 34대 마지막 왕인 공양왕께서 왕릉골에 피신 해 있을때 왕과 왕비는 꼭 이 샘물만 마셨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고 한다.
당초의 옹달샘을 보다 맑고 깨끗하게 보존 하기위해 뚜껑을 덮고 급수시설로 개조 하였단다.
배다리 누리길에서 영글이 누리길로 걸어가고자 식사동 방향으로 진입하였다.
영글이 누리길은 오래전 부터 이곳에 유명한 글방이있어 붙혀진 이름이며 자연의 힐링과 함께 유서깊은 고양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는 길이다.
식사동은 공양왕과 왕비가 왕의 자리에서 쫒겨나 이곳 인근 마을에 숨어있을때 밥(食)을 사찰(寺)에서 해 주어 붙여진 이름이다.
영글이 누리길의 숲과 오솔길.
영글이 누리길에 설치한 체육시설.
● 일 시 : 2018년 8월25일 토요일 맑음
● 행선지
- 09시01분 : 팔각정
- 10시01분 : 장사바위
- 10시15분 : 견달산 누리길 들머리
- 11시01분 : 문봉낙시터
- 12시05분 : 배다리, 송강누리길 분기점
- 12시15분 : 공양왕릉
- 12시48분 : 배다리. 영글이 누리길 분기점
- 13시03분 : 식사동
● 소요시간 : 4시간02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