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8 82세 전쟁과평화, 부활, 안나카레니아 부활의 작가 톨스토이가 여행 중에 한 주막에 들러 하룻밤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주막을 나오려고 할 때 병중에 있던 어린 딸이 톨스토이가 손에 들고 있는 빨간 가방을 보고 그것을 갖고 싶다고 엄마를 졸랐습니다.
당황한 어머니는 그러면 안된다 고 딸을 달랬지만 딸은 막무가내며 울음보를 터뜨렸습니다.
이를 본 톨스토이는 매우 난처한 상황을 맞닥 뜨렸습니다. 톨스토이는 아이에게 다가 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가야 나는 지금 여행 중이고 가방 안에는 짐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이 가방을 네게 줄 수가 없구나, 여행을 마치고 다시 돌아와 이 가방을 너에게 줄께”
톨스토이는 아이에게 약속(約束)을 하고 가던 길을 재촉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가방을 들고 다시 주막을 찾아가 아이를 찾았습니다.
그러자 아이의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이는 손님이 가신 그날 저녁에 죽고 말았습니다.”
톨스토이는 아이가 묻혀있는 공동묘지(共同墓地)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들고 간 빨간 가방을 무덤 앞에 내려놓았습니다.
비로소 톨스토이는 후회(後悔)했습니다. “아이가 이 가방을 보고 그걸 달라고 엄마를 조르며 울고 있을 때 가방을 선뜻 내주었더라면 아이는 어떻게 됐을까? 아이는 너무나 좋아서 기뻤을 것이고 행복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울며 보채는 아이의 소원을 외면하고 갈 길을 재촉하고 말았다. 그때 아이는 얼마나 상실감이 컸을까? 결국 나는 어린 생명이 이 세상에서 가졌던 마지막 소망을 외면하고 말았구나!”
톨스토이는 이런 후회(後悔)와 뉘우침을 담아 아이의 무덤에 비석(碑石)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그 비석에 이런 비문(碑文)을 새겨 넣었습니다. ‘사랑은 미루지 말라’
이런 영향 때문이었을까! 톨스토이는 평생동안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질문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고 합니다.
톨스토이는 그의 단편소설 ‘세가지 의문’에서 이 세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첫째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누구인가? 둘째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셋째 나에게 가장 값진 시간은 언제인가?
그리고 자신에게 던진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대답을 했습니다. 첫째 나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이다. 둘째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선행을 베푸는 일이다. 셋째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다.
가수 서유석 씨가 “가는 세월 그 누구가 막을 수 있나요” 라고 노래하더니 세월은 성큼성큼 다가와서는 저마다 회안(悔顔)을 드리우는 스티그마타(στίγματα:흔적)를 남겨 놓고 훌쩍 떠나버리고 말았습니다.
오늘은 섣달 그믐날 한 해(年)가 기우러 가는 마지막 날입니다. 그리고 내일은 정월(正月) 초하루입니다. 해가 바뀐 첫날을 맞이하는 것입니다.
한해의 첫 달을 1월이라 하고 영어 권에서는 제누어리(Janury)라고 합니다. 제누어리(Janury)는 그리스의 신화 야누스(Janus)에서 왔습니다.
야누스는 머리는 하나인데 얼굴은 둘입니다. 이 얼굴에 대한 견해는 둘로 나뉘어 집니다.
하나는 부정적(否定的)으로 보는 견해(見解)로 “겉과 속이 다른 사람 또는 이중인격적(二重人格的)인 사람”을 지칭(指稱)합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긍정적(肯定的)인 견해(見解)로 과거에서 방향(方向)을 바꾸어 미래를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제누어리(Janury)는 과거가 된 지난 한 해를 되돌아 보면서 자신을 성찰(省察)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밝은 새해(年)를 여는 것입니다.
오늘은 야누스의 두 얼굴로 톨스토이가 던진 세 가지 질문 앞에서 자신을 뒤돌아 보면서 깊이 성찰(省察)하고 밝아오는 미래를 열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입니까? 나에게 가장 값진 시간은 언제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