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사이언스지에서 발표한 올해의 획기적인 10대 연구 성과에 3번째로 황우석 교수의 인간배아복제가 선정되었다. 곧이어 네이처지가 선정한 올해의 10대 과학뉴스에 이번에는 첫 번째 뉴스로 황우석 교수의 인간배아복제 성공이 실렸다. 네이처지에서는 “이전에도 인간배아를 복제했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아직까지는 과학적인 증거가 없었다”고 밝혔다.
사이언스지와 네이처지는 과학저널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잡지로 과학자들은 이 잡지에 자신의 논문이 실리는 것을 일생의 영광으로 여긴다. 이들 잡지의 올해의 10대 과학뉴스에 한국인의 연구 성과가 실린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복제 신드롬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유사 이래 한국 과학계 최고의 경사다.
21세기 최대 과학 이슈로 떠오른 복제는 정확히 뭘 말하는 것일까? 왜 과학자들은 여러 반대들에도 불구하고 인간 복제를 시도하려고 애쓸까? 복제의 과학이 우리에게 주는 유익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그러나 단 한 가지 예외가 있는데 그것은 일란성 쌍둥이이다. 일란성 쌍둥이는 하나의 수정란이 발생 과정 중에 두개로 분리되어 생기기 때문에 유전적으로 완전히 동일하다. 유전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똑같이 생긴 사람이 둘이 되는 것이다. 장기 이식을 할 때 다른 사람의 장기를 내 몸에 집어넣으면 우리 몸 안의 면역 세포들이 거부반응을 일으키지만, 일란성 쌍둥이끼리는 장기 이식을 해도 거부 반응이 없다. 인격이나 자아 등의 문제는 내면적인 면을 제외하고 오직 신체적인 면만을 본다면, 유전자가 같으면 사람도 같게 된다
정확한 의미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서 복제는 일란성 쌍둥이를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본체와 같은 유전자를 가진, 똑같이 생긴 개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일란성 쌍둥이의 인격이 다르듯 인간 개체를 복사한다 해도 나와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윌머트 박사는 죽은 가족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적지 않게 받는다고 한다. 박사는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갖고 싶은 것은 인간적으로 이해되지만 이는 불가능하다고 밝히면서 “복제인간이 만들어진다 해도 똑같은 사람은 될 수 없습니다. 왜냐면 개개의 인간은 생물학을 초월하는 그 어떤 힘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입니다.”라고 했다.
사실 복제는 자연계에서도 하등 동물에서 늘 일어나는 일이다. 가령 짚신벌레가 후손을 남길 때에는 자기 몸이 이등분되어 또 하나의 개체가 생기는 이분법이라는 생식방법을 사용하는데, 세포 하나가 하나의 생물을 이루는 단세포 생물은 후손을 남기는 행위가 곧 자기 복제가 된다.
그러나 다세포 생물, 그것도 고등생물의 경우 문제가 복잡해진다. 사람의 경우 몸을 이루는 세포의 총 수는 약 60조 개이다. 60조에 이르는 세포 하나하나를 일일이 복제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방법은 세포가 60조 개에 이르기 훨씬 전, 단 하나의 세포였을 때에 복제하는 것이다.
생명체를 만들어 낸 창조주가 수정란이 발생하는 도중에 둘로 나누는 방법을 통해 유전적으로 똑같은 개체를 만들어 내었다면, 인간은 그와 조금 다른 방법을 사용해서 유전적으로 똑같은 개체를 만들어 낸다. ‘생명’을 다루는 일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은 극히 제한되어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신이 만들어낸 방주 속에 들어갈 내용물을 살짝 바꿔치기 하는 것뿐이다.
우리 몸의 모든 세포가 단 하나의 세포로부터 유래되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란이 되면 이 수정란은 급속도로 반으로 갈라지기를 거듭하면서 처음 수정란의 유전자와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세포를 무수히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세포의 수가 충분히 늘어나면 세포들은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이동한다. 이동한 위치에 따라서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똑같은 세포들이 다르게 분화하기 시작한다. 신경 세포가 될 세포는 별 모양에 길쭉한 발을 가진 특이한 모양이 되고, 근육이 될 세포들은 근섬유를 이루는 가늘고 긴 탄력성이 있는 모양이 되고, 피부가 될 세포들은 딱딱하고 매끄러운 표면을 가진 모양으로 변하게 된다.
분화가 된 후의 모양은 다르지만 각각의 세포들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는 완전히 똑같다. 우리 몸 안의 어느 부분에서 세포를 떼어내더라도 그 세포의 모양과 기능은 다를지언정 세포가 가진 유전자는 완전히 동일하다는 의미이다.
어린 아이가 앞으로 자라서 의사가 될 수도, 과학자가 될 수도, 선생님이 될 수도 있는 것처럼 아직 어린 배아 단계의 세포는 자라서 모든 부분으로 변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단계에 있는 세포들을 가리켜 모든 세포로 분화할 가능성이 있는 세포라는 의미로 ‘줄기세포(stem cell)’라고 부른다.
포유류 같은 고등 동물의 성체는 너무나 많은 세포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세포가 발생하기 전 한 하나일 때 복제해서 성체로 키운다. 영양분을 가득 담고 있는 난자는 동물에서 가장 큰 세포이다. 난자의 대부분은 양분을 담은 세포질이고 유전자를 갖고 있는 핵은 아주 작은 영역을 차지한다. 이 난자의 핵을 다른 것으로 바꿔치기 하는 것이다.
최초의 포유류 복제에 성공했던 복제 양 돌리도 이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복제하기 원하는 양의 유선 세포에서 핵을 추출한 다음, 다른 양의 난자의 핵과 바꿔치기한다. (이를 핵치환이라고 부른다.) 핵을 치환한 수정란을 배양기에 잠시 두어 안정화시킨 후에 암양의 자궁에 착상시켰다. 수개월 후 암양에서 태어난 어린 양은 제일 처음 젖샘 세포를 주었던 양과 유전적으로 완전히 동일하다.
복제 양 돌리의 탄생으로 포유류에서도 복제가 현실이 되자 복제 과학은 급속도로 진보하여 생명과학과 의학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게 되었다. 복제양 돌리의 탄생 이후 7년이라는 짧은 시간 만에 황우석 교수 연구팀에 의해 인간배아복제가 성공했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이라는 무기를 오른손에 든 인류가 이제는 왼손에 복제 기술이라는 무기까지 장착하게 된 것이다.
제 양 돌리와 같이 유전적으로 똑같은 개체를 만들어내는 것을 ‘개체 복제’라고 한다. 의료, 연구용으로 핵치환한 난자를 배아 수준까지만 자라게 하는 것을 ‘배아 복제’라고 한다. 인간을 대상으로 개체 복제를 시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다. 하지만 배아 복제에 대한 찬반 논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왜 과학자들은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배아 복제에 열중하는 것일까?
배아(Embryo)는 흔히 임신 2개월까지의 초기 생명체로 과학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수정란이 태아의 모습을 갖추기 이전, 인간을 체세포 복제한 후 이를 초기 배아 단계(보통 수정 후 4,5일 정도)까지 기른 것이다. 과학자들이 이 초기 단계의 배아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 단계의 세포들은 어떤 세포로도 분화가 가능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줄기세포(stem cell)이기 때문이다.
줄기 세포의 가능성과 활용도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해서 수많은 난치병을 치료하는데 줄기세포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더 나아가 자신의 줄기세포로 손상된 장기를 얻어내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분명 윤리적으로 논쟁거리가 될 수 있는 인간배아복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영화 스타워즈5를 보면 가장 마지막에 주인공인 루크 워커가 다스 베이더와의 대결에서 팔을 잃고 인조팔로 대치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진 인조팔이라도 기계이니만큼 불편하지 않을까? 복제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은 왜 루크 워커가 자신의 줄기세포를 이용해서 얻은 팔로 이식수술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왜냐면 그 시절에는 이미 클론(clone - 개체 복제로 만든 인공 생명체)를 만들 정도로 복제 기술이 발달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리 몸의 모든 세포들은 모두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만, 각 세포에서 활동하는 유전자의 종류는 다르다. 가령 보는 역할을 담당하는 눈의 망막세포들은 로돕신을 많이 만들어낼 것이고, 소화기관의 상피세포들은 소화효소를 많이 만들어낼 것이다. 발생 단계에 세포들이 이동하면서 유전자의 발현이 정교하게 조절되고 발생이 진행되면서 모양과 기능이 다른 기관별 특성이 나타나게 된다.
수정된 후 4-5일 후의 세포 덩어리들은 아직 유전자들의 기능이 특정지어지지 않은 상태로 모든 종류의 세포로 분화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 때의 세포를 특별히 배아줄기세포라고 부른다. 한마디로 줄기세포란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를 말한다.
분화가 완료된 세포들은 다른 병든 조직이 있어 그곳에 건강한 조직의 세포를 떼어 이식해 주어도 모두 죽는다. 이미 각 기관별 특징에 따라 분화가 끝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줄기세포를 이식하면 이식된 조직에 합당한 세포로 분화하면서 병든 조직을 건강하게 할 수 있다.
줄기세포는 배아 단계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성인들의 경우에도 백혈구와 적혈구 등을 만드는 조혈모세포나, 피부 줄기세포 등 곳곳에 줄기세포가 존재한다. 이들은 배아줄기세포와 구분해서 성체줄기세포라고 부른다.
1998년 조혈모세포가 근육세포로 분화했다는 발표가 있었고, 2000년 조혈모세포가 간세포로 분화되었다는 사실이 보고 되었다. 쥐의 실험이기는 하지만 뼈 속 줄기세포를 뇌에 이식했을 때 신경세포로까지 변했다는 결과도 있다. 그러나 성체줄기세포가 배아줄기세포만큼 분명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아직 논란이 되고 있다. 게다가 성체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는 양은 극히 제한되어 있다. 과학자들이 인권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는 중에도 배아줄기세포에 집착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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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아는 사람 중에서 신장 등의 장기 이식을 경험한 사람이 있다면 ‘거부반응’이라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우리 몸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아닌 것은 모두 적으로 간주하고 공격하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이것은 우리 몸이 외부의 병균이나 유해물질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면역체계라고 부른다.
문제는 몸에 좋으라고 넣어준 것들까지 면역 작용을 일으켜 공격하기 때문에 기껏 어렵게 넣어준 장기 등에도 거부반응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백혈병에 걸린 사람에게 시술하는 골수 이식도 형제자매가 아닌 경우에는 성공률이 극히 낮아진다. 거부반응은 이식 수술에 있어 가장 많은 고심을 하게 하는 부분이다. 때문에 장기 이식 등을 시행할 때에는 면역억제제를 다량으로 처방해서 거부반응을 막는다. |
동종(同種) 장기를 얻기 힘든 것도 장기 이식에 있어서 큰 문제이다. 해마다 장기 이식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수는 그대로인 반면 이식을 기다리는 대기자의 수는 늘고 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이종(異種)간의 장기 이식이다. 인간의 장기에 꼭 맞는 것은 바로 돼지의 장기이다. (침팬지의 장기도 해부학적 특성이 인간과 비슷하지만 챔팬지는 35kg밖에 자라지 않아 사람에게 부착할 경우 용량이 적다.)
실제로 돼지의 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하면 마치 제 자리인양 꼭 맞게 들어간다. 그리고 힘차게 뛰기 시작한다! 그러나 약 4분 정도 뛰다가 박동이 중단되고 그 다음에는 썩기 시작한다. 사람과 동물 사이에 존재하는 초급성 면역거부현상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지만 원천적인 한계가 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식해준 장기가 자신의 것이라면 어떨까? 당연한 말이지만 자신의 것은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문제는 자신의 장기가 여분으로 없다는 데에 있다. 줄기세포로 그 여분의 장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한마디로 줄기세포 기술은 여분의 나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사망한 슈퍼맨, 크리스토퍼 리브는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에 지지를 보냈었다. 낙마 사고로 인해 목 아래 전신마비로 오랫동안 살아온 그는 줄기 세포 연구가 자신의 하반신 마비를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재활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교통 사고로 척수를 다쳐 걸을 수 없는 가수 강원래씨도 줄기세포 연구에 기대를 걸고 있는 사람 중 하나다. (강원래씨가 속했던 그룹 명이 ‘클론(Clone)’이라는 사실은 참 아이러니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줄기세포를 이용해서 어떻게 우리 몸을 치료할 수 있을까? 처음으로 배아줄기세포를 분리해낸 미국 위스콘신대 제임스 톰슨 박사는 "이론상으로 줄기세포를 하나의 장기로 만들 수 있지만 이는 매우 복잡한 작업이고 오히려 병든 기관을 건강한 세포로 땜질해 수리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라고 말했다.
줄기세포로부터 완전한 각 기관으로까지의 분화는 아직 좀더 먼 미래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원하는 조직으로 분화시키기 위해서는 특정 유전자들을 활성화/비활성화 시키는 메커니즘을 완벽하게 이해해야 하는데 아직도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이다. 유전체 연구를 통하지 않고서는 개체 복제를 통해 인체의 기관을 얻는 수밖에 없는데 그 문제는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인권에 관한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시행될 수 없다.
하지만 당장에 줄기세포를 활용할 곳은 너무나 많다. 치매, 파킨슨 병 등의 퇴행성 질환과 척추손상, 심근경색, 당뇨병, 백혈병 등은 그 조직을 구성하는 세포가 영구적으로 손상되어 기능을 잃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줄기세포를 이용해서 손상된 세포를 대치하는 요법으로 분명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기 |
내용 |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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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 킹가 :개구리 복제, 발육에는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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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 |
존 거든 : 개구리 복제 |
1981 |
맥그라스&솔터 :발생단계 세포로 생쥐 복제 |
1986 |
윌라드슨 : 발생단계 세포로 면양 복제 |
1987 |
프라더 : 발생단계 세포로 소 복제 |
1988 |
스티스&노블 : 발생단계 세포로 토끼 복제 |
1989 |
프라더 : 발생단계 세포로 돼지 복제 |
1995 |
황우석 : 발생단계 세포로 소 복제 |
1996 |
울프 : 발생단계 세포로 원숭이 복제 |
1997 |
윌머트 : 체세포로 복제양 돌리 |
1998 |
위스콘신대 : 발생단계 세포로 이종간 복제시도 쓰노다 체세포로 소 복제 |
1999 |
황우석 : 체세포로 복제소 영롱이,진이 |
2000 |
윌머트 : 체세포로 유전자 조작 돼지 복제 |
2001 |
ACT : 체세포로 멸종위기 가우어 이종간 복제 |
2002 |
A&M대 연구팀 : 체세포로 고양이 복제 장 폴 르나르 : 체세포로 토끼 복제 |
2003 |
고든 우즈 : 체세포로 노새 복제 |
2004 |
황우석 : 체세포로 인간배아 복제 | |
난자에 체세포의 핵을 이식해서 복제하는 기술을 핵이식복제라 부른다. 이러한 핵이식 복제는 1952년 브릭스(Brigg)와 킹(King)의 체세포 복제 개구리를 시초로 시작되었다. 개구리의 태아 세포에서 뽑아낸 세포핵을 개구리 난자에 집어넣어 개구리를 복제했으나 발육에는 실패했다.
1970년 존 거든(John Gurdon)이 개구리 수정란의 핵을 다른 개구리의 난자에 이식시켜 올챙이까지 키우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 기술은 양서류 이하에서만 가능한 기술로 인식되었고 포유류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었다.
1981년 맥그라스(McGrath)와 솔터(Solte)에 의해서 최초로 포유류에서 복제가 이뤄졌다. 마우스의 초기 분화세포를 다른 탈핵 난자(핵을 제거한 난자)에 이식하는 기법으로 쥐를 복제하는데 성공했다. 이것은 체세포를 이용한 복제가 아닌 발생 단계의 세포를 복제한 것이지만 포유류 최초의 복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986년 윌라드슨(Willadsen)이 같은 방법으로 면양에서 복제에 성공했고, 1987년 프라더(Prather)는 소를 대상으로, 1988년 스티스(Stice)와 노블(Nobl)은 토끼를 대상으로, 1989년 다시 프라더(Prather)는 돼지에서, 1995년 황우석 교수는 젖소와 한우를 대상으로 복제에 성공했다. 1996년 미국의 울프(Wolf)는 원숭이를 복제하는 데 성공해 최초의 영장류의 복제에 성공했다. 그러나 발생 초기 단계의 세포로는 가능하지만 체세포를 이용한 복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어 왔었다.
1996년 드디어 윌머트(Wilmut)가 양의 유선세포를 공여핵으로 복제양 돌리를 얻는 데 성공함으로써 체세포 복제의 길이 열리게 되었다. 발생 초기 단계의 세포 복제가 아닌 체세포 복제가 가능하다는 것은 다 자란 성체와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복제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윌머트는 1997년 2월 23일 이 사실을 언론계에 공개했다.
1998년 최초로 이종간 동물복제가 이뤄졌다. 미국 위스콘신대 연구팀이 원숭이, 돼지, 양 등의 태아 세포를 소의 탈핵난자에 넣어 임신까지 성공했으나 결국 유산되었다. 같은 해 12월 일본에서 쓰노다(Tsunoda)에 의해서 복제 송아지가 탄생했다.
1999년 황우석 교수의 연구팀에 의해서 복제송아지 영롱이(젖소)와 진이(한우)가 탄생했다. 이로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5번째로 포유류의 체세포를 이용한 복제가 성공한 나라가 되었다.
2000년 3월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윌머트는 다시 돼지를 복제하였는데, 이것은 인체에 장기를 이식해도 부작용이 없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로부터 탄생한 것이다. 같은 해 6월에는 중국의 장융 교수팀이 복제 염소를 최초로 선보였다.
2001년 미국 생명공학회사 ACT는 멸종위기 동물인 가우어를 복제하는데 성공했다. 8년 전에 죽은 가우어의 피부세포를 젖소 난자에 집어넣어 복제한, 서로 다른 이종간 복제의 첫 성공사례였다. 그러나 노아라고 붙여진 복제 가우어는 이질 감염으로 48시간 만에 사망했다.
2002년 1월 미국 텍사스 A&M대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복제 고양이를 탄생시켜 네이처지에 발표됐다. 특히 한국인 과학자 신태영 박사가 논문의 제1저자로 참여했다. 같은 해 3월 프랑스 장 폴 르나르 박사팀이 복제 토끼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2003년 5월 미국 고든 우즈 박사팀은 생식 능력이 없는 노새를 복제하는데 성공했다. ‘아이다호 젬’이라 이름이 붙여진 복제 노새는 노새경주 챔피언을 복제한 것이었다. 노새의 복제는 생식 능력이 없어 우수 종자를 남길 수 없는 동물의 유전자를 보존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같은 해 8월 이탈리아 체잘레 갈 리 박사팀이 말을 복제하는데 성공했다.
2004년 황우석 교수의 연구팀에 의해서 복제된 인간배아로부터 줄기세포 수립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그 동안의 주장은 영장류의 난자는 독특한 특성 때문에 4세포기 이상의 발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고, 따라서 인간이나 원숭이 등은 개체 복제는 물론, 치료용 배아복제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뛰어넘어 수십 개의 인간 배반포를 복제해 내고, 줄기세포를 수립해냈다.
인간 배아복제가 주는 의미는 상상할 수 없이 크다. 의학계는 이 연구 성과로 인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을 것이다. 인간배아복제가 의학과 결부되어 제대로 발전하게 되면 현재 퇴행성 질환을 비롯한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지고 있는 모든 질병에 대한 평가가 재해석되어야 한다. 그것도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말이다
뻐꾸기는 둥지를 틀지 않는다. 뻐꾸기는 둥지를 틀지 않고 종달새, 때까치, 맷새 등 다른 새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는다. 종달새는 그 사실을 모른 채 알을 품는데 뻐꾸기의 알은 품기 시작한지 약 10일 후에 종달새의 알보다 먼저 깨고, 태어난 뻐꾸기 새끼는 종달새의 알들과 혹 먼저 태어난 종달새 새끼들을 모두 둥지 밖으로 밀쳐낸다. 뻐꾸기 새끼는 자랄 때까지 약 20일 동안 종달새 어미로부터 먹이를 받아먹고 둥지를 떠난다.
복제 기술의 핵심은 핵을 바꾸는 것이다. 생식 세포인 난자 속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생명의 신비가 이미 담겨있다. 이 안에 담긴 비밀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것은 극히 일부분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난자 안에 있는 유전물질인 핵을 바꾸는 것이다. 마치 뻐꾸기가 종달새의 둥지에 알을 낳아두듯 우리는 난자라는 둥지 안에 체세포의 핵을 떨어뜨려 놓고 잘 자라는지 지켜보는 것이다. 하지만 종달새 둥지 안에 알을 낳는 일만해도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다.
핵을 치환한다는 원리는 단순하지만 실행은 그리 쉽지 않다. 다뤄야할 대상이 너무 작고, 너무 약하며, 너무 민감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는 수백 배로 확대한 현미경을 보면서 홀딩 피펫이라 불리는 피펫으로 난자를 잡고 미세피펫으로 난자의 핵을 제거하고, 체세포의 핵을 치환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인간배아복제에 성공한 황우석 교수는 인간의 난자가 갖는 독특한 특성 때문에 실험에 많은 난관이 있었다고 했다. “보통의 동물 난자는 투명대가 단단하고 세포질이 견고해서 잘 터지는 일이 없는데 사람의 난자는 표면이 딱풀이 입혀져 있는 것처럼 아주 끈적끈적합니다. 피펫을 갖다 대면 달라붙고, 구멍을 뚫고 조금만 잘못하면 풍선처럼 푹 하고 터져버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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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사람의 난자를 자유자제로 다루며 실험하는 기술은 황우석 교수의 연구팀에서도 단 한명뿐이라고 한다. 황우석 교수는 “사람 난자를 다뤄본 사람만이 그 기술이 신기에 가까운 기술이라는 사실을 압니다.”라고 했다.
외국의 연구팀에서 자기들이 한두 시간 걸려 겨우 하는 일들을 우리나라에서는 10여분 만에 해치우는 것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손기술이 병아리 감별사에서, 기능올림픽을 거쳐, 이제 첨단과학에서 빛을 발휘하는 것 같다.
배아복제를 실시할 때는 세포주기를 고려해서 단계별로 진행한다. 세포에는 주기가 있어서 각 시기마다 주되게 일어나는 일이 다른데 이를 잘 고려할 때 배아복제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세포는 세포성장기(G1), 유전자복제기(S), 세포분열 준비기(G2), 세포 분열기(M)의 4주기로 세포 분열을 한다. 세포성장기는 세포의 크기가 자라는 시기이고, 유전자복제기는 유전자가 복제되어 두 배로 늘어나는 시기이다. 세포분열 준비기는 세포분열을 위한 여러 단백질과 세포내 물질들을 생성하는 시기이며, 준비가 되면 세포는 두개로 분열한다. 또한 세포분열이 잠시 멈추어 있는 대기 상태를 G0기라고 부른다.
난자에서 핵을 제거할 때는 보통 분열기의 중기에 행한다. 이것은 분열기의 중기가 염색체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체세포핵을 이식하기 위해서 준비단계로 세포를 저농도의 영양배지에 넣고 배양해서 유전자의 기능을 인위적으로 정지시켜야 한다. 즉 G0기로 세포를 만든다.
세포의 주기 조절뿐 아니라 세포를 잠시 넣어두는 배양액의 조성도 매우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 양에게 적합한 배양액과 사람에게 적합한 배양액은 다르다. 이런 과정들은 모두 과학자들의 수많은 시행착오가 축적되어 확립된다.
핵치환까지 끝낸 난자는 배양액 속에서 대략 포배기 상태까지 키운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보통 대리모의 자궁 속에 착상시켜 개체 복제를 유도한다. 이 과정은 시험관 아기를 만들 때와 똑 같다. 성공적으로 핵치환이 끝났다 하더라도 정상 분만까지 이르는 확률은 수십분의 일 혹은 수백분의 일 정도로 매우 낮다.
예전에는 우수한 성질을 가진 가축이나 곡식, 과일을 만들기 위해서 여러 대에 걸쳐서 교배를 통해 조금씩 발전시켜 나갔다. 우수한 종자끼리의 교배를 사용하기도 하고 인위적으로 돌변변이를 일으켜서 우연히 나온 좋은 품종을 개량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기껏 우수한 성질이 나왔더라도 자손에게 100% 전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를 걸쳐가며 그 성질이 이어지도록 하는 작업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또한 자연적으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성질들이 있다는 것도 육종을 통한 형질 전환의 한계이다.
복제 동물을 이용하면 이 같은 작업을 단시간에 빠르게 해낼 수 있다. 배아단계의 동물에 유전자 조작으로 우리가 원하는 유전자를 집어넣을 수 있다. 왓슨과 클릭을 통해서 시작된 유전자에 대한 이해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통해서 우리가 원하는 유전자를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수준까지 왔다.
먼저 복제 동물을 만드는 원리로, 우수한 품종의 가축의 체세포를 떼어내 핵을 제거한 난자에 집어넣는다. 이 단계에서 배아단계의 세포에 우리가 원하는 성질을 가진 유전자를 집어넣을 수 있다. 태어난 복제 동물에게 이 과정을 반복하면 우리가 원하는 종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윌머트 박사는 인공장기로 활용이 기대되는 돼지를 면역거부반응을 없앤 장기를 갖도록 유전적으로 조작해서 복제돼지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복제 기술과 유전자 기술을 잘 이용하면 병에 잘 걸리지 않고, 몸에 유익한 성분을 담은 우유를 생산하며, 육질이 우수하고, 몸집이 큰 소를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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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복제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바로 이종 간 핵치환이다. 이것은 체세포를 제공하는 동물과 다른 종(種)의 동물의 난자에 체세포의 핵을 치환하는 방법으로 이뤄지는 이종간의 복제이다.
왜 생명 윤리를 훼손하면서까지 굳이 현대판 키메라를 만들어내려고 하는가? 과학적인 흥미도 있겠지만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정상적인 생식이 불가능할 정도로 생존한 개체가 거의 없는 희귀종의 개체를 늘릴 때 이종간의 핵치환은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또는 이미 멸종한, 유전자만 남아있는 종을 되살려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2001년 미국 생명공학회사 ACT에서 멸종위기 동물인 가우어를 복제하려고 시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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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에 죽은 가우어의 피부세포를 젖소의 난자에 집어넣어 복제해서 출산까지 성공했다. 그러나 노아라고 붙여진 복제 가우어는 이질 감염으로 48시간 만에 사망했다. 건강한 개체를 얻는데는 실패했지만 이종 간 핵치환의 첫 성공 사례이며 현재 여러 종에서 이종 간 복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 연구는 자연스럽게 인간과 동물 사이의 교잡 등의 위험천만한 시도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복제 양 돌리의 등장부터 불어 닥친 복제신드롬은 전 세계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가장 존귀한 생명을 직접 다루는 복제는 각종 신문과 잡지와 인터넷 매체로부터 가장 많은 논쟁거리를 생산해 냈다. 인간의 존엄성을 생각할 때에 인간 개체 복제로 이어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모든 분야에서 한결같은 목소리이지만, 배아 복제에 대해서는 아직도 찬반양론이 뜨겁다.
최초의 복제양 돌리도 6년 7개월 가량을 살다 죽었다. 그것은 일반적인 양의 수명인 12년에 절반밖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윌머트 박사는 돌리의 죽음이 질병에 의한 것이라고 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복제 동물의 수명에 의문을 제기한다. 가장 유력한 설은 돌리는 텔로미어(유전자의 끝 부분, 이것은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없어져서 텔로미어의 소멸이 생물의 노화와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 있다.)가 이미 많이 제거된 나이 든 양으로서 복제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인지의 여부를 떠나서 복제 동물이 온전할 수는 없다는 데에 많은 학자들이 의견을 같이 한다.
복제 연구의 선두주자인 황우석 교수는 생명 복제는 결코 완벽할 수 없으며, 그것은 동물 실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것이라고 했다. 만약 인간 개체 복제를 시도하려는 행위가 있다면 그것은 과학의 이름을 빙자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한다.
“그동안 실험실에서 복제로 태어난 동물 중 1/3은 치명적인 장기결함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복제 소 중 적지 않은 수가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심장에 큰 구멍이 있는 것, 간이 정상보다 5배나 더 커져 면역결핍으로 죽은 것도 있습니다. 복제한 돼지 중 어떤 것은 뇌가 비어있고 물만 차있는 채 태어난 것도 있습니다.”
개체 복제에는 일관된 반대의 목소리이지만 배아복제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배아 복제의 문제는 복제되어진 배아를 인간으로 보느냐 아니면 그냥 세포로만 보느냐의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
많은 과학자들은 인류의 건강 증진과 의학 발전을 위해 인간 배아 복제 기술을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며 배아는 기관으로 분화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냥 하나의 세포로 보면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부 과학자들과 시민 단체, 종교계에서는 배아도 잠재적인 인간이기 때문에 이러한 세포를 실험에 사용한다는 것은 엄연한 인간성에 대한 도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배아복제 엄청난 가능성과 함께 윤리적 위험성을 모두 내포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과학자들 역시 배아복제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인식하지만 배아복제가 인류에게 가져다주는 유익을 생각할 때에 제한적으로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줄기세포 연구가 진척되었을 때 새로운 삶을 얻게 될 사람은 너무나 많은데 세포 덩어리에 불과한 배아에 얽매어 연구를 금지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말한다.
초기 단계의 배아는 아직 기관으로 분화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인간으로 정의할 수 없으며 단순한 세포 덩어리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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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초기 단계의 배아가 두개로 분리되어 생기는데 양쪽 다 정상적인 개체로 성장하게 된다. 만약 초기 단계의 배아가 인간이라면, 어떻게 두개로 분리되었는데도 각각이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겠느냐고 주장한다.
찬성론자들은 같은 맥락으로 유일하게 연구가 허용된 냉동 배아를 예로 들고 있다. 시험관 아기를 만들 때 성공률이 낮기 때문에 한번에 여러 개의 난자를 사용하게 되는데, 자궁 착상에 성공한 경우 나머지 배아들은 제공자의 합의 하에 버려진다. 배아들을 인간이라고 한다면, 이 때의 행위들은 살인이나 최소한 낙태에 해당할 것이다. 냉동 배아 중 일부는 연구의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배아 복제를 통해서 생긴 배아와 다를 바가 없다는 주장이다.
종교지도자들, 사회학자들, 인권론자들과 일부 과학자들은 배아복제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란이 된 직후부터 이미 생명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인간의 배아를 함부로 다루는 것은 심각한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인간 배아 복제기술이 개체복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지만, 이 기술은 잠재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그것은 비록 연구와 치료 목적으로 배아복제가 허용된다 할지라도 이것이 인간 개체복제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농후하다. 법적으로 연구가 허용된 후에 모든 연구소에 대한 모니터링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이것은 필연적으로 인간 개체 복제로 이어지게 되어 있다.
배아 복제가 인간개체 복제로 이어졌을 경우 그 파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개인적인 정체성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가정 파괴 및 사회 혼란 등 현재 예상 가능한 문제들만 하더라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또한, 반대론자들은 줄기 세포가 다른 방법으로도 얻을 수 있으며, 과학자들이 믿고 있는 것만큼 큰 효용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제시한다. 실제로 줄기 세포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배아 복제 이외에도 다음과 같이 다양하다.
① 유산이나 낙태로 말미암아 사망한 태아의 조직에서 추출하는 방법
② 불임 치료를 위해 체외 수정을 할 때(시험관 아기를 말한다) 사용하지 못하고 남은 잔여 배아에서 추출하는 방법
③ 연구 목적을 위해 의도적으로 창출된 배아에서 추출하는 방법. 사람의 핵을 동물의 난자에 넣는 이종간 핵이식 방법을 의미한다.
④ 출생 시의 탯줄에 있는 혈액 세포에서 추출하는 방법. 흔히 이 혈액을 ‘제대혈’이라고 부른다.
⑤ 일부 성인 조직, 예컨대 골수에서 추출하는 방법.
이렇게 다른 방법으로도 줄기 세포를 얻는 것이 가능한데 왜 굳이 인권의 문제가 되는 배아 복제를 통해서 얻으려고 하느냐는 주장이다. 여기에서 ①, ②, ③번의 경우는 여전히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반대론자들은 ④번과 ⑤번의 방법으로 줄기세포를 얻는 것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인간의 생명을 다룰 수 있는 양날의 검과 같은 기술을 갖게 된 인류가 생명의 시작을 과연 어디부터로 잡을지, 그리고 과연 인간배아복제는 허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생명과학기술의 발달은 인류의 손에 인간의 생명을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을 쥐어주었다. 비록 배아 복제의 기술이 인류에게 가져올 크나 큰 혜택이 있음에 분명하더라도, 그것이 미칠 사회적 윤리적 중요성을 생각할 때 사회 여러 분야의 동의와 합의 하에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검수위원 : 삼양사 의약연구소 연구원 배철민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