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오타및 내용 수정)
자, 제1차 세계 대전은 다들 아시다시피 동물들도 매우 많이 참전했었던 전쟁입니다. 말부터 개, 쥐, 비둘기, 매 등등 수많은 동물들이 이 참혹한 전쟁에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저 많은 동물 중에서 연락책, 전서구로써 고대부터 유용히 사용된 동물인 비둘기에 대해서 적어보겠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23773A58355E931B)
고대부터 인간들은 비둘기 또는 다른 새들을 전서구로 써왔는데, 제1차 세계 대전 때도 전선망이 제대로 구축이 되지 못 했던 최전방과 후방 지휘부의 통신을 위해서는 사람이 직접 전하거나 동물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파발을 쓰기에는 거리도 너무 멀고 위험성이 컸습니다.(혹시나 배신을 하거나 가다가 적에게 발각되서 죽어버리거나 중요한 문서를 뺏기는 등등...) 그에 비해 크기도 작고 말을 잘 듣는 동물은 적어도 인간보다는 배신을 할 확률도 적고 적군에게 잘 안 들킬 테니까요. 그중에서 가장 빠르고 작은 동물인 비둘기를 선택한 것입니다. (의외로 비둘기는 매우 빠릅니다. 최대 시속 110km를 자랑하며 10시간 동안 쉬지 않고 난다면 1000km까지도 갈 수도 있었습니다. 도버해협이나 파리까지 날아가기에는 안성맞춤이었죠.)
그리해서 영국군과 연합군은 수많은 비둘기를 양성해서 전선에 투입하여 연락책으로 쓰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만 육천 마리 가량의 비둘기들이 투입됐고 그 후 전선에서는 통신병이나 적국에서는 스파이들이 비둘기를 사용하여 중요한 암호문이나 정보를 전달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독일군은 이 비둘기 통신망이 마음에 들 리가 없었습니다. 실제로 이 비둘기 통신망으로 인해서 꽤나 많은 정보가 유출되고 무수하게 많은 포격으로 유선 통신망을 끊어놔도 비둘기들 때문에 영국군과 연합군의 통신은 큰 지장 없이 잘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영국군에게 식량이 다 떨어지면 비둘기를 잡아먹었으니 식량대용까지 되는 사기아이템(?) 같은 존재다)
그래서 독일은 몇 가지 대책을 내놓습니다. 그중에서 몇 가지만 살펴보면 독일은 자국 스파이를 이용해서 영국군이나 연합군의 비둘기 바구니들 사이에 독일산(?) 비둘기를 섞어두었습니다. 이 비둘기들은 독일에서 자라났고 독일군 조련사에게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당연히 독일에 오도록 훈련받았습니다. 그래서 영국군이나 연합군 측 통신병이나 스파이들이 독일산(?) 비둘기를 쓰게 만들어서 정보를 독일로 오게 하기도 했습니다.
또 독일은 매와 송골대 편대를 만들고는 비둘기를 집중적으로 잡게 훈련시키고는 영국, 프랑스 상공에 배치시켜서 영국의 스파이인 비둘기들을 학살시키려고도 했습니다.
이렇게 독일의 수많은 노력은 성과를 보였는지 영국군이 사용한 만 육천 마리의 비둘기 중 제대로 살아오는 놈은 열에 하나 수준이었습니다.
(사실 비둘기도 위험한 이유가 총이 발달돼서 새를 잡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니었는데 전선을 유유히 날아가는 비둘기를 보는 독일군이 그냥 놔둘 리가 만무하다)
이제 설명은 이정도로 하고 유명한 비둘기들을 만나봅시다.
1. 체어 아미(Cher Ami)
이 비둘기는 매우 유명한 비둘기입니다. 원래는 다른 전서구와 다른 것 없이 일반적인 비둘기였습니다. 그런데 1918년, 아르곤 전투에 투입된 체어 아미가 속한 부대가 큰 곤경에 처하게 됩니다. 미군이 조준을 잘못하고 지속적으로 체어 아미가 투입된 부대로 포격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제1차 세계 대전 때는 전 선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못하였고 여느 부대와 마찬가지로 체어 아미의 부대도 전 선망이 포병대와 끊어진 상태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대를 살릴 유일한 방법은 전서구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살아남은 전서구는 두 마리 밖에 없었습니다.(앞에서도 서술했듯이 비둘기 통신망은 많아야지 안전하다) 부대 사령관인 휘틀지 소령은 쪽지를 급하게 쓰기 시작합니다.
"아군이 우리 부대를 향해 포격을 가하고 있다! 제발 포격을 중단해라!"
그는 쪽지를 다 쓰자마자 재빨리 비둘기에게 쪽지를 묶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 비둘기는 소령이 손으로 잡자마자 매우 놀라고는 쪽지를 묶기도 전에 소령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날아가 버립니다. 이제 남은 비둘기는 검은색 비둘기 체어 아미만이 남아있었습니다. 휘틀지 소령은 마지막 희망인 체어 아미의 다리에 쪽지를 묶고 날려보냅니다. 이제 부대와 휘틀지 소령의 운명은 체어 아미에게 달린 것입니다.
하지만 체어 아미는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얼마 가지도 않고 근처 나뭇가지에 앉아서 털을 다듬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을 본 부대 병사들은 화를 내며 돌덩이나 나뭇가지를 던졌지만 이 별난 비둘기는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휘틀지 소령이 나무를 타고 나뭇가지를 흔들자 그제야 눈치를 챈 체어 아미는 집을 향해 훨훨 날아가기 시작합니다. 체어 아미가 집으로 가는 길은 그리 순탄치 못 했습니다. 독일군의 전선 근처를 지나던 도중 체어 아미를 발견한 독일군 병사들은 체어 아미를 향해 온 화력 집중해서 쏘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총알이 체어 아미를 스쳤고 그중 몇 발이 체어 아미의 다리 일부와 눈알 하나를 맞추고 가슴이 관통되는 큰 중상을 입고 체어 아미는 부상을 이기지 못하고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기적처럼 체어 아미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집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웬만한 비둘기였다면 버티지 못할 중상이었지만 이 용감한 체어 아미는 끝까지 버텨냈고 체어 아미가 전해준 쪽지를 본 포병대는 그제서야 포격을 멈추었습니다. 이 작은 비둘기 체어 아미의 노력이 384명의 부대원과 휘틀지 소령을 살린것입니다.
용감한 체어 아미는 영국에서 치료를 받고 체어 아미의 고향인 미국으로 돌아가서 평화롭게 잠들었다고 합니다. 스미스소니언 협회에서는 이 용감하고 위대한 비둘기 체어 아미를 박제하여 전시했다고 합니다.
프랑스에서는 프랑스 전서구들이 베르됭 전투에서 12개의 중요한 전언을 전달하게 되는데 이때 전서구들은 독일군의 무수하게 많은 총격으로 한 마리를 제외하고는 다 죽게 됩니다. 하지만 홀로 살아남은 이 한 마리의 비둘기는 끝가지 살아남아서 12개의 중요한 전언을 프랑스 지휘부에게 전달하였고 그 덕분에 고립돼 있었던 184명의 프랑스 장병들을 살리는데 성공합니다.
그 비둘기는 가장 용감한 사람에게만 주는 종려 나뭇잎이 추가된 무공십자 훈장, 레지옹 도뇌르(Croix de Guerre)를 수여받았다고 합니다.
뛰어낙고 용감한 비둘기가 있나하면 특이한 비둘기도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349C3958355E9306)
이 사진은 카메라 비둘기를 찍은 사진인데,
「전쟁이 발발하기 몇 년 전에 개발된 이 카메라는, 훈련된 비둘기를 이용해서 항공사진을 촬영하는 용도로 사용됐습니다. 독일 시민인 율리어스 노이브로너(Julius Neubronner)는, 타이머가 달린 작은 카메라를 훈련된 비둘기에게 부착해서 비둘기가 날아다닌 지역의 모습을 사진으로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타 블로그 글 중에서」
뭐... 이런 놈들도 있다고 하죠.
마지막으로 이 글을 끝맺으면서 올리는 마지막 비둘기의 관련 이야기는......특이하게도 통신병에게 비둘기를 전달하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은 1916년 7월 1일 솜 강 한창일 때 그의 임무는 전선으로 비둘기들을 가져다가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운송된 비둘기는 원래는 장교가 전언을 써서(또는 통신병이) 지휘부로 날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지휘부에서는 비둘기들이 오기를 눈이 빠지도록 기다렸고, 드디어 보낸 비둘기가 왔습니다.
다만 이상했던 것은 비둘기가 오려면 아직 시간이 이렀다는 겁니다. 하지만 전언의 내용이 궁금했던 지휘관들은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은 채 그대로 그 전언을 읽기 시작합니다.
전언 내용
"존경하는 지휘관 각하께 올립니다.
저는 더 이상 이 빌어먹을 비둘기들을 모시고 프랑스 전역을 도는 짓거리를 못하겠습니다. 정말 질리는 일입니다. 그러하므로 저는 이 시간부로 사임하겠습니다........
피에르 하사 올림 "
-출처- 쿵쿵쾅쾅 제1차 세계 대전, 제1차 세계 대전 당시의 사진 : 전장의 동물들(제1차 세계 대전 당시의 사진 : 전장의 동물들
http://naver.me/F01gK4W5)
잡담:짧게 쓰려고 비둘기 하나만 했더니 엄청 기네요..... .... 다음편은 강아지
+추가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188C3A58355EC922)
첫댓글 비둘기 대단하넹
재밌는 글 감사합니다.
배틀필드 1이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