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자동차 개발할 3251명 채용 계획
한전 부지 매입한 땅에는 123층 ‘글로벌비즈니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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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나가기 위해 선착장에 세워져 있는 현대車. 현대차는 작년에 800만대를 생산·판매했다. |
자가용 운전자들에게 자차(自車)의 연비는 늘 관심거리다. 주행할 때마다 뚝뚝 떨어지는 계기판을 보면서 ‘길에 돈을 뿌린다’는 표현도 한다. 기름값이 1L당 2000원을 넘을 때면 이런 느낌이 더하다. 현대차가 오는 2020년까지 연비향상을 위해 전사(全社)의 역량을 집중키로 한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자동차의 평균연비를 25% 이상 향상시키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 ‘2020 연비향상 로드맵’을 확정했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주요 차종을 가볍게 만들고, 차세대 파워트레인을 개발하고, 친환경 라인업을 확대하는 3대 방안을 세부적으로 정했다. 향후 5년 이내에 현대차의 연비가 현재보다 25% 줄어든 자동차를 타게 될지 모른다.
이 같은 방침을 정하게 된 것은 BMW 520d(5시리즈 디젤차량)의 인기도 한몫을 했다. BMW는 전 세계적으로 최고급 자동차 메이커인데, 유독 ‘520d’ 시리즈는 ‘강남의 쏘나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서울 강남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어서다. BMW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총 4만174대가 팔렸는데, 이 중 ‘520d’가 6536대, ‘520d xDrive’(사륜구동 시스템)가 3982대 팔렸다. BMW 전체 판매의 4분의 1이 ‘520d’ 차량인 것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유독 이 시리즈가 인기를 끈 이유를 ‘경유를 쓰는 디젤차’라는 점으로 분석했다. 흔히 디젤차에서 볼 수 있는 소음이 월등하게 개선된 데다, 휘발유보다 훨씬 저렴한 경유로 주행하는 차라는 점이 인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BMW의 5시리즈 디젤차의 판매를 볼 때 외제차를 모는 운전자 역시 연비에 대해 민감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오는 2020년까지 연비개선에 올인하는 이유다.
실제로 정몽구(鄭夢九) 현대차 회장은 지난 2014년 상반기 “202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연비 경쟁력을 확보하라”고 독려했다. 연비 낮추기 첫 번째 단계는 엔진의 성능을 높이는 것. 현대차는 신규 가솔린엔진을 개발하고, 강력한 성능을 갖춘 터보엔진 개발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R엔진’ 등 세계 시장에서 이미 경쟁력을 인정받은 디젤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것이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엔진과 함께 차량 연비향상의 핵심인 변속기 효율에도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라며 “전륜, 후륜 변속기의 전달 효율을 다단화해서 가솔린엔진은 평균 11~16%, 디젤엔진은 16~18%, 변속기는 2~9%의 연비향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비향상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자동차의 경량화다. 현대차가 자동차에 장착하고 있는 초고장력 강판은 차량 안전성을 증대시키면서 차체 중량 증가를 최소화할 수 있는 차세대 강판이다.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신형 쏘나타, 제네시스, 쏘렌토에는 이 초고장력 강판 적용 비율을 52% 수준으로 높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초고장력 강판과 경량 소재 확대 적용을 통해 주요 차종의 무게를 평균 5% 이상 낮춰서 연비 경쟁력을 향상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매년 20조원 투자
지난해 강남 삼성동의 한국전력 사옥 부지를 사들여 화제를 끈 현대차그룹은 오는 2018년까지 총 81조원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매년 20조원씩을 투자하는 셈인데, 역대 최대 규모다. 우리나라 정부 전체의 연구개발(R&D) 예산(18조9000억원)보다도 1조원을 더 쓰는 것이다.
세부 내용을 보면 공장 신·증설 등 생산능력과 글로벌비즈니센터(GBC) 건립, IT 인프라 확충 등 시설투자에 49조1000억원, R&D 에 31조6000억원 등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018년까지 투자액 중 4분의 3가량이 국내에서 집행돼 국가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사들인 한전 부지는 ‘GBC(Global Business Center)’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제출한 ‘GBC’타워는 용적률 799%를 적용해 업무시설과 7층 높이의 전시·컨벤션 시설, 62층 높이의 호텔과 쇼핑몰 등이 포함돼 123층 높이로 알려져 있다. 서울시가 계획을 허가하면 제2롯데월드보다 16m 높은 건물이 들어서게 되는 셈이다. 현대차는 이 센터가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혁신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2018년까지 토지매입 비용을 포함해 공사, 인허가, 기타 부대비용에 총 11조원을 투자하고, 건설 등에 약 4225명의 신규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그룹의 컨트롤타워가 될 통합 신사옥은 대한민국의 경제와 문화를 대표하는 복합 비즈니스센터로 개발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자동차 산업, 국가 브랜드 가치뿐 아니라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새로운 장으로 만든다는 것이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철강 등 첨단 신소재 개발에 역량 집중
현대차의 투자 81조원 중 대부분은 자동차 부문에 투입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생산·판매 800만 대를 달성했다. 지난해 초 사업목표를 786만 대로 잡았는데, 14만 대 이상을 초과 달성했다. 현대차그룹은 ‘포스트 800만 대 체제’를 앞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울산·화성·서산 등 현대차의 국내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 생산능력을 크게 늘리고, 차세대 파워트레인 R&D 투자를 시작한다. 중국·멕시코 등 성장시장에 공장을 신설해 전략 차종을 중심으로 생산하는 시스템도 계속 이어 갈 방침이다.
자동차 부문은 아니지만, 자동차와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그룹 내 관련 부문 투자도 진행된다. 철강 부문에서는 연비를 높이고, 안전성이 보장된, 차량 경쟁력과 직결되는 고성형 초강도강, 특수강 등 철강 소재와 경량화 소재 등 첨단 신소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다.
미래차 개발에 11조 3천억원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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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R&D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사진은 차량 충돌 테스트를 준비하는 모습. |
현대차의 미래차 개발도 이 투자의 일부분이다.
정몽구 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현대차그룹의 미래 경쟁력은 우리가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개발 능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어떻게 육성하느냐에 걸려 있다”고 말한 바 있다. R&D 와 인재육성이 키워드다.
현대차 관계자는 “오는 2018년까지 총 11조3000억원을 투입해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추가 모델을 개발하고 모터·배터리 등 핵심부품 관련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미래차 개발을 위해 현대·기아차의 남양연구소 안에 환경차 시험동을 새로 짓고 전자연구동 증축이 추진된다.
또 현대차 그룹은 향후 2018년까지 친환경 기술 및 스마트 자동차 개발을 담당할 인력 3251명을 포함, 총 7345명의 R&D 인력을 채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정 회장은 “전 세계 9개국 32개 공장과 6개의 R&D연구소, 그리고 딜러를 포함한 모든 판매 네트워크 간의 유기적 협조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국가의 정책과 발맞추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만들었다. 국가가 주도하는 창조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기 위해서다. 현대차는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산업 간 융합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국가 창조경제 실현에 적극 공헌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 부지를 품에 안고 새롭게 날아오르려는 현대차그룹의 시도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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