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온새미로 시사랑
카페 가입하기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현대시 읽기 젊은 시인에게 듣는다 / 강인한
해라 정대구 추천 0 조회 21 20.11.29 03:38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다음검색
댓글
  • 작성자 20.11.29 04:29

    첫댓글 옛날옛날
    나무를 사랑한 불이 있었단다
    나무를 사랑한 불
    불을 사랑한 나무가 있었단다
    불을 사랑한 나무
     
    나무는 두 발이 묶여
    불에게 갈 수 없고
    불은 나무가 뜨거울까 두려워
    나무에게 갈 수 없었지
     
    어느 날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올 때
    커다란 보름달이 떴을 때
     
    불은 그만 나무에게 다가갔다
    나무는 검게 그을린 채 웃었어
    검게 그을린 채
     
    나무는 타올라 재가 되었단다
     
    그때 아침이 밝아오고
    불은 보았지
    바람 속을 빙글빙글 돌고 있는
    잿더미를
    빙글빙글 돌고 있는
    예쁜 검정을
     
    너무 슬퍼 불은
    활활 울었어
    눈물이 불의 몸에 뚝뚝
    떨어질 때마다
    떨어질 때마다
     
    불은 점점 작아졌어 점점
    점점 작아지다가
     
    불은 마침내 꺼져버렸지
    잿더미 속에서
    잿더미 속에서
    잿더미 속에서

    ---백은선

  • 작성자 20.11.29 04:44

    요즘 일부 젊은 시인들의 시 중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까다로운 상징의 기법이나 복잡하고 괴팍한 은유를 써서 독자에게 쉽게 접근함을 허락지 않는 게 아니라, 아예 저 혼자만의 입속말처럼 횡설수설 독백의 낙서를 시라고 발표한다거나 표현하고자 하는 의욕만 가지고 있을 뿐 육화된 표현으로 도저히 나타내지 못하고 지리멸렬(支離滅裂)을 벗어나지 못하는 글이 그런 시입니다. 시인들은 모호성의 시적 미학을 품은 시라고 착각하지만 단적으로 그건 시가 못 되는 글인 것이지요.(강인한)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