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전부터 기대했던 V협곡열차와 분천역 산타마을
그리고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 눈꽃 트레킹.
비가 올까 눈이 올까
가슴을 심쿵하게 만드는 날씨 속에 31인의 일행은 버스에 몸을 싣는다
청량산 자락까지 비가 내리더니 목적지 1시간전부터 눈이 내린다
제법 많은 양의 눈이 그리움을 잔뜩 간직한 채 펑펑 내린다
아이처럼 기뻐하는 사이 눈은 솜이불처럼 따스하게
산등성이의 소나무까지 하얗게 덮어 버렸다
눈이 쌓인 분천역과 산타마을에서 선물같은 1월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경험하며 추억의 시간과 인증샷을 남겨본다
백두대간 협곡열차 1,3호에 나누어 탑승하여 눈 쌓인 협곡 체험을 해 본다
하늘도 세평이고 꽃밭도 세평이라는 세평하늘길을 지나 철암까지 협곡
열차가 출발하자 여기저기서 와~~하는 탄성이 쏟아진다
청량산과 세평하늘길이 굽이 굽이 흑백 능선이고 수묵화 한점이다.
누가 설산을 풍경소리 한 두름 독경소리 한 두름 묶어 산사의 처마 끝에
걸어놨다고 표현했지만 오늘은 아니다.
설산은 아름다운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고 함박눈과 함께 휫바람을 불며
나무 끝자락에 날리던 눈꽃들도 아름다운 사람들의 발자국을 기억했다
눈길을 걷는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고 겨울 동화나라의 입성으로
나도 모르게 입에서 엘사공주의 Let it go 노래가 나왔다
열차 중간 국내 유일한 민간역사인 양원역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승부역에서 쉬는 10분을 활용, 조껍데기 막걸리 한잔과 오뎅탕을
먹어본다. 카아 좋다~~~
노랗고 달짝지근한 막걸리 한잔이 눈 쌓인 태백산맥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
열차 종착점인 철암에서 내려 철암 역사탄광촌을 둘러본다
걷는 걸음마다 쌓인 눈은 “여기가 강원도래요~~”
라고 나의 귓가에 속삭인다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지만 포대기로 아기를 업고 손 흔드는
아낙의 모습과 옛날 다방등이 정겨워 보인다
우리 일행은 아이젠등 겨울산행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도로 주변만
둘러보고 서둘러 점심 식사 이동했다
강원도의 곤드레 비빔밥과 나물들이 참 맛나다
건강한 밥상임을 눈으로 입으로 체험하며 한 그릇 뚝딱~~
이제 내가 기대했던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 트레킹이다
이동 중간에 인증샷 남긴 구문소 역시 탁월한 초이스였다
산을 뚫고 가로지르는 강을 볼 수 있었고 아주 옛날 홍수로 물이 불어
큰 나무가 떠내려오다가 석벽을 강타하여 큰 구멍을 뚫었다는 구설이
전해져 내려오지만 강길이 산을 넘는 국내여행 100선에 든 아름다운곳임에는 틀림없었다
우리 일행은 아이젠등 겨울 안전장구를 갖추고 이무기가 용이 되기 위해 훈련을 하였다는
검룡소 왕복 2시간 눈꽃 트레킹에 나섰다
눈은 이미 일행의 발목까지 쌓여 있었다
눈꽃 트레킹 길 옆으로 흐르는 눈 쌓인 계곡물과 죽은 몸뚱이를 하늘에 펼치고 있던
미주나무 한 그루가 온몸으로 눈꽃을 피우고 있다
이때부터 일행들은 거의 미쳐가는중이었다
뽀드득~~ 뽀드득~~
눈길을 걸으며 인증샷도 남기고 눈으로 가슴으로 설산을 감상한다
흔들리는 나뭇가지에 꽃 한번을 피우려고 눈은 얼마나 많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으랴
싸그락 싸그락 두드려도 보다 미끄러지기를 수백번은 족히 했으리라
바람 한 자락 불면 휙 날아갈 사랑을 위하여 햇솜 같은 마음을
다 퍼부어 준 다음에야 마침내 피워 낸 그 황홀함 자체이다
나를 둘러싼 모든것이 은회색 겨울왕국이며 모두가 드라마 주인공이다
사랑이 서툴러서 사랑이란 말도 제대로 못하고 살아온 나지만
곱디 고운 눈꽃송이와 상고대를 보는 순간 고백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비록 화려하지도 향기도 없지만 나뭇가지의 눈꽃은 사랑으로
영원히 남아 있고 싶다고 나에게 말하는것 같았다
소리없이 내리며 가만가만 속삭이는 눈꽃이 전하는 말들을
가슴으로 들으며 혼이 빠져서 혼 없는 2시간 가량의 신비한 겨울나라
동화속 멋진 트레킹을 마무리 했다
따뜻한 날씨에 함박눈 내리는 설산의 풍경을 보는 것은 아마도
천운이라 생각하며 끝으로 테마여행 준비하신 해피님께 감사함을 전한다
첫댓글 ㅎㅎ 가을동화님의 겨울동화 강원도 트레킹 태백 꼼꼼하게 잘ㅡ쓰여진 후기 글 읽고갑니다 👍
감성이 모습과는 달리 여성 여성합니다.
내년에 다시금 함 더 가볼까요? ^^
동화님
멋찐 후기글 즐감합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황홀한 하루의 여정을
잘 다듬어 올려 주셨네요
또 추억의 담길을 고대합니다
가을 동화님님 테마 여행
아름다운 후기 글 잘 적으셨네요
추억의 뒷장으로 옮겨둡니다
저녁 맛있게 드세요
멋져요..ㅎㅎ
와우~ 그날의 감성을
멋진 글솜씨로 잘
표현하셨네요
다시가고싶게 만드는 후기글에
저도 감성이 되살아나요
그날 정말 겨울왕국의
엘사가 되는듯한 착각속에
행복하였지요
후기 잘 읽었어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