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사태의 원인과 경제적 리스크
이집트 사태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으니
경제적 관점 중심으로 짧게 정리해 보도록 하자..
이번 이집트 사태는 30년 동안 장기 독재를 자행해 온 호스니 무바라크의 퇴진을 촉구하는 민주화 운동을 말한다.
호스니 무바라크는 안와르 사다트가 암살당한 1981년부터 독재를 해 오고 있는데 그간 비상사태법을 이용하여 경찰 권력을 불필요하게 확장시키고 검열의 합법화, 이유없이 시민 감옥 보내기, 정치적 반대파 숙청, 경찰들의 상시적인 폭력과 고문, 각종 권력형 비리 및 부패 등등으로...자국민의 고혈을 쥐어짜는데 한가닥하였다.
뭐.. 다카키 마사오와 전29를 떠올리면 이집트 상황이 전혀 낯설지 않다.
그런데 이번 이집트 사태를 필두로한 북아프리카의 상황을 살펴보면 이런 정치적 이유 못지 않게 경제적 이유가 아주 큼을 알 수가 있다.
권력에 대한 두려움에 대항하여 몸부림 치는 것은 '이성과 신념'이 필요한 행위이지만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대항하여 몸부림 치는 것은 '본능'이다.
이번 이집트 사태로 전염시킨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이 어떻게 시작했는지를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가 있는데...
재스민 혁명은 모하메드 부아지지의 분신으로 점화되었다.
모하메드 부아지지는 튀니지 중부에 있는 소도시 시디 부지드의 거리에서 무허가로 청과물 노점상을 운영했는데 작년 12월 17일에 그만 경찰 적발돼 청과일 모두를 빼앗기게 된다.
모하메드 부아지지는 당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당국은 콧방귀도 끼지 않고 거절했고 이에 모하메드 부아지지는 분신을 하게 되는데..
모하메드 부아지지는 대학을 졸업한 후 직장을 구하지 못해 노점상 운영이 그의 유일한 생계 수단이었다. 마지막 생명의 빵을 국가가 빼앗은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 봐야할 것은 모하메드 부아지지가 어떤 인물인가 하는 것이다.
그는 이번 사태의 상징적인 존재.. 바로 청년 실업자다.
이쯤에서 우리는 통계를 하나 봐야 한다.
그렇다면 전 세계에서 어느 지역이 청소년 실업률이 가장 높을까? 뭐 이쯤되면 눈치 깠겠지만...
전세계 지역별 청년 실업률 랭킹(ILO, 2009년)
1. 23.7% - 북아프리카
2. 23.4% - 중동
3. 20.8% - 동유럽&CIS(독립국가연합)
4. 17.7% - 선진국
5. 16.1% - 라틴
6. 14.7% - 동남아시아
빙고.. 1위는 북아프리카요.. 2위는 중동이다. 참고로 세계 평균은 13%이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몇몇 국가들은 급등하는 물가와 실업률로 개고생하는 상태에서 그래도 최근 환경이 좋아져 출산율과 영아생존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당연히 젊은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는데.. 지금까지 고용없는 성장을 해온데가 경제도 개판이니 청년 실업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업률 통계 연금술을 생각해 볼 때 실질 청년 실업률은 아마도 어마어마 할 것이다. 당연히 이번 사태를 주도한 세력은 20~30대 젊은 실업자들이다.
또 다른 이유는 2008년 때
아프리카와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식량 위기를 기억하는가?
230.7 - 이 숫자는 UN 식량기구(FAO)가 발표한 2011년 1월 식품가격지수이다.
224.1 - 이 숫자는 2008년 6월의 식량위기를 일으켰던 때의 식품가격지수이다.
가격지수가 이미 식량위기때를 넘어섰다.
돈은 없어 죽겠는데 식료품 값은 천정부지이다. 견디지 못한다.
참고로 2010년 이집트의 1인당 GDP는 2,771달러이다.
자..
1. 정치적 위험의 확산 가능성 = 장기 독재
2. 높은 청년 실업률과 낮은 1인당 GDP = 빈곤
3. 높은 인플레이션 = 식량난
4. 만성적인 재정적자 = 석유 오히려 수입하는 나라
이번 이집트와 튀니지 사태가 일어나게 된 배경의 요약이다...
그런데 비단 이집트와 튀니지만이 그렇지 않다.
많은 북아프리카 국가들과 중동 국가들이 같은 처지이다.
1. 정치적 위험이 확산 가능성 = 장기 독재
리비아(가다피, 42년), 이집트(무라바크,30년)
튀니지(벤 알리, 24년), 수단(알 바시르, 22년)
예맨(살레, 21년), 알제리(부테 플리카, 12), 시리아(아사드,11)
참고로 이름 옆에 숫자는 나이가 아님을 밝힌다. 독재 기간이다.
2. 높은 청년 실업률 = 빈곤
알제리(43%), 예맨(40%), 튀니지(31%)
이집트(23%), 이란(20%), 모로코(18%)
2-1 낮은 1인당 GDP(4천달러 이하, ) = 빈곤
튀니지(4000+), 시리아(3000+), 모로코(3000+)
이집트(2000+), 이라크(2000+), 수단(2000-)
알제리(2000-)
3. 높은 인플레이션 - 식량난 , 왠만한 국가들 대부분...
4. 석유 수입국
이집트, 튀니지, 요르단, 레바논, 모로코, 시리아
5. 반정부시위 확산
가봉 - 야당 지도자 지지 시위
알제리 - 집회금지 반대 시위
수단 - 물가인상 반대 시위
모리타니 - 정부개혁 요구
예맨 - 대통령 퇴진, 부정부패 및 빈부격차 해소 시위
오만 - 식료품 가격 상승 시위
일단 정리해 보자..
1. 이번 사태는 정치적 + 경제적 시위이다
2. 정치적 + 경제적 약세인 국가들로 전염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3. 이는 구조적인 문제이다.
여기서 눈여겨 봐야 할 것은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즉 진압하든 퇴진하든 미국이 힘을 쓰든 뭐를 하던...
쉽게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조적인 문제로 유명한 곳이 어디인가.. 바로 남유럽 돼지들의 유럽 재정위기인데..
유럽 위기 처럼 ... 적절한 이슈로 필요할 때 잘 활용될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누군가에 의해서?..
짧게 하려고 했는데 역시 필력이 부족해서 짧게가 안되네....
더불어..유가문제가 화두인데...
일단 액면으로 따지면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문제가 있는 나라들은 대부분 석유 수입국들이다..
즉 국제유가에 힘을 못 발휘하는 나라다..
그런데 이집트는 다르다..
물론 주지하다시피 이집트의 석유 생산량은 전세계 0.9%에 불과하다.
하루 66만 배럭 생산으로..
하지만 수에즈 운하가 있다.. 하루 100만 배럴 가량이다..
그런데 수에즈 운하에 가려 잘 언급되지 않고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이집트의 수메드 송유관이 있다.
하루 110만 배럴이 이 송유관을 타고 지중해로 가고 있다..
왜냐하면 수에즈 운하의 폭은 1천피트 밖에 돼지 않아서 대형 유조선 운항이 힘들다..
못가는 원유들은 송유관을 이용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이집트를 경유한 원유 배송은 전 세계 원유 생산량에 3%에 육박하게 된다.
(조사기관에 따라 2.6%~4.5%까지 다양하다.)
물론 지금은 수에즈, 수메드 모두 큰 문제가 없지만 사태가 악화되면 큰 화가 될 수도 있음을 염두해 둘 필요는 있다.
게다가 앞서 빈곤과 식량난을 동시에 겪고 있는 나이지리아, 앙골라, 알제리 등의 나라들이 이집트 사태처럼 일이 커지면 국제 유가는 요동 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나이지리아는 전 세계 원유 생산량에 2.6%, 앙골라는 2.3%, 알제리는 2.0%이다..
참고로 석유가 많아 부시때문에 힘들어한 이라크는 3.2%, 쿠웨이트는 3.2%, UAE는 3.2%이다..(2009년 기준)
물론 전세계 생산량의 12%를 차지하고 있고 하루당 4백만 배럴의 추가 생산량의 여력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있기 때문에 많은 완충작용을 하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사우디의 청년실업률은 25.9%에 육박한다..
리스크 요인이 잠재되어 있음도 같이 알아두자..
역시 이번 사태의 핵심은 '구조적 문제'라는 것에 있다.
정치..경제..국제관계.. 많이 꼬였다.
이집트 사태를 중심으로 한 북아프리카 중동 문제는
그러므로 시장에 적지 않게 그리고 상당한 기간동안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Mozart Violin Concerto No. 1 in B flat major, K. 207
1악장 Allegro moderato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