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이 포함된 황금연휴를 맞아 야심차게 준비한 고대산 글램핑 1박2일의 부푼 마음으로 짐보따리를 챙겨 밖에 나와보니 아침부터 소낙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그러나 비가오면 어떠리~~ 시간 지나면 비도 그치게 되있다는 것을 알기에 큰걱정은 안 되었다. 더구나 글램핑이라면 추위도 더위도 걱정할게 없다 8시반에 도킹하기로 했는데 부지런한 견우님이 30분 당겨서 와줘서 안전하고 편하게 캠핑장으로 달려갔다. 황금연휴임에도 불구하고 도로 정체없이 2시간 후 1차 정착지 포천의 비둘기낭 캠핑장 주차장에 도착. 부슬부슬 내리는 비와 마주하며 우산을 쓰고 폭포로 향했다. 주차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비둘기낭 폭포는 용암 유출에 의해 형성된 현무암 주상절리 협곡에서 형성된 폭포이고, 폭포 뒤 동굴에서 수백 마리의 비둘기가 둥지를 틀고 서식해서 둥지의 한자어인 낭을 붙여서 만든 이름. 생전 처음 들어보는 명칭이다. 그 이름도 생소하지만 이색적이라 관심이 갔는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이라하니 에메랄드 빛 소가 더 아름다워 보였다. 주차장 바로 옆에 잘 정비된 데크를 따라가면 어렵지 않게 비둘기낭 폭포 전망대를 접할 수 있는데- 높이가 꽤 있어서 스페인 론다의 누에보다리를 보는 느낌이었다. 사진 촬영을 하느라 노란우산 파란우산을 들었다 놓았다 하기도 했는데 그야말로 비오는날의 풍경이다. 그다음 코스는 바로 포천 한탄강 하늘다리다. 갑자기 사나워진 날씨. 비바람이 심하게 치며 우리를 시험하는 것 같았는데- 꿋꿋하게 다리를 향해 걸었다. 38억짜리 공사로 다리를 걸을 때 출렁거리는 현수교에 스카이 워크가 설치되어 있는데 유리가 깨져 천길 낭떠러지로 황천길 갈까 두려워 심장이 쫄깃해지는 소름에 등골이 오싹했다. 서둘러 관광을 마치고 한탄강의 중류 철원 고석정으로 고고씽~~ 철원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의 하나. 고석정은 주변경관도 아름답지만 요즘 여러가지 컬러의 철쭉꽃이 활짝 피어 보기가 참 좋다. 궂은날인데도 많은 관광객들이 나들이 나와 한탄강에서 뱃놀이를 즐기니, 명불허전 고석정이 이름값을 하고 있었다. 고석정 바로 앞에 고석암이라는 커다란 바위가 있는데 그 옛날 의적 임꺽정이 숨어서 지내던 곳이라 한다. 백정출신으로 탐관오리를 혼내주고 재물을 빼앗아 빈민에게 나누어 주었다하는데 종국엔 도둑잡는 토포사에게 붙잡혀 죽임을 당했다 한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사는 세상에는 언제나 탐관오리가 있기 마련인가보다. 요즘 같이 혼란한 시대에 임꺽정 같은 의적이 나타나 세금도둑 모두 박멸해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드디어 점심시간. 견우님이 추천한 맛집- 한탄강 매운탕 집에서 잡어 매운탕을 먹었다. 비도오고 날씨가 쌀쌀하니 따끈한 매운탕이 제격인 듯~ 널찍한 홀에 테이블마다ㅡ예약된 매운탕이 세팅되어 한눈에 유명맛집 이란게 검증되었고 자리잡기가 쉽지 않았다. 나물 밑반찬도 맛있고 매운탕에 수제비 듬뿍넣어 매운탕의 진수를 맛 보았다. 철원 고석정 가시면 꼭 한번 찾아가서 드셔보시길 강력히 권합니다.
식후 은하수교 탐방. 은하수는 밤하늘에 은빛 강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순우리말로 미리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은하수하면 생각나는 전설. 견우와 직녀가 은하수위에 오작교 다리를 놓아 1년에 한번 칠월칠석에 만났다는 슬픈전설 이 생각나기도 하는데-마침 견우님이 그곳에 함께했으니 우연이라지만 참 신기하기도 했다. 은하수교 옆 허허벌판에 몽골텐트를 친 DMZ마켓에서 요맘때만 먹을수 있는 두릅과 여러 가지 싱싱한 나물 장을 보고 다시 하나로마트 들러 목적지 고대산 글램핑에 안착했다. 글램핑B존에 쌍둥이처럼 붙어있는 두 개의 숙소가 만사님이 마련한 우리의 보금자리다 생각보다 아주 크고 넓어서 4명이 지내기는 아깝다는 생각에 단아님이 지인에게 sos를 쳐서 한사람이 더 합류하게 되었는데 그분이 바로 밤의 대통령이 불리는 밤통님이시다. 대충 짐을 옯기고 주변산책에 나섰다. 봄의 기운이 완연한 고대산에는 캠핑과 글램핑촌으로 형성되어 주변이 깔끔하게 잘 정비되어 있었고 비갠후라 공기 또한 상큼하기 이를데 없었다. 참새처럼 재잘거리며 걷다가 데크에 나란히 않아 쉼하면서 음악과 함께 일광욕도 하고 폐부 깊숙히 맑은 공기 한스푼에ㅡ평화로운 힐링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늘 바쁘게만 살다가 잠시 멈춤의 시간은 달콤한 솜사탕 같은 시간이었다. 몸풀기를 마치고 출출한 배를 칼로리가 적은 나물전을 만들어 고급양주 발렌타인을 곁들어 아주 맛나게 먹었다. 즉석에서 바삭하게 구운 나물전과 두릅숙회로 전반전을 마치고 어둑해질때쯤 맥주 한짝과 안주를 한아름 들고 짠하고 나타난 밤통님을 열렬히 환영하면서 후반전이 시작 되었다.
지금부터가 진짜다. 바비큐를 하기 위해 장작에 불을 지피는데- 바람이 세게 불어 애를 많이 먹었지만 불을 잘 다룰줄 아는 만사님이 실력 발휘를 하셔서 세상에서 젤 맛있는 양고기 구이를 먹을때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적당히 숙성된 양고기를 불에 태우지 않고 노릇노릇 미디움으로 구워 주셨는데 누린새 하나없이 깔끔한 맛에 한점 먹을때마다 한마디씩 하며 다들 감동의 도가니가 되었다. 양고기 전문점 쉐프보다 더 맛있는 양고기 구이와 소고기 구이등 오랫동안 바비큐 요리를 먹고 불멍하면서 노래도 하고 처음 만난 밤통님과 친교의 시간을 가지며 긴 축제의 시간이 지속되었다. 바람은 계속불어 불씨가 날아다녀 행여 화재가 날까 조마조마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ㅡ 덕분에 불꽃이 춤을 주는 환상적인 캠프파이어가 주는 낭만적인 분위기에 매료되어 더욱더 빛나는 축제의 시간을 보냈다. 밤통님. 이번 만남을 계기로 자주 나오셔서 함께 즐거운시간 가지셨음 좋겠습니다. 많은 음주를 했음에도 맑은 공기 덕분에 숙취도 느끼지 못하고 아침산행을 나갔다. 1시간 정도의 가벼운 산행을 다녀와 과일과 커피 그리고 연잎밥으로 식사를 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첫댓글후리지아님 글을 읽다보니 우리가 다녀온 코스가 아주 더 멋진 여행지로 느껴집니다.빗길에도 아무도 주저하지 않고 글램핑에 참여해서 아주 멋진 봄날을 만끽하고 온것 같아요. 비오면 어떠하리 ... 눈이오면 어떠하리 ... 일단 집을 나서면 새로운 자연이란 선물이 우리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으니 ... 가끔 이렇게 나를 새로운곳으로 안내해봄이 어떠실련지...^!^
첫댓글 후리지아님 글을 읽다보니 우리가 다녀온 코스가 아주 더 멋진 여행지로 느껴집니다.빗길에도 아무도 주저하지 않고 글램핑에 참여해서 아주 멋진 봄날을 만끽하고 온것 같아요.
비오면 어떠하리 ...
눈이오면 어떠하리 ...
일단 집을 나서면 새로운 자연이란 선물이 우리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으니 ...
가끔 이렇게 나를 새로운곳으로 안내해봄이 어떠실련지...^!^
ㅎㅎ 그새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단한번도 실망시키지 않는 느림산우님들
사랑합니다
사진보다 멋있고 사진보다 선명한
후기 덕분에 새록 새록 되새김질 하다 감니다.
은하수교가 그런 곳이었나요?
그럼 내년에 또 가야지요~ㅋ
감사합니다
글을 이리도 현장에 함께 있었던것같은 생생함을
전해주시니
굳이 안가도 되겠습니다~~~^^
댓글이기 보다는 여행기 입니다. 이 정도 글 솜씨면 블로거로 나서도 틀림없이 성공 예상됩니다~ 상큼한 여행기 즐감 입니다~
사진이 부족한 듯 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