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내 삶의 중심은 무엇인가?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그동안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혜에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도 주님께서 늘 동행해 주시고 은총으로 감싸주시길 기도합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복을 잘 간직하시고, 나누며 새롭게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서로에게 늘 복된 사람으로, 꼭 필요한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기원합니다.
오늘은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입니다. 우리 성당 주보는 성가정입니다. 나자렛의 성가정을 본받아 복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특별히 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 각 가정에 행복, 평화, 구원을 주시길 희망합니다.
예수님의 가정을 보면, 아버지 요셉은 목수 일을 충실히 하였고 그런 중에 하느님께서 보낸 천사의 말을 듣고, 믿었으며 마리아를 아내로 받아들였습니다. 거기에서 오는 어려움들을 묵묵히 잘 견디어 냈습니다. 헤로데의 손아귀에서 하느님의 아들을 구하기 위한 피난살이에서 오는 혹독한 시련을 묵묵히 받아들였고, 전 생애 동안 가난을 감수하시면서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의로운 아버지가 요셉입니다.
성모님께서도 천사를 통해 주어진 하느님의 말씀에 순명 하였고, 아들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길 바랐으며 그에게 일어나는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습니다.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 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루카2,35). 라는 시메온의 당혹스런 예언의 말씀을 들었으나, ‘주님의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으셨기에’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성모님은 믿음으로 복되신 분입니다.
성경을 보면, 요셉과 마리아는 파스카 축제 때 3일간이나 예수님을 잃고 걱정에 휩싸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찾아냈을 때 아들에게 들은 소리는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루카2,19).하는 말이었습니다. 부모는 이 말을 알아듣지 못한 채 마음속에 간직하였고, 예수님께서도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 더 이상 다른 말을 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나자렛으로 내려가, 부모에게 순종하며 지내셨습니다.
이렇게 나자렛 성가정에는 인간적 갈등과 고뇌도 있었으나 어려운 처지와 상황, 예기치 않은 일에도 불구하고 서로 간의 신뢰와 순명, 그리고 사랑이 넘쳤습니다. 서로의 다른 모습 안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찾고 따르며 지켰고, 각자의 소명에 충실하였습니다. 이것이 성가정의 모범입니다. 성가정은 고통이나 시련이 없는 가정이 아니라 믿음과 사랑으로 시련과 고통을 이겨낸 가정입니다. “우리는 가정 안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웁니다. 여기서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속해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가 자녀에게 신앙을 물려주는 곳이 바로 가정입니다”(프란치스코 교황).
우리는 쉽게 흔들리고 서로 간에 기대를 채우지 못해 상처를 주며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음으로써 벽을 쌓기도 합니다. 상대를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자기 방식으로 좌지우지하려고 참견하면서 불화를 일으킵니다. 하느님의 뜻을 찾기는커녕 상대를 무시하고 깔보기까지 합니다. 서로 손해 보는 일, 희생하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내가 이만큼 했으면 됐지 뭘 더 바라느냐는 식입니다. 부부 사이에도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에도 서로의 눈높이를 맞추기가 너무도 힘이 듭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있는 그대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자기 역할을 해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우리 가정의 위기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말씀에 머무는 사람은 ‘아무리 해도 다 할 수 없는 사랑의 의무’를 생각합니다. 요한 사도는 “우리는 우리의 형제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미 죽음을 벗어나서 생명의 나라에 들어와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1요한3,14). 하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13,34). 하셨습니다. 말씀은 곧 우리 삶의 길입니다. 그리고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오신 예수님은 우리의 해답입니다. 모든 문제의 해답이 예수님 안에 있습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말씀을 기초로 삼고 영성체를 통해서 주님을 삶의 중심에 모시고 말씀대로 실천하여 성가정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백악관을 기도실로 바꾼 대통령 링컨'이라는 책을 보면 너무나 가난했던 링컨의 어머니는 어린 링컨에게 성경만을 가르쳤습니다. 다른 것은 아무것도 해 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세상을 떠나면서 유산으로 남긴 것도 성경 한 권입니다. 링컨은 성경을 읽고 또 읽어 지혜를 얻었고 링컨의 삶을 이끌었던 분은 하느님이셨습니다. 그는 대통령(미국16대, 1861)이 되고 나서도 집무실 책상 위에 항상 성경을 두고 읽었으며 그 말씀대로 실천하려 애썼습니다. 그는 "성경은 하느님께서 주신 가장 좋은 선물"이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는 노예해방을 선언하기도 하였습니다. 주님과 함께한 결과입니다. 성가정의 핵심은 바로 삶의 중심에 하느님의 말씀, 말씀이 사람이 되신 예수님을 모시고 사느냐? 기도하고 사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집회서를 보면 “아버지를 공경하는 이는 죄를 용서받는다. 제 어머니를 영광스럽게 하는 이는 보물을 쌓는 이와 같다”(3,3-4)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누가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주고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 이 모든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주는 끈입니다...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이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면서,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콜로3,13-17).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하고 남편 된 사람은 아내를 사랑하며 모질게 대하지 말고, 자녀는 부모에게 순종하고 부모는 자녀들을 들볶지 않는 가운데 화목함을 이루도록 권고(콜로3,18-21)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 마음에서 하느님이 떠나면, 말씀을 멀리하고 영성체를 소홀히 하면, 허전함을 느끼게 됩니다. 마음은 메마르고 삶은 공허해집니다. 가정의 평화가 깨집니다.
그러므로 사랑이신 하느님을 삶의 중심에 모셔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행복의 원천이며 모든 해답이 거기 있습니다. 어떠한 처지에서든지 말씀과 함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어 우리 가운데 사시는 성체성사를 통해 영적 충만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말씀을 통해 하느님을 내 마음 안에 모셔 들이면, 육적인 사람이 영적인 사람으로 변합니다. 가치관이 달라지고 생의 목적이 달라집니다. 생활양식이 바뀌고 갈등이 사라집니다. 그러므로 말씀 안에서 해답을 찾고 행하는 성가정이 되시길 희망합니다. 주님을 모시지 않으면 모든 것이 헛되고 행복도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주님께서 집을 지어 주지 않으시면 그 짓는 이들의 수고가 헛되리라. 주님께서 성읍을 지켜 주지 않으시면 그 지키는 파수가 헛되리라”(시편127,1).
한 해를 보내며 부족했던 모든 것에 대해 하느님의 자비를 간구합니다. 아울러 새해에는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행할 수 있는 은총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첫댓글 🙏 🙏 🙏
사랑합니다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