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콜 기사로서...

저는 대리 업계로 들어온 지 아직 일년도 채 안 된 초짜입니다. 그러나 저는 개인적인 사정상 정상적인 직업을 구할 수 없기에 기왕 하는 대리 생활, 제대로 하려고 작심해서 투자도 많이 하고 홍보나 기타 업무도,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다른분들도 먹고 살기 위해서 열심히들 노력하고 계시겠지만요... 제가 대리운전을 하기 위해 투자한 돈은... 어떻게 어떻게 마련한 500만원으로 디젤똥차 한대, PDA, GPS, TRS 이렇게 장만해서 첫 오다는 똥차로 쏘고, PDA는 한손에, TRS는 오른손에, GPS는 팔뚝에 밴드로 묶어서 첨단기기로 무장하고 실시간으로.. (머리가 나쁘니 기계의 도움이라도...) 현황 파악해 가면서 달립니다. 그 전에는 저의 직업이 무엇이었냐고요? 운전이랑 전혀 관계 없는, 그리고 운전 면허는 3년이지만 운전은 거의 해 본 적도 없고, 길도 잘 모르는... 한마디로 운전기사 자질로는 빵점인 사람이었죠. 그래도 부지런히 부지런히 일해서 신입사원중에서 일평균 수입 1위도 해 보고, 몇몇 선배님들에 버금가는 수입을 얻기도 했습니다. 몇 시간 일하냐고요? 오후 5시에 복장 갖추고 현수막 달러 나와서 다음날 아침 9시에 현수막을 철거하니, ... 17시간 일하네요. 실제로 아침 10시경 취침해서 오후 4시에 일어나니, 저의 개인 일과는 "전혀" 없습니다. 정말 근 몇개월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는 전혀 기억 없고, 그저 날씨가 추워져서 이제는 코트를 입고 나간다는 것 밖에 생각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얼마 하냐. 가장 궁금하시겠지요. 이만콜 기사의 수입이 얼마일까.. 수입을 공개하기는 좀 그렇고요, 개수로 대강 짐작하실 수준으로 이야기해 드리지요. 오늘은 세 개 했습니다. 아직 새벽 세 시이니, 제가 강남에서 아침 7시까지 버티니까 한 건 정도는 더 하겠지요. 평균적으로 네 개는 하고요, 금요일은 대여섯개도 합니다. 이만콜이 전부 이만원만 받는건 아니라는 것은 아시죠? 팁도 있을테고... 또 택시비 마이너스도 있을테고... 물론 기본적인 입금액도 있지요. 하지만 항상 매출 십만원은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면 운전이 속칭 '지랄같을'거라고 생각하시겠죠. 네댓개를 하려면 얼마나 거칠게 몰아야 하고, 또 진상손님 처리 노하우는 어떨지... 너무 구체적인가요? 솔직히 과속, 좀 합니다. 물론 차 가려 가면서, 카메라 단속기 켜 놓고 과속하죠. 동부간선도로는 조심하는 편이지만, 내부와 강변북로는 평균속도 100Km/h 놓고 다니고 어쩌다 고속도로, 고속화도로 탈 때는 130Km/h 놓고 달리죠. 물론 카메라는 다 피하고 다니고요.(어쨋든 지금까지 한번도 찍힌적은 없으니까요) 가장 빨리 간 것은... 용산구청에서 수원 영통 홈플러스까지 출발부터 주차까지 18분 걸린 것인데, 이런 경우는 손님이 과속을 지시하신 경우이고요. 그러나 거친 운전은 삼가는 편입니다. 빨리 가도 거칠게 운전하지는 않지요. 왜냐하면 그것은 직접적으로 다른 운전자를 짜증하게 하니까요. 다만 적절한 신호 위반이라든지... 아시죠?... 하루 종일 그렇게 운전하고 나면 어쩔때 예닐곱시에 마지막 오다를 받을 때가 있는데, 사실 그때가 가장 위험하죠. 거불거불한 상태에서 운전하니까요. 그래도 그날 하나 더 해서 십만원을 채우거나, 넘기는 경우는 즐겁습니다. 순수입이 어느정도는 되는 거니까요. 문제는 이렇게 운전하시는 분이 거의 없을 겁니다. 대리기사를 아르바이트로 하시는 분들 빼놓고, 업으로 하시는 분들 중에서도 이렇게 근무하시는분들은 드물걸요. 왜냐하면 5시에서 7시 사이에는 거의 타사 오다를 진행하니까요... 대리운전때문에 투자하시라는 것도 아니고, 또 지독하게 일벌레가 되시라는 뜻도 아닙니다. 다만, 이만콜 기사든 정상콜 기사든, 어느정도 이상 일하시면 웬만큼 수입은 되지 않겠나 하는 말을 조심스럽게 해 봅니다. 참고로 제가 아무리 이만콜 기사이다 하더라도 이만콜은 문제가 많은 요금이라는 것은 분명하게 시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