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다 - 스후 - 하마타 – 고쓰 - 아사리 - 니마 - 오타 - 하네 - 이즈모 / 143Km
오늘도 눈을 떠보니 5시입니다.
일상이 단순해지니 착해(?)지는 모양입니다.
눈뜨면 자전거에 올라 달리고, 멈추면 먹거나 자고...
일찍일찍 일어납니다.
헌데... 일찍 일어나면 착한건가?
뭔가 이상해...
어디선가 새 지저귀는 소리가 납니다.
한적한 시골 소읍답습니다.
잠시 호텔 마당으로 나가봅니다.
호텔 뒷편으로 흐르는 강가 둑에 올라섭니다.
아스라하게 동쪽으로 보이는 1,100m가 넘는 신뉴산에서
발원한 물이 달려와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마스다 강가를 산책합니다.
어디선가 아련하게 실비 바르땅의 노래라도 들려오는듯한 착각은
마스다 강가와 마리짜 강변의 추억이 같은 '마'씨(?)여서 그런가?
풀들이 말을 붙여오는듯 바람에 흔들리며 발목을 간지럽힙니다.
종일 자전거 위에 올라앉아 패달을 밟아야 하는 자전거여행에 있어
아침 저녁으로 짧은 산책이라도 하며 땅을 밟는 느낌은
유쾌함을 동반합니다.
호텔로 돌아와 싱글룸들이 있는 복도 끝에 비치된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와 컵라면에 붓습니다.
실패했습니다.
국물용으로 아침부터 라면을 먹으려했건만,
비빔라면이 되어버리다니...
할 수 없이 뻑뻑한 샌드위치로 아침식사를 합니다.
일곱시도 되지않았는데 패니어를 꾸리고 떠날준비를 합니다.
이젠 짐을 풀고 다시 싸는데도 이력이 났는지 금방입니다.
오늘 갈길은 거의 150Km에 달하는 먼 길입니다.
중간에 머물만한 도시가 없을 것 같아 제법 길게 여정을 잡습니다.
7시에 방을 나섭니다.
숙소 마당에서 자전거에 패니어를 매달고 있는데 나가오 사장이 나타납니다.
어제의 비행기 조종사 같던 오토바이 라이더 복장이 아니라 푸른 제복을 입었습니다.
호텔뿐 아니라 인테리어 사업도 병행하는데, 오늘은 작업이 있어서
인테리어 업체, 나가오 인테리어의 제복을 입었다고 합니다.
범상치 않습니다.
호텔 마당 창고에는 60년대의 구형 빨강색 로드 스타와
크림색 로드 스타 두대가 주차되어 있고.. 자동차 매니아인듯합니다.
오토바이 여행을 즐기고... 인생 참 재미있게 즐기는 분으로 보입니다.
바로 뒤이어 중학 1년생 딸 마리에가 나옵니다.
수줍은 말과 표정으로 기념품이라며 자그마한 상자를 건넵니다.
다소 당황스럽습니다.
어제 숙소를 제공받고, 저녁식사 또한 그리 환대를 받았는데,
게다가 또 기념품이라니...
뒤이어 아들 쇼고가 눈을 비비며 나옵니다.
나가오 사장의 핸드폰으로 기념사진을 남깁니다.
안전과 시인성 확보를 위해 자전거 뒤에 꽂고 다니는
깃발을 그가 빼와선 들고 찍습니다.
쇼고군과 마리에양을 차례로 안아주며,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사람이 되라고 축원합니다.
호텔을 떠나, 길을 가면서 뒤돌아보니
호텔앞 길거리에까지 나와서 계속 손을 흔듭니다.
마음이 찡합니다.
마스다의 다운타운인 아케보노 시가지를 갑니다.
어제 세탁하며 시간을 보냈던 빨래방을 보며 우회전합니다.
이제부터 국도 9호선에 올라탑니다.
지도상으로 보면 오늘은 종일, 질리도록 이 길만 타고 갑니다.
단순해서 좋기는 합니다.
잠시 마스다강 다리 위에서 숨을 돌립니다.
한가한 아침 강풍경이 마음마저 여유롭게 해줍니다.
이런 풍경... 참 좋아합니다.
잠시 난간에 기대 흐르는 물을 바라봅니다.
파주 헤이리 근처를 흐르는 곡릉천 같기도 합니다.
흠.. 삶도 저 강물처럼 유유히 잔잔하게 흘러갔으면...
벌써 등교시간인지
초등학생들로 보이는 아이들이 등교중입니다.
교복일까? 자세히 보니 체육복입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저렇게 자전거를 타고 등교를 하는 습관이 좋아보입니다.
그리고 한결 같이 헬맷들을 착용하고...
혹시 머리에 쓰니 착두인가...?
아이들을 향해 손을 흔듭니다.
서로 길건너편에서 손을 흔들고 지나갑니다.
오카미를 지나며 다소 쌀쌀했던 새벽 바닷바람이 수그러들며
땀이 나기 시작합니다.
바람막이를 벗으려 통학 버스 정류장에 멈춥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가 인사를 합니다.
한 아이가 호기심인지 자전거 짐을 보며 뭐냐고 묻습니다.
일본 여행중이라 설명하니, 학부모이신듯한 어머니 한 분이 아이들에게 말합니다.
이런 여행자들에게 친절을 베풀면
여러분도 나중에 반드시 그 친절을 선물로 받는단다...
그 말이 끝나고 출발하려하자
한 아이가 길가의 꽃을 한움큼 따오더니 자전거 앞에 뿌립니다.
아이들이 너도나도 꽃을 뿌려줍니다.
감격합니다.
작은 일이,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사람을 얼마나 행복하게 하는지
과연 나는 누구에겐가 이런 축복을 해주는 삶을 살아왔을까...
반성하고, 그리고 그렇게 살아올걸 하는 얇은 후회가 생깁니다.
어느 만큼이나 갔을까,
갑자기 길위 언덕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환호성 소리에 고개를 듭니다.
아이들이 담임선생님인듯한 분과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아까 정류장에서 만났던 노랑모자를 쓴 아이들입니다.
학교로 들어가지않고,
선생님과 같이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또 한번의 흐뭇한 마음, 그리고 기쁩니다.
아이들의 격려가 훨씬 더 마음 기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자잘한 언덕들이 계속됩니다.
오늘 가야 할 길은 언덕들이 많기로 소문난 코스인데
벌써 몇갠가의 작은 언덕들이 넘어왔는데 또 나타납니다.
차라리 큰 고개, 큰 산을 하나 넘는 것이
자전거 여행자에게는 편할텐데...
자그마한 언덕을 넘자,
정면으로 끝없는 바다가 펼쳐집니다.
해안도로의 특성상 오르고 나면 내리막, 내려가면 오르막...
바닷가에 도착할 즈음이면 다시 오르막길이
수도 없이 반복합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가슴을 펴고
숨을 크게 쉽니다. 그리고는
'헉-?!'
아니.. 저 뒤의 산들을 다 넘어가야 한단 말인가?
게다가.. 풍력발전기 바람개비들이 저렇게 줄을 지어 있는 것을 보면
바람까지?
지레 겁을 먹습니다.
오늘 고생 꽤나 하겠다는 생각이 스칩니다.
까짓거!
달려주지 뭐...
라만차의 기사 돈키호테가 풍차를 보고 말을 달렸듯이
나는 오늘 저 풍력발전기를 향해 자전거로 돌진하는거지..뭐!
그런데 로시난테는 어디 있나...?
또 몇개인가의 고개를 넘고 쉽니다.
쉬면서 나가오상의 딸 마리에가 건네준 선물을
그제서야 펴봅니다.
수건입니다.
어젯밤 온천을 하러 가며 수건을 찾았더니
수건을 준비해뒀던 모양입니다.
다시한번 그 세심한 마음에 더 감사한 생각이 듭니다.
수건이 필요하리라 이런 마음을 쓴 것 같아
그 마음이 짐작되어집니다.
하도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다보니
가는 길을 연장해도 좋으니
이 언덕길들의 양쪽 끝을 잡고 평평하게 쭉 펴버리고 싶어 집니다.
게다가 짧지만 터널들이 연속입니다.
오르막 올라가면 터널, 그리고 내리막, 또 오르막 - 터널 - 내리막의 반복입니다.
업힐 터널 다운힐... 업터다 업터다가 계속됩니다.
넘고 넘어도 언덕이라
듣기 불편한 말이 입에서 튀어나오려 가득 차 있습니다.
몹시 거북한 단어 몇가지가 생각납니다.
에라이... 꿀꺽 삼켜도 소용없습니다.
또 튀어나오려 우물거립니다.
아니 이런 정도쯤 힘들다고 가슴에 욕 제조창이라도 설립했나?
스스로의 인격에 심각한 회의를 해봐야 합니다.
그래도 한번은 합니다.
'에라이~ 욕!!!'
한편 생각하면 자동차로 만일 이 길을 간다면
환상적 드라이브가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 이 길을 올 일이 있다면... 그때는...
그때는?
당연히 또 자전거입니다.
하나마나한 싱거운 생각을합니다.
바닷가에 위치한 역입니다.
바로 옆에는 바닷물이 철석거리고,
지붕이나 역사도 없는 바닷가 간이역입니다.
헌데...?
이 역에서는 사람은 타고내리지않나?
역이름이 오리...?
오리들도 기차타고 다니남?
오리 전용역?
한 수 접고, 한 수 구부리고 사는 사람들 동네인 모양입니다.
오리.. 오리라...
그게 세상 넉넉히 품어가며 사는 지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리, 오리...!
얼마나 달려왔다고 국도 9호선이 벌써 징그러워집니다.
맑은 하늘, 푸른바다, 초록숲, 그리고 따듯한 사람,
그리운 고장 이와미라고 깃발을 펄럭이는
유우히파크 미스미 미치노에키에서 쉽니다.
아침식사가 부실했던지 배가 고파옵니다.
아침을 빵으로 오늘의 연료를 보충합니다.
물도 새로 사서 물케이지에 척- 걸쳐놓고
텅빈 벤치를 차지하고 커피를 마십니다.
스후를 지날즈음
길가 우체국에 들어갑니다.
그동안 들고다니던 무거운 지도책을
과감히 분철해서 한국 집으로 부칩니다.
조금이라도 무게를 줄여볼양 별 수를 다 써봅니다.
일에 서툰 아르바이트 할머니... 좀 늦습니다.
규정집을 보고, 그 규정집에 있는 그대로
소위 FM대로 일을 처리합니다.
일하게 된지 얼마 안돼서
외국으로 보내는 우편물을 처음 처리해본답니다.
그 자그마하신 할머니 덕분에
시골 바닷가 우체국에서
푹 쉽니다.
아르바이트 할머니, 그 규정집 다 읽으셔도 좋으니
서둘지마시고 천천히, 천천히...
우체국 창너머로
우리나라 강원도에서 출발했음직한 파도가
하얗게 포말을 일으키며 달려옵니다.
시골 바닷가 우체국의 창가에 서서
낭만을 느낍니다.
그래, 여행이란 이런 시간을 즐기고, 이런 풍경을 보러 오는 것이지...
거북이 할머니,
진지하고 꼼꼼한 할머니...
감사합니다, 그려...
엽서라도 써볼까...
엽서를 삽니다.
얼마만에 사보는 엽서일까..생각하며
엽서 몇장을 삽니다.
잠시 편한 길을 갑니다.
편한 길이라지만, 자전거 길이 잘된 길일뿐
여전히 오르내리막입니다.
예전 어떤 분이 이 국도 9호선 산인도를 지나면서
자전거를 내던지고 싶었다던 그 말을 이제사 이해합니다.
힉-!?
이제 얼마나 왔다고 벌써 그런 생각을?
바닷가를 지나지만 오른편에는 산, 산, 산
해발 1,000미터를 넘는 산봉우리들이 즐비합니다.
그 산자락 끝 바닷가를 지나가니
당연히 산의 한쪽 끝일뿐, 산은 산입니다.
바닷가라는 것은 뻥-입니다.
바닷가이니 길이 수평으로 평탄할 것을 기대했건만,
기대는 기대일뿐, 산은, 그리고 길은 자비롭지 않습니다.
하마다시에 들어섭니다.
오늘 목적지로 삼은 이즈모까지는
아직도 80여킬로미터라는 표시가 다리 힘을 풀리게 합니다.
속도계를 보니
오전내내 달려서 벌써 60여킬로미터 가까이 왔는데
앞으로도 80여킬로미터?
순간 오타까지만 갈까 망설여집니다.
50여킬로미터쯤 남은 오타까지만 가도
오늘 100킬로미터는 넘는데...
오타입니다.
오타, 오타...
기왕 오늘 이즈모까지로 목표를 잡았으니
오타는 잘못 타이핑한 오타입니다.
머리를 흔들어 머릿속 지우개로 오타를 지우고 이즈모를 다시 칩니다.
이/즈/모
바이패스가 유혹합니다.
직선으로 뻗은 길, 포장도 새포장에 차량도 별로 없습니다.
하도 오르내리막을 지나오다보니 강렬하게 유혹해옵니다.
자전거가 야속해 할만큼 오르내리막들에 지친 모양입니다.
그래도... 뒤에 태극기를 달고 있는데...
태극기가 살렸습니다.
그대로 직진합니다.
바이패스가 아무리 유혹해도
말리는 태극기의 손을 들어줍니다.
사람사는 일이 어디 편한 길만 있더냐
때로는 자청해서 구불구불하고 거친 길을 가기도 하는데
즐기자고 떠나온 여행에서 편한 길만 찾아서야...
길 하나 선택해놓고 인생사라니... 별소리를 다 합니다.
무슨 지방이 동네 길들마저도 다 언덕배기람.
평평하고 반듯한 길에 원수라도 지셨나...
이 동네 분들은?
시마네현 관리양반들...
길좀 다리미로 다려서 쭈욱 펴고, 대패로라도 다듬어서
쫙쫙- 좀 펴주시지...
열두시가 다 되어서 하마다의 길가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들릅니다.
묘합니다.
다른 곳과는 달리 지점명을 크게 적어놓았습니다.
세븐일레븐 하마다 고쿠분점
오늘은 마쿠노우치나 마키가 아니라 생선을 먹습니다.
데웠는데도 비린내가 확 풍겨옵니다.
흐미.. 반가운거!
정말 생선홀릭입니다.
별 말을 다 합니다.
생선좀 좋아한다고 스스로 생선홀릭이라니...
아니 비린내 홀릭이 좋겠습니다.
하여간 그만큼 생선을 좋아합니다. 그만큼 비린내를 좋아합니다.
좀 변태인가?
고추장을 잔뜩 꺼내놓고 생선을 찍어먹습니다.
아까워서 조금씩조금씩...고추장 말고, 생선이 아깝습니다.
조금씩 맛을 보며 먹습니다.
뜨끈뜨끈 달궈진 아스팔트에 보자기를 깔아놓고 앉아,
뜨거워서 힙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도
열심히도 먹습니다.
디저트는 어디선가 바닷바람에 실려오는 꽃냄새
그리고는 죠지아 커피까지...
럭셔리 식탁이었습니다.
아스팔트에 깔아놓은 보자기 식탁!
마을들이 드문드문 있고,
그마저 인가가 뜸해서인지
이 편의점은 경차를 사용해 배달까지 해주는 모양입니다.
편의점이 동네 슈퍼 기능까지 겸하는 다기능입니다.
출발하려 경차 너머의 하늘을 보니 구름가득한 모습이 보입니다.
그제서야 아침 뉴스를 볼 때 비올 확률이 최대 40%나 되었음을 상기합니다.
식사를 하고 바로 나타나는 언덕
천천히 천천히 패달을 밟아가며
힘겹게 언덕길을 오릅니다.
땀은 흘러 눈속으로 들어가 눈이 쓰려오는데
씽씽 지나가는 차에서 힘내라고 '감바레 감바레' 외치며 지나갑니다.
이제 이 언덕길에서는 멈출래야 멈출 수도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감사하긴 한데... 모른척 그냥 지나가주시지...
그래도 쉽니다.
주류유통업 고릴라의 주류창고 옆 풀밭입니다.
마시지도 못하는 술이지만,
이럴 때는 저 고릴라로 빙의하여
시원한 맥주를 단숨에 한잔쯤 마셔버릴 수있을 것 같습니다.
고쓰를 거의 통과할 무렵
시원한 바다가 나타납니다.
텐트와 침낭 등 캠핑용구들을 가져왔으면
이곳에서 며칠이고 캠핑을 하고싶은 생각이 드는 캠핑장입니다.
바닷가 언덕위 너른 잔디밭 풍경이
아무 생각없이, 일상사를 잊고
며칠쯤 삶의 휴게소로 삼아 지내고 싶은 곳입니다.
잔디공원, 잔디 캠핑장 한켠에는
바닷바람에 흔들리며 핀 야생화들...
짙은 초록 잔디를 배경삼아
예쁘기들도 합니다.
두시가 넘어 마이노이치 미치노에키에 들어갑니다.
제법 현대식으로 깔끔하게 잘 지어진 길참, 역참 입니다.
화장실을 다녀와 커피를 마시며
관광안내판을 봅니다.
어디쯤 가고 있을까... 이 부근에는 어떤 관광지들이 있을까 살피며
조금 바라보다 보니 뭐가 좀 이상합니다.
순간,
에라이... 도적들이네...!
왼쪽 위편 구석에 떡-하니
우리 독도를 죽도, 다케시마라고, 자기들 영토라고
적어놓았습니다.
뭐라?
이 안내판에 그리움의 고장 이와미라고?
그리움은 커녕 '도적놈의 고장 이와미'일세, 이 작자들아!
벌써, 1세기도 전에 그대들의 나라에 등장했던 파쇼적 정치문화,
그 난세에 등장한 파쇼세력들에 의해 인간성 상실과 폭력을 정당화했던 자들의
낡은 도적질, 파렴치한 사고를 아직도 계속한다, 이말이여?
언제까지 그 야만과 폭력을 계속할텐가... 이 미련한 자들아!
사람이 성숙해져 간다는 것은
남을 설득하려고 하는 마음보다,
그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좀 더 넓어지는 것을 말한다고 하지만,
남의 땅을 자신의 땅이라고 우기는 억지를 보면
성숙해지고 싶은 마음 하나도 없어집니다.
안내판을 상대로 씩씩거리다가
길을 떠납니다.
고개를 오르다 힘들어 쉬려는 순간,
옆을 바라보니 왠 여행자들이 쉬고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갑니다.
그들도 쳐다보고 있습니다.
'힘들지요?'
'반갑습니다'
노랑색 허머를 타고 있는 남자는 아키다에서 출발해 혼자 여행중이랍니다.
패니어도 없이, 심지어 텐트까지 배낭에 매단채...
그 옆에서 쉬고 있던 여성분은 오키나와 나하 출신으로
40일전 오키나와를 출발해 여기까지 왔다고 이야기합니다.
오래된 배기량 낮은 오토바이에 캠핑장비들이 주렁주렁합니다.
둘다 캠핑여행중인데 엊그제 만나서
여정이 같아서, 동행한다고 합니다.
그을린 얼굴들에서 오랜기간 여행한 흔적들이 보입니다.
오토바이가 먼저 가서 캠핑장소를 잡아놓거나,
쉴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자전거가 따라가는데
그게 서로 의지가 되어서 재미있다며 서로 '맞지, 맞지' 하며 웃습니다.
그들은 좀더 쉬어야겠다며 계속 앉아있고
오늘 가야할 길이 멀어 자전거에 올라타는데
나하 아가씨가 잠시 멈추랍니다.
이 고장 특산이라고 해서 샀는데 같이 먹자며
댓잎에 싼 모찌를 꺼내 건넵니다.
말이야 괜찮다고 하지만, 손은 덥석 받습니다.
고맙습니다, 오키나와 아가씨, 허머 총각!
쉬이 얻은 기쁨은 또한 쉽게 사라진다 했거늘
이 언덕이 얼마나 오래 가는 기쁨을 주려고 이리 험하다냐... 중얼거리며
올라보니 전망이 여간 좋은 게 아닙니다.
넋놓고 바다를 바라봅니다.
여행중 잠깐잠깐 만나는 이런 풍경들의 달콤함을
잊지 못합니다.
지나치는 사람들에게야 아무 의미없는 풍경이지만,
기억속에 남겨진 이런 프레임의 풍경은
참 오래도록 흐뭇하게 여행을 추억하게 하곤 합니다.
오늘따라 자주 쉬기도 합니다.
그만큼 언덕배기들에 지쳐있다는 반증입니다.
언덕배기들이 마치 좀비떼 같습니다.
오르고 올라도 계속 나타나는 징그런 좀비들 같기만 합니다.
일본 어디를 가도 있는 DIY 체인점에서 쉬면서
물을 보충하고, 얼굴에서 서걱거리는 소금기도 닦습니다.
그리고는 커피를 빼서 마시며 화초들, 야채 모종들을 구경합니다.
조그마한 땅이라도 있으면 무언가 재배하는 동네답습니다.
온갖 모종들이 다 있습니다.
어라?
토란입니다.
아무 맛도 없는 맛으로 즐기는 토란!
무미무취한 맛이어서 주변 사람들이 잘 먹지를 않는데
이상하게 그게 좋아서 토란만 보면 아주 잘 먹습니다.
혹시 내가 아무 맛도 없는 밍밍한 사람이라서인가?
어쩌다가 국물을 우려내려 토란국이라도 끓이게 되면
토란 건더기는 온통 독차지입니다.
이 나라에서도 토란을 즐기나..?
음식점에라도 들어가면 토란음식이 뭐가 있는지
물어봐야겠습니다. 맛도 보고.,..
통과할 때마다 세던 터널수를 포기합니다.
아니 잊었습니다.
스물대여섯개까지 헤아렸던 것 같습니다.
도대체 오늘 터널을 몇개나 통과하나 세어보자하고
세었건만...세다가 잊었습니다.
오늘 온갖 터널을 다 경험하는 날입니다.
오르막터널, 내리막터널, 올라가서 내려가는 터널 등 부터 시작해서
긴터널 짧은 터널, 넓은 터널 좁은 터널, 젖은 터널 마른 터널
새터널 옛터널, 온터널 반쪽터널, 해변터널 산중터널 등등등등
세상에 있는 터널의 종류를 다 지나온 것 같습니다.
국도 9호선은 별칭이 산인선, 산인가도가 아니라
국도 터널선, 터널가도라 해도 무방합니다.
터널이 그만큼 많다는 것은 오르내리막,
즉 고개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니...
터덕거리며 길을 가는 터덕가도인가?
네시경 또 쉽니다.
오늘은 철저하게 한시간 달리고 10분 쉰다는
자신이 세운 여행 라이딩 규칙을 잘 지킵니다.
그리곤 쉴 때마다 뭔가 끄적거립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말마따나 '의욕없는 공부가 기억을 해치고,
식욕없는 식사가 건강에 해롭'듯이 달릴 힘도 없는데
무작정 패달을 굴리는 것이 여행의 좋은 추억을 해치지 않을까...라고
적었습니다.
힘들어서 쉬면서 별스럽게 가져다 부치기도 잘합니다.
바다와 숨바꼭질 하듯이, 바다는 보였다 안보였다를 반복합니다.
보였다 사라지고, 사라졌는가 싶으면 또 나타나는 바다...
힘은 들지만, 오늘은 바다를 위안삼아,
피로회복제삼아 가고 또 갑니다.
귀 기울이면
파도소리와 고요가 동거하는 순간,
고요와 철석이는 소리가 공존하는 그 순간의 바다가
좋습니다.
이렇게 바닷가에서 쉬는 휴식이
차들 오가는 도로나 편의점에서 쉬는 것보다 훨씬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바닷가에 근사한 집을 짓고 일본 제일의 젓갈이라는 선전문구를 내건
와다진미에 들어갑니다.
젓갈을 사러 들어간 것이 아니라,
언듯 보기에 음식점 같아 요기나 하러 들렀는데...
입구에 자전거를 세우는데,
누군가 반갑게 '안녕하세요' 하며 멀리서 뛰어옵니다.
응? 누구지...?
우리 말이 능숙한 점원 아주머니입니다.
이미고인이 된 박용하 팬클럽 회원이랍니다.
엊그제도 박용하 묘지에 성묘차 한국에 다녀왔다고 합니다.
한류의 힘 참 대단합니다.
팬클럽 회원끼리 모여 공부한 한국어라는데
전혀 소통에 지장이 없을뿐더러 세밀한 감정표현까지 잘합니다.
명찰을 보니 '친절한 카와카미'라고 적혀있습니다.
그 아주머니가 지지미가 권할만하다고... 지지미를 다 알다니..?
그래서 지지미를 주문합니다.
오징어 지지미가 맛이 제법 그럴듯합니다.
아구.. 저 달달한 소스만 없었더라면... 더 맛있었을텐데...
이 고장에 왔으니 이 지역의 좋은 곳들을 다 보고 가라면서
관광지도와 안내서를 가져다 줍니다.
카와카미상, 고맙습니다.
오징어 부침개가 나오기 전에 맛이나 보라면서
장어뼈를 튀긴 고소한 튀김까지 서비스로 주시고...
일본을 달리다보면 자주 보게 되는 것이
그 지역 출신 명사의 동상입니다.
가장 많이 보게되는 것이 교육자와 지역을 일으킨 상인,
그리고 시인과 화가들의 동상인 것이 이색적입니다.
어디선가는 만화가도 있고, 야구선수도 보았고
신주쿠에도 있지만, 개와 고양이의 동상도 가끔씩 보게됩니다.
동상으로 기념하고 기리는 일이 보편적인 나라 같습니다.
동상 앞에서 쉬면서, 예의상 쉼터를 마련해준 이 분은 누굴까 살펴봅니다.
역시 교육자입니다. 이 지역출신 상인으로서 경제적 부를 이루고
그 돈을 학교 짓는데 썼다, 그래서 그를 기린다. 대충 그런 내용입니다.
발문은 당시의 총리대신인 다케시타 노보루가 적은 것을 보면
꽤나 알려진 인물인 모양입니다.
잘 쉬고갑니다. 무로사키씨-!
지치도록 바다를 바라보며 가는 길이
그치지 않습니다.
하루 종일 바다가 옆을 지켜줍니다.
아무리 보아도 싫증나지 않는 바닷가 길...
아침부터 시작해 계속 바다와 함께 합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그림처럼 서있는 풍경들에 감탄합니다.
있는듯 없는듯 여백으로 서서 육지를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바다
그 바다가 좋습니다.
'언덕 위에 줄지어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나무 뒤에서 말없이
나무들을 받아안고 있는 여백 때문이다'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비어 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고
노래했던 도종환 시인의 마음을 알 것도 같은 마음이 됩니다.
오늘,
오늘 달리는 이 길은,
오늘 추억될 이 여행은
바다가 그 여백이 되어줍니다.
쉬려고 가드레일에 기대어 세워놓은 자전거에서
오늘따라 우정을 느낍니다.
지금까지 잘 달려준 것이 고맙고,
몇번의 펑크가 있었지만, 잔고장도 안나준 것이 고맙습니다.
너의 자유로운 길을 가라
자유로운 영혼들이여...
푸시킨의 말처럼, 자전거 위에 올라
여기저기 자유롭게 내달릴 수 있고,
이렇게 자유로운 여행을 가능하게 해준 자전거에,
자전거 타기를 배운 것이, 자유롭게 떠날 용기를 준
자전거에 우정을 안가지면 그건 배신입니다. 배신...!
흣-! 그런가...?
하늘이 점점 수상해집니다.
일기예보대로 비가 몰려오는듯
구름이 공중을 지배하고, 파란 하늘대신 지상을 내려다봅니다.
서서히 돌던 풍력발전기 풍차도
점점 속도를 빨리하고,
점점 어두워지며 패달링도 점점 속도가 빨라집니다.
도착할 때까지 비야 오지마라...중얼중얼거리며
열심히 패달을 밟습니다.
다섯시가 넘어서며 드디어 한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이제 새롭게 시작되는 타기, 저 타기 고개만 넘으면 되는데...
후두둑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하는 빗소리에
열심히 바퀴를 굴려봅니다.
점점 비에 젖어가는 아스팔트를 보며
멈춰서서 서둘러 패니어에 레인커버를 씌우고
우비를 입습니다.
덥습니다.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 비닐 우비는
간간히 내리는 빗방울보다 많은 양의 땀 때문에
오히려 안에서부터 젖습니다.
땀범벅이 되는 기분입니다.
잠시,
남의 집 처마밑에 서서 쉽니다.
소나기를 피하며 비를 그으며 섰어도
언듯 엉성한듯 하나 잘 가꾸어진 집앞 작은 화단에는 눈이 갑니다.
예쁘장한 완상용 꽃들이 아니라
야생초를 자연스럽게 뿌려놓은 감각이 좋습니다.
자연적으로 심어져, 비를 맞는 그대들이나
여행하다 처마밑에서 비를 긋는 나나 같구나... 풀들아..
타기 고개 정상부근을 지나는데 어디선가
'가자-!' '가자-!'
외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캠핑장 부근 언덕 옆에서 길가로 뛰어나오며 손을 흔들고
소리를 칩니다.
'가자-!' '가자-!'입니다.
몇시간전 만난 오키나와 나하 아가씨입니다.
이 길로 지나가리라 예상하고 바라보다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손 흔들며 소리를 쳐 격려해주는 것 입니다.
'가자-!'는 아까 쉬면서,
가르쳐 준 구호입니다.
어디를 향하든, 무엇을 하든 결단을 내려
힘차게 출발할 때 하는 소리라고 했더니..
잊지않고 빗속을 달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그렇게 소리치고 있습니다.
마주 손을 흔듭니다. 뭉클해져서 손을 마구 흔들어줍니다.
빗속을 달리며, 마주 손을 흔들며 열심히 정상을 향해 갑니다.
같이 소리칩니다.
'가자-!'
정상에 올라 뒤돌아보니
오키나와 아가씨는 비를 피해 들어갔는지 모습이 보이지않습니다.
대신 그녀가 떠나온 고장, 오키나와를 닮은 바다가
비에 젖습니다.
바다는 비에 젖지않는다고?
바다는 비를 품는다고?
이제 보니... 다 뻥이네!
잘만 젖는구만...
비가 이리 내리니 바다도 비에 젖어 우중충하구만...!
무려 네시간쯤을 비를 맞아가며
아무 생각도 없이 달립니다.
그저 고글 사이로 들어오는 빗방울을 눈을 깜빡이거나,
머리를 흔들어 시야를 확보해가며 빗길을 달려 이즈모를 향해 갑니다.
타이어 앞만 바라보고 비에 젖어 번들번들한 길에서
미끄러져 넘어질까 노심초사하면서,
이미 젖어 물기가 짜지는 장갑낀 손으로 꽉 움켜쥔 핸들바,
어깨가 뻐근하도록 꽉 쥐고 조심조심 어둠 내린 밤길을 가기만 합니다.
이미 온몸은 옷 입은채 샤워한듯 물이 줄줄 흐르고...
어두운 길은 라이트를 켜봐야 빗물에 반사돼서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천행을 바랄뿐!
지칩니다.
밤 9시가 넘어서야 숙소에 들어갑니다.
이즈모에 도착해서도 시가지를 돌고돌아
숙소를 찾아 들어갑니다.
방에 들어와 짐들을 여기저기 늘어놓고 말립니다.
방수커버를 씌우고 우비를 입었어도
스며드는 물과 땀에 젖은 옷 등을 꺼내놓고 말립니다.
식사에, 먹는 것에 목숨 건듯이 먹을 것을 챙겼던 여행인데도
그 시간까지 아무 것도 먹지않았음이 그제야 생각납니다.
한참을 쉬고서야
세탁물을 들고내려가 세탁실 세탁기에 던져넣고
저녁식사 도시락을 사옵니다.
고픈 배를 채우려 빠른 손길로 많이도 먹습니다.
그제서야 이즈모의 밤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비 내리는 이즈모의 밤,
적요롭다... 할만큼 조용한 이즈모의 밤입니다.
용케도 이 비내리는 밤길에 140킬로미터 넘겨 달려왔구나...
안도의 숨이 쉬어집니다.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아스팔트는 비에 젖어 반짝거리고,
이즈모는 깊어가는 밤속으로 가라앉아 갑니다.
첫댓글 일찍 일어나는 건 '착한'이 아니고 '새나라'입니다.ㅎㅎ
어린이만 그런가.... 무튼 "새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일어납니다~~"ㅎㅎ
흥미진진한 피아노님의 여행기.. 깔깔 웃다가.. 찡끗 눈물도 났다가.. 살짝 미소도 머금으며...
하루 140km라...
이건 사람이 아니라 짐승 인거죠잉.... (죄송...~.~)
새나라 어린이로 빙의된 모양입니다.
숙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대도시를 목표로 달리다보니 너무 무리한 거리를 달린 날이었습니다.
일본 서부지방은 대도시들이 별로 없고, 자그마한 소읍들이라... 어쩔 수 없는 140Km 였습니다.
다시는 그렇게 무리한 라이딩은 안하리라 마음먹은 날이기도 하구요. 지리산님, 늘 감사합니다.
오늘은 힘든여정이었군요 컨디션 관리 잘하시어 끝까지 홧팅하셔요~~
지금까지 여정중 코스가 가장 길고, 오밤중 우중라이딩까지 겹친 날이서 그랬었던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 친절을 베풀면 훗날 네게 돌아온다~~~
그 말에 꽃을 따서 뿌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좋은 말씀 잘 새겨 실천하도록 할게요!!
그 학부모와 아이들의 말과 꽃에 감동했었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이번후기 사진들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근디 일본 번화가빼고 일본의사진속 찻길,거리 풍기는 기운은 웬지 우리나라 경주가 자꾸생각납니다 이번에 형님 만히이도 돌아댕기셨네요
어떤 때는 길을 가다가 우리 나라를 달리는 듯한 착각이 들만큼 닮은 산하가 많더구먼.
다른 때보다 많이 돌아다녔지유? 작심하고 떠난 여행이어서... 많은 도시, 긴 여정을 잡아서 그런개비여...
힘든 여정이지만 중간중간 메모습관, 자기 절제가 대단하십니다... 이렇게 살아 있는 좋은 글을 공개해주시기 너무 감사하네요..
아쿠.. 고마운 말씀, 감사합니다.
사마네현 단어가 나올때 독도를 자기네 행적구역에 편입시킨 나쁜 동네라는게 반사적으로 떠올랐는데 역시나 관광안내지도에도 그려넣었군요. 일본애들하고 일 얘기하다가 동해를 언급할때가 있는데 그러면 일본해 or 동해 어느걸 사용할지 순간적으로 망설이다가 일본해를 사용합니다. 동해는 너무 주관적인 명칭이라서 일본애들한텐 동해가 서해지 어째서 동해인가라는 자기모순에 빠지며 일본해라는 명칭을 사용하게됩니다. 동해명칭을 한국해라던지 좀 객관적인 명칭으로 바꾸었으면 좋겠는데 바꾸기에는 넘 늦은감도 있겠지요. 처음 이름을 정할때 잘 했어야하는데...
그렇지요? 우리의 서해가 중국에서 보면 동해이나, 국제적 명칭은 중국측의 명칭인 누런바다, 황해로 불리우며
우리 나라에서도 별 이의없이 수용하고 있지요. 그 점을 원용한다면 돌핀아우의 말대로 객관적 명칭을 부여하고,
우리도 예전부터 그렇게 가치중립적 용어를 사용했더라면, 역사적으로 앞섰던 우리 나라쪽 명칭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일본쪽의 억지로 야기되는 논란의 여지가 없이 우리쪽 명칭대로 사용할 수있었을텐데 좀 아쉽지요?
하나, 독도에 관한한 일본은 야만적인 도적놈(!)들이지요. 못된작자들같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