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알프스 종주 ]
♧ 일자 : 11월 3~4일 1박2일 1박[피앗재산장]
♧ 출발장소 : 오산
♧ 참가자 : 나홀로
♧ 산행코스: 서원리 -풍혈-구병산 -장자동고개-갈령 -형제봉-피앗재-피앗재산장 [1박]
피앗재-천왕봉-비로봉-신선대 -문수봉 -문장대-관음봉-속사치 -하산-대흥동
♧ 산행시간 : 첫날 15시간 [알바 포함] 둘째날 10시간 [알바포함]
[첫째날]
지난번 영남 알프스를 종주하고 이렇게 힘든 산행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고
또 충북 알프스를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종주도 중독인가 아니면 힘든 고통도 시간이 지나면 잃어버리는 망각일까
산행을 공지하고 5명이 간다고 신청을 했으나 각자 개인들의 뜻하지않은 일 때문에
출발하는날 3시간 전에는 혼자라는걸 알게 되였다
어찌할까 어찌하면 좋을까요 ~~ 박장대소는 혼자 가지말라고 한다
나도 고민을 하지만 손은 배낭을 꾸리고 있었다
그래 혼자라도 가는거야 무모한 도전일수도 있지만 또다른 경험이겠지
3시반에 일어나 1시간 30분 정도 승용차로 가서 서원리 출발 지점에 도착하니 5시 10분이다
차를 세우고 차안에서 내려야 하는데 또 고민이다
아직 날은 어둡고 조용하고 서쪽 하늘에 반달 만이 떠서 나를 지켜보고 있다 용기를 내라고 ...
날씨가 좀 밝아지면 기다렸다 출발할까 아니면 렌턴을 키고 올라갈까
좋아 출발하는거야 시동을 끄고 5시 30분경에 렌턴을 키고 산행은 시작되였다
오르는 가쁜 숨소리만에 정적을 울리고 멀리 보이는 가로등 불빛만이 보일뿐 세상은 조용하다
혼자지만 난 혼자가 아니야 저 달님이 나를 지켜주고 있잖아 ... 혼자 중얼 거린다
무서움도 사라지고 오로지 낙엽 밟는 소리와 대화를 한다 스끄럽다 조용히 좀 해라
6시가 넘어가니 동쪽하늘에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 한다
오늘도 해는변함없이 떠오른다
멀리 바라보이는 마을과 산 능선이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한다
등산객은 아무도 지나가는이 없다 오로지 고독을 즐긴다 자연과 함께...
8시 30분경에 산천을 내려다 보며 아침밥은 누릉지를 끊여 먹는다 또 다른 맛이다
구병산이 가까워질 즈음에 풍혈이라는 곳이 있다
산 능선에 조그만 구멍이 있는데 안에서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것 같다
습기가 있고 이끼가 끼여있다 참 자연의 이치가 신기하다
조금 오르니 구병산 정상이다 전망이 끝내준다 청주에서 등산객이 단체로 와서 족발과 막걸리를 마신다
사진도 부탁하고 내가 단체로 사진도 찍어주었다
구병산에서 능선을 따라 가는 등산로는 암능이 난코스가 많다
그냥 갈수가 없지 조망도 관망하고 암능도 즐긴다 혼자 온 남아공 친구도 만났다
암능구간을 올라가려고 만들어 놓은 계단을 밝고 일어서는데 갑자기 쿵소리와 함게 별이 반짝한다
머리를 부딪쳐서 피가 흐른다 얼른 손수건으로 지혈을 하고 상태를 보니 심하지는 않지만 멍해진다
갖고간 청심환을 먹고 약을 바르고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구병산 암능구간이 끝나고 나니 계속 이어지는 낙엽길이며 이제 등산객은 거의 없다
낙엽이 어찌나 많이 쌓였는지 등산로가 잘 보이질 않는다
바스락 ~바스락 ~오르고 내리는길도 미끄럽고 빨리 걸을수가 없다
허지만 어쩌랴 천지가 낙엽인뿐인걸 즐겨야지 낙엽을 친구 삼아
낙엽 너희들은 비록 나무에서 떨어져 존재 가치를 상실하지만 나무를 위해 밑거름이 되여
또 다시 나무를 성장시키는 일을 한다
우리네 인생사도 마찬가지일거라는 생각에 대자연의 순리에 숙연해진다
2시경에 점심은 라면을 끊여 먹고 걷고 또 걷느다
낙엽을 많이 쌓이고 토끼길 같은 이코스는 등산객이 없고 이정표도 제대로 되였지않아
등산로를 이탈하여 1시간 가까이 알바를 했다 그 심정 아실거에요
짜증 내봤자 나만 손해 어찌하랴 결국 나 혼자인걸...
해는 자기 할일을 다 했는지 서산마루를 넘어가는데 난 갈 길은 아직도 멀다
한참을 하산하면 한참을 올라야하는 코스가 이어진다
몸도 이제 에너지가 떨어져 지쳐간다 과일과 물 초코렛으로 충전을 하며 부지런히 오른다
날이 어두워지고 6시가 넘으니 걱정이 되여서 피앗재산장 아저씨가 전화가 걸려온다 어디쯤이냐고 ~~
난 알수가 없다 이정표가 제대로 없고 어두워서 잘 가고 있다는말만...
렌텐에 의지하며 오르고 내리는 낙엽길 등산로를 잘 찾을수가 없다 확인하고 또 확인 ...
이제는 전화도 안 터지고 누구에 도움도 받을수가 없다 오로지 내가 정신을 차려 목적지에 갈수밖에...
무서움도 모르겠다 내겐 가야하는 피앗재 등산로 표지판 뿐이다
형제봉을 지나 1시간정도 걸으니 시간은 8시간 넘어간다 그리고 만구계곡 피앗재산장 이정표가 나온다
휴~~ 다행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30분 정도를 내려가야 산장이 있다
산장 가는길도 나무가 쓰러진 나무와 낙엽 때문에 등산로를 여러번 이탈했다
멀리 동래 불빛이 보일때는 살았구나라는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온다
산장에 도착하니 주인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차려주는 밥을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먹고 씻고 나니 피곤한 몸은 꿈속으로 고고~~
[둘째날]
따뜻한 방에서 충전을 했으니 6시가 넘어서 출발이다
어제 내려왔던 능선까지가 오늘은 그리 힘들지 않은데 어제는 왜그리 멀고 힘들었는지
천왕봉을 향해 오르막의 연속이다
날씨는 흐리고 바람이 불며 심상치 않다
천왕봉에 오르니 제번 이곳에는 등산객이 많이 올라온다
비로봉 입석대를 지나니 구간은 암능의 전시장 같다 절경이다
어느날 TV에서 보았다 석화를 등산객이 따고 있다 비싸다고 한다
전에는 관심없이 지나쳤던 석화 이제부터는 관심을 갖고 봐야겠다
점심은 문수봉 산장에서 먹고 문장대에 도착하니 울긋불긋 등산객이 인산인해다
문장대는 오르지 않고 정상석에서 인증샷만하고 우회하는 개구멍으로
이코스는 보은군에서 충북알프스를 만들고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코스다
이곳부터는 난코스인 암능구간이다
이제는 바람이 더 세차게 불고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조심스레 바위를 넘고 우회하기를 여러차례 그리고 대나무 산죽이 유난히 많다
시간은 3시가 넘어가고 저멀리 묘봉이 보이는데 바람은 세차고 빗방울은 굵어진다
이코스는 등산객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갈등의 연속이다 늦더라도 종주를 할까 아니면 탈출을 할까
고민하다가 어제밤 야간산행에서 힘들었던 기억이 떠올라서일까
하산하기로 마음먹고 속사치에서 비상탈출을 시도한다
하산하는 코스도 만만치 않다
늦가을 산행은 낙엽때문에 등산로 찾기가 힘들어 주의 해야 한다는 것을
이번 산행에서 배운 교훈이다
화북방면인 대흥동 중벌리로 하산해서 피앗재 산장 아저씨에게 전화하니 화물차를
몰고 오셨다 처음 출발지까지 요금은 3만원을 받으신다
집으로 오는길은 비가 세차게 쏟아진다
이번 충북 알프스 종주는 우천으로 완주는 못했지만 고독을 즐기며 새로운 도전과 많은것을 느꼈다
충북 알프스는 쉽지않은 코스지만 멋진 산이고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 합니다
산을 좋아하는 별난 사람만이 느낄수 있는 고독과 가을의 여정이였다
이번 종주 산행은 좀 무모한 산행이였음을 내가 살아있을음 내가 건강함을 내가 열정이 있음을 내가
가을을 느낄수 있음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마무리 합니다
너무 긴 글이라 짜증 나셨을텐데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깨소금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