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백패킹 준비 요령

[나사람]

겨울철 백패킹 준비 요령 백서

추위가 두려운 자, 단단히 준비하라!

백패킹(Backpacking)이란 백과사전 대로 “1박 이상의 야영 생활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떠나는 등짐여행”이다. 대다수의 등산객들이 당일 산행으로 정상 등정을 목표로 하는 것과 다르게 백패커들은 산의 둘레를 트레킹하다가 하룻밤 정도를 산에서 야영을 한다. 목적지를 따로 정하지 않고 걷고 싶을 때까지 걷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서 야영을 하는 게 백패킹의 매력이다. 

트레킹과 캠핑의 재미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백패킹은 트레킹 장비와 캠핑 장비를 함께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백패킹을 시작해보려는 초보자들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다. 특히 겨울철 백패킹은 여름철보다도 챙겨야 할 장비가 많다.

백패킹이란 말이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으나, 결국은 이것도 등산 활동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간단하게 “트레킹+캠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백패킹은 오토 캠핑과는 다르게 캠핑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짊어 매야 한다. 

캠핑 장소까지 자동차로 편하게 가는 게 아니다. 그 대신에 오토 캠핑보다 더 깊은 자연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백패킹 짐을 꾸릴 때에는 트레킹과 캠핑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반드시 필요한 장비를 챙길 때에도 조금 더 가볍게 할 수는 없는지 고민해야 하며,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백패킹의 기본은 트레킹 

기본적으로 챙겨야 하는 산행 장비는 워킹 산행을 갈때와 같다. 우선 겨울철 산행 복장은 한 벌로 너무 두꺼운 우모복을 입는 것보다 겹쳐 입기를 활용하는 게 좋다. 1차적으로 내의를 입고, 그 위에 티셔츠, 플리스 재킷, 경량 다운패딩, 방·투습 재킷 순으로 입어주면 좋다. 운행 중에는 약간 시원한 정도로 옷을 입어주는 게 좋고, 쉬는 동안에는 몸이 식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등산화는 가벼운 트레킹화보다는 다소 무겁더라도 중등산화가 오래 걷는 데 편하다. 겨울철에는 비브람창의 등산화가 좋으며, 발수 처리를 해주는 게 좋다. 또, 겨울철에는 아이젠을 항상 휴대해야 한다. 배낭이 무겁기 때문에 중심을 잡아주고, 무릎에 가는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등산 스틱을 사용하는 게 좋다.

 

배낭의 용량은 기본적으로 1박 이상의 등산에는 50~70리터가 적당하지만 겨울철에는 조금 여유 있는 게 좋다. 겨울철에는 방한에 필요한 장비가 많아지고, 침낭이나 우모복 같이 부피 큰 장비가 많기 때문에 배낭은 최소 60리터 이상이 적절하다. 60리터 배낭에 동계형 침낭, 우모복, 텐트만 넣어도 거의 꽉 차기 때문에 여유가 있다면 용량이 더 큰 배낭을 사용하거나, 아예 짐을 더 줄여야 한다. 배낭은 완전히 채우는 것보다 빈 공간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 게 좋다. 배낭은 외부 장식이 단순하고, 내구성이 좋은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내 몸에 맞는 배낭을 찾는 게 중요하다. 

백패킹의 꽃, 자연 속에서의 하룻밤 

텐트는 오토캠핑에서 사용하는 리빙 텐트는 절대 못 가져간다. 백패킹용 텐트로는 2~3인용의 알파인 텐트가 적당하다. 무게가 2~3kg로 비교적 가벼우며, 부피도 1.5리 페트병 정도로 크지 않다. 동계용 텐트는 통기성보다는 보온력을 높여주는 게 중요하다. 동계용 텐트는 바람과 찬 공기를 차단하기 위해 플라이가 땅바닥까지 내려오고 옆으로 10~15cm 여유 있게 펼쳐진다. 출입구가 크지 않은 게 특징이다. 아예 짐을 더 줄이고자 한다면 텐트를 포기하고 *비박(Biwak)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한, 눈이 많은 지역에 갈 때에는 눈삽을 준비하는 게 좋다. 눈삽은 눈이 많은 곳에서 텐트 설치할 곳을 다지고, 설동을 파는 데 도움이 된다. 눈삽은 알루미늄 재질로 가볍고, 조립식이 휴대하기에 좋다. 그리고 눈밭에서 사용한 텐트는 반드시 말려 주어야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다.

 

수면은 다음날 산행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좋은 잠을 자는 것 또한 산행 전략이다. 겨울철에는 보통 충전량 1000g 정도의 침낭을 사용하며, 침낭 커버와 침낭 라이너를 함께 사용하면 더욱 따뜻하게 잘 수 있다. 오토 캠퍼들은 난방 대책으로 전기 장판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백패커들에게는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핫팩이 유용하다. 핫팩을 침낭에 몇 개 넣고 자면 뜨거운 밤(?)을 보낼 수도 있다. 단, 침낭 안에서 핫팩이 몸에 눌리면서 터지는 일이 쉽게 일어나므로 반드시 핫팩 주머니를 사용하도록 한다. 

그래야 내용물이 터져 나와 침낭을 오염시키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며, 또한 핫팩 주머니를 사용하는 게 핫팩을 더욱 오랫동안 뜨끈하게 지속시켜준다. 매트리스는 에어매트리스가 부피가 작아 휴대하기 좋지만, 찬 기운이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보온성은 떨어진다. 찬 기운을 잘 막아주는 발포 매트리스가 부피는 더 커도 보온에는 더 효과적이다.

백패커의 책임

최근 방영한 〈상속자들〉이라는 드라마에서도 아버지와 아들이 백패킹을 가는 장면이 연출되어 백패킹에 대한 관심이 더욱 늘고 있는 추세다. 한편으로는 백패킹이 자연을 오히려 훼손한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나라는 국립공원뿐만 아니라 도시 단위에서 관할하는 산에서도 취사·야영을 금지하고 있다. 이런 실정 속에서 트레킹 도중 산 속에서 야영을 하는 진짜 백패킹은 사실상 즐기기 어렵다.

지정된 야영지가 아닌 곳에서도 백패킹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아주 없지는 않다. 그러나 자연에서 백패킹을 할 때에는 백패커 스스로가 자연을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야생 동물들이 인분에 노출되어 다양한 질병을 얻을 수 있으므로, 이것을 방지하지 위해서는 함부로 용변을 보아서는 안 된다. 가능한 한 지정된 화장실에서 용변을 해결하는 게 최선이며, 부득이 한 상황에서도 차선을 모색해야 한다. 소변의 경우, 식물이 없는 바위나 땅바닥에 해결한다. 소변에 들어 있는 염분은 식물을 죽인다. 

눈이나 얼음 위에서는 야영지에 마련된 한 곳에서만 소변을 해결해야 한다. 대변의 경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땅을 파고 해결할 때에는 물길에서 최소한 60m 이상 떨어진 곳이어야 한다. 또한 등산로, 야영지 등에서도 그만큼 떨어져야 한다. 유기물층 15~20cｍ쯤 땅을 판 곳에 대변을 보고 흙으로 덮는다. 흙을 덮을 때는 가능하면 주변과 자연스럽게 조화되도록 한다. 문질러 처리하는 방법은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대변을 햇볕이 잘 드는 바위나 굳은 눈 위에 본 후 돌멩이를 이용하여 배설물의 두께를 줄이고 면적을 넓혀 보다 빨리 건조되게 만드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가지고 내려오는 방법이다. 비닐 봉투에 대변을 해결한 후에 유기물발효부숙촉진제를 뿌린 다음 밀봉하여 가지고 하산하는 것이다. 유기물발효부숙촉진제는 인터넷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TIP 1.겨울철 팩다운 응급처치

텐트를 설치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텐트를 고정시키는 것! 특히, 땅이 얼어붙은 겨울에 텐트 팩을 박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다. 그러나 눈밭에서는 쉽게 팩을 박을 수 있다. 눈이 많이 쌓여 있는 곳에서는 팩 대신에 나무젓가락을 이용할 수 있다. 

① 나무젓가락을 반으로 분지른다. 반으로 자른 나무젓가락을 끈으로 묶는다. 클로브히치 (일명 까베스통 매듭)로 묶는 게 눈에 얼어도 풀기 쉽다. 끈을 묶은 나무젓가락을 그대로 눈 속에 묻고, 눈을 다진다. 

② 이 방법은 적어도 눈이 10cm 이상은 쌓였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이 방법은 눈 속에서 팩을 잃어버린 우려도 방지할 수 있으므로, 겨울철 백패킹을 갈 때 알아두면 유용하다.

TIP 2. 겨울엔 조리 간편하고 따끈한 국물 음식이 최고! 

백패킹에서는 자는 것만큼 먹는 것도 중요하다. 식량을 선택할 때에도 무게와 조리의 편리성을 잘 따져야 한다. 백패킹은 텐트를 가져간다하더라도 좁은 텐트 안에서 취사를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고로 취사 장소는 노지가 되겠는데, 여름철에는 큰 문제가 없겠으나 겨울철에는 바깥에서 오래 버틸 수가 없으므로 빨리 먹을 수 있고, 따뜻한 것을 준비하는 게 관건이다. 최근에는 시중에서도 캠핑용 전투 식량을 쉽게 구할 수 있고, 그 외 다양한 즉석식품이 많다. 그 중에서도 겨울철 백패킹에는 어묵국이 단언컨대 최고이지 않을까. 오뎅과 함께 조미료가 들어 있는 제품이 있어서 물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된다.

라면보다도 간편하고, 식으면 다시 데워먹을 수 있어서 좋다. 또, 겨울철 훈제 연어 슬라이스도 좋다. 냉동식품인 훈제연어는 백패킹 출발하는 아침에 챙겨서 가면, 저녁때쯤 도착해서는 먹기 좋을 만큼만 녹아 있다. 다른 계절에는 너무 녹아서 먹을 수 없는 겨울철 백패킹의 별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