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에 날씨가 따뜻하다 못해 덥습니다.
괜히 마음이 바쁩니다.
금요일, 작은애 출근하는거 보고 저희도 바로 영월로 향했습니다.
주천 하나로마트에서 간단히 장을 보고, 한반도면 단골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영월집으로 들어갑니다.
영월집에는 산수유가 꽃을 활짝 피워 저희를 반깁니다.
아주 멋진 환영입니다.
차에서 짐도 내리지않고 일단 마당부터 둘러봅니다.
튤립도 새싹 올라옵니다.
초롱꽃은 어마어마하게 번졌습니다.ㅎㅎ
이런 식물은 미리 알아보고 심어야할것 같습니다. ㅎㅎ
모란도 새순이.....
아~ 옆집아저씨는 저희밭정리를 끝내고 감자까지 심었습니다.
역시 프로는 프로입니다.ㅎㅎ
저희랑 비교불가입니다.ㅎㅎ
감자 3골과 땅콩 1골은 저희 몫이라 하셨습니다.
ㅎㅎㅎㅎㅎ
길가에 반송을 심었는데,세월이 흘러 엄청 무성해졌습니다.
가지치기를 해야하는데 엄두가 나지않아서 계속 미뤘습니다.
얼마전 옆집아저씨가 전화하셨는데, 저희밭에 감자심는데 심어줄테니 나중에 수확해서 가지라했습니다.
그리고 반송 가지치기를 좀 해야되지않겠나해서 다음에 가서 할게요했는데,
이렇게 시원하게 이발시켜놓으셨습니다.ㅎㅎ
청소 얼른하고 비닐하우스옆에 하나 남겨놓으신거 가지치기를 하는데, 남편은 생각보다 힘든다합니다.
옆집아저씨께 고맙고 미안하다하고 있는데, 마침 지나가십니다.
옆집아저씨는 오히려 주인에게 말도 하지않고 가지치기해서 부인에게 엄청 혼났다고 미안하다하십니다.ㅎㅎ
저희는 저희욕 엄청하면서 가지치기하셨지요하며 미안한 마음을 대신했습니다.ㅎㅎ
하나 남겨놓은것도 남편이 하는게 마음에 드시지않는지,나중에 다시 손 봐주신다합니다.ㅎㅎ
다음날 오전에 다시 손봐주시고, 잔디밭 경사면에 있는 남편이 가지치기한 반송을 보시더니 나무 다 망쳐놨다고 ...ㅎㅎㅎ
옆에 있는 두그루는 시간날때 손봐 줄테니 가만 놔두라합니다.ㅎㅎ
다음에 갈때,안주거리라도 사드려야겠습니다.ㅎㅎ
다시 차분히 마당과 밭을 둘러봅니다.
금낭화도 싹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아~ 머위도.....
작년 이맘때 뒷집에서 이런 머위를 따다가 엄마 반찬해드렸더니,
입맛이 없었는데 입맛이 되돌아왔다며 엄청 좋아하셨던 생각이납니다.
작년에 뒷집형님께 얻어서 심은 부추도 많이 자랐습니다.
달래도.....
작약도 싹이 보입니다.
작년가을에 다른카페에서 씨앗나눔 받은게 제법 됩니다.
2주뒤에 뿌릴까했는데, 빠른 분들은 벌써 뿌렸다해서 저도 이번에 영월에 뿌리고
다음주에 단양에 뿌릴 계획을 잡았습니다.
사놓은 이름표를 찾으니, 다 썼는지 둔걸 못찾는지 눈에 보이지않습니다.ㅎㅎ
할수없이 일회용스푼에다.....
자리를 만들어서 씨앗 뿌리고 스푼이름표 꽂았습니다.
요즘은 정신이 없어서, 이렇게 경계랑 이름표로 표시하지않으면 다음에 다시 파서 다른 씨앗뿌립니다.ㅎㅎ
크게 한 일없는데,어느새 저녁식사시간입니다.
바베큐그릴을 20년 넘게 사용했더니 너무 낡아서 지난 수요일에 새로 장만했습니다.
오늘은 시험가동을 하는 날입니다.ㅎㅎ
사실은 작은애가 친구랑 영월집에 갈 수도 있다해서 너무 낡은 그릴이 위험해서 새로 샀습니다.ㅎㅎ
남편은 TV에서 밀양인가에서 삼겹살에 미나리를 곁드려 먹는걸 보고는 또 미나리를 사왔습니다.
생각보다 엄청 궁합이 맞습니다.
미나리가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줘서 고기가 하염없이 들어갑니다.ㅎㅎ
불빛아래보는 산수유도 나름 괜찮으네요.
혼자 보기 아까워서 친구에게 사진 보냈더니 로맨틱하다합니다.ㅎㅎ
오후내내 난로피웠더니,보일러 잠시 가동했는데도 밤에 따뜻하게 잤습니다.
참, 밤하늘은 잔뜩 흐려서 별을 볼 수 없었습니다.
토요일 아침, 떡만둣국 끓여 먹고는 이것저것 할 일이 많다는 남편은 바로 일을 시작합니다.
마당에는 벌써 핀 금낭화도 보입니다.
남편이 일이 많아서 지난번에 가지 자른 느티나무는 제가 다 치웠습니다.
잔디밭이 훤해졌습니다.
비포와 애프터 사진을 같이 올렸어야했는데.....ㅎㅎ
우리 둘이...
오른쪽 남편의 머리부분 돌이 떨어져 굴러서 아래로 내려가는 바람에 도대체가 찾을수가 없었습니다.
풀이 다 죽고난 지난번에 남편이 겨우 찾았습니다.
하필 머리부분이라 신경쓰였는데,이번에 다시 원상복구해서 개운했습니다.
남편의 야심작 ㅎㅎ
집에 있던 각목을 재활용해서 장작선반을 만들었습니다.
집옆공간을 많이 차지했던 장작을 이렇게 정리하니 훨씬 깔끔해졌습니다.
저도 같이 장작 옮기는거 도왔습니다.
이런 귀찮은 일은 같이해야 덜 힘듭니다.
오전에 이웃에서 저희처럼 주말에 다니시는 분이 잠깐 오셨습니다.
이분은 작년 봄에 새로 농막을 마련하셨는데, 성격이 쾌활하셔서 동네를 휘젖고 다니십니다.ㅎㅎ
다른집에서 얻은 부추를 심을곳이 마땅찮다해도 기어이 주고 가십니다.ㅎㅎ
제 일거리가 또 생겼습니다.ㅎㅎ
비빔국수해서 점심먹고는 밭귀퉁이에 이렇게 심었습니다.
나중에 뒷집형님이 보시고는 형님은 이 부추를 구하고 있었다하셔서 맨 앞줄 뽑아서 드렸습니다.
뒷집형님네 머위밭
이건 아주 일부분이고 엄청 넓게 머위가 자라고 있습니다.
아직 형님도 맛보지 않았다는 올해 첫머위를 엄마께 드리고싶다고 양해를 구한다음 머위잎을 땄습니다.
엄마 드릴 한소쿠리따고, 맛도 보지않았다는 형님께 미안해서 형님 드시라고 머위잎을 많이 땄는데
결국은 제가 가지고 왔습니다.
형님이 하도 사양을 하셔서....
그리고 달래도 얻었습니다.
부추 얻으러 오신 형님과 차한잔 했습니다.
다른때와 달리 형님은 제가 일이 많아 보이는지 얼른 일하라하시며 금방 가셨습니다.
제가 형님과 차한잔 하는 사이 남편은 혼자서 천막을 덮었네요.
집 짓고 얼마되지않아서 코스트코 차량천막을 사서 창고처럼 사용했습니다.
그러다 공방과 창고를 새로 짓는바람에 천막을 해체해서 뒀는데,
장작을 많이 쌓아놓다보니 위에 지붕이 필요했습니다.
천막뼈대를 이용해서 기둥을 세우고, 안양 천막사에서 사이즈맞게 천막을 맞춰 지붕에 씌웠습니다.
근데 세월이 흐르니 천막이 삭아서 비가 샙니다.
처음 천막 맞출때 생각보다 가격이 후덜덜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이소에서 천막 사서 (두장) 덮었습니다.ㅎㅎ
이런 일도 둘이서하면 수월한데, 남편 혼자 하느라 엄청 낑낑댔나봅니다.ㅎㅎ
남편은 오늘밥값을 톡톡히 했습니다.ㅎㅎ
지난번에 생일선물로 사준 인형도 제자리 잡아주고......
오며가며 산수유를 보며 봄을 만끽합니다.
저는 다 저녁부터 나물을 다듬느라.....
참 냉이도 캤습니다.
그리고 저녁준비도 같이......
저녁메뉴는 닭다리조림과 천엽입니다.
닭다림조림에 어제 먹다남은 미나리와 밭에서 조금 잘라온 부추를 넣었더니,나름 먹을만합니다.
저녁준비하면서 다듬은 나물 데치고하느라 3시간정도 서있습니다.
이렇게 한 이유는.....
엄마에게 봄을 맛보이고 싶었습니다.
엄마 좋아하는 머위나물, 파대신 달래 쫑쫑 썰어서 넣은 계란말이, 냉이가 밭에 조금밖에 없어서 냉이무침 조금,
그리고 얼마전에 식사때 닭찜이 2조각이 나왔는데 살코기는 쬐금붙어있고 뼈밖에 없더라는 말씀이 가슴 아파서
닭다리조림 해서 엄마꺼 먼저 담아놨습니다.
요즘은 배달음식에 일회용그릇이 너무 많이 같이 오는데,일부러 깨끗히 씻어서 시골집에 갖다놓으니 이럴때 요긴합니다.
엄마반찬하고 설거지까지하고나니 11시입니다.
하루종일 쉴 틈도 없이 일한 남편은 벌써부터 코골고 자고, 혼자 밤하늘 보러 나갔더니
오늘도 흐려서 별을 찾을수 없습니다.
오늘은 보일러 한번도 가동하지않고, 밤부터 난로 피웠는데,잘때 안방온도가 26도나 됩니다.ㅎㅎ
안양서보다 훨씬 따뜻하게(?ㅎㅎ) 잤습니다.
일요일 오늘 아침은 다른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났습니다.
안양가는 길에 용인 병원에 계시는 엄마께 들러야합니다.
그리고 일본여행 갔을때 엄마선물 사면서 산밑할머니께 드릴 파스도 샀습니다.
예전에는 나이드신분들이 온몸에 파스 붙이는게 참 이상했는데, 요즘은 저도 조금만 아파도 파스로 도배합니다.ㅎㅎ
그래서 아주 작은거지만 산밑할머니께 파스를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벌써 세번째 가져왔었는데, 2번 연달아 부산을 바쁘게 가는 바람에 드리지못해서
오늘은 작정하고 아침에 나오면서 할머니께 들렀습니다.
차를 타고 할머니집 근처를 가니 할머니께서 밖에서 뭘 하시는게 보였는데, 갑자기 집으로 바쁘게 들어가십니다.
집에 올라갔는데도 나와보시지않고 안에서 뭐라하십니다.
들어가니 .....
멀리서 오는 차가 저희차 같아서, 마침 찰밥을 하고 있었는데 저희 주려고 급하게 들어오셔서 밥을 펐다고....
밥이 너무 뜨거워서 프라스틱 그릇에 못담고 스텐대접에 펐다고....
그 마음이 얼마나 고마운지,아침부터 가슴 따뜻했습니다.
할머니도 아주 작은 제 선물에, 일본까지 가서 내생각에 이걸 샀느냐하며 좋아하셨습니다.
저는 찰밥을 엄청 좋아합니다.
결혼하기전까지 생일이면 엄마가 찰밥이랑 미역국을 해주셔서 그런지....
무릎에 올려진 찰밥의 따끈함이 저를 유혹합니다.ㅎㅎㅎ
마침 영월집에 비상반찬으로 사놓은 조미김이 유통기한이 조금 지나서 안양에서 빨리 먹어치우려고 차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간식가방에는 젓가락도 늘 있고....
달리는 차안에서 찰밥을 김에 싸서 남편 한입,저 한입 사이좋게 맛봅니다.ㅎㅎ
갓 한 뜨끈뜨끈한 밥이 입에서 사르르 녹습니다.
밥 한입에 또 엄마생각이 납니다.
엄마도 찰밥을 좋아하십니다.
어떻게 좀 드릴까 고민하던중, 간식가방에 있는 종이컵이 생각나서 컵에 밥을 담고 비닐봉지 넣었습니다.
어제 미리 말하면 엄마가 밤새 저를 기다릴까봐 출발전에 전화드렸더니,역시 엄청 좋아하십니다.
병원에 들러 간병사에게 반찬 전하고, 엄마는 창문을 통해서 손 흔들며 통화했습니다.
그리고 안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엄마 전화 받았습니다.
그사이 반찬 하나하나 맛보셨다고....
맛있다고, 좋다고.....
마음이 아려옵니다.
그러나 엄마를 제가 집에서 모실 용기는 나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런 애틋함이 없어져버릴것 같습니다.
짜증스럽게 대한다는 간병인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저도 집에서 모시면 언젠가는 엄마를 짜증스레 대할것 같아서 겁이 납니다.
엄마가 입원하신 이후부터 마음이 참 어지럽습니다.
이번 시골행은 크게 해야할 일이 없었던것 같은데,쉴 틈도 없이 이래저래 바빴습니다.
그러나 집이 하나하나 정리되어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엄마에게 좋아하는 음식을 해드려서 마음이 편했고,
뒷집형님과 산밑할머니랑 정을 주고 받아서 참 좋았습니다.
첫댓글 짧은 2박 3일을 진짜 금쪽같이 쓰셨네~
저 부추는 잎이 넓은게 두메부추 같기도~
우리집도 많은데 난 저부추를 꽃보려고 심었다오~ ㅎ
엄마생각하는 마음 읽으니 울컥~~~
집에 모시지 못할것 같은 마음은 십분 이해해요 겪어 본 사람은 안다는....
시골집은 일이 없을것 같다하면서 가는데, 가면 꼭 여러가지 일이 있고, 없던 일도 생깁니다.ㅎㅎ
하긴 너무 일이 없어도 재미가 덜 할것 같아요.
부추는 그렇잖아도 마른꽃을 달고 왔어요.
꽃이 참 이뻤어요.
그래서 수레 가득 실린 부추에서 씨 받았어요.
단양에는 밭에 심을곳이 많으니까 씨 뿌릴려고요.ㅎㅎ
엄마와 딸은 애증의 관계인것 같아요.
서로가 편하니까 함부로 대해서 상처받기도 하고....
5~6년 반찬 해드리면서 제가 상처 받은게 많아요.
모르죠, 엄마는 엄마가 저에게 상처 받았다고하실지...ㅎㅎ
다른 형제들과의 관계도 있고, 저는 집으로 모시는것은 자신이 없어요.ㅠㅠ
언니가 이해한다해주시니 마음이 좀 가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