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 틈새대청소라는 게 있었다. 몇달에 한번씩 하는 개념인데 연간 묵은 먼지들이 다 몰려나오는 날이었다.
청소 참가 인원은 자원으로 모집했는데 거의 한 자릿 수의 사람들이 모였던 걸로 기억한다. 신입단원일 때는 나름 열심히 나가다가 맨날 보는 얼굴만 보는 기분이 들어 슬슬 안 나가게 되었다.
그렇게 대청소에 대한 회의가 들 때쯤 그룹청소라는 개념이 생겼고 연간 1회 청소는 나름 정단원들의 의무가 되었다.
처음 만들어질 때는 개념의 이해를 잘 못 하는 사람도 많고 좀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성공적으로 제도가 잘 정착하였다. 연간 1시간 안짝으로 틈새 청소의 의무를 다 하니 얼마나 즐거운가!
8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더니 백만년 만에 듣는 우렁찬 상현선배(그룹장)의 목소리가 극장을 울리고 있었다. 자신감 있는 목소리와는 다르게 말의 내용은 "이게 대체 어디를 청소하라는 거냐" "이건 또 뭐냐" 이런 것들이었다. 디테일한 내용은 그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생략한다. 이게 몇 년 만이냐고 했더니 5년 만이라는 노잼 개그로 나를 맞아주었다.
올해 그룹은 나름 다들 즐거운 사람들이다.
그룹장님은 그룹방에서 할 일만 딱딱 하는 스타일인데 뭔가 격한 리액션을 선보인 날은 본인이 사다리타기 기찾사에 당첨되었을 때 딱 하루였다.
불참자 송명진 단원은 에어컨과 청소기 필터청소를 배정 받았다. 모두의 만장일치다. 역시 불참자는 에어컨...
공구정리 김창수 단원이 객석정리 김진수 단원을 괴롭히다가 그룹장 님에게 쿠사리를 먹고 있었다.
사무실정리 민혜인 단원은 음쓰와의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음쓰를 어마어마하게 배출하고 있었다.
복도정리 최승규 단원도 어마어마한 쓰레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 와중에 그룹장님과 서로 마음이 통하는 부분을 발견하는 수확이 있었다. 의외의 하이파이브...
약간 늦은 관계로 계단정리를 할당 받은 이미래 단원은 더위와의 사투를 벌였다. 계단 한 칸 한 칸을 내려갈수록 체감온도가 1도씩 떨어졌다. 하지만 쓸고 닦는 게 끝이라 손은 편함.
그 와중에 이미래 단원은 미인도 진행팀에서 쓸 하늘보리를 못 보았냐고 모든 그룹원을 괴롭혔는데 알고 보니 택배사에서 하루 방치되는 중이었다... ㅠㅠ 모두 미안해...
모든 청소가 끝나고 그룹장님에게 우리 사진 찍어달라고 하자 자기가 다 찍을테니 다들 집에 가시라고 했다. (?) 우리 얼굴 찍어달라고 했더니 "그런 건 구시대의 유물인 거 알지 않냐"고 했다. 그래도 못이기는 척 한방 찍어주었다. 그렇게 쿨하게 빠이빠이 하였다.
첫댓글 쿨빠이때문인가.. 글이 발단전개끗인 느낌.. 갑분끗이네 ㅋㅋㅋ
맨날 보는 얼굴 보는거 나는 좋은뎅ㅎ
ㅋㅋㅋㅋㅋ 청소후기라닛 꿀잼ㅋㅋ
두분이 뭐가 통했는지 궁금하군요!
더운날 청소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아 완전꿀잼ㅋㅋㅋㅋㅋㅋㅋㅋㅋ냉장고에 술엄청많아요.울집냉장고였음 좋겠다는생각이들었어요 ㅋㅋ
우리가 먹자
ㅋㅋㅋㅋㅋㅋㅋㅋ재밌당ㅋㅋㅋㅋㅋ 택배사 방치라닛, 만능 트리플J도 실수하는 때가 있군요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어딜 청소하라는건지 모르다니.. 연초에 영진이들끼리 모여서 청소대장 표를 처음부터 끝까지 싹 같이 훑었는데.. 교육팀장님 호출해야지*^^*
그냥 내년에 한번 더 하시면 이제 완벽하실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
찐 왔습니다요ㅋㅋㅋㅋㅋ
ㅋㅋㅋㅋ 이제 미래가 라떼 얘기하는 선배가 되었구나 신입이일때가 엊그제같은데 뭔가 신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