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루루루룩 후루루루룩-
새벽 2시 34분, 보통 사람들 같으면 잠자리에 들 시간이지만 강진호는 야행성인 유민영과 엠버와 시쿠라를 데리고 리조트내부의 편의점에서 야식으로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강진호는 유민영이 엠버와 시쿠라에게 사준 것이 분했는지 인상을 찡그린 채 입을 열었다.
“그런데 페어리를 잡으러 동굴로 들어갔는데 어떻게 나보다 빨리 온 거야”
“페어리를 잡았으니까”
“........그게 설명이 되나?”
“페어리는 순간이동이라는 기술을 쓸 수 있다고”
시쿠라는 간단히 강진호의 의문을 풀어주고는 다시 먹는데 진념했다, 그랬군, 페어리를 잡은다음 순간이동으로 리조트로 돌아와 골프를 치러 나가는 유민영과 나가게 되고, 혼자 골프를 치기 싫었던 유민영이 엠버와 시쿠라를 끌어들인 거다, 강진호는 유민영을 힐끗 노려보고는 설명을 요구하는 눈빛으로 엠버를 바라보았다.
“뭐...의외로 쉽게 잡혔어, 팔란티어를 쓸 것도 없이 내 오녜도감에 기록된 문장에 반응해서 나타났지”
“그 비석에 그려진 문양에 반응했다?”
강진호의 반문에 엠버는 잠시 진중한 표정으로 자신의 오녜도감을 바라보았다, 그의 오녜도감의 모니터에는 예의 푸른문양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런데 안단티노의 말 이상해, 우주의 신들이 싸운 이유가 우주가 넓어져서 통제하기 힘들자, 서로의 우주를 차지하려고 싸웠다고 하잖아, 다스려야 할 영역이 넓어질수록 통제하기는 배로 힘들 텐데”
“뭐 그냥 자기들만의 종교적인 헛소리니까 그냥 흘려들어, 안단티노씨도 그렇게 말했잖아”
“그렇게 하고 싶어도 나는 오녜스타라는 녀석한테 메시지를 받았기 때문에 그냥 흘려들을 수가 없는데”
“에? 나도 오녜스타라는 사람한테 메시지를 받았는데”
강진호의 말에 시쿠라는 당황한 듯 입을 열었다, 엠버는 그녀의 말에 얼굴에서 웃음을 지으며 잠시 멍한 건지 차가운 건지 구분이 안가는 표정을 지으며 무언가 골똘히 생각했다.
“선택받은 자라..”
“그 얘기를 아는거니?”
유민영은 서로간의 분위기가 잠시 가라앉아 어리둥절해보였지만 오녜스타라는 말을 듣고 희미하게 당혹한 눈치였다,강진호는 그것을 알아채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오녜스타 얘기는 20년 전에 유행하던건데, 엠버, 네가 태어날 당시의 전설이야”
“뭔데요?”
“하늘을 보면 달 옆에 있는 보랏빛의 별이 있는데 그게 네오스타, 그 별의 정체가 봉인된 신 오녜스타의 정체라는 얘기가 떠돈 적이 있어, 그 이야기를 퍼트린 단체가 반프론티어회, 통칭 온리 오베이 갓 나이트(Only obey God knight)이라고...다들 오버거단이라고 불렀어,그들은 ‘성녀’라는 사람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성단 기사단인가 봐, 아무튼”
오버거단이라는 이름을 듣자 눈빛이 확 변해버린 강진호와 시쿠라와 엠버를 보고 유민영은 이야기를 멈췄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호기심어린 그들의 표정을 보고 그녀는 말을 이었다.
“그들은 새로운 신이 강림한다며, 앞으로 새로운 몬스터가 나올 거라고 예측했지, 으음...새로운 신에 대한 얘기는 없고 대신 새로운 몬스터가 나왔으니 예언은 반쯤 맞았네!”
아니..서큐버스(악마)인 섹슐리아가 천사족 몬스터의 존재를 감지한 시점에서 이미 새로운 신은 나타난 것이다.
"Only obey god knight...유일하게 신을 섬기는 기사단이라..그런데 왜 ‘오베이갓단’이라고 안부르지 않고, 오버거단이라고 부르지?“
“아마 편하게 부르기 위해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요?”
“어?”
시쿠라의 뒤편에 아주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 강진호와 엠버가 그쪽을 바라보니 하얀프릴이 가슴에 달린 잠옷바람의 하늘색머리에 하늘색눈동자의 여인이 서있었다.
“안단티노 왜 네가 여기에”
“안녕하세요, 어머니, 실례지만 강진호씨와 동석해도 될까요?”
노골적으로 싫은 기색을 띄며 묻는 강진호를 우아하게 무시한 채, 안단티노는 레이스의 치맛자락을 손가락으로 잡고 넓히며 교육받은 모양인지 아름답게 자세를 취했다, 그녀의 행동에 유민영은 당황했지만 강진호가 내뱉은 안단티노라는 말을 듣고 그것이 여인의 이름임을,그리고 그것에서 그녀의 신분이 귀족이라는 것까지 예감해냈다.
“아...예 앉으세요”
“싫어, 나 이 여자 싫단 말야”
“어머 잔인해라”
강진호가 차갑게 내뱉자 유민영은 몹시 당황한 듯 얼굴을 붉히며 눈을 부릅떴다, 하지만 안단티노는 어째서인지 장난스럽게 놀란 표정을 지으며 한손으로 입을 가려보였다.
시쿠라는 강진호가 못마땅하다는 듯 노려보며 핀잔을 주려했지만 엠버가 말려버렸다.
“진호야, 무슨 짓이니? 보아하니 너하고 아는 사이인 것 같은데”
“싫다면 싫은 줄 알아, 대체 여긴 왜 갑자기 나타난 거야?, 아까는 유적일 때문에 넘겼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너 좀 수상하단 말이야”
“아..참, 너무하네요, 제가 뭐가 수상하단 거죠?”
첫 대면 때에는 밤중에 하얀 로브를 입고 있었으니 수상하다는 인상도 그리 틀리지 않다, 엠버도 그 말에는 수긍하며 계속해서 앙탈을 부리는 안단티노를 바라보았다, 아마 이쯤 되면 여자의 본성(?)이 나타나야 될 텐데 안단티노는 얌전한 말투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엠버가 더 재미있게 여긴 건 그 내숭에 약해진 강진호의 반응이었다.
“아 알았어, 앉으면 되잖아..그래도 수상하다는 거 취소 못해”
“풋...크크큭”
“왜요? 뭐가 수상하단 거예요?, 오버거단의 일원이라서 그렇다면 취소해주세요”
엠버는 강진호의 마지막말에 작게 웃었다, 안단티노가 강진호의 얼굴 앞에다 대고 거세게 항의하는 바람에 누구도 듣지 못했다.
“알았어, 취소하면 되잖아”
“크크크크큭..”
엠버는 강진호가 계속해서 약해진 반응을 보이자 키득키득 웃었다, 시쿠라는 엠버의 행동을 이해할수 없어서 이상하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지만, 유민영은 이해한다는 듯 엠버를 바라보았다.
“제가 이긴것 같지만, 어째서인지 불쾌하네요.”
안단티노는 의자위에 앉으며 탁자위에 팔을 다소곳히 내려놓으며 기분이 몹시 상했는지 강진호를 흰자 선 눈으로 노려보았다, 유민영도 가시돋힌 눈으로 아들을 내려다보고 있었고 시쿠라도 혐오스럽다는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여자 공포증을 가진 강진호가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할까? 하며 기대하며 보는 건 엠버와 가방속에 있는 섹슐리아뿐이었다.
“자 마셔, 다과상이야..특별히 사과하려고 주는 건 아니고..그냥 마셔”
강진호는 계산대에서 고급스런 포장이 쌓여있는 찻잔과 사브레를 가지고 와서는 퉁명스레 건네주었다, 병주고 약준다더니 싫다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찻대접일까?, 엠버는 속으로 웃었다.
“어머...그건, 좀 비싼 차네요”
안단티노는 잠시 마음을 푼 듯 웃었다, 아니 처음부터 불쾌하다니 하는 소리는 거짓말이고 강진호를 떠보기 위해 한 행동이었는데 의외의 대접을 받게 되었다.
시쿠라는 그런 강진호를 보며 종잡을 수 없는 성격이라고 속으로 투덜댔지만 유민영은 갑자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좋아한다는 뜻이구나’
“그나저나 다들 그 얘기 들었어요? 망고릭 리그”
“망고릭 리그라면 당연히 알고 있지, 이 뉴 아일랜드에 설치된 배틀 프론티어 대회잖아”
안단티노는 찻잔을 마시며 다시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강진호는 그 미소를 보며 뭔가 속았다싶은 기분을 느꼈지만 유민영의 시선을 느끼고는 조용히 의자에 앉았다.
“배틀 프론티어 대회?”
“예, 그 이야기 때문에 여기에 온건데, 엠버씨 시쿠라 그리고 강진호씨가 참가 해보는게 어때요?”
“사실 거기에 참가하려고 오세스 섬에 온거에요”
“재밌겠군”
“......”
‘절대 대인공포증이라서 대회장같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못 가’라고는 말 못하는 강진호를 제쳐두고 시쿠라와 엠버가 입을 열었다.
“망고릭 리그에 참가하려면 배몬을 3개씩 가지고 있어야 되요”
“지금 나에게는 묘랑이와 유니콘,페어리가 있으니 딱 맞네”
“나는 4개나 가지고 있는데?”
“그럼 리그에 가져간 3마리의 멤버를 만들면 되요”
엠버는 머릿속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크라켄,몰,전랑,네크로맨서를 떠올리며 벌써부터 리그에 참전할 멤버의 명단을 만들고 있었다, 안단티노는 강진호를 보며 장난스럽게 웃더니 그를 향해 얼굴을 들이밀고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애원하듯 말했다.
“강진호씨도 나갈거죠?”
“어...내가 왜”
“기대하고 있을게요”
멋대로 정해버린 안단티노 때문에 강진호는 작게 한숨을 흘렸다, 무서워서 대회장에 못 나간다고 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른 핑계거리도 없으니 막막했다.
“그리고보니 너 여기오기전에 포에버컵에 나간다고 했지, 경험삼아 나가봐”
게다가 유민영까지 못을 밖아버린 바람에 강진호는 어쩔 수 없이 망고릭 리그에 나가야 되는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그 상황을 보며 안단티노는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선택받은 자가 한곳에 모이게 되겠군.’
첫댓글 진념했다->전념했다, 다소곳히->다소곳이, 가시돋힌->가시 돋친(‘돋치다’가 원형이죠.), 찻대접일까->차 대접일까(‘차’와 ‘대접’은 한 단어가 아니니 띄어써야합니다.), 밖아버린->박아버린. 오타요- 음... 왜 대회 이름이 망고릭인가요? 볼때마다 망고가 먹고싶어져요...ㅎ
강진호는 사람이 많은데를 무서워하는 녀석이라 후후
재밌게 보고가요~~!!늦게나마 싹 돌아다니며 댓글 쓰는것도 힘들군요...ㅠㅠ
힘들죠....ㅎㅎ 혹시 이거 선플?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