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즐거운 주말 보내고 계십니까~
지난주 2박3일로 장모님 모시고 식구들과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첫째 날만 조금 흐렸고 나머지 이틀은 날이 좋아서 다니는데 큰 지장은 없었고요, 2월에 세운 일정에서 큰 틀을 벗어나지 않고 서, 남으로만 사부작 다녀왔습니다. 항공, 숙박, 렌터카와 같은 큼지막한 경비 지출을 제 용돈에서 충당했다는 점이 상당히 대단했다고 말할수 있겠고요..(피나는 노력으로 아껴 모은 내 용돈..), 앞으로 2달 정도는 자린고비 최고 레벨을 유지해야 할듯 합니다.
저는 제주가 이번이 세 번째 인데요, 이번 여행에서는 운전이 상당히 피곤했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중앙선 불법유턴, 불법좌회전도 많았고 칼치기도 많았습니다. 레이더를 모두 곤두 세우고 방어운전 하느라 피곤감이 더 했고요, 막히는 구간이 아닌데도 네비가 알려주는 소요 시간이 거리의 딱 2배로 나오는 것도 참 피곤했습니다. 물론 모든 일정이 계획대로 딱딱 맞아 떨어져서 일행들이 피곤하지 않고 즐겁기만 했으면 하는 큰 바람에 운전석에서 조바심이 났다는 것도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09시 비행기였지만 지연에 지연을 거듭한 끝에 제주 도착하니 11시. 캐리어 찾고 렌터카 받고 나니 12시 다되더라고요. 계획상 1일 차 점심은 도두 해녀의 집. (동선 등 고려해서 2월 계획에서 많은 변동이 있었습니다) 과연 얼마의 대기가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30분 대기라고 해서 오키하고 도두항 구경. 한적한 배 위에 선장님들이 모여 커피드시고 계시길래 요즘엔 뭐가 많이 잡히나요? 여쭤보니 황돔?이 많이 잡히고 맛있다고 하시네요. 그러쿤요~! 제가 먹고 싶었던 한치는 6월부터라고 합니다~ 30분후 입장. 전복물회, 회덮밥, 전복죽, 성게미역국 주문.
모두에게 1등. 전복 물회. 해초가 들어있어 더 좋았던. 2등은 회덮밥. 장모님이 나오자마자 비비고 소분하셔서 사진을 못찍었지만 부드럽고 맛있었습니다. 들어간 회가 뭔지 물어보니 부시리라고 합니다.
몸에 해롭지 않은 조미료 맛이 듬뿍 났던 성게미역국~ 아이들이 밥 말아 다 먹음.
제가 다 먹은 전복죽. 맛있어서가 아니라 아무도 안 먹어서~ 추가 반찬은 셀프라고 적혀져 있는데 있는 반찬도 다 안 먹음.
매우 만족하며 5만원 결제하고 다음 스케쥴인 해변즐기기를 위해 금릉 해수욕장을 찍고 가던 중, 와이프가 급 피로를 호소하며 카페인 충전 일정은 많이 남았냐는 질문에 다음 일정인 미쁜제과로 급히 경로 변경. 멋진 정원과 맛있는 빵으로 첫 번째 따봉을 여기서 받습니다.
그네 줄을 꼬지 말라고 여기 써 있는데 왜 꼬냐고 뭐라뭐라 하는 중.
한 두시간 놀고 나니 숙소 체크인 시간인 4시가 다 됐습니다. 이제부턴 저의 긴장되는 시간. 과연 첫 번째 숙소인 두바퀴펜션 독채는 어떤 곳일까…? 인터넷 후기랄것도 없고 맛또시 글 보고 결정한 곳 인데… 미쁜제과에서 4분거리.
아무도 안 계시길래 사장님께 전화 드리니 비번 알려줄 테니 들어가라고. 제가 먼저 후다닥 들어가서 스캔 후 미소 지음. 나이스… 거실 널찍, 2층 널찍+침대 2개, 깨끗한 주방과 화장실. 이건 바로 두번째 따봉 예약이다… 입실 후 바로 따봉 겟..
나가서 비싼 흑돼지 먹을 것 없이 제주 돼지 다 맛있다고 하나로마트가서 사오면 구워먹을 수 있게 준비해 주신다는 사장님 말씀에 가서 고기랑 사옴. 사장님께서 인테리어 하신답니다. 펜션이랑 독채랑 다 직접 지으신 거라고 하네요. 딸 3인데 첫째는 한양대 대학원, 둘째는 서울외대, 셋째는 초딩인데 인서울 예정. (사장님이 말씀해 주신건데 혼자만 알고있기는 아까운 정보라…)
짜잔~ 완성~ 맛있었어요. 잘 먹고 남은 소주랑 맥주 들고 들어가 야구보며 감자깡에 한잔 더 마시고 취침. 아이들 왈: 오늘은 참이슬이 아니라 한라산이네요~?
06시 기상. 내가 여행에서 가장 좋아하는 아침 산책 시간. 사장님이 MTB 빌려줄 테니 바닷가까지 산책 다녀오라고 주심. 제주도는 4월이 양파 출하시기 인가 봅니다. 펜션 바로 앞 양파밭에서 새벽부터 작업들 하고 계시네요.
가방도 나란히 나란히~
작업자들 이동 시 사용되는 차량 뒤 편에 조리 공간이 있더라고요. 이건 해변가 갈 때 찍은 사진.
숙소 돌아오는 길에는 마침 아침 준비중이셔서 양해를 구하고 사진 한 장 찍었습니다. 아마 김밥일 듯? 같이 먹어보고 싶었는데 그 정도 낯짝이 두껍지는 못해서… 아침을 사리곰탕으로 해결하고 둘째 날 일정을 시작합니다. 송악산으로 출발~
주차장 도착하자 마자~ 어른들은 와~ 멋지다~ 아이들은 저기를 왜 올라가요~ 말 태워줄께~
등산할 때는 안계셨던 말사장님이 하산할 때 딱 맞춰 오심. 다행 다행~~ 한 바퀴에 1만원~~ 손님들 매우 만족~~
둘째 날 점심은 춘심이네 갈치 구이.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온 곳인데 별 감흥 없고 저 위 유부초밥만 3개씩 먹고 배부르다고~ 이런… 잡채, 장떡 등은 말하면 더 주시고 나머지는 셀프바에서 가져다 먹으면 됩니다. 전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커플도 많고, 부모님과 온 사람들도 많고~ 인터넷 후기 볼때는 갈치가 삐쩍 마른거 아냐? 이런 걱정도 했었는데 ₩115,000 돈값 합니다~
주차장 차 밑에서 볕쬐고 있는 고양이 구경. 흰노깜이라고 아이들이 이름지어줌. 제가 고양이파라 길고양이만 보이면 너무 귀엽지않니~~~라고 세뇌를 시키는 중입니다ㅎㅎ 초4쯤 됐을때 한마리 입양 예정입니다.
다음 일정은 카페 루시아. 송악산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영국 콘월이 생각나는 멋진 해변가였습니다. 와이프도 장모님도 엄청 좋아하심.
숙소 체크인 후 계획되어 있던 고등회를 먹으러.. 가야 하는데 그 한 접시의 고등어를 다 먹을 엄두가 도저히 안남. (셋 다 회를 많이 못 먹습니다..) 같은 돈이면 억지로 먹느니 잘 먹을 수 있는걸 먹자~고 합의 후 중문 타이 음식점으로 가서 포장해와서 숙소에서 아주 맛있게 먹음ㅋㅋ (급하게 먹느라 사진을 깜빡..) 위 회는 타이 결제하고도 2일차 저녁 예산이 남아 배민 주문한 모듬회 8만. 이런건 또 잘먹습니다ㅎㅎ
담 날 새벽, 또 산책 한번 때리고 똠양꿍 남은 것과 사리곰탕, 오메기떡, 감귤주스로 아침. 이때부터 작전을 시작합니다. 여기까지 와서 중국집을 가냐는 타박을 피하기 위한 작전… 원래 계획서에는 마지막 날 점심은 서귀포 수희네 갈칫국으로 표기되어 있으나 전 애초에 다른 곳을 맘에 두고 있었습니다. 제주시로 올라가 맛또시 성지인 임성반점 고추짬뽕을 먹어보는 것으로… 밑밥으로 서귀포까지의 거리, 이동시간, 공항혼잡으로 인해 2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함, 렌터카 반납시간, 기름값, 컨디션 난조 등등… 갖다 붙일 수 있는 건 다 갖다 붙이면서 눈치를 살핍니다. 제주에 아주 유명한 중국집이 있다는데… 싫다 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 그래~ 나이스… 지체없이 짐을 챙겨 이동합니다ㅋㅋ
10만 탄 카니발을 밟아가며 도착한 곳… 과연 어떤 곳일까..? 장모님과 저는 고추짬뽕, 와이프는 짜장, 아이들 탕수육 주문.
두근두근…
처녀 속곳 벗기듯 살포시… 그리고는 흡입 시작!!! 와~~~!!!! 짱 맛~~~~!!!! 앞서 먹은 쟁쟁한 메뉴들 그냥 발라제끼는 클래스~~
탕수육 좋아하는 애들도 귀신같이 맛있는 건 알아서 다 고추짬뽕으로 우르르. 더 주세요~ 더 주세요~ 결국 하나 추가~
옆집에서 만두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그날 휴무여서 못 먹었네요~
이렇게 위시리스트 하나를 지우고 4시 비행기 타고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아이들 비행기 경험시켜주려고 기획한 여행이었지만 비행기에 대한 큰 감흥은 없는 듯 했고, 숙소에서 노는 것과 송악산에서 말 5분씩 탄 게 가장 기억에 남고 행복했다는 아이들의 후기를 들으며 아~ 해외여행은 기획할 필요가 없겠구나~ 라는 다짐을 하며 돌아왔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말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한 한 주 되시길요~~!
첫댓글
표준명 참돔 과
표준명 황돔이 있는데
제주에서는
표준명 참돔을 황돔 이라고 잘못 부름
그러면
표준명 황돔은 ?
어차피 우리들이 보기가 힘든 어류임
그렇군요~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4.16 15:24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4.17 06:08
오~~~~~
가족들과 아주 좋은 여행을^~^
근데 처녀 속곳은 어떻게?????
즐겁게 다녀왔습니다~^^
20대때 연마한 기술을 기억을 더듬어가면서리...
생생한 제주여행후기 잘 보았습니다^^
양파농사짓고 밭에서 밥먹으면 진짜 맛있겠어요~
네~ 꿀맛일듯 합니다^^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도두해녀의집도 이제는 대기를 하는군요.
사람 많더라고요~
정말 즐거운 시간 보내셨네요. 밋난 음식들도 많이 드시고..
예전 대한항공 캐치프레이즈,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그리고 구리에 있는 회센터는 "열심히 일한 당신 회 떠가라" ㅎㅎ
제주도 구경 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또 열심히 일해서 모아야죠~
작업자 이동시 이용하는 차 ...
제주에는 저런차가 많이 있었요
제가 저 양파밭 근처에서 골프장 건설공사를 한적이 있었는데요
그 당시에도 잔디 잡풀 뽑고 그러는 작업인데 인부들 대부분이 할망 들
그래서 할망 버스 라 불렀는데 새롭네요 ~^^
잘 봤습니다
그렇군요~ 음식 조리 기능까지 완비된 인부버스는 첨 보는거라 흥미로웠습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셨네요... 당분간 자린고비 최고 레벨 유지란 말씀에 가장의 무개를 공감하며 애잔함을 느낍니다.
이제 태권도에 미술까지 시작해서 바짝 조여야합니다^^;
멋진남푠~!...멋진 사위~! 멋진 아빠~!
부럽습니다~!
그런데 왜? 나는 사위가 읎지? ㅠㅠㅠ
따님께 프로포즈 하려는 머슴아들이 줄을 섰는데 예비 장인어른 카리스마에 눌려서 꽁무니빼는건 아니겠죠~ㅎㅎ
@참치김밥 ㅋㅋㅋㅋ 들켜 부렀넹!......결혼 안한다더니~!
내년에 하겠답니다~!
임성교자 아이들이 좋아했으건데 아쉽네요..
그러게요~ 저도 참 맛있게 먹었을텐데 많이 아쉬웠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