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는 수많은 민족이 사는 것만큼이나 같은 수는 아닐지라도 많은 수의 언어가 존재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습득되어지는 언어를 모국어라고 부릅니다. 그 모국어가 국제적으로 잘 통하는 언어권에서 태어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언어권에서 태어난 이들보다 훨씬 좋은 조건에서 이 세상을 살게 됩니다. 그래서 자기의 모국어가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이 낮은 언어를 가진 이들은 많은 시간과 물질을 소위 국제적으로 잘 소통되는 언어를 배우기 위해 쓰게 됩니다.
이민을 가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사이에는 이민을 가는 이유가 어려가지 있을 수 있지만, 예전에는 대개 경제적인 신분상승이 그 주된 이유이었습니다. 그런데 영어권에서 영어권으로 이민을 갈 경우에는 언어가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는 데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많은 한국의 이민자들은 이 언어라는 장벽 때문에 새로운 사회와 그 문화에 쉽게 적응하며 살지 못합니다. 한국인 1세 이민의 대다수가 소규모, 소자본의 자영업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만약 언어라는 것이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면 좀 더 다양한 분야로 진출해서 자기의 뜻을 펼쳤을 것입니다.
나는 지난 40년을 미국이란 나라에서 이민자로 살았습니다. 더군다나 대학2년 때에 미국으로 가족이민을 갔으니 이 언어란 것이 제게도 엄청난 벽 이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대학 초년까지 다녔으니 한국에서 학교를 다닌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영어라는 과목을 적어도 수년간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을 가르친 선생님들은 영어를 읽고 쓸 줄은 알아도 듣고 말하지 못하는 분들이 거의 전부였습니다. 그러니 그 밑에서 공부한 우리들이 영어권에 가서 겪은 어려움은 이루 말로 못합니다. 그래도 고등학교 때 이미 문법하나는 상당한 수준의 것을 배운 터라 나름대로의 자부심은 있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 상당히 수준 높은 영문법을 배운 것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이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이 수준 높은 영문법이 통할 만큼의 수준으로 영어공부를 하지 않았다는 말이 됩니다. 영어공부를 하면 할수록 고교시절이나 대학의 교양영어시간에 배운 영문법들이 피가 되고 살이 됩니다. 무슨 말 인가하면, 영어공부를 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었을 뿐이지, 그 공부자체가 전혀 쓸모없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다만 많은 이들이 영어권으로 이주한 후에 영어를 좀 더 진지하게 공부하지 않은 탓입니다. 물론 살기 바빠서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 흔히 말하는 이유이긴 합니다.
지금처럼 통신과 교통의 인프라가 발전되기 전에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모두 이런 방식으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밖에는 가르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런 식의 영어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로 한국을 대표하는 외교의 수장이었으며, 지금은 유엔사무총장이 된 반기문 총장을 들어서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미국에서 40년을 살고 그 곳에서 대학과 군대를 마쳤으며, 미국에서 연방정부의 관세공무원으로 은퇴한 제 입장에서 보면, 반기문 총장의 입을 통한 언어의 구사능력은 아주 낮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 분의 강연에서 전달되는 구어체 언어에는 심한 악센트가 있어 원어민의 그 것에는 전혀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그 분의 전반적인 영어의 구사력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미국에서 어렵게 영어라는 언어를 어느 정도 정복하고 돌아와서 이 대한민국에 살아보니, 많은 이들이 또 다른 잘못된 방법으로 영어라는 언어를 배우고 있는 것을 봅니다. 영어를 배우는데 그렇게 많은 물질과 시간을 쏟는 것에 비하여, 이에 따른 효율은 아주 낮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영어를 배우는데 들이는 비용 면에서 볼 때 대한민국이 세상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나라라고 들었습니다. 나는 왜 그렇게 많은 이들이 그렇게 많은 시간을 학교의 교실에서 그리고 사설학원의 교실에서 영어의 발음을 배우기 위해 보내야 하는지 모릅니다.
사설학원에 가면 어학실력이 늡니까? 물론 늡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곳에 가서 영어에 관한 무엇이라도 배우기 때문입니다. 학원을 가지 않고 제 스스로 영어공부를 하면 어떻습니까? 여기에서도 답은 “늡니다” 입니다. 단어를 외우든, 문장을 외우든, 문법을 외우든, 발음을 공부하든 시간을 쏟고 집중을 하면 영어는 늡니다. 그런데 문제는 학원엘 가면 느는 것 같은데, 혼자 공부하면 늘지도 않고 무언가 뒤처지는 느낌을 갖게 된다는 겁니다.
사설학원이란 곳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있는 곳입니다. 만약에 학원에 와서 영어실력이 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학생은 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학원에서는 수강생이 자기 학원의 강의를 듣고 실력이 향상되고 있다는 생각이 유지되도록 하면 됩니다. 수강생들의 영어실력이 빠른 시간에 느는 것도 그들에게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되도록 오랫동안 수강생들을 학원에 머물게 해야 지속적인 이익이 창출되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어디서 공부하든 영어공부를 하면 영어능력이 향상됩니다. 그러니 학원은 이런 믿음만 주면 되고, 영어는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고 계속 학원을 다녀야 된다고 말합니다. 이 모두 헛소리입니다.
학원들이 더욱 가관인 것은, 젖병을 막 뗀 때부터 영어를 공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유치원 때쯤 되면 아이들에게 이상한 영어테스트를 시키고 부모를 겁박합니다. 한국어 발음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에게 영어발음을 제대로 하려면 아주 어릴 때부터 훈련을 해야 한다는 괴변을 늘어놓습니다. 왜 우리아이들이 원어민처럼 영어발음을 해야 합니까? 거친 악센트가 있어도 상대방의 말을 알아듣고 자기의 뜻을 영어로 전달할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합니다.
내 생각에는 원어민과 만나서 직접 대화를 나누어 본다는 것 말고는 학원의 필요성은 없다고 단언합니다. 영어의 기본은 이미 학교의 교실에서 가르쳐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공부가 그렇겠지만, 언어를 숙달함에 있어서는 스스로 공부하려는 의지와 꾸준함이 있으면 됩니다. 옛날에 내가 영어를 공부할 때와는 달리, 지금은 영어를 공부하는 바른 방법이 사이버 세상에 넘칩니다. 영어권의 외국인도 넘칩니다. TOEIC, TOEFL등의 영어 공인시험을 잘 치는 요령을 가르쳐 주는 데는 한국의 학원들이 세계에서 최고랍니다. 학원에서 족집게처럼 잘 가르쳐 준다고 하니 그런 이유에서 학원을 가야한다면 또 모를까요???
위에서 말했듯이 반기문 총장은 국산 영어교육을 받은 이로 유엔사무총장이 되었습니다. 나라는 사람도 한국에서 받은 문법과 독해만 강조하는 영어를 배우고도 미국에 가서 주류사회에 잘 적응했습니다. 반 총장님 보다는 내가 미국 원어민 발음에 가깝다고 할 수 있으나 그게 뭔 상관이고 무슨 자랑거리가 됩니까? 잘못된 영어교육에 헛된 시간과 물질을 낭비하지 말아야 합니다. 영어학원에 천문학적인 돈을 쓰고도 모자라 또 외국으로 단기언어 연수도 꼭 다녀와야 하는 이 땅의 사람, 그러면서도 영어의 구사력은 신통치 않은 이 땅의 사람들을 보면 그저 헛웃음, 쓴웃음만 나옵니다. 이젠 학원도 안가고, 단기해외연수도 안가도 여러분이 필요로 하는 영어정도는 스스로도 잘 해낼 수 있습니다. 내가 보장합니다.
첫댓글 주노아톰님의 글을 읽고 있으면 속이 시원해 집니다,한국에서 책을 사 보면서 느낀것은 시작은 있는데 결론이 없는 책들이 많더군요,책앞뒤를 random으로 읽고 샀다가 후회한적이 많았어요, 감히 아는척을 하자면,그 책방에 수두룩 쌓인 책들보다 짧은 에세이지만 introdution,mainbody,conclusion 정확히 찝어 내시는 주노아툼님 글이 더욱더 훌륭한 에세이 입니다,요즈음 한국의 한부분의 교육문제점들에 대해 많이 공감하며 글 잘 읽었읍니다^^~
p.s;매해마다 반총장님의 영어가 많이 좋아지셨더군요~~
학교 다닐때 공부 지지리도 못했습니다.
영어시간에 책 끝자락에 만화를 그려서 애니메이션으로 보고,
소설책 읽다가 들켜서 혼나고,영어 못하는 저. 미국에서 잘 살고 있습니다.
플러밍과 전기관련 기자재 조립할때 그림보고 합니다.
글은 까만색, 종이는 하얀색, 그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 사는데 영어 가지고 스트레스를 받아 본 적이 없었습니다.
Wonderful!
UCLA에서 고급영작문 강의를 2 학기(쿼터제의 2 학기) 들었는데 감탄을 했었습니다. 영작문의 핵심인 문장과 문장을 연결시키는 요령 즉, 접속사, 접속부사, 관계대명사, 관계부사 사용법을 집중적으로 교육시키더군요. 이런 문장연결 훈련을 통해 긴 페이퍼를 작성하는 기술를 쉽게 터득시키는 것이지요. 한국의 영작문 교육은 핵심을 벗어나 있지요. 그리고 영어회화야 수많은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서서히 늘어나는 것인데 한국식의 교실안 강의가 효과가 있을지는 회의적입니다. 내가 내 사무실안에서 대화를 나눈 미국인을 연인원으로 하면 수만명이 되는데 공부하면 자기 전문분야는 미국인보다 영어를 더 잘 할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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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의 왕도는 없습니다. 자기에게 맞는 길을 꾸준히 모색해야 합니다. 얼마만큼 노력을 했는가가 결과로 나타납니다. 성인이 되어 배우는 새로운 언어의 기본은 mimic(모방하고), memorize(암기하고), repeat(반복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생활영어를 넘은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문법에 대한 이해는 확실히 있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영어권에 살지 않아도 이 모두가 가능한 것이 작금의 시대입니다.
어느 강원도 산골 여학생이 영어에 능통한걸보고 사람들이 깜짝 놀랐지요. 또 중국의 오지에서도 영어에 능통한 이들이 화제가 됩니다. 어떻게 영어를 습득한걸까요? 사람들은 무척 궁금해 합니다. 답은 간단합니다. 지금은 지구의 어느 곳에서나 인터넷이 되면 영어권의 방송은 늘 접할 수 있습니다. 방송을 매일매일 듣고, mimic(모방), memorize(암기), repeat(반복) 의 학습을 꾸준히 해서 이룬 결과입니다. 누구나 가능한 일입니다. 배우려는 데에 얼마만큼의 간절함과 그 간절함에 걸맞는 꾸준한 노력이 있는가가 관건입이다. 물론 언어에 대한 타고난 재능도 한 몫은 하겠죠. 영어권에 살면 영어를 저절로 잘하게 됩니까???
정말 예리하신 지적이예요,한국말도 어눌한 아이들을 영어로 곤역을 치루는 모습들을 멀리서 바라보며,학점보다 인성, 밝은마음이 더 소중할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이예요
주노아톰님은rn Linguistic with Sociology ( Society commentator) 을 혹 전공 하셨나요?
한국에 계시면서 보고 느끼시는 것에 대해 쓰시는 글들을 책을 써 보시면 어떨런지요?
앞 답글에도 말씀 드렸듯이 요즈음 터질듯 쏱아져 나온 한국책 안을 들여다 보았더니 70%는 시간낭비가 되더군요
짧게, 지루하지않게 핵심만을 알려주는 글들, 생활속에서 느끼는 한국의 문제점,등등 스피드시대에 엑기스로 활용이 잘 될것 같아요,...
제목은 "새 삶속에서 이렇쿵 저렇쿵" ㅎ^^
아주 어린아이들이야 그렇겠지만, 성인이 되어서 간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애쓴 만큼 성과도 달라집니다. 개개인의 차이는 물론 있습니다. 그렇지않고 그냥 영어권에 살기만 하면 Broken English 밖에는 할 수 없게 됩니다. 난 까짓 영어 못해도 상관없다 하면 뭐 할말이 없기는 합니다...^^
아톰님의 말씀에 적극 동의합니다. 제 경험으로 비추어볼때 언어를 배운데는 왕도가 없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가에 달린것 같습니다. 자신감도 한몫하구요.
ㅎ 노력해야죠,외국어는 꾸준한 노력+소질도 잇겟죠.그리고 좀 out going 하는 성향이 있어야 더
발전이 있겠죠.물론 academically 공부하시는 분들은 좀 다르지 않을까?
하지만 영어권에 사는 사람이 영어를 게을리 해서는 안되겟죠,어느분 말씀처럼 여행이 아니니까...
영어권나라의 시민권자가 되서 영어가 안되서 통역을 쓰거나 자식들한테 대신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시민으로써 부모로써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 됩니다. 영어권나라에서 이민생활하면서 영어못하는 다 이유가 다 있읍니다 처녀가 애를 낳아도 있듯이!!! 영어권 나라에사는 동안 영어공부는 중단 할수 없는 절대 필수 항목입니다. 난 영어 못하는데 영어권 나라에서 잘살고 있다 난 안해도 된다 전혀 신경 안쓰인다??? 과연 그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