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하기 힘든 진실

감당하기 힘든 진실 누구나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부정할 수 있다. 그러나 때로는 옳다고 생각하는 것도 부정할 수 있다. 이때 옳지 않아서 부정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옳으므로 부정한다. 대상에서 진실을 발견할 때 너무 진실하므로 벅차서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렇게 진실을 스스로 감내하기 어려우면 부정한다. 이 순간의 부정은 부정이 아니고 적극적인 긍정이다.  하지만 남들은 반대하기 때문에 반발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부정을 같은 것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없다는 뜻의 무(無)도 때로는 아무것도 없다는 뜻에서 무라고 하지 않는다. 대상을 주도하는 실체가 없다는 뜻으로 무라고 하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무를 말하지 않는다. 없을 때도 있는 것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진실을 더 명확하게 드러내는 뜻이지 실재를 부정하는 무는 아니다.  어리석은 마음으로 살면서 진실을 발견하면 뜻밖에 감당하기 어려운 벅찬 감동에 예, 라고 말하지 않고 오히려 아니요, 라고 말할 수 있다. 탐욕에서 관용으로, 성냄에서 자애로, 어리석음에서 지혜로 넘어오는 과정이 의외로 부드럽지 않을 수 있다. 감동을 받아서 진실을 감당하기 어려운 부정은 오히려 절대적인 긍정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