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프라이빗 메시지를 보고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많았으나 내용이 길어질 것이 분명하여 부득이(?) 카페에 남깁니다.
1. 휴대전화 요금의 구성
메시지로 언급하셨던 내용 중 '대리점 직원 분께서 부과되는 요금은 지금과 다름 없도록 해주겠다.'라고 약속하셨던 것을 이해하려면 알아야 할 사항입니다. 고가 스마트폰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사용량에 따라 요금이 부과되는 종량제 대신 정액제가 보편화되고 단말기 또한 일시불 대신 이동통신사의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최근 들어서 한 달에 청구되는 요금이 얼마인지는 대략 알아도 그 구성이 어떤지는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특히 '기존 단말기의 약정이 아직 끝나지는 않았던 것 같다.'라고 언급하신 부분을 참조하면, 현재 납부하고 계신 월납금에는 통신 서비스 사용에 대한 대가 이외에도 기존 단말기의 할부금 또한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 대리점의 제안에 대한 이해와 분석
정확힌 청구 내역 정보가 없어서 확신은 없으나, 이 경우 대리점에서 제안하신 내용은 기존 단말기의 잔여 할부금을 대리점이 대납하고, 새로 구입하기로 하신 단말기(아이폰 14 계열이라고 언급하셨지요?)의 할부 프로그램 계약을 새로 체결하는 것을 의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해도 대리점 입장에서 남는 장사(?)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존 단말기를 추가적인 할인 없이 정가에 구매하신 경우, 새 단말기를 추가 할인 없이 정가에 계약해도 엄지 님께서 납부하시는 단말기 할부금 포함 월 요금은 큰 변동이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기존에 부과되던 월 요금 수준과 큰 차이는 없도록 맞춰주겠다.'는 엄지 님과의 약속은 어긴 것이 아니고, 정가로 판매한 것에 대한 판매 수수료 또한 온전히 대리점의 몫이 됩니다.
또한 대리점은 엄지 님께서 사용하시던 기존 단말기를 반납하는 것을 추가적인 조건으로 내걸었으므로, 이 단말기를 중고 시장에 처분하는 등의 방식으로 추가적인 이윤을 남길 수 있을 것이고, 아이폰 시리즈의 감가상각(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용어입니다.)이 크지 않음을 고려할 때, 대리점에서 기존 단말기를 중고 시장에 내놓아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대납해주어야 할 엄지 님 기존 단말기의 잔여 할부금보다 클 가능성이 높아 이 부분에서 대리점은 다시 한 번 이익을 남길 것입니다.
따라서 추가적인 할인은 거의 없는 셈이라고 보면 될 것이고, 오히려 대리점이 엄지 님을 통해 취할 수 있는 이익을 모두 취하는 계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3. 알아두면 좋은 통신사의 휴대전화 유통 구조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이 조건이 최선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셨으리라 생각하고, 그렇다면 더 나은 조건으로 새 단말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기 위해서 필요하신 지식들을 살짝 덧붙여보겠습니다.
통신사를 통해 유통되는 단말기는 어떻게든 추가적인 할인의 여지가 존재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리점/판매점은 단말기 한 대를 판매할 때마다 판매의 대가로 통신사에서 판매수수료를 지급받고, 이것이 해당 사업장의 이윤이자 소득이 됩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판매량이 많아 소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판매점이라면 판매 건당 이윤은 줄이더라도 판매량 자체를 늘려서 한 고객당 이윤은 조금 덜 남기더라도 판매량으로 그것을 벌충하는 '박리다매' 전략을 쓸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이윤을 줄인다는 것은 곧 판매의 대가로 수수하게 되어있는 판매수수료 중 일부를 고객에게 할인으로 제공한다는 뜻입니다. 소위 단통법 시행 이후로 많이 까다로워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이런 영업 방식을 통해 고정 고객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업장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업장은 소위 말하는 '동네 폰 가게'와는 상당히 다른 구조로 운영되고 있고, '동네 매장'에서는 판매할 수 있는 건수에 자연스럽게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판매수수료를 나눠받는 방식으로 할인을 받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동네 매장에서 제시하는 기존 통신사 위약금 대납이나 기존 단말기 대금 대납 등의 제안은 전부 위에서 말씀드린 판매수수료나 고객의 기존 단말기 중고 처분 수익에서 나오는 것이고, 절대로 사업자 개개인의 호의 등에서 발생하지 않습니다.
4. 엄지 님께서 택하실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
자, 그럼 지금까지 열거한 사실을 바탕으로 엄지 님께서 택하실 수 있는 방안을 몇 가지 제시해드리겠습니다.
3.에서 제시한 박리다매 매장 이용: 최대한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이 목적이고, 알뜰폰이 아닌 통신3사(SK/KT/LG)를 계속 이용하셔야 하는 경우에는 편익이 가장 높은 방법이지만, 매장을 소개받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단점입니다.(제가 소개해드릴 수도 있지만 아티스트-팬간 직무윤리 문제로 사적 접촉이 곤란하기에 적절한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급제 단말 구입 후 중고 단말기는 직접 처분: 자급제 단말이라고 하여 통신사를 통하지 않고 애플스토어, 오픈마켓(옥션/지마켓/11번가/쿠팡/인터파크 등) 등의 판매처에서 직접 단말기를 구입하신 후 기존 회선에 연동하여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약정이나 요금제 등에서 자유롭고, 이동통신사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보다 부대비용(할부수수료 연 5.9% 등)을 덜 부담하고 각 구매처별 무이자할부 등의 혜택을 받으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이 경우 기존 단말기는 당근마켓이나 세티즌 중고장터 등에 처분하시면 기존 단말기 할부금을 모두 내고도 남으실 것으로 보입니다.
뭔가 팬 카페에 맞지 않아 보이기도 하는(?) 두서 없는 글을 주저리주저리 적어보았는데... 혹여나 보시고서(바쁘셔서 못 보실 것도 같지만...)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언제든 편히 댓글 달아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