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산 라이딩 후기(자유게시판에 옮겨온 글)

[신바람]

이곳은 사진이 있어야 글을 올릴 수 있군요. 원래 사진이 없어서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렸는데 초석님이 올린 MTB코스 중 오서산 순환라이딩에 실린 사진 몇 개를 슬쩍해서 이곳에 글을 씁니다.

7월 23~24일 오서산 라이딩 후기를 간단히 남깁니다. .

초석님께서 오서산 라이딩 공지를 올렸다.

내용을 살펴보니 첫날은 신창역에서 내려 해안가를 위주로 도는 관광라이딩 같았다. 둘째 날은 오서산을 오르는 것이었고.

평소 오서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한 번 가 보고 싶었던지라 참석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목요일까지만 해도 날씨가 너무 더운 폭염이었다. 계획에 의하면 송내에서 9시에 전철을 타고 구로에서 갈아 탄 뒤 신창역에 내려서 라이딩을 하는 것인데 신창역에 빨라도 12시 가까이 도착할 것이고 그 때부터 라이딩을 한다면 땡볕에서 아스팔트 지열을 받아가며 라이딩할 것 같았다.

나는 원래 도로 라이딩을 좋아하지 않아서 첫날 코스가 별로 내키지 않았다. 그렇다고 단체행동인데 혼자만 빠질 수가 없어 고민을 하다가 초석님께 첫날 오서산을 라이딩해도 좋은지 여쭈어 보았다. 괜찮다며 질러가는 코스를 알려주었다.

그래서 토요일 새벽에 출발하기로 마음먹고 일급수님께 함께 하겠느냐고 물었더니 같이 할 수 있다고 했다. MTB코스 코너에 초석님이 퍼다 놓은 오서산 라이딩을 인쇄하고 여러번 읽으면서 코스를 익히고 준비를 했다

설렘 때문인지 잠도 약간 설치면서 토요일 아침 5시에 일어나 간단히 짐을 꾸려 가족들 잠이 깨지 않게 혼자 조용히 빠져 나와 부평역으로 가서 5시 40분 전철을 탔다. 그곳에서 일급수님을 만나 구로역에서 6시 20분에 출발하는 신창행 전절로 갈아 탔다.

신창까지 약 두 시간 걸렸다. 8시 10분에 도착하여 라이딩 준비를 하고 8시 30분에 출발했다.

순천향대학교 옆을 지나고 도고온천 옆을 지났다. 도고 온천은 추억이 있는 곳이다. 아주 오래 전 우리 아이들 어렸을 때 주로 왔던 가족 여행지가 바로 도고온천이었다. 수덕사를 구경하고 덕숭산 등산을 한 뒤 도고온천으로 와서 온천욕을 하고 쉬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개발이 많이 되었겠지만 당시에는 주변 가을 풍경이 매우 좋았다.

예산 표지판을 보고 계속 달렸다. 신창에서 홍성가는 도로는 차량 통행이 많았지만 예산 방향으로 들어서자 차량 통행이 뜸했다. 아침에 비가 왔는지 도로는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예산을 거쳐 예당 저수지 방향으로 달렸다. 일급수님께서 예전에 낚시를 하시느라 전국을 돌아다녔기 때문에 예당 저수지도 잘 알아서 예당 저수지 근처에서 어죽으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예당 저수지 가는 길에 무심천이 있는데 물새들이 많이 있었다. 

예당 저수지 길을 따라가다가 의좋은 형제 마을 약간 못 가서 어죽으로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10시 30분에 출발을 했다. 구름이 끼어 있어서 해가 나지 않아 도로를 달리기에 좋았다. 아름다운 주변 경치를 보면서 달렸다. 가는 도중에 임존성이라는 곳을 지나갔다. 옛날 흑치상지가 백제 부흥 운동의 근거지로 삼았던 성이다. 역사책에서 이름은 들었지만 근처를 지나는 것은 처음이다.  지방 도로를 따라 광시에 도착했다. 광시는 한우 판매장으로 유명한가 보다. 길 따라 양쪽으로 늘어선 거리는 온통 한우 정육점이었다.

광시를 지나 장곡면 신풍리 쪽으로 향했다. 신풍리에서 오서산으로 들어가는 임도가 있었지만 우리는 상담 주차장 코스를 이용해 올라가기로 했다. 신풍리에서 광천 저수지 옆길로 해서 상담 주차장까지 갔다. 그곳에서 점심을 먹든지 먹을 거리를 사서 올라가려고 했는데 가게라고는 막걸리와 전과 도토리묵을 파는 곳이 한 곳 있을 뿐이었다. 할 수 없이 하담까지 다시 내려와 가게에서 복숭아 통조림 2통과 구운 계란 3개를 사서 배낭에 넣고 다시 상담 마을 주차장까지 갔다. 상담마을에서 등산로 표지가 있는 곳으로 가다가 마을 사람에게 길을 물어보니 자전거 가는 길은 그곳이 아니고 주차장 위로 올라가는 임도가 있단다.

잔 자갈이 깔려 있는 비포장 임도와 시멘트 길이 혼합된 임도였다. 임도 초입에 들어섰을 때 오후 1시였다. 길은 꾸준한 오르막이었다. 정암사 입구에서 약수터가 있어 그곳에서 물을 마시고 물통을 채운 뒤 정암사 옆길로 다시 출발했다. 정암사 지나서부터 본격적으로 급하고 긴 업힐이 이어졌다.

<경사 급한 업힐 - 사진과 같은 곳이 계속 된다>

쉰질바위까지 꾸준한 오르막이다. 가다가 중간에 쉬면서 산딸기를 따서 일급수님과 나누어 먹었다. 일급수님은 나이가 있음에도 날이면 날마다 문학산을 누비고 다니시는 분이어서 업힐을 잘 하신다. 다만 더위 때문에 조금 힘들어 하셨다. 그렇게 쉰질바위에 도착한 우리는 복숭아 캔을 꺼내 사이좋게 나누어 먹고 구운 계란도 먹었다. 이것으로 점심을 해결한 것이다. 이제 오서산 정상까지 약 2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비포장 길로 올라가야 한다. 간단한 요기로 힘을 충전한 우리는 용감하게 도전을 했다. 지금까지 올라오는 길이 시멘트 포장 또는 작은 돌이 깔린 양호한 상태의 길이었다면 여기서부터는 주먹만한 돌들이 깔려 있고 상태가 양호하지 못한 비포장 임도였다.

(쉰질바위에서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 비포장 자갈길 임도인데 이런 길이 약 2킬로미터 정도 계속 된다.)

 한 고개를 돌면 또 길이 나타나고 또 한 고개를 돌면 또 길이 나타나고 뒷바퀴는 자꾸 밀리고 꽤 힘이 들었다. 그렇게 달리다보면 언젠가는 끝이 나오는 법! 드디어 정상! 눈 앞에 억새밭이 펼쳐진다.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서 멀리까지는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이곳이 정상이 아니었다. 이곳은 삼거리였고 정상까지는 0.9킬로미터를 더 가야한다. 그 0.9킬로미터는 오리지널 싱글길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심하며 바위들이 군데군데 있어서 타다가 끌다가 해야 했다. 그렇게 올라가 정확히 15:00에 오서산 정상 표지석을 찍었다.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혼자서 자전거를 표지석에 기대어 놓고 인증샷을 찍고 있는데 일급수님이 오셨다. 우리는 감격의 악수를 하고 복숭아 캔 하나를 마저 꺼내 먹었다. 한참 그곳에 머물렀는데 안개 때문에 먼 곳은 전혀 볼 수가 없었다. 다시 하산길 바위가 약간 겁나게 생겼지만 신나게 다운을 했다. 새로 교체한 캐논데일 레프티! 다운할 때 만족스럽게 받쳐 주었다. 처음 정상인 줄 알았던 삼거리에 도착해서 오서정 방향으로 갔다. 가는 도중에 전망대 같은 넓은 인조물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양말을 벗고 바람을 쐬었다. 시원하고 좋았다. 그런데 습한 안개가 몰려오기 때문에 자전거 케이블과 바퀴의 스포크에 물이 방울방울 맺히고 있었다.

잠시 쉬었다가 힘들게 올라간 만큼 신나게 다운질을 했다. 자갈길이어서 약간 위험스럽기는 했지만 엊그제 교체한 신형 XT브레이크는 확실한 제동력으로 라이딩을 즐겁게 해주었다. 브레이크 감이 끝내준다. 달리다가 제동을 걸면 뒷바퀴에 돌과 흙이 바바박 하고 튄다.

쉰질바위까지 내려와 내원사 방면으로 내려가는데 이곳은 경사가 심한 내리막길이다. 조심하면서 내리 달렸다. 그렇게 내리막과 내원사 근처의 오르막을 오르다가 공덕고개 표지를 보았다. 이곳에서 싱글로 들어가야 하는데 초입이 풀이 우거져 있어서 길이 잘 보이지 않자 일급수님이 오늘 라이딩을 여기서 종료하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약간 아쉽기는 하지만 체력이 무리가 따르게 할 수는 없고 시간도 꽤 걸릴 것 같아 임도를 타고 내려오기로 했다.

<오서산 정상까지 평지가 거의 없이 꾸준한 오르막이다. 우리는 시간 관계상 금자봉 조금 못 미쳐서 하산했다. 다음에는 환상적인 다운힐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쉽다.>

한참을 내려오다가 졸졸 흐르는 물이 있어 그곳에서 등에 물을 끼얹으며 쉬었다. 그리고 도로를 따라 광천 저수지 옆을 지나 점심 먹을 거리를 샀던 가게에 도착하여 맥주 한 캔씩을 마시고 숙소로 갔다. 이 때가 여섯시 정도였다. 숙소에 도착하여 씻고 잠시 쉬는데 불꽃님과 초석님을 비롯한 일행이 도착했다.

이번 번개를 주선하신 초석님, 늘 불꽃같은 열정을 지닌 불꽃님, 처음 뵙는 건장한 체구의 라이더님, 지난 번 부평 가족 공원에서 함께 라이딩을 한 뒤 다시는 내 뒤에 따라오지 않겠다던 날개님, 꽃처럼 밝은 표정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플라워님 총무를 맡아 애를 쓰시는 복불복님 라이딩 자세 끝내주며 도로에서는 고수이신 여성라이더 야호님 오늘 가장 연장자이며 초급이지만 열심이신 은강님(빠진 사람 없쥬? 있음 손 들어유~~)

간단히 씻고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 광천에 있는 횟집으로 갔는데 그곳에서 광어 6킬로 짜리를 잡았는데 모두 푸짐하게 먹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 취침을 했다.

일요일 아침 5시가 넘어 일어났다. 그런데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6시 30까지 식당으로 가기로 했으므로 씻고 준비하고 6시경에 밖에 나오니 빗방울이 약간 굵어졌다. 비를 맞으며 광천역 앞에 있는 백마식당으로 가서 소머리국밥으로 식사를 했는데 음식이 매우 맛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비는 장대비가 되어 주룩주룩 쏟아지고 있었다. 이런 상태로는 라이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어 매우 아쉽지만 철수하기로 했다.

가는 일도 걱정이었다. 다행히 광천역에서 우리 사정을 알고 자전거를 갖고 탈 수 있도록 매표를 해 주었다. 8시 15분 무궁화호에 올라탔다. 우리는 장애인칸이 있는 3호차에 올라 휠체어 있는 곳에 4대를 놓고 또 다른 곳에 자전거를 실었다. 얼마 후 역무원이 와서 자전거를 많이 싣고 가면 자기들 입장이 곤란하다고 한 모양이다. 복불복님이 천안에서 내려 전철을 타야한다고 했다. 그런데 한참 뒤에 그냥 영등포까지 가도 된다고 했다. 다행이다.

그렇게 영등포에 내려 전철을 타고 부평역까지 왔다.

일기 때문에 부득이 철수는 했지만 모두들 아쉬움이 매우 큰 표정이었다. 다음을 기약하면서 부평역에서 헤어졌다.

업힐을 즐긴다기 보다는 싫어하지 않는 나에게 오서산은 매우 매력적인 산이다. 8월 중에 인천터미널에서 아침 7시 55분 예산행 버스를 타고 다시 한 번 오서산에 가서 이번에는 일주를 하고 당일로 돌아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靑山]

내가간것 같이 자세히 쓰셨네요.잘봤네요..감사 합니다..

[草石]

신바람님~~!!
다음갈때 같이가요

[일급수]

쉰질 바위 앞 대문이 열려있네요 저 곳 부터 정상까지 2km정도가 너덜길의 연속업힐 구간입니다 더위와 높은 습도때문에 힘들긴 했지만 시원한 가을 단풍라이딩엔 좋을듯합니다.

[라이더]

나도 가을 단풍철에 당일치기로 라이딩 해보고 싶네요.

[라이더]

신바람님 일급수님 오서산 정상 정복하시느라 수고많으셧습니다. 신바람님 후기도 자세히 잘 올려주어 감사합니다.

[그린]

못간 저도 실감나는데요. 정말 자세히 라이딩 후기 잘 읽었어요^^

[뽀로로]

라이딩 후기 잘 갈무리 해두었다가 다음 기회를 노려보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이삭]

어휴 난 가는거 꿈도 꾸지 말아야지 나에게는 아직 먼나라 이야기 일거 같아요.. 겁도 없이 아무것도 모르니 용감하게 간다고 했던 나에게 플라워님의 조언이 실감이 나네요. ㅋㅋㅋ

[불꽃]

신바람님 다음에 당일치기로 한번 가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