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와 독고 여행
좋은 교회로 소개받은 엄마와 딸이 예배에 나왔다.
면담할 여유가 없어 ‘야외 모임’ 함께 가길 권했는데 나중으로 미뤘다.
먹거리 챙기고, 탑승 인원 확인하고 멀미한 분을 앞에 앉혔다.
선두 차량 운전이 부담되었지만 잘 도착하여 짐을 내렸다.
장성 댐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폈다.
장로님 지은 찰밥과 반찬을 나르고 바람 불어도 삼겹살을 구웠다.
오랜만의 나들이에 감사 기도 드리고 이야기꽃을 피우며 먹었다.
삼겹살이 감칠맛 났다.
찰밥도 기가 막혔다.
순간, 오들오들 떨며 웅크린 분을 보고 일어서 승용차에 모셨다.
가쁜 숨소리에 비상등을 켰다.
신호 무시하고 밟았다.
정신 줄 놓지 않도록 말을 걸었다.
응급실 경비원에게 휠체어 달라 해 처진 몸을 붙들었다.
측정한 체온 40도, 간호사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침대에 누워 수액 맞고 안정을 취했다.
보호자에게 연락하고 돌아왔다.
시간적으로 식사 마치고 떠난 자리에 내 차 타실 분만 계셨다.
오후 5시 목회자 부부 울릉도, 독도 방문 약속에 서둘렀다.
감기 몸살 약을 먹어도 피로가 풀리지 않았다.
어머니가 대추, 생강 끓인 물을 책상에 놓고 가셨다.
그 사랑 마시고 기운을 차렸다.
14명이 논공 휴게소에서 만났다.
한 분의 수고로 쑥떡, 찰밥, 김치, 상추, 멸치, 고추장을 펼쳤다.
종이컵에 밥을 덜어 달게 삼켰다.
포항 영일만으로 이동하여 울릉 크루즈 선착장에서 승선권을 받았다.
밤 11시 50분에 탑승할 승객이 구름처럼 몰렸다.
6인 침대 객실이 비좁았다.
코딱지만 한 화장실에서 씻고 피곤함에 떨어졌다.
일출 방송에 헬기장으로 나갔다.
찬 바닷바람 맞으며 수평선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망망대해, 거대한 바다는 아픔, 슬픔, 괴로움을 다 받아들일 태세였다.
검푸른 바닷물을 움직이신 손길이 놀라웠다.
구름 속 아침 햇살이 흐렸지만 물살을 가르는 선박이 당차게 나갔다.
6시 30분 갈매기 떼 영접을 받으며 동녘의 빛, 울릉도에 내렸다.
독도의 열풍을 일으킨 ‘독도는 우리 땅’ 노래비가 눈에 띄었다.
국민의 염원과 사랑을 담은 가사였다.
찰진 밥을 먹고 해안 일주 관광에 나섰다.
버스 빈자리가 없도록 태웠다.
절벽을 깎아 놓은 듯한 비탈길을 입담 좋은 운전기사가 거침없이 달렸다.
양문교회를 지나며 출입문이 앞뒤에 있어 이름을 저렇게 지었단다.
목적지에 내려 주고 정한 시간까지 오게 다뤘다.
신비의 섬 울릉도, 발길 닿는 곳마다
천혜의 자연 비경(祕境)을 가득 담은 울릉도의 매력에 취했다.
내수전 전망대에 올랐다.
바다, 산, 하늘의 동일한 색상을 핸드폰에 담았다.
풍혈! 천연 에어컨이 신기하였다.
신선하고 상쾌한 피톤치드를 방출한 삼림욕에 피로가 풀렸다.
한걸음 더 성큼 올라갔다.
울창한 숲속의 30M 봉래 폭포가 장관을 이뤘다.
매일 3천 톤의 유량이 상수원으로 활용되어 철책 보호를 받았다.
코끼리 바위 주상절리 앞에서 사진 촬영하고 더덕 즙을 마셨다.
여유 시간, 행남 해안 산책로는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돌계단에 앉아 나지막한 소리로 시 읊은 남녀를 봤다.
낭만적인 모습이 마음을 비옥하게 만들었다.
풍화작용으로 형성된 기암괴석을 벗 삼은 식물이 돋보였다.
바위틈에 뿌리내린 소나무가 애처로웠다.
누가 키웠을까? 무얼 먹고 자랐을까?
바다 쪽 가지는 모진 바람에 사라졌다.
낮에 물오른 숲에서 싱싱한 사랑을 가슴속에 퍼 올렸다.
하지만 비대칭 소나무는 남은 절망을 견디기 위해 찾는 자의 모델이었다.
욥의 고난에 살아낼 힘을 얻은 자들 같았다.
갈매기가 낮게 날다 바닷물에 앉아 물 갈퀴질한 것 처음 봤다.
밀려오는 하얀 파도!
자연이 베푼 자리에 초대되어 누린 시간이 좋았다.
모텔 숙소의 방음이 문제였다.
옆방 아줌마들 떠드는 소리에 숙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새벽을 깨우는 목청 열린 새소리는 환상적인 오케스트라였다.
5월 넝굴장미 얼굴도 예뻤다.
무엇보다 울릉 교회 새벽 예배 나온 분들이 귀했다.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지혜와 총명을 심히 많이 주시고
또 넓은 마음을 주시되 바닷가의 모래 같이 하시니
솔로몬의 지혜가 동양 모든 사람의 지혜와
애굽의 모든 지혜보다 뛰어난지라”(왕상4:29-30)
영혼의 양식으로 넓은 마음 품고 나섰다.
식사는 따개비 칼국수, 홍합 밥, 오징어 내장 탕, 산채비빔밥을 먹었다.
밑반찬으로 삼 나물, 부지깽이나물.. 명이 나물은 추가요금을 받았다.
속 편하고 가스가 차지 않았다.
셋째 날 새벽, 운동복 차림으로 양문교회를 숨 가쁘게 올라갔다.
목사 신분을 알아봤다.
큰 예배당에 새벽 예배 나온 분이 권사 한 사람,
우파정권 성공 위한 대표 기도가 생소했다.
새 신자 초청 주일을 앞두고 구호 외치는 열정이 뜨거웠다.
바울의 전도 여행 말씀을 전해 듣고
오전 독도 입도 위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했다.
8시 출항하는 엘도라도에 몸을 실었다.
너울너울 춤추는 바다에 멀미한 사람들,
2시간 항해 후 동도에 배를 접안 시켰다.
기상 악화로 뱃고동 울리면 승선하라는 방송이 흘렀다.
생태자원의 보물창고,
철새들 휴식처로 푸른 하늘과 바다를 품에 담고 있는 한반도 동쪽 끝 섬,
소중한 우리 땅 독도에 발을 내디뎠다.
풍부한 플랑크톤으로 모여든 다양한 해양 생물의 삶의 터전을 보고
감개무량하여 태극기를 흔들며 뛰어다녔다.
경비 대원과 기념사진 찍고 돌아섰다.
3박 4일의 빡빡한 일정을 마치고 다시 크루즈 선에 올랐다.
선상 수요 예배는 은혜였고 좁은 공간이 오붓한 소통의 자리였다.
극한 사랑받은 여행으로 행복한 만남과 교제에 큰 추억을 쌓았다.
2023. 5. 20 서당골 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 목사 010 4793 0191
첫댓글 아, 울릉도!!
작년 이맘 때가 생각납니다.
잘 다녀오셨군요.
저는 노인들(?) 모시고 가느라 독도는 먼 발치에서 구경만 했습니다.
나래 분지가 눈에 선합니다.
지난 스무 날 남짓 중남미와 미국 캐나다 다녀오느라 글을 못 읽었습니다.
오늘 돌아와 정신이 몽롱합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