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 우덕흥이 한강여관 205호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옷을 다 벗고 알놈으로 침대위에 올라와서 이불속에 들어있는 나를 끌어앉았을때야 눈을떳다.
밖에서 막 들어온 덕흥은 알몸이 몹시차가웠다. [ 미안해... ] 그렇지 안해도 되는 찬몸을 사과를했다. [ 그런데 방문은 항상 잠그지 않는거야?...]
우덕흥이 나갈때 같이일어나서 잠그면 될텐데 이따해야지 하다가.
그냥 잠에 골아 떨어지곤 했다. 우덕흥은 그 외에 다른말은 없었다. 될수있는한 불편한 말은 하지 않을려고 노력한 여자었다,
매번 그렇게 방문을 잠그지 않아 순덕이도 들어와서 일을 벌렸고 새로온 오경애도 지난 크리스마스날 들어왔던 것이다.
어제밤에 연거퍼 두번이나 하면서 방안을 발칵 뒤집어놓고 모자라서 아침에 또 시작했다.
덕흥의 부드럽고 매끄러운 살붙이가 내 삭신에 접하는 동시에 감정이 북받쳐 전신적(全身的) 변화가 작용되면서 흥분을 하고 그 흥분을 감당하지 못하고
덕흥의 품속으로 기어들어가 애열을 토해내는 작용이 성립되고 있었다. 어제 밤부터 아침까지 쭉 지켜본 이가 있었다면 귀가막혀 탄복할 것이다.
우덕흥은 어제와 똑같은 비명을 질러됐고 나도 침대도 똑같은 소리를 그리고 하는짓도 그대로 재현되고있었다.
삭신이 녹아내리고 뼈 마디가 으스러졌다 다시 그대로 돌아오는 짜릿한 쾌락을 오랫토록 가지고 영혼속에 파묻고 싶어하는것도 어제와 그대로 재현되고 있었다.
시간은 즐겁고 재미나는 우리의 아름다운 행사를 오래토록 잡아주지 않았다. 나는 우덕흥의 배위에서 내려왔고 우덕흥은 침대위에 깔려있는 시트를 흔근히
적셔놓고 금성반점으로 돌아갔다. 나갈때 궁금해서 투숙객 누군가가 방문을 열고 내다봤다면 우덕흥을 보고 두번은 놀랬을거다.
하나는 그녀의 색쓰는 소리에 놀랫고 다른 하나는 그녀의 미모에 놀랬을것이다. 못생긴 여자가 그짓을 했다면 병신 꼴갑했구나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 나오지나 안을까?....
왕창만은 해가갈수록 우덕흥을 만족하게 해주지 못하는것을 고민하고 있었다. 우덕흥이 여닛여자와 다르다는것을 누구보다도 더 잘알고 있을것이다.
밤마다 보채는 부인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그게 지나치게되면 스트레스가 샇이고 밤이 공포의 대상이 될수도있다. 옆에 다가오는 부인이 싫어지고 나중엔 무서워질수도있다.
ㅡ여보 우리 한달에 두번씩만하자. 도저히 감당을 못하겠다.ㅡ 이런말이 왕창만 입에서 나오기를 바라고 기를쓰고 우덕흥이덤벼들고 있었다.
왕창만이 자포자기 하는것을 보고싶은것이다. 만약 왕찬만이 자포자기 하면 외도한것이 들통난다해도 자기가 감당을 못했으니 모든책임은 자기한테있었다고 자인하고
누구를 원망하기 전에 모든것을 본인의 책임으로 돌릴것이다 하는 취지에서 일를 벌린것이다. 그러니까 좀 쉽게 말해서 스스로 무너지기를 바라는것이다.
하지만 그게 말이나 되는소리냐... .
어디까지나 우덕흥의 색정이 과하다보니 혹시나 이렇지나 않나 허무맹랑한 공상을 해본것 뿐이다.
우덕흥이 옷을 주서입고 나가려다 뒤 돌아와서 내 입술에 자기입을 찍고 [ 엄마가 나를 의심하는것 같에..] 했었다.
설에 왔다갔는데 아무 이유도없이 또왔다며 밤 열두시가 다되서 들어온 이유가뭐냐고 묻고 박씨 시골에서 올라왔냐고 묻더란것이다. 혼자만 알고 처리할려했는데
박씨도 알고 행동해야 편할것 같어서 말해준다고 했다. 그렇다고 걱정 하지말고 자기가 처리 잘할테니 마음놓고 자기 하는데로 만 따라오면 된다고했다.
왕창만이 유리대리고 쎈프란시스코 갔을때 주방에서 같이 있는것을 수상하게 보았던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이 꺼림칙해서 그다음날 독탕으로 목욕가면서
택시안에서 물었을때 자기 딸인데 어떻게 하겠냐 했었다.
내가 걱정할까봐서 그렇게 말은 했지만 주방에서 둘이 붙어 입맞추는것을 목격하고 밤새 모녀끼리 이야기를 했었던것이다.
누구보다도 딸을 잘 아는 사람은 엄마일것이다. 사실 자기딸이 한짓인데 자기딸이 어떻게 대는것을 바라는 애미는없을것이다. 우덕흥은 이걸 앞세우고 있었다.
어제 밤에 나를 배위에 올려놓고 ㅡ 우리 이렇게 자주만나자...ㅡ 했던것은 뭐야?... 노골적으로 엄마한테 까벌려놓고 부담을 덜고 지내자는 뜻이었다.
만약에 자기엄마가 끝까지 고집을 부리면 이혼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고민하고 또 고민하던것이 바로이것이었다. 드디어 올때가 왔구나싶었다. 차라리 유리라면 처녀총각이라서 미래도 생각 할수있고 주위에서 그럴수도 있겠다
하겠지만 정말 우덕흥이 이혼이라도 하게되면 나는 감당하기가 어려울것 같았다. 경제적이 문제가 아니고 그래도 우리집안에서는 장남인데 자식도 문제고
유부녀를 며느리로 드릴수 있을만큼 이해 폭이 넓은 부모가 못되기 때문이다. 거기다 중국여자인데.... 이제는 내가어떨게 해야된다는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아직은 왕창만이 모르고 있으니 이럴때 떠나야 한다. 사나이의 가슴에 못밖고 영원히 그자의 기억속에 추한 놈으로 남겨놓고 싶지않았다.
지금까지 해온것이 억보라고 생각하면 아니라고 할수없는 일들이 이 이상 더 학대되기를 바라고 싶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신이아니고 사람인 내가 우덕흥의 모든것을 버린다는게 아쉬워서 도저히 발길을 돌릴수 없을것만같다. 내가 떠난뒤라도 모든것을 다 버리고
제 서방 하나만을 위해서 열심이 살아준다면 홀가분하겠지만 우덕흥은 어느누구 또다른 사네와붙어 나처럼 하고 지낼것같아 그것이 뼈아프게 가슴에 맺쳐오고있었다.
분명 우덕흥은 자기사네 하나많을 상대하며 살수없는 여자란것을 내 손가락에 장을지질만큼 장담하고 싶었다.
우덕흥이 나가면서 옷고리에 결려있는 바지 주머니에 돈을 넣어주며 절대 걱정하거나 신경쓰지말고 아침먹고 술한잔하고 놀다가 오후늦게 들어 오라고 신신 당부하고 나갔었다.
부산에 내려가 있으면 어떻겠냐고 어젠가 내게 물었었다. 여동생 우문창은 충분히 자기를 이해 줄 거라고....부산에 내려가 있고싶은 마음은 없다. 우리는 꼭 헤어져야 만 되기 때문에...
처음은 괴롭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차츰 잊혀져 깊은 추억으로 남을것이다. 전부터 그렇게 마음을 먹고있었기에 오히려 편안했다.
소사에서 술장사를 하고있다는 순덕이를 찾아가고 싶었다. 순덕이를 좋아하고 싶어서가 아니고 작년 추석때 한강여관에서 삼박사일 묶으면서 더러 많은 대화를 나눴기에
그 여인은 내가 찾아가면 충분한 이야기를 해주지 않을까싶다. ㅡ내 이럴줄 알았어 그래서 내가 한밑천 단단히 잡으라고 했잔아요...바보...ㅡ 이러자나 안을런지?...
잡을려면 지금이라도 늦지는않았다.그녀의 말을 그대로는 따라서 할수는 없슬지라도 참작이 갈수있는 이야기는 분명 해줄것 같았다.
나는 일어나서 샤워를하고 옷을 주어입고 밖으로 나왔다. 어쩌면 한강여관이 오늘로써 마지막이고 추억속에 영원히 존재하지 않을까 쓸쓸한 마음이 들었다.
조바실안에 있던 오경애가 나를보고 밖으로 빠르게 나왔다. 무슨 쓰잘때기없는 이얘기를 할까봐 듣기싫어서 고개만 끄덕이고 얼른 여관 현관문을 열고 나와버렸다.
골목을 빠져나와 큰길가로 접어들여는데 ㅡ바악쓰이ㅡ 하고 부르는 소리에 옆을보니 우덕흥 엄마가 추위에 떨고 서있었다. 이놈의 노인네가 미쳤나?...
몇시간을 기다렸다는거야?... 분명 우덕흥을 미행해 왔을텐데 ....
[ 안녕하세요?... 추운데...] 하고 동정(同情)어린 나를 멸시하는 눈초리로 댓뜸 [ 바악쓰이 우리 딸하고 헤여주어야 해..아하면 일러서 혼네줄거야...]
중국인들이 한국사람을 없이여긴 근성이나왔다. 딸래집에서 일하고 있으니 종놈 취급하는 눈초리었다. 저네들이 한국에 와서 돈벌어서 잘사는게 우리들 때문인데 ....
안쓰러운것 보다 비위가 확상했다. ㅡ딸에게 물어..봐 해..ㅡ 하고 쏘아붙일여다. 힐끗쳐다보고 큰길가로 나와 버렸다. 우덕흥으로 본다면 그렇게 대하면 안돼지만
그 자리에서 뭐라고한들 대화가 통할수도없는 노릇이었다. 이여인이 한국사람이라면 여관 안으로 쳐들어왔을것이다. 한국 말만 잘 할수있어도 춘대서 덜덜 떨러가며
나를 기다리지 않았을거다. 자기딴에는 나와 한번해보겠다고 미행해서 찾아온것같은데 기분만 더 상하고 돌아갔을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당장 왕창만에게 말을 할수도 없을거다.
머느리가 아니고 자기가 난 딸인데 절대로 말하지 못할거다. 일은 이미벌어졌고 나역시 준비를해야 할 단계에 찾아온것같았다.
한강여관은 주인아저씨는 가톨릭 신앙를 갖고있고 남의 등골빼먹는짓은 철저하게 반대하기 때문에 몸파는 여자들이 없지만 용산역 앞 뒤 옆으로 줄비하게 들어서있는
술집이나 여관은 한집에 서넷명씩 몸파는여자들을 대리고있었다.
배도 곱프고 해서 뭣좀 먹을까도 생각했는데 땡기지않을것 같아서 역 대합실로 들어가서 소사까지 가는 열차표를끊어 푸랫트홈으로 나왔다.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는 얼마 기다리지 않아서 용산역 홈안으로 들어왔다. 그때는 용산역. 노량징역. 영등포역. 오류역. 소사역 . 그랬다. 그리고 소사다음에
부평역. 주안역. 제물포역. 동인천역. 하인천역. 이랬다. 뭐?..역자랑하는것은 아니지만 수없이 많은 지금에 비하면 간편했다는것을 이야기 하고싶다.
열차가 출발했다.사랑하는 사람을두고 멀리떠나는 기분이 들었다. 우덕흥으로 비한다면 나도 자기 사위나 마찮가진데 자기 딸이좋다는데 노인네가 망령이났나
이 추운 겨울 날씨에 몇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니 참... 만나봐야 뽀죽한 수가 나올리도 없고 나온다 하더라도 말이 통해야 할텐데 그러지 못하면서 욱하는 성질에
노인네가 쫓아와서 한마디해주고 싶었던것이다. 혹시 시어머니나 된다면 이해가 되지만 딸이 좋다고하는 사람을 한번해주겠다는 것은 내가 한국 사람이고 딸집에서
일하는 놈이라서 가소롭게 생각한것 같았다. 하지만 하지만 노인네가 추운데서 몇시간을 참고있었던 고통을 안쓰럽게 생각하고 싶었다. 우덕흥으로 봐서...
작년여름 장마철에 억수로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급성 맹장염에 걸려사경을 헤메는 유리을 업고 서대문 록십자 병원에 입원시키고 돌아와서부터
사랑이 싹트기 사작 했는데 우덕흥은 그전부터 나를흠모하고 있었다고 했다. 차츰 나와 좋아해지기 시작하면서 같이 한몸이 될때마다 그렇게 포근하고 좋았다고 했다.
친엄마가 아니라서 그런 마음을 먹고있었던지 유리를 내게 소개를 시켜 교제하게 한다음에 결혼시켜서 딸래 집이랍시고 찾아다니며 나와 영원히 만날수있는 기회를
만들어 볼려는 비약한 마음까지 먹고있었다니 놀래지않을수없었다.
세상은 비밀이란 없는데 그게 영원히 지속될수있을까?.. 잘살고있다가 뒤늦게 밝혀진다면 그불행을 누가 책임질건데 그런 터무니 없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니
나를 얼마나 좋아했다는게 알수있었다. 그런 그녀와 이젠 헤여져야한다. 부산에 내려가 있을까?.... 부산에 가 있겠다면 충분한 여윳돈을 주며서 좋아할거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것이 문제가아니고 창창한 내앞길이 문제인것이다. 이제는 더이상 다른생각 하지말고 빨리 금성바점을 떠나자 내가 떠난뒤에 혹시라도 금성반점
주인여자가 종업원하고 붙어먹었다는 소문이 바람를 타지 않았으면싶다.
열차는 소사역 푸랫트홈에 날 퍼놓고 인천을 향해 출발해버렸다. 소사역 주변엔 복숭아 나무들이 가지마다 꽃눈을 안고 느러져 봄이오기를 손꼽아 가다리고 있었다.
그때는 서울시장을 매매로삼고 소사복숭아 안양포도 먹골배 그랬었다. 복사꽃이 필때면 역곡에서 송래까지 철로주변에 온통 복사꽃밭이었다.
역곡과송래는 집몇개씩 모여있는 동네였지 열차가 정차하는 역이아니었다. 그리고 소사역전이 남쪽으로 되어있고 광장앞으로 영등포에서 인천가는 경인국도가 지금도
그대로지만 자동차가 다니는 유리한 그길하나뿐이었다.
역전뒤 북족으로는 울타리겸 전나무를 심어놓고 철조망을 쳐놔서 그쪽으로는 사람들이왕래 할수가없었다. 그리고 멀리 오정리까지 넓은 들력이 펼처있었다.
근래에 와서 소사가 부천으로 바뀌며서 북쪽으로많은 빌딩들이나 북쪽 광장이 들어서서 행세를 하고있지만 모두가 옛날에는 호박밭 논들이었다.
나는 개찰구을 빠져나와 신철리쪽을 바라보고서면 서울쪽으로 왼쪽이니 그 쪽으로 걸어갔다. 역전에서 조금 걸러가니
주류일절 안주일절 상주집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마음이 설래었다. 순덕이가 어떻게 변해 있을까... 하룻밤을 자고 만리장성를 쌓다는데 잠깐이나마 그래도
몸을 섞은사이가 아닌가... 역 앞이라서 술집도 많고 밥집도 많고 색다른 한번씩 하고가는 집도 많았다.
상주집에 도착했을때 문이 잠겨있었다. 밤늦게까지 장사하는집 같았다. 통금이 있는때라서 늦은 손님은 밤새술먹다가 그방에서 아가씨와 그냥 자는소님이 대다수였다.
처음부터 그렇게 하기로하고 손님을 받었고 손님역시 그렇게 할려고 늦으막에 이런집에 찾아들었다. 그날밤을 느긋하게 앉어 마시며 즐기려면 그집 주인 장사수법에
달려있었다. 그렇치 못한집에 갔다가 임금나온 방범대원과 경찰한테 들통나서 파출소까지 끌려가 벌금물고 나오는 사람이 종종있었다. 쉽게 말해서 통금넘게 장사할수
없고 무허가로 여자와 방에서 잠자며 그짓할수없었다. 장사를 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상납하고 그사람들하고 잘통해야 했었다. 소문난집들은 손님이많고 돈을 많이
벌고있었다. 순덕이도 그런 장사를 하나싶었다.
시간은 오후 한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아침도 굶고 점심도 아직인데 상주집에와서 순덕이하고 한잔 하면서 먹을여했던것이
계산 착오로 되버렸다. 유리창으로 안을 드려다보니 홀 안쪽으로 좁은 골목이 있는데 밀실 통로같었다. 그리고 홀하고 붙은방문앞에 여자구두하고 슬리퍼가 놓여있었다.
나는 ㅡ여보세요...여보세요...ㅡ 부르며 창문을 두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