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조직 개편안(경기도교육청 공고 제2019-24호)을 보고
지난 1월22일, "경기도교육청 행정기구 설치조례 시행규칙 일부개정규칙안(경기도교육청 고고 제2019-24호)이 공문으로 공고되었습니다.
주요 개정 이유는 '미래 교육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부서 신설 등 교육행정 기능을 강화하고, 학교현장, 학교자치 중심의 장학·행정서비스 지원 체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본청 실·국 및 과·담당관 기능과 분장 사무를 재배치하는 등 2019년 3월1일자 조직개편 사항을 반영하고자 함'으로 되어 있습니다.
제가 경기도교육청에서 근무하는 총 5년(장학사 3년, 장학관2년) 동안, 조직 개편을 세번 겪었던 경험이 있어서 이번 개편안에 대해서 더 유심히 관심을 가지고 내용을 훑어보았습니다.
조직개편안이 발표되고, 짐을 싸야 하는 부서는 3월1일까지 근무의욕도 떨어지고 사기도 저하되어서 마치 폭풍전야의 불편한 마음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남는자'와 '떠나는자'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갈등의 골, 불편한 심기와 목까지 차오른 불평을 말하고 싶어도 조직의 일원으로서 차마 입을 열지 못하고 꿀먹은 벙어리마냥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는 심정들을 이해할 것같습니다. 조직개편안이 발표될 때마다, 떠나는 부서의 직원들은 답답하고 하소연할 곳없어서 밖으로 나와 심호흡을 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것이 사람들의 마음일 것입니다.
경기도교육청 소속 교육전문직원(장학사, 연구사, 장학관, 연구관)들의 생활근거지가 대부분 수원, 안양, 성남을 비롯해서 한수 이남이 약 70%이상입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제2청사로 발령이 나는 부서의 직원들은 특히 마음이 불편할 것입니다. 아마 요즘은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진로에 대해 걱정과 시름이 클 것입니다.
그래서 현재 제1청사(남부청사)에서 근무하는 장학사님들 중에는 여러가지 개인적 사정과 형편때문에 현재 거주지(생활근거지)가 가까운 교육지원청으로 내신을 많이 썼다고 들었습니다.
출퇴근 시간마다 수원에서 의정부의 제2청사까지 상시 정체구간을 지나야 하고, 거리는 하루 편도 약 60킬로미터(왕복 120킬로미터)이상입니다. 기회비용이 커서 길에서 보내는 시간이 최소 2시간~3시간을 운전하여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2018년 경기도교육청 초중등 교육전문직원(장학사,연구사) 합격자"의 지역별 분포를 봐도 지역 전형을 제외하고 한수이남의 합격자가 절대 다수입니다. 초등의 경우 40명 합격자 중에 한수이북 합격자는 9명이며, 한수이남 합격자가 77.5%입니다. 중등의 일반전형 52명 합격자 중에 43명(82.7%)이 한수이남 지역의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이 합격하였습니다.
요즘, 교육전문직에 합격하는 교사들의 연령 분포가 대부분 45세 전후의 교육경력 20년 이하가 다수입니다. 따라서 자녀가 어리거나 엄마의 보살핌이 필요한 연령대가 많은 것같습니다.
북부청사로 '재배치된 부서'의 직원들은 답답하고 속마음을 털어놓고 싶은 이야기가 많겠지만, 그러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질 것입니다.
조직 개편으로 이사가 완료되는 3월1일은 대부분 새로운 임지와 부서에서 대대적인 청소와 자리 배치를 해야하기때문에, 휴일인데도 불구하고 출근할 수밖에 없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조직 개편으로 인한 불안 심리가 빨리 안정을 되찾고, 업무가 최단시간에 제자리를 잡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조직개편안 중에 관심을 끌거나 주목할 만한 부서들이 꽤 있었습니다. 먼저 "미래교육정책과"입니다. 부서의 역할이 '미래형 통합학교 모델 정책 연구 개발'이라고 하였으나 아직은 ' 미래형 통합학교 모델 개발'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잘 모르는 상황일 것입니다. 현재 학교 현장에서도 아직 실감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그외 분장사무를 보니까, 현행의 대입업무와 진로교육, 직업교육, 고입업무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학생안전과"는 교육과정국의 "학생생활인권과"로 개편되었습니다. 이에 따른 업무조정으로 체험학습은 다른 부서로 배치되었습니다.
또, 학교정책과(학교역량개발), 교원정책과(교원자격연수, 교원임용), 민주시민교육과(교권보호)업무가 명칭이 "교원역량개발과"로 통폐합되었습니다. 그외 업무는 미세한 조정이 있었지만, 조직개편 이전의 부서 업무를 인계한 형식으로 분장 사무와 기능을 하는 것같습니다.
이번 개편안 중에서 가장 큰 이슈는 "교육과정정책국"이 제2부교육감 소속으로 이관되었다는 점입니다. "학생중심, 현장중심"의 가장 최일선에서 지원하는 부서가 바로 "교육과정정책국"인데, 아쉬움이 남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의 조직 중에서 '학생 및 학부모 민원'이 가장 많은 부서가 바로 "교육과정정책국" 그중에서도 "교육과정정책과"와 "학생생활인권과"일 것입니다. 학업성적관련 민원, 내신성적, 학생부기재, 학교폭력 등 가장 학교현장의 밀착형 학부모 민원이 많은 부서가 바로 교육과정정책국이라는 것은 대부분 인정할 것입니다.
장학관시절에 경험했지만, 학부모의 거친 민원 전화를 받는 장학사들은 '하루종일 우울해서 업무를 볼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교육과정정책국에 근무하는 장학사님들은 그야말로 "감정노동자"들이며,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라는 사실을 근무해본 사람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2019년 조직 개편안은 아마 대부분 공고문대로 시행될 것입니다.
오늘(1월30일)을 전후해서 인사발령이 나면, 한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루빨리 마음을 추스려서 긍정적으로 현실을 수용하고, 최선을 다해 임무와 역할을 수행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첫댓글 항상 정확하고 스마트한 분석, 판단, 격려를 해주시는 따뜻함으로 의견을 주시는 교장선생님을 항상 존경하고 응원합니다.
여기에서 설명을 들으니 참 이해가 쉽습니다.
개편안을 보고 비슷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점만 정리해주시니 쉽게 이해가 됩니다
학생중심 학교중심 교육은 학교교육과정이 핵심입니다.
이를 지원하는 교육과정정책과가 북부청사로 가는게 학교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위상도 낮아지는게 아닌지요.
많이 공감합니다.^^
교육청 근무 경험이 없는 입장에서 과별 성격과 어려움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육의 본질에서 벗어나는 듯한 인상입니다.
교육을 위한, 교육에 의한, 교육의 자치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인사개혁등으로 조직개편도 통합방향으로 가고 참 파격적이네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불안기대심란하네요.
개편안을 보고 어떤 의미일까 생각했는데 이렇게 해설은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자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의견에 공감합니다,
늘 좋은 정보에 감사드립니다. 무엇이 우선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의견에 공감합니다,
이렇게 정리해서 설명해주시니 이해가 잘 됩니다. 감사합니다.
진정 교육공동체가 행복한 경기도교육청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늘 좋은 정보 주시는 교장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분석과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어려운 교육환경에서 최선을 다하시는 전문직 포함 교원여러분 화이팅!!
마음 속으로 분석해 보는 것과 모두 공감하는 글입니다. 표현을 스마트하게 하십니다
감사합니다. 교장선생님께서는 학교에서도 큰역할을 하시지만, 교육과정등 교육청 업무가 더 능력을 발휘하시라 사료됩니다. 아쉽습니다.
명쾌한 분석과 이해하기 쉬운 해석, 정말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교장 선생님의 분석 덕분에 이해의 깊이가 깊어졌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교장선생님의 글을 보고 교육정책의 큰 그림이 그려지네요.
교장선생님의 글을 보고 오늘에서야 공문 찾아보고 조직개편안을 보았습니다.
이 조직개편을 보면 '주객 전도', '본말 전도'라는 단어가 생각납니다.
조직 개편의 주 이유가 '학교현장, 학교 자치중심의 장학, 행정서비스 지원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라고 하였으나 개정이유와는 반대로 가는 부서 배치인 듯 합니다. 경기도 교육에서 '학생들의 수업과 생활교육'보다 '통일교육과 대외협력'이 더 중요한가 봅니다. 누군가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동정기사를 쓰고 홍보하기에는 후자가 훨씬 얘기거리가 되니까요.
학교현장에서 본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교육과정정책이 과에서 국으로 승격했다고는 하나..말씀하신데로 학교와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최일선에 있어야 할 부서가 조직개편이 되어 움직이게 되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조직개편 이야기가 나오면서부터 장학사님의 술렁거리는 모습에 가까이에서 보면서도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네요. 눈에 보이는 정책보다는 학교의 교육을 우선시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늘 예리하고 정확한 분석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