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자매 심판, 국제대회 동반 ‘휘슬’ 꿈 향해 | ||||||||||||
‘스무살 꽃자매’ 이이슬-이나래 씨, “노는 것보다 심판 보는 게 더 좋아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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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학생체육대회 고등부 준결승이 열린 9일 안동 강변축구장. 포항제철고(포항 스틸러스 U-18)와 울진 평해정보고의 경기를 책임질 심판진이 그라운드에 입장했다. 박승현 주심 양 옆에 선 두 부심에게 관중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스무 살 쌍둥이자매 심판 이이슬-이나래 씨가 깃발을 들고 경기장 양 측면으로 달려갔다. “둘이 같은 경기에 배정된 건 이번이 다섯 번째 정도인 것 같아요.” 전후반 80분 간 정확한 판정으로 경기를 매끄럽게 진행한 심판 자매가 방긋 웃으며 말했다. 둘은 축구인 이상진(45) 구미이상진FC U-15 감독의 쌍둥이 딸로 어릴 때부터 축구공과 가까이 지냈다. 자매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선수가 되고 싶다고 아버지를 졸랐다. 그러나 대학 시절까지 선수 생활을 한 아버지는 쉬운 길이 아님을 알기에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도 축구 DNA는 꿈틀거렸다. 현역 은퇴 후에도 유소년 축구팀 감독이자 풋살장 대표를 지낸 아버지처럼 딸들도 축구와 떨어지지 않았다. 1995년 3월 1일, 1분 먼저 태어난 언니 이슬씨가 고2때 3급 심판자격증을 취득하자 1년 후 동생 나래씨가 그 뒤를 따랐다. 현재 이슬씨는 고등부 주심 및 대학부 부심을 볼 수 있는 2급 심판자격증을 보유 중이고 나래씨는 오는 12일 2급 시험을 앞두고 있다. 2013년부터 본격적인 심판 인생을 시작한 자매는 지난해 7월 전국여자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한 경기에 부심으로 함께 투입됐다. 두 달 뒤 추계연맹전 여자 초등부 경기에선 이슬씨가 주심, 나래씨가 부심을 맡았다. 둘은 올시즌에도 경북지역 초중고 주말리그와 전국대회 여자부 경기에 투입돼 경험을 차곡차곡 쌓았다.
자매는 14학번으로 경북대 레저스포츠학과에 재학 중이다. 주말리그가 열린 3월~9월이면 매주 주말 경기가 배정됐고, 겨울에도 각종 경기가 있을 때마다 수시로 이동해야 한다. 대학교 2학년, 한창 놀고 싶을 나이. 하지만 둘은 “노는 것보다 심판 보는 게 더 재밌다”고 입을 모았다. 아버지는 “기어코 축구장에 발을 들였다”고 짐짓 눈을 흘기면서도 “좋아하는 일이면 끝까지 하라”고 격려해준단다. 함께 투입된 경기 이외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일까. 이슬씨는 “데뷔전이었던 2013년 7월 통일대기”라며 눈을 반짝였고, 나래씨는 “지난해 7월 전국여자선수권 초등부 결승전에서 대기심을 봤는데 첫 결승전이라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돌아봤다. “둘이 서로 의지를 많이 해요. 1년에 한 번씩 체력시험을 볼 때도 같이 준비하니까 도움이 되죠. 저희 꿈은 국제심판이 되어 한 게임에 같이 투입되는 거예요. 국제심판이 되려면 1급 자격증을 따고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서 경험을 쌓은 뒤 국제심판시험까지 통과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서로 도와가며 도전해야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