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김포시 일대 토지시장이 심상찮다. 경인운하 김포터미널 부지에 대한 토지 보상이 본격화하면서 주변 지역 토지 매입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
여기에다 서울 마곡지구에서 풀린 토지 보상자금이 인접한 김포 토지시장으로 흘러들면서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
김포시 고촌면 전호리 일대에 들어설 경인운하 김포터미널 부지에 대한 토지보상금(총 3077억원)이 올 4월부터 풀리면서 고촌면 일대 땅값이 호가 위주로 크게 올랐다.
이 곳 임야의 경우 3.3㎡당 80만~120만원선으로 올 1월 초보다 10만~20만원 정도 올랐다. 도로와 접한 논과 밭은 3.3㎡당 200만~300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이는 1년 전보다 3.3㎡당 많게는 50만원 정도 오른 것이다.
“땅 매물 없나요”문의 늘어
인근 고촌면 신곡리 서울공인 관계자는 "운하터미널이 고촌면 일대에 건설될 경우 인구 유입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땅 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경인운하 김포터미널은 고촌면 전호리 일대에 198만㎡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컨테이너와 여객선 등이 고촌터미널에 정박하면서 관련 산업 종사자와 여행객들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경인운하 김포터미널 건설로 서울서 강화를 연결하는 국도 48호선과 국지도 78호선(한강제방도로) 주변 지역 땅값도 지난해 말과 비교해 3.3㎡당 20만~30만원은 올랐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런데도 매입 문의가 꾸준하다. 인근 고촌면 신곡리 서울공인 관계자는 "김포터미널 토지 보상을 받은 지주 가운데 상당수는 최근 인근 지역 땅을 산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거래는 많지 않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외지인들이 땅을 사기가 쉽지 않는 데다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도 작용한 때문이다. 신곡리 현대공인 서병희 대표는 "외지인 투자자들은 주로 도시지역 외 농지 500㎡ 미만과 임야 1000㎡ 미만 정도의 땅 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마곡지구에서 풀린 토지 보상금 중 상당한 액수도 인근 김포 지역으로 흘러들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신곡리 삼성부동산 관계자는 "마곡지구 일대의 토지보상금 수령자들은 김포 일대 땅을 살 경우 양도세와 취득ㆍ등록세를 절감할 수 있다"며 "인근 서울 강서지역에 비해 저렴한 땅값에 매력을 갖고 김포 일대 땅 매입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아파트 매매시장은 '잠잠'
토지시장과 달리 아파트 매매시장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분위기다. 매수 문의도 많지 않고 가격 움직임도 별로 없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김포지역 아파트값은 지난 한달 동안 0.25% 내렸다. 반면 경기지역 전체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평균 0.25% 올랐다.
고촌면 신곡리 동부센트레빌 110㎡는 3억7000만~3억9000만원 선으로 한달 전 시세 그대로다. 인근 길훈1차 102㎡도 올초 가격대인 2억원선에 머물러 있다.
신곡부동산 관계자는 "경인운하 착공과 운하터미널이 들어서면 김포 고촌 일대가 새롭게 주목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크지만 주택시장에는 아직까지 별다른 호재로 작용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감정동 효성아파트 138㎡ 역시 한달 전보다 1000만원 가량 내려 2억8000만~3억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감정동 C공인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버블세븐지역 등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고 하지만 이 곳에서는 아직까지 온기가 전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