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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 속에 후라노 유스호스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이제 아사히카와로 향한다. 이 날 행선지는 다이세츠잔의 아사히다케이다. 다이세츠잔이라 하면 쇼운쿄 쪽이 좀 더 유명한 것 같은데 굳이 아사히다케로 정한 것은 인터넷에서 본 분연을 활발히 내뿜고 있는 아사히다케 봉우리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무엇보다 홋카이도 최고봉(해발 2,290m)이라는 상징성이 끌렸기 때문이었다. 아사히다케로 가기 위해서는 다시 아사히카와로 돌아와야 한다. 아사히다케로 가는 대중교통 편은 버스가 유일한데 동절기에는 운행 수가 대폭 준다.(하절기에도 잦은 편은 아니지만) 미리 인터넷에서 시각표를 알아왔긴 했지만 현지에서 직접 얻는 것 만큼 정확한 정보는 없다. 여행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아사히다케로 가는 교통편을 물어 버스 시각표를 재확인하고, 탑승 정류장도 알아놓았다. 버스 노리바는 4번으로 이 버스가 아사히다케-텐닌쿄로 향하는 이데유호(いで湯号)이다. 이름만 그럴싸하게 지었을 뿐 그냥 보통의 버스이다. -_-; 주말이 아니라서 그런지 자리도 널널하다. 한시간 반 달려 도착한 곳은 다이세츠잔 시라카바소 유스호스텔. 아사히다케 로프웨이에서 한 정거장 떨어져 있는데 이곳이 오늘 묵을 숙소다 ^^ 일단 여기에 체크인을 하고 짐을 맡긴 다음 로프웨이로 가야하는 것이다. 내가 투숙한 도미토리 룸... 만족스러웠다. 유스호스텔에서 로프웨이까지는 7분 정도가 걸린다. 경사가 급하지도 않으므로 산책하는 겸 가볍게 올라가주면 된다. 로프웨이 전에 들른 이 비지터 센터에서는 산악용 스틱도 빌릴 수 있다. 근데 너무 쓸쓸하더라... 달랑 여직원 한명이 지키고 있었다. -_-; 외로워보인다니까 평소엔 두 명이라는데 오늘은 아파서 결근했다나. 지독한 안개로 오늘 좋은거 보기는 다 틀렸구나 낙담했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보러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주변엔 아무 것도 없다. 오로지 로프웨이와 트래킹 코스 뿐... 로프웨이 왕복권을 끊고 올라간다. 승객은 나와 중화권 관광객 두 명이었다. 날씨가 이래서 먼 곳은 거의 보이지도 않지만 내려다보는 그 경치는 정말 장관이었다. 안개때문에 오히려 신선하고 신비로워 보인다. 한참 올라가니까 침엽수림은 사라지고 키가 낮은 고산식물군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와 함께 느껴지는 한기... 드디어 로프웨이 정상이다. 로프웨이에서 내려서 바라다 본 첫 광경. 날씨때문에 흐려 잘 보이지 않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만년설과 이제야 막 봄을 맞이한 듯한 고산식물들의 녹음이 어우러져 대자연의 감동을 느끼게 한다. 근데 바보같은 짓 한건 했다. 이런 젠장, 올라가니 만만치않게 춥다. - -; 근데 옷차림은 아사히카와에서 출발했을 때와 똑같이 여름철 반팔 차림이다. 만년설이 남아있을 정도면 그만큼 춥다는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 바보같이 그 점은 망각하고 올라오는 것만 생각했던 것이다. -_- 팔에 닭살이 바짝바짝 돋는다. 이를 어쩐다.. 다시 내려가? - -; 그러기엔 로프웨이 왕복 운임이 만만치가 않다. 내가 이곳을 찾은 날짜가 6월 29일이었는데 7월 1일부터는 성수기 요금으로 로프웨이 요금이 1,000엔이 오른다. 일부러 그 돈 아끼려고 날짜도 아슬아슬하게 맞췄는데 이까짓 추위에 굴복할 수야. 감기약도 챙겨왔겠다 몸이 움직이면 열이 나니까 그 것만 믿고 그냥 올라갔다. 다행히 벌벌 떨면서 몇시간을 아사히다케 산정에서 보냈는데 감기 걸리진 않았다...; 한여름에 눈을 밟아보니 그것 나름대로 희한한 느낌이더라... 분연을 활발히 내뿜고 있는 아사히다케... 이 광경을 바로 눈 앞에서 보노라니 그보다 더한 실감이 있을 수 있을까... 지독히 흐린 날씨에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지만, 그건 그대로 좋았다... 아사히다케 제1 전망대. 로프웨이 종점에서 본격적인 등산로에 이르기까지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고 호수와 고산식물군들을 둘러싸고 1~5전망대와 스가타미 전망대(姿見の展望台)를 포함해서 전부 6개의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각각의 전망대들을 모두 다 가 보았다. 길은 단순한 편으로 난 미리 지도도 보고 오고 그랬는데 그럴 필요도 없었다. 고산식물들이 군데군데 꽃을 피우고 있다. 제1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이 추운 고산지대에서 힘겹게 피운 꽃들... 인위적으로 기르고 가꾼 꽃들보다 몇배는 더 아름다운 것 같았다. 제2 전망대. 곳곳엔 만년설이 녹아 형성된 연못이 있다. 제2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사히다케 산정. 분기공에서 분연이 활발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은 뭐라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역동적이었다. 꼭 무슨 사진으로만 보던 아이슬란드의 내륙지방에 온 것 같다. 빙하와 화산이 어우러진... 이 대자연의 풍광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곳곳에 피어나 있는 야생화들도 아름답기 그지 없다. 만년설이 녹은 경계의 단층을 보니 진짜 빙하같은 느낌이다. 실제에 비교하면 굉장히 작고 어설프겠지만. ㅋㅋ 분연과 계속 피어오르는 안개가 어우러져 신비로움을 연출한다. 제 4전망대. 멀리 제5 전망대와 스가타미 전망대(姿見の展望台)가 보인다. 북극권의 툰드라 지방 같다. 스가타미노이케(姿見の池)와 스가타미 전망대의 명물 다이세츠잔 사랑의 종(大雪山愛の鐘). 이렇게 분기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유황 냄새가 코를 찌른다. 끊임없이 활기차게 뿜어져 나오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활화산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것이 처음인 나로선 상당히 신기하기만 했다... 약 600년전에 화산이 폭발해서 현재모습이 이렇게 되었다는 것 같다. 스가타미 전망대에서 더 나아가면 본격적으로 정상 등반길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스가타미 전망대에서 로프웨이 스가타미 역 방향으로 내려다 본 풍경. 스가타미 전망대. 스가타미노이케를 앞에 두고, 아사히다케 봉우리와 정면으로 마주한 곳으로 날씨만 좋았다면 최고의 전망을 선사했을텐데 유감스럽게도 내가 왔을 때는 시야가 좋지 못했다. 오른쪽이 아사히다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다이세츠잔 사랑의 종(大雪山愛の鐘)다. 돌집이 한 채 세워져 있는데 대피소로 쓰이고 있다. 여기는 숙박하는 장소가 아닙니다란 경고문구가... ^ ^;(그런데 침낭만 있으면 자기 딱 좋게 생겼다) 스기타미 전망대 바로 옆에 제5 전망대가 있다. 정말로 지구는 살아있는 별이라는 느낌을 실감하게 하는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없는 풍경이라 그런가. 곳곳에 화산이 뿜어내는 분연과 유황냄새, 이제 막 새싹이 돋아나고 있는 고산식물군들, 그리고 그 사이로 마치 빙하가 흐르는 듯한 모습으로 남아 있던 만년설 등등... 신비, 그 자체를 한껏 머금은 듯한 아사히다케의 자태는 정말 아름답고 인상적이었다. 이제 로프웨이에서부터, 스키타미 전망대까지의 산정 트래킹을 모두 마쳤다. 이제 정상을 향해 본격적으로 산을 탈 차례다. 근데... 왜 올라가는 사람이 나 빼곤 단 한 사람도 없냐... -_-; |
첫댓글 좋은 곳 가셨네요,,,저는 쿠로다케 쪽만 갔었는데,,,저 곳도 가고 싶군요
저는 쿠로다케 쪽을 못 가봤답니다 ^^;; 다음에는 쿠로다케에서부터 아사히다케까지 오는 트래킹 코스를 밟아볼까 해요 ㅎ
대자연의 경관이 마음쏙에 와 닿네요..홋카이도에 가보고 싶어 지네요..
사실 맑을 때가 더 장관이랍니다. 저는 이렇게 뿌연 날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지만 ^^
대자연의 경관이 마음쏙에 와 닿네요..홋카이도에 가보고 싶어 지네요..
일본이 아닌것 같은 풍경이예요.. 한번 가보고 싶네요..
간접적이지만 후기만으로도 자연의 경의로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말 멋지네요.
만년설로 빙하가 이뤄져있는 지역엔 바이러스가 살지못해서 반팔입고있어도 감기같은건 안걸린다는 썰이~^^ 멋진지역이네요
으와....... 넘 멋져요. 훌륭한 사진 감사해요. 꼭 가볼래요.
화산이 뿜어내는 분연과 유황냄새,
그 속을 뚫고 돋아나는 고산식물들의 생명력,
만년설의 신비함!!!
"아,오늘 여행 정말 멋졌네요!!! 대자연의 굉장함!!! 오, 아사히다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