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2019년 2월 입주하여 현재까지 거주중입니다.
저는 누구보다 센푸를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며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날 그 사고 전까지는요.
2023.02.14 저녁.
저는 저녁 8시 수영강습을 위해 수영장에 입장했습니다.
수영장 경사로를 지나 바닥에 발가락을 딛는 순간 '어? 미끄럽다!!!!!'
찰나의 느낌이었고, 뒤이어 낙상은 피할 수 없으리라는 강력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 생각과 낙상까지 불과 1초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제 몸은 허공에 붕 떠올랐다가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는 끔찍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후두부 정중앙 - 왼쪽 어깨 - 요추부 - 천추부 - 양하지 순서로 바닥에 떨어졌고.
저는 극심한 머리의 통증때문에 눈도 뜨지 못한 채로 머리를 감싸 쥔 채 누워있었습니다.
죽는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허공에서 떨어지는 제 모습이 감은 눈 안에서 슬로우비디오처럼 계속 돌아갑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 "괜찮아요??괜찮아요??괜찮아요??" 반복해서 제게 물으시고.
초급반 수업을 같이 듣던 여자분이 또 달려오십니다.
겨우 겨우 눈을 뜨며 저의 첫마디는 아파요 ㅜㅜ 였던 거 같습니다 ㅜㅜ
회원들끼리 우왕좌왕 하는 중, 그 때서야 초급반 강사님이 오셨고 병원엔 꼭 가야한다고 하십니다.
119를 기다려 동대병원으로 갔고 CT와 X-ray 검사 후 귀가했습니다.
그 날 밤부터 두통과 상체에 집중된 통증으로 힘들었고 겨우 잠이 들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사고 당일의 개요입니다.
다음날 제 물건을 가지러 유즈센터에 갔습니다.
cctv 녹화되었냐고 물으니 되었답니다.
그리고 보지 말라고 하십니다.
전 볼 생각도 없었고 보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당분간 강습 못 받을 거 같아 선생님께 인사 드리겠다고 하자 수영장에 들어가는 것도 말리십니다.
트라우마 생길 일이긴 하지요.
그리고 “ 제 사고는 밖으로 소문 안나게 해주셨으면 해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입주 전부터 지금까지도 소똥 냄새 + 시골 구석이라고 비하받는 센푸.
그런 한 편 또 너무나도 살기 좋은 멋진 아파트라는 평가.
남들의 시선이 시기 질투 비하 그 무엇이라해도 상관없었습니다.
전 센푸가 너무 좋으니까요.
그렇기에 저의 일로 인해 센푸가 어떤식으로든 비난 받는걸 결코 원하지 않았습니다.
“혹시 치료비 처리도 해주시나요?”
“네~ 그럼요. 서류 갖춰서 관리사무소에 갖다 주시면 치료비 + 보상까지 다 해드립니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치료비나 보상금을 바란 게 아니었습니다.
안된다고 하시면 그렇구나하고 넘어 갔을겁니다.
그렇게 수영을 2주 정도 쉬었고, 다시 나가긴 했지만 전혀 문제가 없을거라 생각한 건 제 착각이었는지 수영이 더 이상 즐겁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몸이 안 아픈 곳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수업은 그만두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올린 이유는 이제부터입니다.
글 읽기 지루하신 분은 뒤로 가기 부탁드립니다.
어느 곳이든 제가 먼저 연락을 했었어야 했나요?
단지 보험금 처리를 위해서?
제가 보험 청구 하겠다고 연락을 하지 않았으면 저는 이런 해프닝을 겪은 입주민의 한 명으로그냥 넘어가는 거였나요?
2월 14일 이후 지금까지 전 아파트 및 유즈센터 관계자 그 어느 분에게서도 문자 한 통 받지 못했습니다.
단 한 분이라도 제게 사고에 관한 얘기를 해주시고 제 안부를 물어주셨다면 오늘 이 글은 쓸 일이 없었을겁니다.
3월 이후 진단받은 병만 메니에르병, 고관절 석회성 건염. 진단받지 못한 여타 통증들.
보험금 따위 중요하지 않았지만 4월 초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남자분이 받으시고 2월에 수영장 낙상사고의 당사자라 소개하니 여자분을 바꿔주십니다.
나 : uz 센터에서 병원비 청구를 관리사무소로 하라고 해서 전화드렸어요.
관 : uz센터에서요???” 그건 그 쪽에서 해야지 왜 우리한테 하라고 했죠?
((제가 어떻게 알까요..))
나 : 아.. 그런가요? 보험사에서 연락도 없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궁금해서 전화 드렸어요.
하니 일단 보험사에 접수를 하겠다고 하십니다.
나 : 아니, 보험 접수도 안되어있는거였나요?? 지금 4월인데요??
중언부언 뭐라 하시더니 접수 한다 하셔서 통화종료됐고 5월까지 또 감감무소식.
제가 5월에 관리사무소에 다시 전화했습니다.
접수가 됐는지 진행이 되는지 전혀 모르시고 상당히 귀찮다는 어투로 보험사에 확인해보겠다고 합니다.
유즈센터는 관리사무소에서 할거다.
관리사무소는 왜 우리가? 일단 접수는 해줄게.
그리고 끝인가봅니다.
이후 메리츠 화재에서 사건접수됐다고 카톡이 왔고 거의 두달여를 끌어왔습니다.
처음부터 치료비는 관심 없었지만, 이제는 정말 처리가 어떻게 되는지만 궁금하고 중요해졌습니다.
6월에 메리츠화재 담당자와 통화하면서 사건 경위에 대해 설명하니 그건 아파트 보험이 아닌 유즈센터에서 보상해야 할 문제같다.
일단 메리츠에서 지급하고 구상권 청구를 하겠다.
그리고 개인과실이 20%다.
네? 제 과실이 뭐죠?
이해가 안됐지만 보험사에서 그렇다고 하니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만원을 주든 천원을 주든 상관없고 그냥 빨리 종결해달라 했습니다.
메리츠화재에서 유즈센터 대표와 통화한 내용을 얘기해줍니다.
유즈센터 문제가 아니다.
유즈센터는 보험가입이 안되어있다.
개인 부주의다.
수영장 타일 재질이 원래 미끄러운거다.
우리는 청소 관리 잘한다.
우리는 시설 관리자가 아니라 강사만 관리한다.
강습 시간에 일어난 일이 아니므로 책임없다.
믿어지지 않는 내용이었기에 고민 끝에 유즈센터 센터장과 직접 통화했습니다.
저 통화내용이 맞다고 합니다.
cctv 영상을 본 사람이 한 두명이 아니고 관계된 모든 분들은 다 보셨다면서 어떻게 단 한명도 처리나 보상이나 후유증이나 아니 단순 안부조차도 묻는 분들이 없는지 물었습니다.
소문나지 않게 해달라는 제 말에 그러기로 했답니다 ^^
전 진정 소문나지 않기를 바랐기에 저의 가족 외에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5월에 지인 모임에서 몸이 너무 많이 아프다 운동도 못하고 있다하니 왜냐고 물어서 수영장 얘기를 했습니다
깜짝 놀라며 그 사람이 저였냐고 하더군요.
소리가 엄청나게 크게 들렸다던데 괜찮냐고.
진짜 조상이 돌봤다는 말 외에는 할 말이 없을 정도라고 하며 웃었습니다.
죽었을지도 모른다.
저희 친정엄마에게도 비밀로 했지만 알게 되셨을 때 “엄마, 나 죽을 뻔 했어” 하며 웃었습니다.ㅠㅠ
죽지 않았으니 웃었겠죠.
저희 가족은 그저 천만다행이다 서로 이런 얘기만 하고 말았습니다.
눈도 못 뜨고 누워있던 그 시간 정말 두려웠습니다.
죽는거야?
뇌출혈?
혹시 전신마비?
골절이라면 한군데였으면 좋겠다.
남편이랑 우리 애들은? 우리 엄마는? 나는........?
죽기 직전 주마등이 이런건가 싶을 정도로 오만가지 생각이 들면서 너무 아프고 무서웠습니다.
한 번도 울지 않았는데 이제야 눈물이 납니다.
이번 어린이 수영대회 개최 소식을 보는 순간 심장이 뛰면서 소름이 돋아 올랐습니다.
무사히 잘 치렀으면 좋겠다.
오로지 이 생각을 하면서 제 마음을 진정시켰습니다.
제 일이 확대 재생산 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오늘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사고가 일어나고도 한참 지나서 제가 연락 한 뒤에야 사고 접수하겠다고 한 점.
접수 확인도 안하고 한 달의 시간이 지나서 제가 다시 연락한 점.
그 때도 사고 접수가 안되어 있었던 점.
서로 책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인 점.
저의 과실이라는 말을 서슴치 않은 점.
타일의 문제다.
관리의 주체가 아니다. 라고 주장하는 점.
입대의를 비롯 그 어느 곳에서도 사고 관련하여 연락이 없던 점.
몸을 다친 것 보다 몇 달 동안 다친 마음이 회복이 되지 않으며 첫 통화를 마친 후 더욱 상처가 컸기에 이렇게 장황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정말 많은 고민 끝에 올린 글이니 저를 질책하거나 비난하지 말아주십시오.
그 날의 상황을 떠올리며 쓰는 글이라 지금도 심장이 세차게 뛰고 있습니다.
제가 죽었다면 혹여 끔찍한 상해를 입었더라면 그 때는 달랐을까요?
어떤 경우도 모두 아쉽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우선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전화통화가 되신다면 010 9370 1707 제 연락처입니다. ^^
입주민께서 사고 나신후 근무도중에 보고 받고 최대한 입주민의 편의및 후처리에 관하여 진행되는줄 알았는데 글을 쓰신거보니 오해가 좀 있는것 같네요. 통화를 좀 하고 나면 마음이 풀리실것 같네요
오해가 있을리가요..
있는 사실 그대로입니다.
오후에 연락드리겠습니다.
2월부터 지금까지 몸과 엄청난 마음고생을 하신 것 같네요…ㅠㅠ 부디 잘 해결되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ㅠㅠ
글 올리고 자정까지도 진정이 안되어 댓글 읽기도 너무 두려웠습니다.
많이힘드셨겠네요~~
몸조리잘하세요~~ㅠ
한마디말이,,참
소중하다는걸느끼네요
더 많은 말들이 있지만 읽으시는데 힘드실까봐 줄였는데도 길어졌네요.
감사합니다 .
그런데 모든 입주민들이 유즈센터에서 난 사고에 대해서는 보험처리를 받을 수 없는건가요?
보험처리 받으실수 있습니다. 처리여부는 보험사에서 판단후 처리가 됩니다.
아파트에서 가입한 메리츠에서 보험처리는 된답니다.
제 경우는 아닌 거 같다는 의견이구요.
긴글만큼 힘듦이 느껴집니다. 빨리 잘 해결되길 바랍니다.
살다보니 기다리라는데..기다리다보면 해결이 안나는 경우가 많았던것 같아요. 믿은 시간만큼 상처받기도 하구요. 이런저런 사정이 있겠지만 돈이 안중요하다지만 돈도 중요하고 내몸도 중요하고 내시간도 중요하지요.
트라우마나 마음의 상처 없을 줄 알았습니다.
영상은 보는 사람도 트라우마 걸릴 수준일겁니다.
유즈센터 외주 위탁 이라 보험이 의무가 아니라 없나보네요
메리츠애서 영배책으로 선처리후 구상권처리 해준다고 하니 메리츠 좋은곳이네요 선처리해준다고 하고
입대위에서 유즈센터외주업체 배상책임보험 가입 매년 확인 하셔야 할꺼 같아요
몸도 아프신데 고생하셨습니다.
과실 20% = 부주의 이런걸 껍니다.
진작에 이런건 알리시지
이번엔 운이 좋아 아파트 배상보험으로 선처리후 구상권이라고 하지만 아주큰사고나서 선처리 구상권처리 해주지 않는다면 외주업체와 민사소송가야 보상받을수 있을껍니다.
저희 아파트에 보험업 하시는분들 많이들 계실텐데 광고도 하시던데 이럴때 입주민들에게 자문 쫌 팍팍 주시죠 ….
만약 매리츠에서 거부한다면 민사 가야되나 생각도 했습니다.
담당자가 좋으신 분이어선지 사고 경위 듣고 cctv보시더니 재가 너무 힘들것 같다고 선처리 하겠다고 합니다.
아파트 시설물이긴하지만 외주위탁(관리)업체인데 보험이 없다는 말에 정말 놀랐습니다.
다들 알아서 몸 챙기셔야 합니다.
보상의 유무도 중오하지만 피해자를 대하는 관리사무소직원의 태도에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어떤사고이건 본인들이 관리하는 곳에서의 사고이고 당사자에게 안부와 위로가 우선이지요
제게 금전적 보상은 한참 후순위입니다.
입대의 이하 모든 관계자분....
살기 좋은 아파트란 과연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수영장에 나갔을 때 눈인사조차도 나누지 않았던 분들까지도 오셔서 안부를 물으셨습니다.
살다보면 말 한마디가 전부일때가 있지요.
참 고생이 맘고생 몸고생 너무 힘듬이 느껴지네요~~
진심으로 위로를 보내며 빨리 해결되고 몸이 맘이 조아지시기를 응원합니다 ~~
너무 너무 고생하셨네요
위로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어떤 결론이 해결일지 이젠 그조차도 잘 모르겠습니다 ㅠㅠ
맘 고생이 많으셨겠어요ㅜㅜ
서로 책임회피하는 모습이....
관리실도 유즈센터도 서로 내일이라 생각하시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어요
다친 곳이 아무 무리없이 빨리 완쾌되시길 바랍니다.
저 외에 그간의 사고에도 과연 적극적인 처리를 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위로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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