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이 환생(還生)하여 오늘을 풍자한다면.
'당명여민하무여(黨名與民何無與):당의 이름은 더불어 민주당인데 어찌하여 더불어 같이 하고자는 마음은 없는가?
문무대왕(회원)
방랑시인 김삿갓(본명 金炳淵)이 세상을 등지고 주유천하(周遊天下)할 때 어느 날 경기도 개성(開城) 땅에서 아픈 다리를 주무르며 하룻밤 쉬어가게 됐다. 날은 저물고 하룻밤 머물 곳이 마땅찮아 기웃거리다가 그럴 듯해 보이는 솟을대문 기와집을 찾았다. 집주인에게 하룻밤 재워 줄 것을 간청했다. 집주인은 단칼에 퉁명스럽게 거절하며 대문을 걸어 잠그고 들어가 버렸다. 집주인의 몰인정한 태도를 보고 김삿갓이 넌지시 말문을 열었다.
"읍호개성하폐문(邑號開城何閉門)"
고을 이름은 성을 연다는 개성인데 어찌하여 그대는 대문을 닫아 버리는가.
그랬더니 집주인이 다시 나와 빈 방은 있으나 나무가 없어 군불을 땔 수가 없다고 변명했다. 김삿갓이 이번에는 "산명송악기무신(山名松岳豈無薪)" 했다.
개성시내 산 이름은 소나무가 많다는 송악산인데 땔나무가 없다는 말이 무슨 뜻인고? 하고 되물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너 같은 거지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하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다른 데 가서 알아 보란 듯 문을 닫고 들어가 버렸다.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음을 간파한 김삿갓이 집주인을 보고 점잖게 꾸짖기를 "문전축객비인사(門前逐客非人事)".황혼녘에 찾아 온 손님을 문전에서 내쫒는 것은 사람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야 놈아! 하고 돌아서면서 "예의동방자독진(禮儀東方子獨秦)" 하고 돌아섰다. 동방예의국에 네 혼자 오랑캐 진(秦)나라 놈이구나 하고 발길을 돌렸다.
김삿갓의 시(詩) 한 수(首)를 떠올리며 만약에 그가 환생(還生)해서 오늘의 혼란스런 시국(時局)을 바라본다면 어떻게 풍자(諷刺)했을까? 아마 이런 유의 꾸짖음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 봤다.
당명여민 하무여(黨名與民,何無與):당의 이름은 더불어 민주당인데 어찌하여 더불어 같이 하고자는 마음은 왜 없는가?
당호민주,비민주(黨號民主,非民主):당의 명칭은 민주당인데 어찌하여 하는 짓거리는 비민주적인가?
의회독식,파렴치(議會獨食,破廉恥):국회를 독식하는 것은 염치없는 짓이야.
위명일신,매국배(爲明一身,賣國輩):명씨 이름 한 사람을 위해 국회를 팔아먹는 무리들. 하늘이 무섭지 않느냐?
난세는 난세로구나.나부랭이와 똘마니들이 득실거리고 입 가진 자들이 모두 한 마디씩 씨부려대니 까마기떼 하늘을 뒤덮도다. 견녀(犬女)들이 마구 설쳐대니 광견(狂犬), 분견(糞犬), 맹견(猛犬) 주의!로구나.오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