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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게시판 스크랩 F-16 파이팅 팰콘 -1화- 우리공군의 전투기들
베스 추천 0 조회 203 13.09.30 11:4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1994년 말, 미국으로부터 F-16 전투기가 공중 급유를 받으며 날아왔다. 동체에는 아직 미국 소속임을 뜻하는 별이 그려져 있었으나 이것은 미 공군이 사용할 전투기가 아니었다. 바로 우리 공군이 사용할 전투기였다. 우리군은 1980년대에 이미 40여대의 F-16을 구매한 적이 있었지만 그로부터 10년 뒤 새로운 전투기가 더 필요해지자 어떤 전투기를 새로 살지 다양한 기종을 놓고 검토를 했고, 최종적으로 다시 F-16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것은 10년전의 공군이 구입한 F-16과는 외부 형상은 유사해도 성능면에서 크게 달랐었으며 더 이전, 70년대에 최초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F-16과는 더더욱 다른 전투기였다.

 

 

베트남전의 교훈

 

60년대에 시작된 베트남전 직전까지만 해도 미군은 자신들이 빈약한 베트남 공군 따위는완전히 박살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당연한 것이 미군은 북베트남군 보다 훨씬 많은 전투기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그 전투기들 중 대다수는 고성능 레이더로 먼 거리에서 먼저 적 전투기를 탐지해낼 수 있는 대형 전투기 F-4 팬텀이었다. 이런 팬텀은 주 무장으로 사정거리가 40km가 넘는 레이더 유도 방식의 AIM-7 스패로우 미사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미군은 적기가 팬텀 근처로 오지도 못하고 모조리 격추당할 것이라 생각했다. 미군은 조종사가 적기를 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곡예비행에 가까운 급기동을 하면서 기관포를 쏘아대는 근접전은 벌어질 일이 없을 것이라 여겼고 그 결과 팬텀에는 기관포조차 탑재하지 않았다. 만에 하나 적기가 가까이 접근한다고 해도 단거리 열추적 미사일인 AIM-9 사이드와인더로 손쉽게 격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므로 전투기는 굳이 좋은 기동성을 가질 필요도 없으며 단지 적기를 가급적 빨리 쫓아가기 위해 초음속 비행성능만 뛰어나면 된다고 여겼다.

 

그러나 미군의 예상은 빗나갔다. 당시의 미사일은 명중률이 형편 없었으며, 그 결과 근거리에서의 공중전은 예상외로 빈번했다. 사이드와인더도 명중률이 떨어질 뿐더러 생각보다 제약이 많았기에 기관포가 있었다면 적기를 격추해버릴 수 있던 찬스에서도 놓쳐버리는 상황이 빈번했다. 게다가 초음속에서의 공중전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미군의 주력 전투기인 팬텀은 더 작고 값싼 전투기인 미그17이나 미그21을 상대로 예상 만큼 압도적인 전투를 펼치지 못했다. 물론 팬텀이 1대 격추 당할 때 미그기는 3, 4대 이상 격추 되었으나 팬텀이 훨씬 고성능 전투기라는 점, 그리고 미군이 북베트남군에 비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압도적으로 우수한 공군력을 갖추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는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였다. <s>이 친구들은 </s><s>10:1 </s><s>정도이 교환비로 이기지 않으면 이긴걸로 안 치다 보니</s><s>...</s><s>근데 한국전때도 사실 알고 보니 </s><s>10:1</s><s>이 아니었다</s><s>.</s> 물론 전투기 자체의 문제 뿐만 아니라 잘못된 전술, 근접전 훈련을 게을리한 점 등도 원인이 되었지만 역시 제일 큰 문제는 전투기의 개발 방향이 완전히 잘못 되었었던 점이다. 이런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 아직 베트남전이 끝나기도 전인 1965년부터, 미 공군은 다음세대의 전투기에 대해 연구를 시작했다. 이는 전투기를 직접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개발할 전투기는 어떤 개념을 가지고 설계해야 할지를 연구하는 것이었다.

 

 

 

 

F-4D 팬텀. 베트남전에서 미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 활약했으나 예상과 달리 훨씬 작고 값싼 전투기인 미그 19나 미그 21과 근접전 상황이 자주 발상해서 결과적으로 이 전투기들을 예상만큼 완벽하게 압도하지 못했다. 이후 팬텀 소개글에서 본 바와 같이 성능이 계속 개량되면서 초기 모델에 비해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미 공군은 팬텀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파랑새와 붉은새

 

미공군은 연구를 진행하면서 다음 세대의 전투기 개발 방향은 두 가지로 가닥을 잡아갔다. 첫 번째 개념안에는 F-X(Fighter -eXperiment)라는 프로젝트명이 붙었는데, 고출력 레이더를 탑재하고 사정거리가 긴 레이더 유도 미사일을 탑재한,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40000파운드(18) 정도 되는 무게의 전투기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여기까지의 개념은 앞서의 팬텀과 비슷해 보이지만, 대신 팬텀보다 훨씬 기동성이 좋은 전투기를 만든다는 점이 달랐다. F-X는 파랑새(Blue Bird)라는 별명이 붙었다.

 

또 하나는 고성능 레이더와 사정거리가 긴 미사일은 포기하고 낮에 벌이는 근접전만 고려한, 전체적인 비행성능이 MIG-21보다 25%정도 뛰어나면서 무게는 약 25000 파운드 (11) 정도 되는 전투기를 개발하는 개념이었다. 이것은 ADF(Advanced Day Fighter, 주간용 신형 전투기)라는 프로젝트명이 붙었으며 파랑새에 대응된다하여 붉은새(Red Bird)라는 별칭을 사용하곤 했다.

 

이때 즈음, 소련이 공개한 MIG-25는 당시 미국이 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굉장한 고성능 전투기인 듯 했다. 소련은 단지 형상과 간단한 성능만 공개했기 때문에 정확히 MIG-25가 어느 정도의 성능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부정확하나마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최대 성능은 마하 2.8이 넘고 강력한 레이더를 탑재했으면서도 기동성이 매우 뛰어날 거라고 분석했다. 이정도라면 당시 미군이 보유한 어떤 전투기보다도 뛰어난 성능을 가졌다는 이야기고 ADF 개념으로도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으리라 여겼다. 결국 미 공군은 다음 세대 전투기는 F-X 개념을 따라 개발하기로 결정하였고, 여기에 맞춰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물이 미 공군의 주력전투기가 되는 F-15였다.(그러나 미군의 예측은 또 한 번 빗나갔었다. MIG-25는 격투전은 거의 염두에 두지 않았으며 기동성은 매우 떨어졌다. 미국이 개발하다 취소한 초음속 폭격기인 XB-70 발키리나, 혹은 초음속 정찰기인 SR-71을 요격하기 위해 속도만 빨랐을 뿐이었다. 그래서 전투기끼리의 공중전에는 적당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MIG-25.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엄청난 고성능 전투기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소련의 벨렌코 중위가 MIG-25를 타고 일본으로 망명하였고 이때 미국이 이 전투기를 집중 분석하면서 사실은 전투기끼리의 격투전에는 적합하지 않은 고속 요격기라는 것이 서방세계에도 알려졌다.

           

 

 

LWF(경전투기) 사업

 

하지만 ADF 개념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스스로를 전투기 마피아라고 부르던, 미 공군의 존 보이드 대령을 비롯한 한 그룹이 여전히 ADF 개념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고 이들은 이것을 F-XX란 이름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었다. 미 공군의 수뇌부는 이들의 연구가 계속 진행되다가 F-15 이외의 다른 전투기를 새로 만드는 정도 까지 발전할까봐 걱정 했다. F-15를 만드는데 필요한 예산을 뺏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수뇌부는 일부러 ADF 혹은 F-XX에 대한 지원을 거의 해주지 않았다.

 

그런데 상황이 변하였다. 닉슨 정부가 들어서면서 1969년 새로 국방부 장관으로 취임한 멜빈 레어드와 국방부 차관 데이빗 A. 패커드는 당시 진행중이던 미 공군과 해군의 전투기 사업들을 재검토했다. 그리고 이들은 미 해군의 F-14와 미 공군의 F-15의 개발비용과 예상 생산비용이 지나치게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가 크다고 생각했다. 국방예산이 천조원인 천조국도 군의 예산은 한정적이므로 이런 값비싼 대형전투기만으로 원하는 만큼의 모든 주력전투기 숫자를 채우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대형 전투기는 적당 수량만 구매하고 나머지 전투기는 더 값싼 경전투기로 채우도록 했다. 이 때문에 미 공군 수뇌부는 이전까지만 해도 의도적으로 눈을 돌리던 F-XX 개념을 적용한 전투기를 개발하기로 했으며 그 이름을 LWF(Light Weight Fighter, 경전투기) 사업으로 정했다.

 

 

 

존 보이드 대령 . 공군의 다양한 전략, 전술 발전에 기여했다. 그는 F-15 전투기 개발에도 참여 했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본인은 이런 대형 전투기 보다는 소형 전투기가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그 결과 ADF, F-XX 등과 같은 경전투기 개발 사업을 진행했다.

 

이제 이 LWF를 실제로 만들 항공기 업체를 찾을 차례였다. 미 공군은 여러 항공기 개발 업체에 LWF가 어떤 전투기인지 설명했고, 만약 LWF를 만든다면 어떤 식으로 만들 것인지를 물었다. 최종적으로 5개 회사가 LWF를 만들기를 원했으며 미 공군은 이들의 제안을 놓고 심사했다.

 

보잉은 모델 908을 제안하였다. 이는 비교적 혁신적인 개념이었으며 아래 설명할 제너럴 다이나믹스가 제안한 것과 비슷했다. 그렇지만 보잉은 당시까지만 해도 초음속 전투기를 만들어 본 적이 없었다. 지금처럼 이때도 보잉은 여객기나 폭격기 부분에서는 명성이 자자했지만 만들어본 전투기라고는 2차 대전 이전에 만들어 본 P-26 퍼슈터가 다였다. 그렇기 때문에 미 공군으로선 보잉이 실제로 제트 전투기를 잘 만들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현재 보잉이 만들고 있는 F-15, F/A-18등은 모두 맥도널 더글라스가 만든 것이다. 보잉은 이 맥도널 더글라스를 인수합병해버린 것이고....).

           

 

 

 

 

보잉이 제시한 모델 908의 실물 크기 모형. 제너럴 다이나믹스가 제안한 모델하고 굉장히 비슷했다. 물론 서로 형상을 베끼거나 한 것은 아니고 개발하는 방향이 비슷하다 보니 비슷한 형상이 나왔다.

 

 

LTV는 자신들이 이미 개발했던 경공격기인 A-7 콜세어를 발전시킨 V-1100을 제안했다. A-7 경공격기는 본래 미 해군의 초음속 제트전투기인 F-8 크루세이더를 좀 더 작고 가볍게 만든 것으로 공격기 치고는 기동성이 뛰어났고 공격기로서의 성능도 좋아서 미 해군뿐만 아니라 미 공군도 도입해서 운용했었다. 하지만 A-7은 이미 구식인 설계였고, 더 발전시킨 개념이라고 해도 V-1100 역시 지나치게 구식 설계였다.  

 

 

 

 LTVA-7 콜세어 경공격기. 더 느린 속도로 나는 아음속 항공기이다 보니 코가 뭉툭하고 전체적으로 더 통통한 형상이다(콜세어(Corsair)란 이름은 여러분도 의외로 자주 보시던 이름이다. 스타크래프트의 커세어의 영어 표기도 Corsair. 원어 발음은 콜세어에 더 가까운듯 한데 어째서인지 스타크래프트에선 커세어라고 하고 있다. 이 단어는 해적, 혹은 해적선을 뜻한다.).

            

 

록히드사는 자신들이 만들었던 전투기, F-104 스타파이터를 확대 개량한듯한 인상의 전투기 CL-1200 랜서(Lancer)를 제안하였다. 이것 역시 너무 구식 설계였으며, 미 공군이 원하는 것과는 개발 방향이 많이 달랐다.

          

 

 

 

 

록히드사의 CL-1200 랜서. F-104 전투기를 좀 더 크게 하고 주날개를 늘린 것 같은 모습이다. 사실 LWF 사업 이전부터 록히드사가 해외에 판매할 목적으로 개발해오던 것이었다. LWF 사업에서 탈락한 뒤에는 미 공군이 X-27이란 이름으로 사서 이런저런 실험용으로 사용하려고 했으나 예산 부족으로 이것마저 없었던 일이 되었다.

 

한편 제너럴 다이나믹스는 모델 401(후에 YF-16), 노스롭은 P-600(후에 YF-17) 제안했다. 이렇게 5가지 회사의 전투기 개발 제안을 놓고 고민하던 미 공군은 결국 19724월에 제너럴 다이나믹스사와 노스롭 두 회사를 선택했다.

 

개발 회사를 한 개가 아니라 두 개로 정한 것은 이 두 회사에게 직접 실제로 비행가능한 시제기를 만들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미 공군은 실제 만든 비행기를 놓고 최종적으로 심사해서 한 가지를 최종적으로 고를 생각이었다. 이 말은 최종적으로 선택하게 되는 것은 단 한 가지의 전투기이므로 나머지 탈락한 전투기의 시제기는 그야말로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되는, 얼핏 보기엔 비효율적인듯 한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전의 F-14F-15 개발 사업에서는 업체들이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자신들이 개발할 전투기의 성능을 과장하여 제안하거나, 혹은 비현실적으로 낮은 가격을 제안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렇게 제안된 자료들은 어디까지나 업체들의 예상치일 뿐이며, 실제로 항공기를 만들어 보기 전까지는 확인할 수 없는 문제였다. 물론 미군도 바보는 아니므로 업체들이 제시한 자료를 검토해보고 그것이 허황된 것인지 현실적인지 판단 할 수 있었지만 결국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실제로 F-14 개발 당시 원래 예상한 것보다 훨씬 많은 개발비용이 들게 된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너무 낙관적으로 예상한 개발 비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시제 항공기를 제작함으로써 업체가 제시한 것이 구현 가능한 기술인지, 정말 타당한 가격인지를 검증하는 방식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는 개발비는 늘어나지만 대신 전체적인 전투기 개발 사업의 실패 위험성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이었기에 국방부 차관 패커드의 강력한 지지 아래 정식으로 미공군의 무기 획득 방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미 공군은 LWF 사업의 최종 후보로 선정된 제너럴 다이나믹스와 노스롭 제작비용을 주고 비행가능한 시제기 두 대를 제작 하는 형태로 계약을 맺었다.  

 

 

 

YF-16 vs YF-17

 

다른 회사들을 제치고 LWF 사업의 최중 후보로 선정된 제너럴 다이나믹스, 그리고 노스롭의 전투기를 살펴보자.

      

 

 

제너럴 다이나믹스사의 YF-16. 독특하게 공기흡입구가 동체 아래쪽에 있다. 시제기이다 보니 홍보를 위해 알록달록한 색을 썼다. 이런 색들은 시험비행 도중 전투기의 자세나 위치를 멀리서도 잘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노스롭의 YF-17 코브라. 날개 앞쪽으로 쭉 뻗어 나온 스트레이크가 인상적이다. 색깔은 YF-16에 비하면 수수한 편이다.

 

 

제너럴 다이나믹스사는 YF-16이라는 번호를 부여 받았고 뒤를 이어 노스롭의 전투기는 YF-17가 되었다. 두 회사의 전투기들이 다른 경쟁업체들 보다 완성도가 높았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둘 모두 LWF 사업 이전부터 경전투기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해오던 상황이었던 이유도 한 몫했다. 제너럴 다이나믹스는 LWF 이전의 경전투기 연구사업인 ADF에 참여하면서 경전투기에 대해 연구했다. F-111이라는, 거의 폭격기에 가까운 대형 전투기를 개발하던 회사 치고는 꽤나 특이한 선택이었다. 반면 노스롭은 이미 F-5 전투기로 경전투기의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었다. 그래서 이 F-5를 좀 더 크게 만드는 한편 성능을 한층 높이려고 회사 자체적으로 연구를 했었다. 그 결과 P530 코브라라는 전투기를 연구했었는데, 이것을 다시 LWF 사업에 맞춰서 개발한 것이 P600, YF-17이었다.

 

 

     

 

F-5E 타이거II 전투기. YF-17은 이 전투기의 개량계획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P530 코브라의 모형. F-5보다 훨씬 커지고 스트레이크도 커졌다. 게다가 거의 45 가까이 눕혀있는 수직꼬리날개의 압박. 여러모로 원래의 F-5 모양과는 거의 달라져 버렸다.

 

 

두 전투기는 외형상으로 확연히 달랐다. YF-16은 엔진이 하나인 단발엔진 전투기였다. 덕분에 가격이나 운용비용, 정비성 면에서 뛰어났다. 특히 미 공군의 전투기인 F-15와 같은 F100 엔진을 장착했기 때문에 미 공군으로서는 엔진 및 그 부품을 공급하고 관리하기 훨씬 수월 했다. 반면 YF-17은 엔진이 두 개인 쌍발 전투기이며, 새로이 개발된 YJ101 엔진을 사용했다. 노스롭은 엔진이 하나인 형태(P610)도 연구 했으나 최종적으로 LWF 사업에는 엔진이 두 개인 P600을 미 공군에 제안했다. 두 전투기 모두 엔진의 힘은 기체의 무게에 비해 훨씬 큰 추력을 낼 수 있었기 때문에 엔진의 개수나 종류에 따른 성능차는 심하지 않았다. 대신 노스롭은 YF-17이 엔진이 두 개이므로 한 쪽 엔진이 멎어도 생존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 했다. 물론 여기에 맞서 제너럴 다이나믹스는 베트남전에서의 실전사례를 보면 엔진이 하 나이건 두 개이건 생존성은 생각보다 큰 차이가 없으며, 도리어 엔진이 하나인 편이 기체를 더 작게 만들 수 있어 적에게 발견될 확률이 적으며, 기총이나 미사일에 피해를 입을 확률도 적어진 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외에도 수직꼬리날개의 개수(YF-16은 1개, YF-17은 2개), 동체와 날개의 연결부(YF-16은 동체와 날개가 부드럽게 이어지는 블렌디드 윙 바디 형태)비행 조종용 시스템(YF-16은 완벽한 플라이-바이-와이어 시스템, YF-17은 그 이전단계 형태인 CAS 방식의 시스템) 등 많은 면에서 대조적이었다.

 

하지만 두 전투기에는 적잖은 공통점도 있었다. 두 전투기 모두 베트남전 때 사용하던 전투기들과 비교해보면, 자신의 무게에 비해 매우 큰 주날개와 강력한 엔진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이것은 그 날개크기나 엔진의 힘 자체가 1:1로 놓고 비교 해 보았을 때 무조건 크다는 것은 아니다. 또 날개 앞쪽이 동체를 따라 길게 앞으로 늘어난 것처럼 생긴 스트레이크, 혹은 앞전 연장부 (LEX : Leading Edge Extend)를 가지고 있었다. 이것은 60년대 경부터 NASA나 여러 항공기 개발자들이 연구해 오던 것으로 F-5 전투기에서도 작은 LEX를 사용하다가 YF-16, YF-17이 본격적으로 사용했다. 또 전투기 끼리 서로 근접해서 싸울 경우에는 레이더보다도 조종사의 눈으로 적기를 찾는 경우가 많다보니 조종사의 시야 확보가 필요 했다. 그래서 두 전투기 모두 기존 전투기에 비하면 조종석이 바깥으로 불쑥 튀어 나와 있었다.

 

 

 

 

최후의 승자

 

미 공군은 이들 전투기를 놓고 다양한 각도에서 비교평가를 했다. YF-16은 좀 더 빨리 속도를 높일 수 있었고, 좀 더 빨리 고도를 높일 수 있었다. 반면 YF-17은 받음각이 60도에 달해도 비행불능 상태에 빠지거나 하지 않았다. 미 공군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F-4 전투기나 A-7 공격기와 이들 전투기와 가상 공중전을 벌여봤다. 심지어 여러 경로를 통해 입수한 소련의 MIG-17, MIG-21 같은 전투기와도 가상 공중전을 벌였다. (하지만 두 전투기 끼리 가상 공중전을 벌이지는 않았다. 적국의 전투기와 공중전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지 두 전투기 끼리 공중전을 벌여 이기는 것이 중요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미 공군은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 검토를 한 끝에 결국 YF-16의 손을 들어줬다. YF-17은 몇 가지 면에서 분명 더 우수한 점이 있었지만 종합적으로는 YF-16이 더 우수했다. 특히 정비성이나 유지비용 면에서 더 좋은 점수를 받았다. YF-16은 시제기 두 대를 제작하는데 당시 돈으로 3800만 달러가 들었던 반면 YF-173900만 달러가 들었다. YF-16이 가격 역시 더 싸므로 싼 값으로 대량의 전투기를 갖는다.’라는 LWF의 사업 취지에도 더 잘 맞았다.

 

LWF 사업은 이제 ACF (Air Combat Fighter : 공중전 전투기) 사업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리고 좀 더 개발과정을 거쳐서 정식으로 탄생한 전투기가 F-16A 파이팅 팰콘이다. YF-16은 시제기였으므로 레이더나 생존성과 관련된 각종 경보장치, 회피장치가 없었으나 F-16A는 정식 전투기이므로 이들이 모두 장착되었다. LWF 사업 당시 미 공군은 오직 공중전을 벌이는 전투기만 생각하고 있었으나, ACF에 와서는 생각을 달리해서 약간의 지상 공격 임무도 겸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YF-16때와 달리 지상공격용 무기 등도 달았다. 한편 제너럴 다이나믹스는 F-16에 중거리 레이더 유도 미사일인 AIM-7 스패로우를 다는 것도 제안했다. 하지만 이는 저렴한 근거리 격투전용 전투기라는 취지와 어긋나므로 F-16AIM-7를 달지 않았고 공중전용 미사일로 오직 단거리 열추적 미사일인 AIM-9만 달았다. 더불어 베트남전 당시 기관포는 여전히 유용한 무기라는 경험을 교훈삼아 20mm 기관포인 M61A1을 탑재 했다.

 

 

 

AIM-7 스패로우 미사일을 발사중인 YF-16. 정작 F-16A에서는 이 미사일을 사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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