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의 신병과 신들림
양종승*1)
〔요약〕
필자가 무속 현장을 조사해 본 경험과 여러 선행 연구에 비추어 볼 때, 신병은 입무과정에서 치르는 종교적 체험
으로서 강신무당이면 누구든지 경험하게 되는 필수적인 조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병은 무당이 되기 위한 병이라고
볼 수 있다. 신병은 예비 무당이 앓는 병이고 무속 신앙과 관련해서만 생기는 현상이기 때문에, 좁게는 巫의 병, 즉
巫病이라 볼 수 있겠으나, 그 병의 원인이 神에 있기 때문에 神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신병의 끼는 서서히
진행되기에, 내림굿을 할 때까지는 그러한 증상이 일종의 신가물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한편, 신들림 현상은 한민족
이 오랫동안 경험해 온 종교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한민족은 오랜 세월동안 무속 신앙의 신들림 문화에 의해 민족
적 가치관, 세계관, 인생관을 창출하고, 이를 계승.발전시켜 왔으며, 일상 삶의 형식에 직접적으로 그 영향을 받으면
서 종교적 사고를 형성해 왔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신병은 신들림으로부터 비롯되는 무교적 종교 체험이기에, 의학
적 의미의 질병이라기보다는 종교적.문화적 현상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으며, 또한 한국 사회 속에서 집단적으로 인
정되는 일종의 사회적 표상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Ⅰ. 신의 영적 기운과 神病의 개념
神病은 신 들림 또는 신 짚힘이 구체화된 현상이며 표면화된 양식이다. 이 병은 한국 무속
에 있어서, 강신무당이 될 사람은 입무 전에 받듯이 경험하여야 하는 일종의 통과의례이며
그러한 것은 이 분야 연구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사실이다. 신병 체험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강신무당이 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경우는 주로 근래에 입
무한 무당들 사이에서 파악되어지는 일 부분의 현상이며, 전통적으로 한국 강신무당은 입무
전에 어떠한 증상으로든 신병이라는 이른바 무교적인 종교 체험을 거치는 것이 강신무당으
로서 정당성을 갖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으며, 그러한 전통은 오늘날까지도 그들에게는 핵심
적 요소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신병은 특정 신(신령)이 특정 사람에게 들렸을 때 생기는 무교적 현상이다. 특정 신이란
무속 신앙에서 봉신 되는 神들을 가리키는 것이며, 특정 사람이란 장차 무당이 될 예비 무
당들을 지칭한다. 한국 무속신앙에서 모셔지고 있는 신들의 존재는 다양하고 복잡하다. 다
신제 형태로 존재되는 그들은 인간 생활과 관련되는 소정의 직능과 역할이 분담되어 있어
맡은 임무에 관한 한 전능의 존재로 군림한다.1) 각각의 신들은 자기 영역 범주 내에서 무
궁무진한 초자연적인 영적 힘을 발휘하는데 그 기운들을 본성에 의해 늘상 발하고 있다. 신
의 영적 기운이란 우리 생활 속에 일반적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인간적인 기가 아니라 곧 영
*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
1) 양종승, “한국 무신의 구조 연구”, .비교문화연구. 제5호, 1999, 163~193쪽.
험적인 힘을 가질 수 있거나 신비스러운 재능을 가질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인간들은 어느
누구든 신이 발하는 영적 기운의 영향권 하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으며 정도의 차이는 있겠
지만 누구나 신이 발하는 그 기운을 늘상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신이 품어 내는 영적인
기의 영향권 하에서, 어떤 사람은 신과 밀접하게 있게 됨으로 신이 발하는 영적 기를 많이
그리고 강렬하게 받을 것이고 어떤 이는 신의 영향권으로부터 보다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받아들이는 신의 영적 기가 적거나 약하기도 할 것이다. 어떤 사람이 신과 아주 근접해 있
으면서 신의 영험력을 조정할 수 있을 정도만큼의 강력한 힘을 얻게 된다면, 그는 곧 신의
영험력을 부릴 수 있는 무당이 될 수 있다. 신을 부릴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로서 무당이
된다는 것은 곧 신의 성스러운 영역 속으로 자유로이 왕래가 가능하고 시공을 초월해 적절
한 분위기와 준비에 의해 수시로 신과 접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신과
접신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게 됨으로써 영혼의 존재는 물론 신의 형상을 볼 수 있는 능력
을 갖추게 될 뿐만 아니라, 신이 보내는 메시지를 해독 할 수 있는 능력도 소유하게 된다.
일반 사람들 중에서도 무당 빰치는 예지력이나 감지력을 가지고 매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다던 지 영감을 일으켜 예상치 못한 일에 대응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격 할 수가 있
는데, 그러한 것들은 모두가 신적인 영험력의 힘을 어느 정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편, 어떤 사람이 예지력이나 감지력에 있어서 무딘 반응을 보이는 것은 신의 영향권 하에
있지만 받아들이는 영적 기의 강도가 미약하기 때문인 것이다. 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 직
감이나 예감을 갖거나 통박을 굴리는 것 등은 모두가 신의 영적 기에서 출발하고 있다. 신
과 인간의 관계에서 사람들이 신으로부터 영적 기를 받아들이는 내용은 도표와 같다(도표
참조).
神病을 한편에서는 巫病이라는 용어로 대용하여 쓰기도 한다. 무병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어
지는 이유는 신이 들린 降神자가 무당이 되기 위해 않는 병, 즉 巫[무당]의 病이라는 뜻으
로 이해하거나 또는 入巫의 병이라는 뜻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최길성은 무병이란 용어를
쓰면서 그것은 “샤먼이 되는 초기 단계에서 일어나는 신비한 현상이다”라고 하였다.2) 무병
이라는 용어는 일제 때 이미 秋葉 隆과 村山智順에 의하면 일본인들이 한국 무속을 조사하
면서 쓰기 시작하였는데, 秋葉 隆은 무병은 “일종의 생리 심리적인 이상 상태가 굿을 하여
무당이 됨으로서 치료되는 병이라는 점”에서 이것을 무병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하였다.3)
그 후, 이 용어는 한국 무속연구자들에 의해 줄곧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 용어에는 巫
[무당]가 앓는 일반적 질병이란 선입감을 갖게 할 수가 있다는 부정적 견해가 내포되어 있
는 것4)이 사실이다. 사실, 입무 전에 앓게 되는 병이란 곧 종교적 신앙 현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써 이는 결코 신과의 접신에 의해서만 생기는 현상이라고 할 때, 그러한 류로서 병의
원인은 신에 의한 것이지 무[무당]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곧 신의 뜻으로 생기는
병5)이라 할 때, 무[무당]의 병으로 풀이되고 있는 巫病이라는 용어보다는 신의 병으로 파
악되어지는 神病이란 용어가 더욱 적합하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병은 결국 예
비 무당이 앓는 병이고 무속신앙과 관련하여서만 생기는 현상이기 때문에 무병이라는 용어
사용에도 타당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이 병은 좁게는 무의 병, 즉 무병이라 할
2) 최길성, .새로쓴 한국무속.(아세아문화사, 1999), 66쪽.
3) 秋葉 隆.최길성 역, .조선 무속의 현지연구., 계명대학교 출판부, 1987, 74쪽.
4) 김태곤, “입무과정의 강신 신병현상 연구”, .아세아여성연구. 제9집, 1970, 91쪽.
5) 최길성, 앞의 책, 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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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겠고 크게는 그 병의 원인이 신에 있는 것이니 만큼 신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신병이라는 용어는 오늘날까지도 무당들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널리 쓰여지고 있다.
Ⅱ. 신가물과 구애비[鬼業] 뜨기
예비 무당으로서 신병을 앓는 사람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또는 어렸을 때부터 신병의 발동
을 잠재적으로 소유하였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병은 그 끼가 대부분 성장 과정 속에서 서
서히 발동하기 시작하여 삶의 본격적인 생활 속에서 표면화된다. 나이가 들어 신병을 앓는
다고 하여도 그 사람의 생활사를 추적해 보면, 어릴 때부터 신병 원인 증상에 가까운 끼가
이미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미래의 샤만이 어릴 때부터 이상 성격을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현상으로 이미 보고되어 있다. 엘리아데(Eliade)에 따
르면, 보굴족(Vogul)에 있어서 미래 샤만은 아주 어릴 때부터 신경증 증세 또는 간질병적인
발작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그러한 것들은 바로 미래의 샤만이 신들과 만나는 순간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또한 이르티쉬 지방에서도 미래의 샤만에게는 아주 어릴 때부터 그 징후가
나타난다고 하고 있으며 유라크-사모예드족(Yurak-Samoyed)에 있어서도 미래의 샤만은
태어날 때부터 그 징후를 보인다고 보고하고 있다.6) 보굴족에서와 같이 미래의 샤먼이 어
릴 때부터 갖는 증세로서 신경증이나 간질병적인 발작 등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문화권에
따라서는 그리고 사람에 따라서는 그 증상이 여러 양상으로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다. 그러
나 여기서 공통적인 것은 무당이 되기 오래 전부터 또는 아주 어릴 때부터 아니면 태어날
때부터 미래의 샤먼이 되기 위한 특이한 현상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그러한 현상은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라 하겠다.
신병의 끼는 미비하게 그리고 오랜 기간 서서히 진행되는데 그 양상은 다양하다. 그 내용들
은 주로 본인이나 집안 성원이 원인 모를 병을 자주 앓게 된다던 지, 이유 없이 집안 사람
이 죽어 나 간다던 지, 어려서부터 학업에 취미가 없거나 아예 학교를 다니지 않게 된다던
지, 본인이나 가족 성원이 일상생활에서 불운의 사고를 당하게 된다던 지 하는 등의 불길한
조짐을 갖는다. 또한 애정 결핍과 갈등 그리고 가족들의 죽음 등의 경험도 진행된다. 위와
같이 신병의 끼가 서서히 진행되어 신을 받는 내림굿을 할 때까지는 그러한 증상을 일종의
신가물이라고 생각한다. 신의 가물7)이란 무당들 사이에서 쓰여지는 전래어로서 그 것은 신
으로부터 받는 고통을 뜻한다.
신병이 무당 혈연과 무속 집안의 환경적 영향 때문이지 아니면 신의 점지에 의해 우발적으
로 생기는 것인지는 아직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강신무당 발생설
에 관한 학계의 일반적인 견해는 무당 집안의 혈연 관계와는 무관하게 갑작스런 신내림에
의해 무당이 된다고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나 신빙성 있는 어떠
한 자료는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신무당들의 문서8)에 따르
면 무당은 무당 부리[뿌리]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으며, 실질적으로도 오늘날 강신무당들의
6) 미르치아 엘리아데.이윤기 역, .샤마니즘:고대접신.(도서출판 까치, 1992), 34쪽.
7) 신의 가물이 생기는 또 다른 원인은 신병을 앓다가 무당으로 입무하였지만 무업을 등한시하거나 아예 무업을
중단할 경우이다.
8) 무당들이 구전으로 전하고 있는 무속에 관한 전반적인 이론 및 실기적인 내력.
제보에 의하면 무당은 무당 집안에서 난다고 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필자의 조사에서도
무당들의 집안 내력을 추적하여 보았을 때, 많은 경우 선대의 조상에서부터 무당이 있었다
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무당은 무당부리에서 나온다고 말하고 있는 오늘날의 강신무당들은 후손으로 무당의 대가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그들이 사용하였던 무의식구들을 땅에 묻거나 불태워 버리는 관습
을 가지게 되었으며 그것을 鬼業[구애비]으로써 현실화시킨다. 자손의 무업 계승을 막기 위
해 신의 도구들을 파묻는다고 하지만, 귀업은 결국 또 다른 무당을 만들어 내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귀업 생성은 곧 무당이 무업을 중단하고자 할 때, 나이가 먹
어 무업을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또는 죽은 후에 가족 성원이나 주의 사람이 비밀이 깊은
산 속이나 땅 속에 파묻음으로써 이루어진다. 그것은 무업의 종결을 뜻하지만 또한 무업의
시작을 뜻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귀업의 창출은 무업의 끝맺음이요 또한 시작인 것이다. 이
것을 신이 내릴 예비 무당이 선몽으로 또는 예언으로 묻혀 있는 곳을 알고 그것을 파 가지
는 것을 “구애비 떳다”라고 한다. 구애비로 파묻는 무구들은 주로 방울, 엽전, 부채, 무신도,
신복 등인데 천이나 종이로 제작된 무구들은 쉽게 부식되어 없어지지만 쇠붙이로 만들어진
무구들은 녹은 슬지만 오랫동안 그 형체가 온전하기 때문에9) 사용이 가능하다.
Ⅲ. 신병의 증상과 현대 의학의 접근태도
한국 강신무당이 입무과정에서 앓게 되는 신병 현상의 파악은 샤머니즘(shamanism)과 관련
지어 논해지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병은 샤머니즘 현상에서 볼 때, 샤먼(shaman)이 되
기 위해선 마치 통과의례처럼 필수적으로 치러야 하는 이른바 ‘샤먼이 되기 위한 병
(initiation disease)'으로 이해되고 있다. 우리 나라의 무속현상도 샤머니즘 계통으로 보고
무당이 되기 위해선 initiation disease를 갖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샤머니즘에 있
어서와 같이 신병을 통한 신들림 현상이 여타 종교의 신앙행위에서도 나타나는 일반적인 것
만은 사실이다. 동서를 막론하고 세계의 여러 민족의 토속종교뿐만 아니라 문명국을 비롯하
여 세계적으로 활성화 되어 있는 고급종교에서도 신들림 현상은 공통성을 띄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 만큼 신들림 현상은 종교 활동을 통해 폭넓게 퍼져 있는 현상이고 인간
생활의 신앙행위에서 보편성을 띄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이유는 인간이 신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신의 전능을 체험하고 습득하는 과정의 종교적 체험에서
얻어지는 것이라 보여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신들림 현상이 종교적 신앙활동에서 특정인
또는 특정지역으로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닌 것만은 사실이다.
한국의 경우를 볼 때, 신들림 현상은 분명한 문화적 특징으로 군림하면서 한민족이 오랫동
안 경험해 온 종교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한민족은 오랜 세월동안 무속신
앙의 신들림 문화에 의해 민족적 가치관, 세계관, 인생관을 창출하고 계승.발전시켜 왔으며
일상 삶의 형식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오면서 종교적 사고형성에 커다란 영향력
을 행사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증거는 대단히 종교적인 한국인의 본성과 무속신앙적 기
질의 현주소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9) 양종승, .한국의 무속:서울ㆍ황해도편., 국립민속박물관, 1999, 17~18쪽; 양종승, “황해도 무속의 지역성
과 보편성”, .민속문화의 지역성과 보편성., 실천민속학회 편, 2000, 201~206쪽.
무당의 신병과 신들림 5
신병은 “신이 들렸다”, “신이 붙었다”, 또는 “신이 짚혔다” 등으로 표현된다. 신이 붙은 사
람을 가리켜 “신들렸다” 또는 "신짚혔다"라고 하는데, 그것은 신병의 극치를 말한다. 신이
들림으로 인해 그 사람의 삶은 일상 생활에서 일반적으로 행해졌던 규칙이 깨어져 없어지고
새로운 삶을 갖게 되며 그 때부터는 모든 삶의 패턴이 신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것은 곧 일
반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과는 분명하게 다른 패턴을 갖는 것을 말한다. 신들린 사람은
정신적으로는 혼돈의 상태에 접하게 되고, 육체적으로는 이상한 행동을 보이게 됨으로 일반
인들 입장에서 파악되었을 때는 마치 미친 사람과 같은 류의 사람으로 취급받게 된다. 현상
학적으로는 정리되지 못한 행동을 보여 괴이하고 불미스러운 행위들을 주저하지 않으며, 언
어에 있어서는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하거나 혼자서 중얼거리기도 하며 미래에 일어날 일들
을 찌꺼리기도 한다. 밥을 먹지 못하여 몸이 쇠약해지며 잠은 주로 낮에 자고 밤에 많이 활
동하게 된다. 모든 사고와 행동은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리듬과 패턴을 벗어나 불규칙 속에
서 이루어짐으로 일반인들과의 의사소통이나 동행 등이 불편하게 된다.
신병은 이미 신가물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그 원인이나 증상의 흐름은 신가물의 현상과 비
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신가물의 현상은 비교적 미비하고 간접적이었다면 신병은 더
욱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양상으로 현실화된다. 그 양상들을 살펴보면 대략 다음과 같은 것
들이다.
1. 우연히 시름시름 않는다.
2. 밥을 먹지 못한다.
3. 몸에 마비가 온다.
4. 이유 없이 몸이 마른다.
5. 사지가 쑤시고 뒤틀린다.
6. 마음이 들떠 안정할 수 없게된다.
7. 꿈이 많아진다.
8. 집을 뛰쳐나가 산야를 헤맨다.
9. 몸이 아플 때 의약치료를 하게되면 역효과를 가져온다.
10. 가정파탄을 맞아 이혼을 하게된다.
11. 직업을 자주 옮긴다.
12. 모든 일에 의욕이 없다.
13. 신비스러운 현상을 체험하게 된다.
14. 혼자 있고 싶어한다.
15. 괴이하고 이상한 행동을 하게된다.
16. 강한 힘이 솟구친다.
17. 먼 곳에 있는 상황을 알아 맞춘다.
18. 아픈 사람을 낫게 한다.
19. 사업을 망치게 한다.
20. 경제적 손실을 보게 한다.
21. 미래의 일을 알아 맞춘다.
22. 신의 물건들을 캐어온다.
위와 같이 신병 증상이 본격화 또는 극대화되었을 때는 경제적 빈곤, 사회적 소외, 정신적
피해로 오는 정서적 불안에 시달리게 되며 환각, 환시, 환청 등의 현상을 유발한다. 그러한
증상이 극치에 달하게 되면, 헛소리를 하게 되거나 선몽에 의해 과거 특정 무당이 사용하였
던 무구를 외딴 곳에서 파 온다거나 등의 행위를 하게 된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신가
물로부터 신병의 극치에 달하기까지는 대략적으로 보아 인성의 형성 진행 기간 동안에는 신
가물의 현상으로 나타나며, 성인으로 발달되어 적어도 성적 생활과 사회 생활을 경험한 이
후부터는 신병으로 본격화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신병을 현대인들의 삶과 사고방식에 대비하여 놓고 보았을 때는 정신적 육체적 이상증후의
증세를 나타내는 병으로 간주된다. 의약으로 낫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본질적인 치료방법이
없기에, 현대 의학에서는 이것을 일종의 정신 신경질환으로 진단하고 정신병자로 분리한다.
이렇듯 신병을 일방적으로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진단하는 것이 현대 의학의 보편화된 사실
이지만, 신병의 원인규명을 위해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면서 동시에 이것을 문화적 사
회적 특징 속의 정신적 신체적 특정 작용의 현상으로 보는 의학자도 있다. 현대 의학자 이
부영은 그와 같은 맥락에서 신병을 이해하면서 그 증상이 무척 다양하여 단일적 질병을 넘
어선 각종 신체적 정신적 증후가 섞인 복합증후군이라고 논하고 있다.10)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의학에서는 신병에 대한 명백한 어떠한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규명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것에 대한 문화적 사회적 관련의 어떠한 치유방법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
다. 신병에 대한 현대 의학계의 불확신한 논리, 불분명한 논의 그리고 소극적인 접근태도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신병은 분명 의학적으로 다루어져야 할 어떠한 정신적 또는 육체적
질병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신병은 곧 과학적 설명이 불가능한 병11)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Ⅳ. 신병의 치유방법과 신 내림굿
앞서 논한 바와 같이, 고도화된 현대 의학이 신병을 치유하지 못한다고 해서 신병이 고질적인
불치의 병으로 명명되어지지 않는 것은 이것을 치유 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
다. 그것은 오로지 무속 의례를 통해서만 할 수 있으며, 그 해결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해결 방법은 신병의 원인이 되는 신을 누르는 것이며, 두 번째 해결 방법은 신병의 원
인이 되는 신을 찾아 진정시키어 좌정케 만드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에 있어서, 신을 누르는
것은 신의 활동을 제압하는 것으로서 구체적 행위는 눌림굿를 통해 이루어진다. 눌림굿이란 신
이 발동하지 못하도록 신의 기운을 억제시키는 것인데, 이것은 신을 휘어잡을 수 있는 고 단수
의 의례 집행 능력을 필요로 한다. 신은 본질적으로 그 기운을 발하면서 놀기 좋아하고 자유자
재로 떠돌아다니면서 자유롭게 행하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 기운을 눌러 가둔다는 것은 상당
히 어려운 일이며 이에 눌림굿을 집행하기란 쉽지가 않다. 한편, 눌림굿을 하면서 신을 쫓는
경우도 있지만 쫒겨 나간 신이라 할지라도 또다시 찾아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효과를 보
기란 쉽지 않다.
후자에 있어, 신병을 치유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신을 좌정시키는 일이다. 그것은 결국 신
을 받아 모시는 신내림굿을 말한다. 신병의 증상으로 몸이 아프다거나 순조롭지 못하는 일
이 발생한다는 것은 결국 신이 발동함으로 인해 신이 짚힌 사람으로 하여금 여러 가지 좋지
10) 이부영, “입무과정의 몇가지 특징에 대한 분석심리학적 고찰”, .문화인류학. 제2집, 1969.
11) 김인회, .한국무속사상연구.(집문당, 1987), 226쪽.
무당의 신병과 신들림 7
못한 증상을 갖게 하고 해로운 일을 겪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신병을 없애기 위
해서는 그 원인 제공의 주인공인 신을 달래고 원하는 것을 제공하여 기쁘게 만드는 작업을
해야한다. 그러한 절차를 밟아 신의 발동을 중지시켜 신을 좌정시킬 수 있으나, 그것은 신
의 지시에 승복하고 신의 뜻을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적인 굴레를 쓰는 것과 흔히 마주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곧 신을 모시고 무당이 된다는 의미이다. 그러한 해결 방법이 바로 신을
받는 내림굿이다. 내림굿 과정은 대체적으로 신을 달래어 좌정시킨 후 숨겨진 신의 물건들
인 신복이나 신도구 등을 찾아내게 한다. 그리고 무업을 하면서 주신으로 모셔지게 될 신들
을 말문을 통해 불러낸 다음 춤을 추어 엑스터시(ecstasy)의 상태에 돌입한 후 공수를 내리
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내림굿을 하기 전에, 허튼 신을 베껴 내거나 물리치는 허주굿(허튼
굿)을 하게 되므로 내림굿 자체는 실질적으로 신을 받은 굿이라 하겠다. 여기서 신을 받는
다는 의미는 들어온 신들을 배척하지 않고 정열하여 좌정케 한 후 신의 지시에 따르면서 신
을 모시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해 동시에 신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수
여 받게 되고 또한 신병을 치유하게 된다.
신병체험을 통해 내림굿을 받게 되면 굿 의례 속에서 신들림 행위 및 공수를 자유로이 할
수 있게 된다. 그러한 능력을 갖게 된다는 것은 결국 특수한 주술적 전문성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즉 작두를 탄다던 지, 사실을 바친다 던 지, 칼끝으로 얼굴 또는 신체부위를 가른다
던 지 하는 등의 특수한 신비적인 행위를 할 수 있는데, 그것은 결국 무당만이 할 수 있는
접신술 방법에 의해서 행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무당 자신들은 결국 신으로부터
선택받은 사람, 즉 신의 택함을 받은 자라고 생각하게 된다.
신병을 치유하지 않거나 신의 뜻을 거부할 때는 그에 상응하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되는
데 그것을 ‘신벌’이라고 한다. 신이 내리는 벌의 종류는 다양할 뿐만 아니라 그 범위도 상당
히 넓다. 신벌이 당대에 내려지지 않고 후대 자손에게로 내려지는 경우도 있다. 이 때는 신
의 줄이 즉 신줄이 후대로 이어지게 됨으로써 결국은 자손이 신을 받게 된다. 신벌의 현상
은 보편적으로 신병과 비슷하게 나타나는데, 신벌에서도 가장 무거운 것이 집안에 인다리를
놓게 만드는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가족 성원들이 차레로 죽음을 당하게 되는 혹독한
벌로서 이것은 곧 집안의 멸망을 야기시키기도 한다. 또한 본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경우
에는 가족 성원들로 하여금 불치의 병을 앓게 한다거나 재산에 피해를 입히기도 하며 부부
간의 애정을 갈라놓기도 한다. 예로서, 경기도 일산에서 인현왕후를 몸주신으로 모시고 있
는 유기복(40세, 여)은 7세 때부터 신이 왔으나 방치하고 지내다 14세 때에 몸에 마비가
왔다. 초년기 생활을 어렵게 보내면서 성장하였고 결혼도 실패하였다. 어려서부터 신이 들
어 왔다는 것을 주의의 무당들을 통해 알았지만 신을 모시지 않으려고 모진 애를 다 썼다.
그러는 동안 큰 언니가 죽고 작은 언니는 곱추가 되었으며 오빠는 한쪽 다리를 못쓰게 되었
다. 결국 4년 전부터 신을 모시게 되었고, 그 이후부터는 집안의 풍파가 없어졌다고 한다.
신의 뜻을 어겼을 때는 본인에게만 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집안 식구들까지 괴롭힘을 당하
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기복 무당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예비 무당들이 신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무당의 길을 가지
않으려고 많은 고통을 겪는다. 그러다가 마지못해 결국 막바지에 가서 내림굿을 하는 경우
가 대부분이다. 지금까지 필자가 조사한 수많은 강신무당들 거의 모두가 신병과 싸우다 어
쩔 수 없는 상황에 치달았을 때에 내림굿을 한 경우가 대부분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내림굿을 받고 신을 모셨다고 해서 이전의 피해가 복구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한편, 대부
분의 강신무당들이 신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무당의 길을 가지 않으려는 이유는 사회의 부정
적 시각, 신분 박탈, 가정 파괴, 종교적 갈등 등 여러 가지의 이유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보
면 사회적 문제로 나타난다. 그것은 무교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이 상당히 부정적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Ⅴ. 맺음말
위에서 알 수 있듯이, 신병 현상은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정신병의 류가 아니다. 신병이 정
신착란증 환자가 겪게 되는 병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엘리아데의 연구에서도 충분하게 논의
되어 왔다.12) 신병은 신의 뜻으로 생기는 병으로서 그것의 실체는 신과의 접합과정이다. 그
상태는 혼돈스럽고 괴이한 증상으로 현실화되지만 그것은 샤마니즘에서 사제자가 입무과정
에서 마치 통과의례처럼 치러야 하는 하나의 필수적인 종교적 체험이므로 강신무당이면 누
구든지 입무하기 전에 반드시 경험해야 되는 필수적인 조건이다.
신들림 현상은 분명한 문화적 특징으로 군림하면서 한민족이 오랫동안 경험해온 종교적 배
경과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한민족은 오랜 세월동안 무속신앙의 신들림 문화에 의해
민족적 가치관, 세계관, 인생관을 창출하고 계승.발전시켜 왔으며, 일상 삶의 형식에 직접적
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오면서 종교적 사고형성에 크게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 증거는 오
늘날 극히 종교적인 한국인의 본성과 한국 사회 속의 무속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신병은 한국 무교에 있어 신앙적 체험으로 갖게 되는 고행, 고난, 고통 등과 같은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것은 한국 무속신앙에 있어서 종교적 신앙적으로 상당한 의미를 갖는 것
이다. 그러므로 신병은 신들림에 의해 생기는 무교적 종교 체험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결국 신내림이라는 의식과 함께 병을 치유하고 동시에 무당으로서의 정당성을 갖게 한다.
이것을 우리 삶의 종교적 그리고 문화적 현상으로 파악할 때 그 본질을 보다 진실 되게 이
해하게 될 것이다. 그러할 때 신병은 의학적 의미의 질병이 아니라 종교적 문화적 현상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또한 한국 사회 속에서 집단적으로 인정되는 일종의 사회적 표상이라는
의미가 있게 된다.13)
12) 엘리아데, 앞의 책, 41~49쪽.
13) 최길성, 앞의 책, 68쪽.
무당의 신병과 신들림 9
자료:신병의 경험 사례
본 논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1999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발간한 .한국의 무속:서울 황해
도편.(양종승 집필)에서 신병과 신내림 경험 사례 3편을 아래와 같이 간추렸다.
사례(1)
조사자:양종승 / 조사일시:1998년 8월 / 조사장소:제보자의 신당 / 제보자의 성명:양
00 / 제보자의 성별:남 / 제보자의 생년:1957년 / 제보자의 거주지:서울 / 제보자의 학
력:고졸 / 제보자의 무업경력:4년
제보자는 어린 시절부터 무당이었던 어머님의 무업 일을 도와 주었다. 서울에서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크레
인 기사, 회사원, 싱크대 공장원 등으로 일하였으며 원양어선을 타기도 하였다. 직업을 자주 바꾼 이유는 하는 일마다
잘 되지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결혼하였으나 자녀는 두지 않았고 부부간의 성격이 맞지 않아 6개월후 이혼하였다. 27
살 때부터 괜히 힘이 없기 시작하면서 의욕도 없고 마냥 드러눕고만 싶었다. 하루는 주위가 황금빛으로 변하고 사람
들이 보이고 않고 부처 상에서 불이 났다. 이상한 것들이 보이는 것은 어머니가 무당이기 때문이라는 것으로 인식하
였고 또한 그러한 영향으로 신병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어머니와 주의의 사람들은 신병이기 때문에 신을 받아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신을 받아들이기가 죽는 것 보다 싫어 신을 받지 않고 있었다.
신을 받지 않으려고 독약도 먹고 독버섯도 먹고 몇 번이고 자살을 기도하였다. 한번은 택시 기사를 하고 있었을
때였다. 새벽 2시경에 청계고가 도로를 달리다가 자살을 하려고 시속 140Km 밟았다. 뒷좌석에서 사람들의 말소리가
웅성웅성 들리는데 뒷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갑자기 비어있던 옆자리에서 어떤 사람이 차지붕을 뚫고 위로 치솟아
나갔다. 그때 이후로 죽는 것이 너무 무서워 자살하는 것도 포기했다. 할 수 신내림굿을 하게되었다.
- 사례(1)의 요약
1. 무당 집의 환경에서 자람 / 2. 이혼경험 / 3. 하는 일이 잘 되질 않아 직업을 많이 옮김
/ 4. 의욕이 없고 힘이 없음 / 5. 신비스러운 현상을 체험함 / 6. 무당(어머니)에 의해 신이
들어 왔다는 것을 앎 / 7. 신을 받지 않으려고 하자 괴이한 현상이 일어남
사례(2)
조사자:양종승 / 조사일시:1998년 8월 / 조사장소:제보자의 신당 / 제보자의 성명:김
00 / 제보자의 성별:여 / 제보자의 생년:1954년 / 제보자의 거주지:서울 / 제보자의 학
력:고졸 / 제보자의 무업경력:15년
나이 30세 때까지도 평범한 가정의 아내이자 어머니이면서 무역회사 사장 비서로 근무하고 있었다. 어느 날 왼쪽
몸에 마비가 왔다. 평소에는 관심도 없고 믿지도 않았던 점 집을 찾아갔다. 점보는 사람이 왼쪽 몸에 마비가 온 것을
알아 맞추었다. 점괘는 신이 들어 왔기 때문에 신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남편은 리비아에서 해외 근로자로
일하고 있었으며 절실한 기독교 신자인 시어머니는 신내림 받는 것을 반대하였다. 가족문제도 있고 해서 본인도 신을
모시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점괘는 신을 모시지 않으면 반신불구가 되거나 그녀의 딸이 11세때 신이 내린다고 하
였다. 몸이 아픈 것은 둘째치고 딸에게 신이 내린다고 하여 어쩔 수 없이 신을 모시기로 하고 시어머니께서 딴 곳에
가 계시는 동안 내림굿을 받았다.
내림굿을 하기 받기 전 법사선생님을 모시고 강원도 태백산으로 갔다. 태백산에서 기도를 하는데 오전 11시에 신
을 받으라는 공수가 내렸다. 공수 되로 음력 4월의 어느 날 아침 11시에 신을 받는데 보슬비가 초롱초롱 내렸다. 텐트
앞에서 합장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빛이 비치면서 선녀가 계단을 밟고 내려 왔다. 이전까지만 해도 신에 대
한 확실한 믿음을 가지지 않았지만 그 일이 있고 난 후부터 신의 존재를 믿게 되었다. 얼마후 남편이 귀국하였다. 리
비아에서 돌아온 남편은 아내가 무당이 되어 있는 것에 대단한 불만을 가졌다. 남편과 6개월 동안 냉전 상태로 지냈
다. 시누이가 남편을 설득시켜 지금은 남편이 무업을 인정하게 되었다. 현재 가족과 떨어져 살면서 혼자 무업을 하고
있다.
- 사례(2)의 요약
1. 몸에 마비가 옴 / 2. 신을 받지 않으려고 하자 딸에게 신이 내린다고 함 / 3. 신을 받으
면서 신비스러운 현상을 체험함 / 4. 신을 받은 후 가족과 독립하여 혼자서 생활함
사례(3)
조사자:양종승 / 조사일시:1998년 3월 / 조사장소:제보자의 신당 / 제보자의 성명:안
00 / 제보자의 성별:여 / 제보자의 나이:72세 / 제보자의 거주지:서울 / 제보자의 학
력:무학 / 제보자의 무업경력:60년
소학교 삼학년때인 9살 때 9년 동안이나 중풍으로 고생하시던 작은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삼오날이 되어 돌아가
신 작은 할아버지를 위한 진오귀굿이 있게되어 굿을 구경하는데 갑자기 손뼉을 치면서 마루로 뛰어 올라가 데굴데굴
뒹굴면서 까무라 쳤다. 이후부터 시름시름 아프기 시작하더니 몸은 허약할 때로 허약해 졌다. 몸이 꼬치꼬치 말라서
죽었다고 장밑으로 밀어 났는데 갑자기 일어나더니 펄펄 뛰면서 남산으로 올라가 땅을 파서 방울과 부채 그리고 화
분(무신도) 석장을 캐어 가지고 돌아왔다. “할아버지를 모셔왔다”면서 어떤 신령 어떤 신령하면서 신령님의 이름을
낱낱이 대자 그만 아버지로부터 집밖으로 쫓겨나고 말았다.
하루는 아버지를 정신 없이 때려 눕혔다. 본인도 모르는 힘이 솟아 나왔다. 안씨는 아버지에게 고함을 지르면서 내
가 감히 누군데 네가 나를 꺾으려고 하느냐고 소리쳤다. 고모와 동네사람들이 몰려들어 아버지에게 잘못했다고 빌라고
하였다. 아버지는 그래도 굴복하지 않았다. 저녁이 어둑어둑 한데 동네사람들이 안씨한테 아버지를 살려 달라고 빌었
다. 안씨는 큰소리로 5리쯤 나가면 구멍가게가 하나 있는데 거기가면 딱 초 두가락과 만수향 한 봉이 있으니 그것을
사다가 내앞에 놓고 기어야 내가 옥수동이에 올라가 대주를 살린다고 소리쳤다. 아버지는 엎어져서 다죽어 가면서도
반대했다. 동네사람들이 어떤 사람을 시켜 5리쯤 떨어져 있는 구멍가게로 보냈는데 초와 향이 없어서 못 사고 그냥
왔다. 안씨는 나자빠져 있는 아버지의 목덜미를 끌고 5리쯤 떨어진 구멍가게로 데리고 갔다. 동네사람들이 아버지를
부추겼다. 구멍가게에 당도하여 가게 자판 앞에다 아버지 머리를 쥐 박으면서 여기 있으니 사 가지고 가자고 하였다.
가게에 물어 보니 딱 초 두가락과 만수향이 한봉 있었다. 초와 향을 사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동이까지 올랐는데 아버
지가 절을 해야 아버지를 살릴 턴데 절을 하지 않았다. 밤이 한참 깊어가자 아버지는 그때야 누운 채 고개를 끄떡 끄떡
하다가 일어나 동이에 절을 하였다. 그때 안씨가 고함을 치면서 “네가 어느 안전이라고 네가 나를 꺾으려고 그려느냐”
면서 눈을 부릅뜨고 야단을 쳤다. 결국 아버지가 일어나 굴복을 하자 뻣뻣해있던 아버지의 몸이 풀리면서 고개를 움직
이기 시작했다.
그 후 안씨는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좋고 나쁜 말들을 해주었다. 세주(시주)로 말 쌀을 한 가마니를 채워 집으로
왔다. 안씨의 고모는 조카가 세주로 받아온 쌀을 가지고 떡을 하고 남산에서 캐온 화분을 벽에다 걸어놓고 신을 좌정
시키는 허주굿을 한뒤 다음해 신 내림굿을 해주었다.
- 사례(3)의 요약
무당의 신병과 신들림 11
1. 이상한 행동을 함 / 2. 몸이 아프기 시작하여 몸이 허약해짐 / 3. 무구를 캐옴 / 4. 강한 힘이 솟구침 /
5. 먼 곳에 있는 상황을 알아 맞춤 / 6. 아픈 사람을 낫게 함
神
사 인
회
간
무 당
(영적 기운)
도표:‘신, 무당, 인간의 관계’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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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승, .한국의 무속:서울ㆍ황해도편., 국립민속박물관,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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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해도 무속의 지역성과 보편성”, .민속문화의 지역성과 보편성., 실천민속학회 편,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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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아데, 미르치아, 이윤기 역, .샤마니즘:고대접신., 도서출판 까치, 1992.
이부영, “입무과정의 몇가지 특징에 대한 분석심리학적 고찰”, .문화인류학. 제2집, 1969.
최길성, .새로쓴 한국무속., 아세아문화사, 1999.
秋葉 隆, 최길성 역, .조선 무속의 현지연구., 계명대학교 출판부, 1987.
A Study on the God-disease and Spirit-possession of Korean
Charismatic Shaman
Jongsung Yang
This study is to analyze the god-disease and spirit-possession of Korean charismatic
shamans named Kang-Shin-Moo, with their life histories in my survey data and former
studies.
The primary findings of this study are as follows:First, the god-disease called
Shin-Byung is an inevitably factor to become a shaman. It is the religious
experience of most Korean shamans. However, when he faces god-disease, he has
two choices; escaping from spirit-possession, or becoming shaman.
Second, it is deduced that the spirit-possessed phenomenon of Korean shamans is
connected with a religious pattern of Korean culture. Shamanism is the indigenous
religion and inheritance in Korea, and has been the foundation of its culture. The
elements of shamanism remain soaked into Korean culture until now.
Thirdly, therefore the god-disease of Korean shamans is not medical disease, but
may be Korean religious and cultural phenomenon. They learn the faith of native
gods in Korean culture. The belief toward shamanism is slowly made, is exposed at
god-disease meaning serious crises, and thence has functioned as core to his life.
Key Words. Korean Charismatic Shaman.God-disease.Spirit-possession.Korean
Culture.Religion
첫댓글 감사합니다 퍼가두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