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용아~~(둘쨋날/용아장릉)

[하늘에별이되어]

쉬이 오를수 없는 명산에 올라 멋찐 비경을 폰카로 몇장밖에 남길수 없음에 아쉬움을 남기며~~

(함께하신 서왕자님의 사진을 같이 올립니다~~)

봉정암 사리탑기점으로 동으로는 가야동계곡과 만경대 공룡능선을 거느리고 서로는 수렴동계곡 구곡담계곡을끼고

서북주릉이 장대하고 웅장하게 펼쳐져있어 신비로운 경관을 보여준다.

내설악의 중심에 자리한 용아장성은 용의 이빨처럼 날카로운 암봉들이 연이어 성처럼 길게 둘러처 있으며

30여개의 크고작은 암봉들이 용의송곳니 처럼 솟아있다.

용아장성은 운해가 암봉들을 휘감을 때면 마치 신선이 구름을 타고 내려 오는듯 신비롭고 경이로운 비경을 보여주며

가을철 단풍이 울긋불긋 물이 들면 용아장성은 더욱 비경을 보여준다.

"용아장성" 그 비경속으로~~~

오래전 부터 꿈에 그리던 용아를 드디어 접수하고야 말았다~~ 

나 자신의 산행인생에 정점이자 숙원을 이룰수 있어 이루 말할수 없이 기쁘다^^

몇해전 화채봉과 토왕성 폭포를 다녀온후 목가마의 박인준회장님 이라면 비법정금지구역 이라도 믿고 산행할수 있을것 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는데 주위에 산을 좀 잘 타신다는 지인들도 하나같이 박회장님을 추천해주셨지만 해마다 무박으로 진행하시기에 내 걸음으로는 오색에서

봉정암까지 자신이 없어서 도전을 못하고 있었는데 올해는 제마음이라도 아신것처럼 1박2일로 공지를 올려주셔서 늘 내맘과 같은 맘이었던 산생각님께 연락해서 담박에 예약하고 한달을 넘게 기다리는 동안 맘졸이며 근교산 워밍업도 했지만 왼쪽 무릎이 좋지않아 물리치료도 받고 무사산행할수 있을까...

드디어 기대하고 고대하며 걱정했던 결전의 날, 새벽4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6시반 하단에서 버스를 타니 사하구청에서 탑승한 산생각님이 자리를 잡아 놓았고 다솜에도 가끔씩 오시는 조용하고 말수가 적으신 하늘님도  보이셔서 반가웠다.

그분도 예약해놓고 걱정을 많이 하셨다며 같이 산행하자고 하셨다~~

또한 일일이 문자로 연락 주시던 친절하고 예쁜 골목댄스총무님과 삭삭하고 성격좋으신 동백님이 반갑게 맞아주며 산행때 먹을 약밥과 간식 등을 얼마나 많이 준비했는지 보지 않아도 수고가 느껴졌다~~

8시20분쯤 신대구고속도로 지나 맛있는 시락국밥 수육 도토리묵으로 조식을 해결하고

또 어디쯤인가를 지날때는 천성산님께서 응원 전화까지 주시며 모두들 안부 전해달라하신다~~

특별산행때마다 잊지 않으시고 꼭 응원해주시는 마음에 늘 고마움을 느끼며...

회장님께서 봉정암에는 신도가 아니면 숙박을 할수 없어서 우리는 산악회가 아닌 부산 사하구에 있는 원준사에서 왔다는걸 꼭 명심하라고 하셔서 우리는 모두 원준사 신도가 되어 봉정암에서 하룻밤을 묵을수 있었다~~ㅎㅎ 

"인제 가면 언제 오나"의 인제로 가는동안 회장님의 자세한 일정과 준수사항을 들으며 만약에 국공단에 스티커 끈겨도 중국관광 가는거에 비하면 비경 구경값으로는 싸다고 생각하라는 말씀에 완전 공감하면서 설레임보다는 걱정을 앞세우는 동안 어느새 용대리에 도착해 미리 예약해둔 황태정식을 맛나게 먹고 백담사행 버스에 올랐다~~

꼬불꼬불 제법 먼길을 달려 1시30분쯤 백담사주차장에 도착해 동절기에는 오후 2시까지만 입장시켜 준다해서 시간관계상 백담사는 패스하고 회장님 말씀에 따라 계곡의 아름다운 단풍길은 내일 하산할때 담아보기로 하고 어두워지기전에 봉정암에 도착하려면 그냥 걷기만해야한다고 스스로를 추스리면서 걷는데 앞에 가시는 절복 입으신 팔순이 가까우신 어르신이 90도로 휜 허리로 스틱하나에 의지하시며 앞서 가는 따님인지 자부님인지를 열심히 따라 기시는 모습에 봉정암에 무슨 기도 하시려고 저리 고행길을 오르시는 걸까 어머니는 참으로 위대하다 싶은 생각에 마음이 숙연해져왔다~~

마지막 깔딱고개에 도착해 한숨 돌리고 올라서니 금새 봉정암, 5시30분에 선두로 도착하니 5시부터 시작되는 저녁공양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서 배낭도 풀지않고 바로 꼬리 잡고 흰대접에 멀건미역국에 버섯한개 밥 말아 찬으로는 오이무침 두알씩 국그릇에 넣어 주셨는데 생각보다 깔끔하고 맛있어서 쪽마루에 걸터앉아 집에 무사도착 보고도 하고 산마루에 걸친 저녁노을과 사리탑을 보며 하늘님께서 날이 어두워 캄캄해져 오는데 오는길에 뵈었던 어르신은 깔딱고개 돌길을 어이 오르실까 걱정어린 생각도 하시고~~

밥 한그릇 뚝딱 깨끗하게 비웠는데 국그릇 씻으려고 또 길게 줄을 서 있어서 기다리기 지루했는데 산생각님이 하늘님과 제꺼까지 받아줘서 미안했지만 먼저 배정받은 하단2호실 우리방에 들어서는데 방바닥에 손바닥 두뼘 만큼씩 줄을 그어 번호가 쓰여 있고 번호 한칸에 두툼한 매트 한장씩 다닥다닥 깔고 오늘밤 곤한 몸을 누일 공간이라 감사히 생각하며 배낭을 풀고 세면장에 가니 얼음처럼 찬물에 양치와 고양이세수만 하고 방에 와서 내일 아침 결전의 용아를 접수하기 위해 잠을 청하려고 누웠지만 똑바로 다리 뻗고 누울수도 없어 칼잠을 청하는데 평소 새벽1~2시나 되어야 자던 잠을 초저녁 7시에  청하니 잠은 오지않고 눈만 그저 감고 있는데 여기저기서 예불 드리러 나가셨다 들어오고 화장실 가다가 발을 밟히기도 하고 이불은 없었지만 바닥에 보일러 온도를 너무 높여 공기가 답답하기도 하고 한참을 지나니 코고는 소리도 들리고 너무 더워서 상의를 다 벗고 자는분도 있고 그렇게 밤이 깊어 가는데 누군가 덥다며 창문을 열어놓으니 싸아한 산속의 밤공기가 참 좋다 싶었는지만 또 누군가는 감기 든다며 창문을 닫아 버리고 한참을 지나니 이제 겨우 밤 10시라고했다~~

이러다 잠은 언제 잘지 또 한참 지났나 싶었는데 밤 12시...

이제는 좀 조용하다 싶으니 갑자기 창밖엔 빗줄기가 세차게 쏟아붓는다~~

일기예보에는 주말에 비오고 용아 타는날 까진 비소식이 없었는데...

다들 자는건지 나처럼 자는척 하는건지 알수는 없지만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찾아온 기회인데 비가 와서 다 망쳐버리면 어쩌나 마음이 이루말할수없이 착찹해져 오는데 옆자리에 누운 산생각님은 아는지 모르는지 꿈쩍도 않는다.

비온다고 깨울까도 했지만 곤하게 자는데 깨우기도 그렇고...

작년봄 키나발루 3,100고지 산장에 누웠을때 생각이 났다~~

그때도 씻고 6시에 침대에 누웠는데 창밖으로 지금처럼 장대비가 쏟아져서 이국만리 먼길을 어렵게 와서 정상을 눈앞에 두고 비 때문에 이렇게 허망하게 돌아가야 하나 했는데 새벽2시에 일어나니 언제 비가 왔냐면서 깨끗하게 개여 렌턴을 켜고 4,000고지 정상을 향했던 기억이...

그렇게 긴 밤이 지나고 새벽에 살풋 단잠에 빠졌나 싶었는데 옆에 주무시던 언니 두분이 새벽예불 드리러 가는 소리에 잠을 깨어 보니 4시30분 모두들 단잠에 빠져 일아 나시기 싫은것만 같아서 간단한 세면도구만 챙겨 세면장으로 나가는데 절집 마당엔 세찬 칼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했다

방에 돌아와보니 밤에 씻었다고 물티슈로 얼굴 닦아내고 다들 곱게 단장을 하시느라 바쁘다 연세 드신분이나 젊은분 모다 힘든 산행에도 예쁘게 꽃단장 하시는 모습들이 여자는 다 그런가보다 라는 생각에 입가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ㅎㅎ  

5시에 아침공양이 시작되어 늦기전에 줄서서 어제 저녁이랑 같은 메뉴로 배식을 받아 이제는 꽤가 나서 설겆이줄에 꼬리잡고 서서 국밥을 먹으면서 가니 설겆이를 금새 끝냈다~ㅎㅎ

5시반쯤 아침식사가 끝나고 방에서 기다리는데 7시에 산행 시작한다고 하셨으니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아 수다도 떨며 연세 드신 인심 좋으신 괴정언니들께서 먹으면 무조건 좋다는 약도 주시고 성격 좋고 이쁜 동백님이 언니들의 귀염을 받으며 재롱도 피우고 분위기가 화기애애지고...

우리 옆에 계시던 봉정암에 도착해서 갑자기 무릎이 많이 아프시다는 분은 연세가 칠순을 바라보시는데 산행경력이 30년이나 되신다고 용아도 20년전 94년에 와보셨다니 참으로 놀라웠다~~ 오늘은 무릎이 아프셔서 C코스로 하산하시겠다신다~~

고문님께서 괴정언니들 8명을 B코스 천불동계곡으로 가이드 해주시겠다고 6시10분까지 모이라고 하시고 대청봉 안가보신분 네분도 먼저 출발해서 다시 돌아 오시면 남아 계시던 세분과 함께 백담사계곡으로 하산 하시기로 하고 용아장성으로 가실분들은 7시 좀 못되어 날이 슬슬 밝아오기 시작하자 남녀 24명이 모여 비장한 각오로 봉정암 조금 아랫쪽으로  들머리로 나서는데 앞쪽에 어제 뵈었던 어르신의 뒷모습이 보여 반가웠다~~ 밤새 기도 드리시고 벌써 하산하시는가보다...

들머리에서 로프를 들고 진입하기 시작해서 몇걸음 올라가니 산행금지 팻말이 보이고 "이래도 가시겠습니까" 라는 문구와 사진이 보이니 비법정구간이 더욱 실감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잠시 올라가자 철조망과 칼날 달린 철망이 깔려 진입하기 어려워서 바윗돌 윗쪽으로 로프를 매고 올라가는 팀과 철망 벌리고 밟고 진임하는 팀이 합류해 암릉으로 오르니 건너편에 공룡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설악의 비경들이 눈앞에 펼쳐졌지만 그것도 잠시  매서운 칼바람이 한겨울 날씨를 방불케 하고 암릉 끝에는 길도 없이 벼랑끝이라 우왕좌왕 하는데 뒤에서 로프 거둬 오시던 회장님이 벽력같은 소리를 질러 다시 내려왔지만 크게 누워있는 나무 아랫쪽으로 내려가는 곳에도 철조망이 한가득 깔려 있어 진입 불가하고 시간은 점점 지체되고 추워서 떨리고 무서워서 떨리고 몇몇 여자분들은 다시 돌아가겠다고 했지만 이미 퇴로는 차단된 상태라 회장님께서 우째도 이 절벽을 내려가서 다음 탈출로로 내려가야 한다고 하셨다 

초입부터 시간은 지체되고 철조망 옆쪽으로 로프를 매고 대장님이 먼저 내려 가시고 여성회원님들부터 먼저 차례로 줄서서 내려 가는데 좀처럼 줄이 줄어들지도 않고 절벽이 얼마나 긴건지 내려다 봐도 보이지도 않으니 바람막이에 패딩점퍼를 입었는데도 벌벌 떨리며 내심 겁도 나고 머릿속이 하얘지기 시작했다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 싶었는지 산생각님과 하늘님은 앞쪽에 줄서서 먼저 내려 가시고 어쩌다보니 나혼자 꼴찌가 되어 더욱 불안한 마음~~

줄서서 기다릴땐 눈으로 보이지 않고 시간이 지체되니 두려웠지만 막상 로프를 잡고 윗쪽에선 회장님이 아랫쪽에서 대장님이 시키는대로 조심조심 내려가니 그런대로 내려갈만했다. 1차 착지해서 또다시 2차 로프를 타고 길게 내려 가니 이래서 위에서는 아랫쪽이 보이지도 않았나 싶었다.

그렇게 내려가서 여자 세분은 탈출로로 내려가서 어제 왔던 길로 되돌아 백담사로 내려 가고 남은 인원은 남자 12명 여자 9명이 되었다~~

계속되는 좀은 암릉을 오르고 내리며 용의 이빨을 넘나들며 로프를 묶었다 풀었다를 반복하니 멋찐 촛대바위도 보이고 양폭도 보이고 건녀편에는  중청도 가까이에 보이고 공룡능선 옆으로는 천성산님께서 가신다는 수렴동계곡과 구곡담계곡도 보인다. 그 뒷쪽으로는 귀떼기청봉 안산도 보이고...

정말이지 이곳에 오르지 않으면 감히 볼수없는 설악의 비경들이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들어온다~~

처음엔 살아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카메라도 차에 두고 오고 사진은 못찍어도 오로지 무사안산만 해야 한다는 일념이었지만 한숨 돌리고 나니 칼바람도 잦아들고 햇살도 따스해 이렇게 아름다운 비경들을 눈으로만 담아가기엔 아까운 생각이 들어 배낭에서 폰을 꺼내 들고 다만 몇컷이라도 남기고 싶어졌다.

암릉산행을 나보다 더 좋아하며 화채봉때부터 늘 용아 가고 싶다고 노래하던 정옥씨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함께하지 못한게 너무 아쉬운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위험한 코스를 지나고 나니 회장님께서도 멋찐 풍경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으라고 하셔서 고마우셨다~~ 

그것도 잠시 계속되는 암릉코스에 로프구간이 많았고 남자분들이 먼저 내려 가셔서 발 넣을 공간이 없는 곳에서는 발로 받침대를 만들어 주셨고 로프구간이 긴곳과 휘어진곳에서는 회장님의 "다리 퍼고 엉덩니 빼고 머리 박지 말고"의 고함소리도 감사하게 들으면서 조심조심 살얼음판을 걷듯이 내려가기도 하고 날씨도 추웠다 더웠다를 반복했지만 그래도 더워서 산행하기 힘든것 보단 낫다는 생각을 하며 옷을 입었다 벗었다 하니 금방 몇시간이 흘렀다~~

가면서 잠시 쉴때는 행동식으로 어제 차에서 나눠준 약밥도 요긴하게 먹고 한참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마주오던 진주팀 몇분을 만나 수렴동대피소에서 몇시에 출발했는지 물으니 새벽4시쯤에 출발했다고...

그럼 우리가 가야할길은 아직 까마득하다는 말씀, 어쩌면 하루종일 이 좁은 암릉길을 걸어야할거라는 생각이 든다~~

한참을 걷고 또 걷다보니 벼랑끝 같은데서 남자분이 아랫쪽에서 올라오는 분들을 손잡고 올려주신다~~

우리팀은 아니고 반대편에서 오시는분이었다. 그분들이 지나가고 우리팀 남자분들은 보이지 않고 절벽의 높이는 높지 않아도 발 넣을 구멍이 없어서 내려가질 못하는데 먼저 내려가신 여자분이 발을 받쳐주면서 여러명을 내려가게 도와주셨다

얼굴을 보니 지난밤 우리방 동백님 옆자리에서 말없이 앉아 있던 젊은 여자분이었다.

아침에 감기약 드셨다는 소리도 들었는데 선두에서 로프를 얼마나 잘 타시던지 여성산대장같다고...

산생각님과 함께 귀가하는 버스에서 인사도 못했지만 참 고마운 분이라고 말했었다.

예약은 해놓았지만 걱정스런 마음에 나같은 사람도 용아를 갈수 있는지 여쭤보니 천성산님께선 개나 소나 다 간다고 갈수있다 하셨고 조경자언니는 덕룡,주작 속리/묘봉 탔으면 갈수 있다면서 엄살 부리지 말라고 하셔서 용기 내어 왔지만 막상 용아를 밟고 생각해 보니 그분들 수준으로는 그리 보이실는지 모르지만 내생각에는 용아는 역시 난이도가 최고인듯 싶어 목숨 걸고 와야할 곳인것 같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기도했다~~

해발 4.000고지인 키나발루도 돈만 있으면 갈수있고 대마도 1박2일도 이 회비면 갈수 있지만 용아는 억만금을 준다해도 아무나 갈수는 없을것만 같다~~

언젠가 다정한솔이님이 화채봉과 토왕성폭포를 갈수 있을까 물어 보길래 내가 갔다오면 누구나 갈수 있다고 염려 붙들어 매고 다녀 오라고도 했었지만 만약에 용아 가도 되겠냐고 물어온다면 안가는게 좋을거라 말할것만 같다~~

그 험한 구간을 걸으면서도 오만 생각 다했던것 같다~~ㅎ

잠깐씩 선두가 보이지 않을때도 있지만 로프구간이 나오면 정체되어 만날수밖에 없는데 가다보니 얼굴바위인지 눈썹바위인지를 만나 인증샷을 남기고 햇살 좋은 오름길에 서서 물도 한모금 마시며 오르락 내리락 하는데 내리막길 한발 내려 서는데 발목이 휘청하며 찌지직 소리가 나서 아차 발목에 금이 가서 못 걸으면 이곳에서 대체 어찌해야하나 하는 생각에 머리에 쥐가 날것만 같았다~~

앞에 가던 산생각님도 놀라고 뒤에 오시던 후미대장님께서 얼른 스프레이파스를 뿌려 주셔서 살살 걸어보니 힘은 못줘도 걸을수는 있어서 천천히 걸어보니 괜잖은것 같아 속도는 못내지만 그런대로 걷기시작해서 정말 다행이다 싶었다~~

그 구간이 게구멍바위 조금 못가서였다. 그나마 게구멍바위를 지나면 하산지점이 가까우니 다행이었다.

회장님께서 오세암이 보이면 게구멍이 가까워진다고 하셨는데 오른쪽으로 오세암이 보이기 시작했다~~

너무도 반가웠다~~

그렇게 잠시 걸으니 오르막길 위에 우리팀들이 배낭 내려놓고 앉아 계시길래 좁은 공간이라 올라가지 않고 아랫쪽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점심식사 시간이냐고 물었더니 위에서 앞에 가던 서울팀 40명이 로프구간 다 내려가려면... 벌써 한시간을 기다리셨다고 하셨다.

우리도 배낭 내려놓고 봉정암에서 싸주신 김말이 주먹밥을 꺼내서 체력보충도 하고 뒤돌아 가서 영역표시도 하고 기다려도 움직일 기미가 보이질 않아 올라 가봤더니 아직도 7명이 더 내려가야 우리팀이 내려갈수 있다고 하셨다. 

대체 아랫쪽이 어떤 구간이길래 그렇게 지체되는지 궁금해서 내려다 봐도 보이지도 않고 드디어 우리팀이 내려가기 시작 했는데 위험한 구간을 내려서니 바로 게구멍 바로 윗쪽 구간이었다.

아랫쪽은 더 위험한 바로 그 게구멍구간이...

게구멍 입구에선 칼바람 추위에 회장님게선 반팔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이쪽에선 보이지도 않는 게구멍을 향해 먼저 가는 여성회원들을 향해 "바위쪽으로 머리 박지 말고 엉덩이 빼고 무릎 바위쪽으로 붙이면 위험하니 무릎 펴고" 라고 소리 치시는 모습을 보며 우리도  "시야를 가리는 모자 벗고 두꺼운 점퍼 벗고"에서 창모자도 벗고 점퍼도 벗고 대기하며 칼바람 부는 좁은 벼랑길에 밧줄 잡고 서지도 못하고 줄서서 앉아서 기다리는 동안에 춥고 떨리고 불안하고 나는 할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회장님의 구령을 다 외어버렸다~~

뒷쪽 위험했던 구간에 남성회원 한분이 착지가 불안한 바람에 낭떠러지쪽으로 넘어지셔서 아슬아슬했는데 회장님께서 보시고 다 된밥에 코빠트릴뻔했다며 가슴을 쓸어 내리셨다~~

지난달 선답하신 안대장님께서 저승사자를 몇번이나 만났다셨는데 정말 공감이되는 순간이었다.

이제는 내차례 아랫쪽은 보지 않고 회장님 팔 아랫쪽으로 들어가 로프 다섯줄을 아랫쪽으로 잡고 아까 외워버린 회장님의 구령대로 무릎 펴고 엉덩이 빼고 머리 박지 않고 게걸음으로 천천히 옆으로 걸어가니 생각했던것보다 무섭지는 않았다~~

앞에선 앞서 위험구간에서 도와주신 노란점퍼 입으신분께서 먼저 가셔서 여성 회원들을 안전하게 착지시켜주셨다.

참 잘하신다며 침착하게 안심시켜 주시고 잠깐 기다리시라면서 폰카로 인증샷도 찍어 주시니 오늘 여러번 신세진것 같아 너무도 감사했다~~ 아마도 나처럼 일일회원이신듯 싶은데 침착하게 안전하게 어찌나 잘해주시는지 그저 감사가 연발~~~

게구멍을 빠져 나오자 바로 오른쪽으로 로프구간이 나왔지만 남성회원들이 뒤에 계시니 여성회원들 스스로 긴구간을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그분이 달려 오셔서 또 챙겨 주셨다...

철조망 로프구간인걸 보면 이구간이 마지막 구간인듯 싶다.

벌써 많은 산꾼들이 다녀간 덕분인지 윗쪽 나무에다 철조망을 묶어 올려서 내려가기 쉽게 해놓았고 아랫쪽으로 내려가니 철조망을 납작하게 밟아 놓아 어렵잖게 위험구간을 빠져나온듯 해서 이제는 살았구나 싶어 안도 숨을 내쉬며 남은 내리막길만 내려가면 날머리 수렴동대피소가 나올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발복에 힘이 안들어가서 혼자 천전히 긴 내리막 구간을 내려 오는데 앞에서 여러번 도움주신분이 먼저 내려가셔서 사모님과 만나 손잡으시고 뒤에서 천천히 내려 오시겠다신다~~

참 고마우신 분, 사모님과 함께 인상이 참 온화하게 보이신다.

늘 건강 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길 마음으로부터 기원해드렸다~~

천천히 내려가다 보니 회장님도 뒤따라 내려 가시고...

날머리가 다가오자 국공단이 기다리려나? 앞서가신 님들이 조용한걸 보면 괜잖겠지 생각하며 스티커 끊겨도 아깝지는 않겠다.

그런데 오늘따라 산생각님이 컨디션도 좋아 보이고 화채~토왕성때보다 성적이 일취월장 하셔서 암릉도 겁 안내고 쓱쓱 잘 타고 선두에서 날아가 버렸나보다 하는데 계곡 물소리도 들리고 산객들 소리도 들리고 바로 앞에 수렴동대피소 바로 윗쪽 금지무역 로프를 살짝 넘어서니 산생각님이 같이 가려고 기다리셨다가 하이파이브로 맞아주셨다~~

우리 이젠 살았어요^^~~

마치 아스라히 한바탕 꿈을 꾼것만 같은 하룻길었다~~

둘이서 세상을 다 얻은듯 하늘을 날을듯한 이루 말할수 없는 기분으로 수렴동대피소에서 정신없던 매무새를 고치고 발목 삔것도 잊은채 가벼운 발걸음으로 어제는 무거운 맘에 백담사계곡의 곱게 익은 단풍도 패스했지만 오늘은 마치 조명이라도 비춘듯한 햇빛에 반사된 고운 단풍을 배경으로 인증샷도 남기며 열심히 걷고 또 걸어서 백담사주차장에 이르니 용대리행 버스줄이 다리를 지나 백담사까지 길게 줄을 이었다

우리팀이 미리 표를 사두셨으면 좋을거라는 생각을 하는데 줄 앞쪽에서 회장님과 우리팀들께서 용케도 알아 보시고 빨리 오라고 소리 지르시니 완전 한식구가된 듯한 기분이었다~~ㅎ

1박2일 생사고락을 함께한 동지들이라 친근감까지 느껴졌다~~

꼬불꼬불 산길을 지나며 어제와는 다른 가벼운 마음으로 용대리에 도착하니 우리 버스가 기다렸다.

먼저 하산하신 천불동팀과 바로 내려오신 백담사팀들의 환영을 받으며 도토리묵과 맥주 한잔에 입가심으로 거봉까지...

골목댄스총무님, 특별산행 준비로 감기기가 있으셔서 용아도 포기하고 먼저 도착해서 친절하게 이것저것 챙겨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버스는 부드럽게 미끄러지듯 어느새 미리 예약해둔 홍천/고추장숯불삼겹집으로 향했다.

양지말화로구이집에 도착하니 얼마나 유명한지 번호표 받고 대기중인 줄이 끝이 보이질 않을 정도였지만 우리팀은 2층 예약실로 가서 산대장님과 고문님의 인사말씀과 건배로 1박2일 무사완주 축배를 들며 즐겁게 마무리했다~~

자고 일어 나니 마치 삼청교육대에 끌려가서 흠씬 두들겨 맞은것 처럼 온몸이 욱신거리고 

 발목은 퉁퉁 부어 멍이 발등까지 내려가 터질듯이 부었지만

크게 아프지도 않고 용아 접수한 값이라 생각하니 그리 억울하진 않았다~~

아니 오히려 모든게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죽음의 강을 건너 왔는데 고작 발목 부기정도쯤이야...

오늘은 푹 쉬고 월욜엔 병원가서 물리치료도 받고 사진이라도 찍어봐야겠다~~

1박2일 용아장성을 함께 해주신 산우님들께 감사 드리며 이번 특별산행을 기획해주신 목가마 집행부와 리딩해주신 박인준회장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또한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총무님과 동백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목가마산악회" 좋은 이미지로 간직하겠습니다...

장필순

[산총각]

용아잡수을 祝하합니다 걱정하였는데
역시하면데내요 잘하셨습니다,,,,

[하늘에별이되어]

감사합니다~~^^ 저승사자를 몇번이나 만나셨다는 안대장님의 말씀이 떠오르더군요~~ㅎ
선답해 주시고 염려해주신 덕분에 무탈하게 잘 다녀왔습니다~~

[산생각은 즐거워~~]

고맙습니다~~
용아!!두번은 절대 안갈거에요 ㅎㅎ

[산생각은 즐거워~~]

용아! 용아장성 !!
비법정은 절대 안가야지 햇엇는데
화채봉이어 벌써 두번째네요~ㅎㅎ
그냥도 위험한 용아장성에 강풍까지 불어 얼마나 긴장햇던지...지금은 온몸이 두드려 맞은것 같아요
그래도 뿌듯한 마음은 이루 말할수가 없어요

이곳만큼은 혼자 용기내어 절대 갈수없엇는데
덕분에 좋은 기회에 너무 잘 다녀왓습니다
고맙습니다

다리도 아프고 힘드셨을텐데 이리도 생생하게길고 긴 후기를 쓰시다니 정말 대단하시고 존경스럽습니다. ^^

[하늘에별이되어]

저또한 두환씨 덕분에 숙원을 이루어서 넘 감사해요^^~
이번에 두환씨 성적이 넘 좋아 깜짝 놀랐답니다~~ㅎ
후기가 넘 길어 부끄럽습니다~~
어제부터 연이어 바쁜 스케줄 다 소화시키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내일이면 또 설약으로 출정하겠네요~~
두환씨~ 회이팅~~~\(^o^)/

[델타]

안녕하세요~*^^ "용아장성" 산님 모두들 무척고생많았네요~^^ 하늘에서주신 용기와 지혜를 주셨군요~!! 하늘에감사 땅에축복받았어요~ㅎㅎ 아무래도 그날은 하늘길이 열린날 인것같아요~ (즉,하늘이 허락한날) 지난일이지만 생사고락 무사히 돌아왔다는거 얼마나 좋아요~*^^ 잘보고갑니다~ "손뼉,짝짝" 빠른회복바랍니다~~~

[하늘에별이되어]

고문님~ 반갑습니다^^~ 오랫동안 뵙지못해 늘 궁금했답니다~~
용아 갔던 날 하늘길이 열린게 맞는 말씀같습니다~~ 제 힘으로는 도저히 갈수없는 길을 걷고 왔으니까요...
감사 드리며 하루빨리 산에서 뵐수있길요~~

[산생각은 즐거워~~]

고맙습니다~~
무사귀환=축복이지요^^
감사하며 더 열심이 살아야겟어요~~

[천성산]

참 잘했어요,
내 자신의 믿음 긍지 희열 성취감 설악산 용아가 다 있게 하였을 겁니다.
충전 잘 하셨다가 서북릉 안산 12선녀탕 잘 다녀 오십시오

[하늘에별이되어]

언제나 칭찬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발목이 안좋아서 아쉽지만 서북릉 산행은 못할것 같습니다~~

[다대포]

대~한민국~~ 꿈★은 이루어 지셨군요^^~~
하늘에 ★이되어님, 산생각은 즐거워님~~
축하드립니다. 일정이 맞지않아 함께하지 못한점 살짝아쉽네요###

[하늘에별이되어]

그렇죠~~ 꿈이 현실로~~ㅎ
정말이지 부장님과 정옥씨 함께하지 못해 너무 아쉬웠답니다~~ㅠㅠ
담 기회에 가보시라고 추천해드릴수도 없구요...

[산생각은 즐거워~~]

고맙습니다~~
용아를 다녀왔다는 것이 아직도 꿈만 같아요
저도 추천은 안하고 싶어요 ㅎㅎ^^

[수키]

발목부기는 좀 가라앉았나요?
꿈을 이루신 두분께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도데체 용아가 뭔지~~
그님을 만나기가 어찌 이리도 힘든가요~~ㅎ

[하늘에별이되어]

감사합니다^^~
염려 덕분에 부기는 많이 빠졌답니다^^~
어제 서북릉은 무탈하게 잘 다녀오셨죠?

혹자는 용아를 가보지 않고는 산을 논하지 말라고도 했고 또 어떤분은 첫번째는 멋도 모르고 갔다가 두번째는 용감하게 타는 산이 용아라고도 하더군요~~
며칠 지나니 그새 맘이 바뀌어 첫번째는 멋도 몰라서 겁 먹었었는데 이제는 그림이 그려지니 두번째는 용감하게 멋찌게 도전해보고 싶어지는건 아마도 병이 아닐런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