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에 웬 경마장 이야기냐고?
들어볼련?
경마장이 있는 과천 옆 평촌신도시,
현재 바다 황인석이 살고 있지만 나도 92년부터 약 5년간 살았던 적이 있다.
‘
경마장 가는 길 ’ 이 평소 출퇴근코스는 아니지만 가끔은 그 길로 다닐 일이 있었고
경마는 한번 잘못 발들이면 패가망신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던 터라 그 길을 별 관심없이 지나다니곤 하였다.
아마 96년 10월초 어느 토요일이었나 보다.
당시 우리회사는 격주 토요휴무제를 시행하고 있었고, 그날은 휴무일이라 늦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마누라 왈, 깜박하고 미리 말 못 했는데 12시부터 집에서 큰딸(당시 초등 1년) 생일잔치를 하기로 하였다고 딸 친구들과 엄마들이 오니 나보고 집에서 좀 나가서 놀다가 들어오란다.
어제까지도 이야기 없더니만, 갑자기 나보고 어디 가서 뭘 하고 놀란 말인가?
요즘 같이 PC방이 있는 것도 아니고...
졸지에 집에서 쫓겨나 무작정 차를 타고 핸들을 잡았더니 갑자기 경마장이 뇌리를 스치는 것이 아닌가?
옳지! 그래 거기다. 거기 함 가보자.
맛들여 패가망신해도 ‘
내 잘못 아니다. 니(마누라) 잘못이다 ’ 는 핑계를 위안으로 삼고 차를 경마장으로 몰았다.
처음 경마장 안에 들어가 보니 그 엄청난 수의 인간, 관중들에게 놀랬다.
족히 3~4만명은 되어 보이는 인간들이 스탠드를 가득 메우고 있었고,
그 중에 약 2/3는 꾀죄죄한
얼굴과 차림새, 게슴츠레한 눈빛이 모르긴 몰라도 도박에 찌든 전형적인 경마꾼들임을 짐작케한다.
경마를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구경만 하고 가자는 생각에 몇 경주를 관람하였더니
말들은 열심히 달리고 관중들은 소리를 지르면서 난리인데도 난 아무 재미도 느낄 수가 없었다.
너무 무료하고해서 돈을 걸어볼까 하였지만 베팅하는 방법을 모르기에
(지금은 경마장에 초보자를 위한 안내소가 있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 곳도 없었고...)
할 수 없이 쪽팔림을 무릅쓰고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고 묻고묻고하여 처음으로 돈 5,000원을 걸어보았더니
와!~ 정말 쥑이데...
말들이 달리는데 방금 전만 해도 아무런 재미도 없던 경주가 그렇게 재미있고 스릴 있을 수가?
내 입에서 탄성이 절로 나오면서 관중들과 동화되어 말들이 결승점에 도달할 때쯤,
글쎄 나도 그 인간들과 같이 고함을 지르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
한순간에 인간의 간사한
마음을 변화시키는 몇푼도 안되는 돈의 위력이 참으로 대단하더만...
여하튼 그날 약 3~4만원의 돈은 잃었지만 처음으로 짜릿한 경마의 재미를 느끼고
집에 돌아오니 마누라가 어디 갔다 왔냐고 묻길래,
사실대로 말해도 나를 집에서 쫓아낸 것이 미안한지 바가지는 안 긁더라고.
그런데 한 일주일쯤 후에 집에서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마누라가 “
앗! 당신이다! ” 라고 소리치는 것이 아닌가?
놀라서 자세히 보니 3명이 크게 클로즈업 된 화면인데 글쎄 진짜로 TV에 내가 나오더라니까...
“추적 60분” 이라는 프로그램으로 경마장 주변에서 벌어지는 비리와 사기, 폭력 등을 고발하는 그런 내용이었는데,
쓰~벌 처음 경마장 가본 내가 크게 찍힌거라.
근데 내가 TV를 봐도 나는 영락없는 조폭이고 내 옆에 두 넘은 사기꾼 같더라고...
(기자 넘이 골라긴 잘 골라 찍었더만...ㅎㅎㅎ)
마누라한테 경마장에 갔다온 이야기하길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난 그날로 집에서 쫓겨 났을거야. 아마... ㅠ.ㅠ
그 다음날 회사에 출근하였더니만, 많은 동료들이 내가 TV에 나온 걸 보았고 졸지에 난 전문 경마꾼으로 몰려 한동안 회사생활에 지장 많았지.
니~미, 막강한 KBS를 초상권 침해로 고발할 수도 없고...
그뿐만이 아녀.
1년쯤 후에 TV를 보고있는데 경마에 관한 다른 프로그램에서 그 장면이 자료화면으로 또 나오더라고...미치고 환장.
며칠전 KBS 9시 뉴스에 용제의 인터뷰가 나왔지만,
아마 우리
27회 동기 중에서 제일 먼저 TV 전파 탄 넘이 날 껄? ㅋㅋㅋ
너그들도 조심해라...나쁜 짓(?) 하다가 잘못하면 TV화면에 잡힌다.
그렇지만 그날 이후 경마의 재미에 조금 맛 들여
자주는 아니지만 지금도 1년에 두서너번씩 가끔 경마장을 찾아 소액으로 즐기곤 한다.
그러나 나 혼자가 아닌 항상 가족들과 함께...(이젠 마누라가 더 즐긴다. ㅎㅎㅎ)
요즘 경마장 관중의 절반 정도는 가족들 아니면 젊은 연인들이다.
이젠 우리나라도 경마가 외국처럼 품위있는 귀족스포츠는 아니지만, 도박이 아닌 건전한 여가활용의 수단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겠지.
삼복더위의
알뜰한 피서법 야간경마, 그 또한 색다른 즐거움...이번 주말 오랜만에 경마장 가봐야지.
*^^*
첫댓글 지난 주말 금정 체육 공원을 갔더니,왠 차들이 그리 많은 지 주차 할 자리가 없더니만, 알고 보니 주말 야간경륜 때문이었지... 두 번이나 나왔다는 영락 없는 조폭을 난 왜 한 번도 못 봤을꼬?
조폭 연어? 네 얼굴이 자료로 보관돼 있는 모양이다. 자료로 올라가면 계속 전파탈 수 있지. 신문도 마찬가지고. 집에서 1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경마장이지만 지금껏 90년대 초반에 두어번밖에 안가봤다. 당시 베팅은 몇백원만으로 가능했지. 말은 남들이 타는 걸 구경하는 것보다 내가 타는 게 더 좋더라.
도박하면 4학년 신학기때 잘 모르는 하숙생들끼리 고도리치다 책값 다날리고 집엔 미안해 말도못하고 끙끙대다 그래도 졸업은 해야겠다 싶어 헌책 구한다고 발발이 뛰어다니던 생각이 난다.그휴유증이 너무커 지금은 도박 딱 끊었다.흥근아! 그래도 TV에 나온게 어디고? 용제랑 비교는 된다만 ㅋㅋ
나는 '경마장 가는 길'이란 제목의 하일지(?) 소설을 떠올렸는데, 실제 경마장의 견문기네? ^^ 경마, 도박, 사기꾼이라.. 음.. 나는 가끔, 우리 인간들이 사는 이 세상은 크고 작은 '사랑(종교, 공부, 장사..) 사기꾼'들의 도박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진해인근에도 내년 6월이면 경마장이 오픈하는데, 연어야 베팅방법과 패가망신하지 않고 오락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전수해주기 바람.
경마장이라면 별로 좋은 이미지의 사람들이 안 보이더라. 경마장에 앉아있는 흥근이라 상상이 안되네. 재미있게 피서만 잘 즐겨라.
경마장 스케치...얼굴들을 보면 불안,초조한 표정들 한방 넘 좋아하면 한방에 간다 흥~근아 니 참말로 딱 한번인데 딱걸려뿐나 알았다 이제 경마장 나오면 너 10년전 모습을 잘 보마.
안 해 본 게 뭐니? 경마신문도 참고하여 승률이 비교적 높은 말을 서너마리 후보로 뽑아 출전하기전 걷고 있는 말의 몸매(?)를 본다.잘난척 하는 넘,다리가 부실한 넘 제외하며 후보를 찍는다.그 어느날,네번하여 세번 우승을 하였다면? 근데 거기 삶을 포기한듯한 사람 많더라.처음 이 맛에 계속하다 패가망신한단다
지방인 관계로 경마는 못해 봤고 경정하고 자전거는 몇번 타봤다 내는 복이 없어서 인지 않되더라
삼복더위에 경마장 .....완전히 망하기 ..연승식.복승식 말에 종류는 1,2,3 등만 배당 운필이 말되로다.구경삼아 가는것도 잼있지 그런데 이것이 잘 안되더라 ~~~ 확율 개임에는 반드시 함정이 있다. 기본율만 알면 된다 .배울려고 하지 말자 절대 금지 ..폐가 망신 한다.
디기 무서운 모양이다 무서운말이 많이 나온다 패가망신 ...............그 말만들어도 말보기가 싫네 ??말?말?
해경아,그 날 난 돈 쬐금 벌었거든.다시 가려하니 절~~대로 가지마란다.무서버...우리 가지말자
흥근아!! 그 장면 재방송 없나 ? 너는 열받겠지만 ㅎㅎㅎㅎ
난 어느 놈들이 하나 했더니만 너같은 초보들이 하는구만.재수 무지하게도 없이 걸렸구나.도둑질 처음하는 놈이 잡힌다고 하더라. 그나저나 고함 지르면 배는 들어가겠다
나도 한번 가봤다. 야간에 한번더 가봐야겠네.....경마공원으로 학교들의 소풍장소다.
은짱도 경마를 해 봤다고? 난 한번도 돈 따본적은 없는데...언제 같이 함가자. 니한테 배워야 겠다. ㅎㅎㅎ. 유채 말(?)처럼 경마장 중앙에 가족공원이 있어 돗자리깔고 소풍삼아 즐길수 있다. 담 서울모임 경마장에서 하자꾸나. ㅋㅋㅋ
경마장 스트레스를 풀수있는 좋은곳이지... 난 82년도 에 지금의 서울 뚝섬 경마장에 친구란 같이 간적이 있었지 친구가 복승식을 하여 당첨이 되었는데 배당이 꾀 많았다 흥근이가 경마장 이야기 하니까 예날 생각이나서 ... 내가 생각하는 경마장은 패가망신하는곳은 아닌것 같은데....
투명인간하고 우찌 만나노? 도깨비 감투 보내라
ㅎㅎㅎ 그런일이....
난 할말(?)이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