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당/김승기 시인의 김장날

[小姬/작은 아가씨]

2023년 12월 3일 일요일, 오늘 김장을 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풀리고 처음 맞는 겨울이라서 올 겨울을 해외의 따뜻한 나라에서 보낼까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이번 겨울에는 김장을 하지 않기로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 일요일에 텃밭설거지를 할 때 함께 거들어주었던 처제가, 이제 홀로 된 내가 이 추운 겨울을 홀로 외롭게 어찌 지내냐며 극구 말리고 붙잡는 바람에 결국 겨울해외여행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하여 뒤늦게 이제야 김장을 해야겠다고 결정하면서, 5년 전 텃밭가에 항아리째로 묻어 놓은 묵은지가 아직 항아리 2개나 있는데, 이는 5년 전 김장할 때에 토막을 쳐서 함께 넣은 명태김장 항아리 1개와 물오징어를 통째로 넣은 오징어김장 항아리 1개가 텃밭가에 항아리째로 묻어 놓은 게 아직 그대로 있으므로 이제부터 꺼내먹을 작정이어서 올해는 김장을 조금만 하기로 했습니다.
5년 만에 꺼내는 묵은지, 생태를 토막 쳐서 함께 넣은 것과 물오징어를 통째로 넣은 것은 명태의 뼈까지 완전히 삭아 있고, 통오징어도 완전히 삭아 흐물흐물해져 김치 국물이 아주 시원합니다.
필자가 좋아하는 속초 고향의 맛입니다.
그래서 내년에 김장할 때에는 빈 항아리를 다시 가득 채워 텃밭가에 또 묻어야 하므로 많은 양의 김장을 해야 하겠지만, 이번에는 김치냉장고에 넣고 먹을 만큼만 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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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12월 2일 토요일 사랑지기와 함께 시장에 가서 배추, 무, 총각김치 담글 알타리무, 갓, 쪽파, 새우젓, 멸치액젓, 까나리액젓, 찹쌀가루, 생굴, 문어, 수육 만들 돼지고기 등 김장 재료들을 사고, 마늘은 통마늘 따로 다진마늘 따로 시장을 보고, 소금과 고춧가루는 인터넷쇼핑으로 미리 구입해 놓은 것을 준비해 놓고, 대파는 텃밭에서 뽑고, 양파는 인터넷쇼핑으로 구입해서 창고에 비축해 놓은 것을 쓰기로 하고, 서거리(명태 아가미)는 고향 속초에 전화로 구입해서 고속버스 편으로 배송 받아 준비해 두었습니다.
강원도 대관령 고랭지 무 배추는 이미 끝이 났으므로 대신 해풍 맞고 자란 전남의 해남 배추와 제주도 무로 장을 봤습니다.
그렇게 장을 봐 와서 배추는 소금으로 절여놓고, 김장 속으로 넣을 무와 서거리식해를 담글 무는 채 썰어 놓고, 서거리깍두기 담글 무는 깍둑썰기 해놓고, 섞박지 담글 무는 큼지막하게 썰어 준비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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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오늘 일요일 아침 일찍 처제가 오고 이웃집 독거할머니도 오셔서 사랑지기를 비롯해 넷이 모두 달려들어 함께 찹쌀가루로 풀을 쑤어 김장속재료에 같이 넣어 양념을 만들어서 김장을 버무렸습니다.
김장할 양이 그리 많지 않을 뿐더러 영하로 떨어졌던 기온이 낮이 되면서 영상으로 오르며 추위가 풀렸으므로 편안하게 집안 거실에서 김장을 버무렸습니다.
따라서 처제네 10포기, 이웃집 독거할머니네 10포기, 우리 집 10포기, 해서 모두 30포기를 했습니다.
섞박지는 배추포기에 같이 섞어 넣어서 담그고, 동치미는 항아리째로 텃밭가에 묻었으며, 약간의 총각김치와 서거리깍두기와 서거리식해를 담가서 김치냉장고에 넣었습니다.
동치미는 우리만 먹을 게 아니라 처제와 이웃집 독거할머니께서 언제든지 가져다 먹으라고 일러두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어제 장을 봐온 돼지고기를 삶아 수육을 만들고, 문어도 삶아 숙회를 만들었습니다.
김장을 마치고 나서는 미리 덜어놓은 김장속과 절임배추로 보쌈을 만들어 돼지고기수육, 문어숙회, 생굴과 함께 와인 파티를 했습니다.
처제와 이웃집 독거할머니는 저녁까지 먹고 돌아갔습니다.

[고민지]

김장철 되면 배추 값 오른다고
걱정 근심 하셔도
비싸도 김장 하시는 분은
매년 하시는 것 같네요.
김승기 시인의 김장 날
이웃과 김장 나누고
훈훈한 소식 좋습니다.

[小姬/작은 아가씨]

맞있게 만들어 이웃과 나눔의 정이지요
아무리 비싸도
한 계절의 양식을 준비해서 나눌수 있는 기쁨 입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30포기해서
형제.자매.이웃들과
한두 통씩
나눠주면 한계절이 편안 하지요
Jesus All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