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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놔~진짜 나 어제 술 이빠이 먹고 개거품 뿜었잖아! "
(->표준어: "아~진짜! 나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오바이트했잖아!" / 개거품->게거품)
이게 우리가 자주 쓰는 표현이다.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우리말이 점점 외계어와 외래어에 오염되고 있다. 아나운서 지망생이나 출판사 편집자 등 특수한 직업군을 제외하고 딱히 우리말을 부러 배우는 사람은 드물다. 얼마 전에 붐이 일었던 블로그 열풍 때문에 글쓰기 작법이나 스토리텔링을 배우긴 하지만 우리말을 배운다는 학생들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왜 그렇게 우리말을 천대하고 무시할까? 솔직히 말해 간단하다. 시간과 돈을 들여 배워도 딱히 자신을 돋보이는 곳에 쓸데도 없고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는 보이는 능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나마 공부를 잘했으면 학벌이라는 든든한 백이 있지만 우리말을 잘한다고 알아주는 이 하나 없다. 오히려 우리말 대신 토익 점수가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적용된다. 이러니 누가 우리말을 배우겠는가?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말만 고집하며 수백 년 동안 도를 닦은 달인이 이었으니, 그는 바로 엄민용 기자다!
현재 경향신문 교열기자로 재직 중이며 동시에 한국어문교열기자협회 부회장이다. 그동안 그의 활약상을 아주 약간 맛만 보여 주자면,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의 비문, 오탈자, 비표준어를 지적하여 수정한 것은 물론,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각종 공공시설물에 씌여진 설명과 팜플렛의 비문, 오탈자를 찾아내 바로 잡았다. 그의 혁혁한 공로를 나라에서도 인정하여 한국어문상 대상(문화관광부 장관상>을 두 차례 수상한 바 있다.
<나도 건방진 우리말 달인>에 대해 설명하자면-
다른 책들과 굳이 비교하자면 전혀 딱딱하지 않고 억지 스토리를 지어내지 않는다. 일상에서 쉽게 겪을 수 있는 생활얘기로 쉽게 다가가 읽다보면 어김없이 빠져든다.@_@ 딱딱한 국어 공식같은 것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으며 자연스레, 삼겹살집에서 소주 한잔 걸치면 옷에 배는 고기 냄새처럼 뇌 안으로 스멀스멀 스며든다. 스트레스 받아가며, 일일이 다 받아 적어가며 배우는 그동안의 우리말의 공부법에서 두 발짝 벗어나 재미를 가미한 우리말 공부가 되겠다. 특히 좋았던 부분은 어떤 기준으로, 누가 왜 만들었는지 모를 우리말 표준어법에서 벗어나도 용인해준다는 것이다. 오히려 표준어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널리 많은 사람들이 흔히 쓰는 말이라 표준어라 생각했는데 그 반대인 말들이 엄청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저놈 진짜 허접하네.' 에서 허접하다, 는 표준어가 아니다. 표준어는 허섭하다, 라고 한다. 내가 처음 소개하는 말처럼 '라고 한다' 고 하는 뉘앙스 자체가 냄새가 나지 않나? 혹시 들어는 봤는지 모르겠다. 허접쓰레기, 이 또한 허섭쓰레기가 표준어라 나온다. 가끔 TV를 보면 우리말 배우는 프로그램에서 몇 번 들은 적은 있지만 결코 흔히 쓰이지 않는 단어임에는 틀림없다. 이런 흔히 우리가 쉽게 사용하는 언어들을 표준어로 바꾸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것도 한국어문교열기자협회 부회장이 말이다. 우리말 달인이라 해도 한쪽에 속박돼 있지 않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받아들이고 바꾸고 인정한다. 한 곳에 머물려 하지 않는 자세야 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달인이라 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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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토익점수를 필요로 하는 88만 원 세대는 토익보다 우리말이 더 어렵게 느껴진다. 평소 하는 말이지만 뭔가 법칙을 따지며 쓰여진다는 것에 당황하고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썼기에 몸에 배어버린 언어습관을 좀처럼 고치는 게 힘들 것이다. 고치려 들다보면 어김없이 고개를 불쑥 내미는 습관된 행동 때문에 헷갈리고 또 헷갈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토익 단어 외우는 게 백배 천배는 더 쉽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토익은 점수를 위한 수단이며 우리말은 평생에 걸쳐 머릿속에 남게 되는 동반자가 된다. 배워서 남주나? 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고리타분하게 우리말의 모든 것을 배우자는 게 아니다. 우리가 흔히 틀리는 단어들이나 간단한 법칙 몇 개는 알아두자는 얘기다. 아무리 글로벌화 된다고 해도 세종대왕이 햄버거를 먹을 수 없고 이순신 장군이 탱크를 탈 수는 없다. 한국 사람이 김치과 고추장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말을 배운다는 것은 결국 자신을 알아가는 방편도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