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를 회상하며 승선했던 선망선을 직접 그려봤습니다.
6년여 이런 저런 외항상선 근무를 마치고 귀국하여 고향 제주도에 내려와
잠시 머물고 있는데 동원 산업에서 전화가 왔다.
선원 담당 과장이 참치 선망선 기관사자리가 있는데 근무할 의향이 있는지
물어 보길래 외항상선 근무6년전 탔었던 경험이 있었고 그당시 고생은 좀 했지만
상대적으로 많은 보수가 있었기에 구미가 당겼다.
더구나 그당시 3등기관사 직급보다 두자리 상승한 1등기관사 근무를 요청해오니
외항상선보다 그만큼 많은 보수가 보장된 일자리를 나로선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출국시한이 얼마 남지않아 지금 곧바로 짐 꾸리고 부산으로 올라오라는 지시를 받고
생활에 꼭 필요한 사품만 여행가방에 꾹꾹 눌러담아 대충 정리하고 모친께 다시
배타러 간다고 이른뒤 부산행 비행기에 올랐다.
동원산업에 가보니 담당자 말이 지금 승선할 참치 선망선에 1등기관사가 지병으로
귀국하여 기관장이 그자리 업무를 보고있다며 빨리 가야한단다.
2일후 나는 괌지사 업무로 바쁜 공무감독과 동행하여 괌에 도착하고 바로 승선해보니
선장님은 고향 초등학교 중학교 3년 후배였다.
여수수대를 졸업하고 곧바로 동원 산업에 입사후 참치선망선에 승선하여 7년만에
첫선장으로 근무중인 선장님은 어릴적 고향에서 자주 봤던 얼굴이어서 생활하는데
불편 하지않아 안심이 되었다.
내가 승선할 선망선은 1항차 조업을 마치고 괌 기지에서 2항차 조업을 위한 재충전
작업을 하고 있었다.
공석인 1등기관사 업무를 기관장님께서 맡아서 하는터라 기관장님도 무척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더구나 4,600 마력이나 되는 메인엔진 오버호울 및 파워백(20기통인 GM645L 메인 엔진은
크랭크 베어링, 커넥팅 로드, 피스톤, 실린더 라이너, 실린더 헤드, 흡 배기밸브,
fuel oil injecter, 등 구성물이 모두 한개의 파워팩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서 overhoul
작업이 타 엔진 기종에 비해 수월하다) 교체 작업중이라 engine room 은 기관원들은
매우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메인 엔진 동영상
옇튼 괌 도착부터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일정으로 10일간의 시간이 지난후 2항차 조업을
위해 조업지인 남태평양 키리바티 제도를 향해 일주일간의 항해를 시작했다.
이 선망선은 특이하게도 main engine 이 선수에 위치해 있어 지름 300 m/m 인
propeller shaft 가 sturn tube를 향해 engine room 하부에 35 miter 길이로 뻗어있어서
중간 중간 연결된 커플링과 중간 중간 놓여진 6개의 center flubmer block 을 관리하기가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였다.
이외엔 6년전 탔었던 선망선의 engine room 구조와 별반 다른게 없었다.
평소와 같이 투양망 작업과 어탐작업, 새벽 투망을 위한 빠야호 제작 작업에 매달리며
한달여 조업후 어창가득 600여톤의 참치를 잡아들이고 운반선에 넘겨주기위해 조업지
근처인 솔로몬 제도 과달카날 섬으로 향했다.
호니아라항에 정박중인 대형 크루즈선
태평양 전쟁시 일본쪽바리 놈들이 만들던 샌더슨 비행장을 차지 하기위해 미해병 1사단과
일본 반자이 군대가 6개월간 그야말로 처절한 몸빵으로 피터지는 전쟁을 벌였던
과달카날은 솔로몬 제도 수도인 호니아라가 위치한 섬이다.
일본이 호주 대륙을 치기위한 전초 기지로 과달카날을 점령하고 호니아라 동쪽 5키로
지점에폭격기를 띄우기 위한 비행장을 강제 징집된 한인과 중국인을 동원해 만들고 있던중 미군 정찰기가 이를 확인하고 이에 위기를 느낀 미국에서 부랴부랴 해병 1사단과 함대를 동원하여일본 원숭이들을 몰아내기 위해 상륙작전을 감행하고 비행장을 확보하기위해 해안
보급작전중 일본이 점령한 뉴 브리튼 섬 라바울에서 출동한 일본 해군 함대에 의해 미군 함대가 무참히 깨지고(사보 해전) 지원군과 보급물자를 미쳐 다 상륙시키지 못하고 모두 철수 하는 바람에 해병 1사단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위기에 봉착합니다.
유명한 미드인 밴드오브 브라더스 2탄 퍼시픽에서 잘 나타나듯이 이당시 미해병 1사단은
부족한 물자와 모자란 식량에 허덕이고 매일밤 일본 해군이 갈겨대는 함포를 견뎌내며
비행장을 지키기위해 근 두달여를 처절한 사투를 벌이며 지켜내죠...
밀리터리 자료 보면 이당시 해안 초계 근무하던 고속정에 케네디 대통령이 근무하다가
일본 해군의 매복사격에 가까스로 살아났다고 합니다.
부쉬 대통령의 아버지도 이당시 p47 썬더볼트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하여 일본 제로기에게
두번이나 격추 당하고도 살아났었다고 합니다.
격전의 잔해
호니아라항 위성 사진
과달 카날 전투 동영상
지금으로 치면 일본 제로기가 f18 호넷기라 치면 p47 썬더볼트는 f14 팬텀기 급정도 밖에
안되는 결코 상대가 되지 않은 비행기로 제로기와 붙어 봐야 100이면 100 모두 격추당했는데 죽을껄 뻔히 알면서도 국가를 위해 사지로 달려드는걸 보면 참 대단하다고 생각 됩니다.
하기 두리틀 폭격대는 거의 자살 폭격이나 마찬가지였고 미드웨이 해전 당시도 제로기에 비해 속도가 절반 밖에 안되는 상대가 되지못했던 카탈리나 폭격기로 일본 항모를 칠려고 덤벼들다 결국 제로기와 전함 함포에의해 모두 격추되고 그러던중 f4f 와일드캣 전투기가 어찌 어찌 일본 주력 항모 3척을 박살내고 수장 시켜버린게 미드웨이 해전이죠
그 후에 과달카날 상륙작전을 벌였지만 미군의 전력은 일본의 전력에 비해 월등히 떨어졌고
항모마져 미드웨이에서 선전한 엔터프라이즈와 호넷, 그리고 요크타운 등 주력항모는 달랑 세척이 당시 일본은 주력 항모만도 미드웨이서 3척을 잃었지만 7척이나 남아있었으니 미해군 전력은 상대가 안된데다 호넷호 마저 일본 잠수함에 격침되어 2척의 항모 만으로(이당시 요크타운은 그야말로 만신창이였던 항모)일본과 처절한 사투를 벌여야 했던 전쟁 초기였죠.
이야기가 딴데로 새는거 같아 다시 선망선 이야기로...
미드 퍼시픽 2부에 나오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엘리게이터강(이때 일본군은 터무니 없는 반자이 어택 공격으로 모두 몰살 당하죠)
야유회 갔었던 해수욕장 백사장에 가보니 이런 버려진 전쟁당시 침몰한 군함의 흔적들이
널려 있었습니다.
해안가에 방치된 녹슨 해안포
과달 카날 호니아라 항에서 3일간 주야 작업을 하며 참치를 모두 운반선에 넘겨준뒤
선장님의 배려로 2틀간 휴식시간이 주어지고 다음날 선원들은 호니아라 시내로 우르르
몰려갔다.
우선 호니아라에도 한인 식당이 있다는 현지 에이전트의 말을 듣고 선원들 모두 한인식당
에 갔다.
고국의 맛을 그리워 하며 간 한인식당은 해안가에 위치한 제법 큰 2층 건물로 잘 꾸며져 있었다.
매뉴판엔 이젠 글로벌 음식이 된 불고기가 맨앞에 있고 설렁탕 곰탕 홍어무침 삼겹살등등
이역만리 남태평양 에선 전혀 볼수 없는 메뉴가 선원들의 식욕을 돋궈줬다.
그런데 식당을 둘러보다 벽에 걸린 액자 사진에 시선이 모여지며 어디서 많이 본듣한 얼굴이
액자에 담겨 있고 유심히 보다가 그제서 떠오른 얼굴의 주인공은 그당시 잘나갔던
TV 탈렌트 였던 안문숙씨였다.
식당 주인과 같이 찍혀있는 사진을 보면서 주인 사장님께 물어보니 안문숙씨가 자신의
처제된다고 한다.
오잉.............?
나중에 안건 안문숙씨 언니가 솔로몬 영사관에 근무하면서 한인식당도 같이 운영
한다는거였다.
호니아라 중앙시장
호니아라 항에 접안 중인 참치 건착선
이 비행장을 목표로 일본과 미군의 치열한 전투가 6개월간 지속 되고 수많은 사상자가 생겼고 전쟁 영웅들이 나왔습니다.
과달카날 전투후 미국시민들의 폭발적인 전쟁 채권 구입으로 미국은 엄청난 물량을 확보하며 전쟁의 양상이 차츰 미국으로 기울고 태평양에 산재한 수많은 섬들을 각개격파하며 일본군을 몰아냅니다.
이당시 솔로몬에 거주하는 한인은 50여명 정도 밖에 없었다.
영사 직원과 현지의 원목을 벌목하는 한국의 모 기업체 직원들밖에 없었는데
몇년전 부터 참치 선망선의 운반선 기항지로 쓰이면서 한인들이 많아 졌다고 한다.
이날 푸짐한 고국 음식을 먹고나서 식당 사장님의 안내로 다음날 호니아라시에 근접한
해수욕장에 야유회를 가게되었다.
해수욕장 백사장 여기저기엔 태평양 전쟁의 치열햇던 상흔들이 남아었고.
해안가엔 추락해 버려진 녹쓴 비행기 잔해와 해안포등이 그당시 전쟁의 처절함을
그대로 간직한채 반세기가 지난 세월을 어금고 녹쓸어 있었다.
전쟁은 어느 양쪽이나 원치않은 모두에게 상처만 줄 뿐인데 미치광이 군국주의자들의
만행은 결코 잊어서도 안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하겠죠...
자유와 평화는 거져 얻어지는게 아니기에.....
호니아라 유일의 육교(솔로몬 통틀어 육교는 이거 한개가 유일합니다)
야유회 갔었던 비취 입니다.
호니아라 공항 터미널
친구집 어항의 금붕어 한장 찍고 그림으로 그려봤습니다.
마도로스 스토리 : http://blog.naver.com/alpalaval
첫댓글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