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인사동에 갔다가 조영남 전시회를 봤다.
인사동이 예전처럼 고즈넉한 맛이 없다고 푸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공짜로 문화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곳이 여기만 한 데가 있던가.
어쩌다 조영남 그림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는 가수로 더 알려져 있지만 그림을 잘 그린다. 그래서 그림 그리는 가수라는 뜻으로 자신을 화수(畵手)라 부른다.
몇 년 전에 조영남은 대작 논란으로 법정까지 갔다. 알고 지내던 화가에게 청탁한 그림에다 가벼운 덧칠 작업만 한 후 사인을 해서 비싼 값에 팔았다는 것이다.
온전히 본인이 그리지 않았으면서 자기가 그린 것처럼 속였다며 사기죄로 기소 되었다. 온갖 매체에서 조영남을 파렴치범으로 몰아 부쳤고 방송 출연도 뚝 끊겼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조영남이 정통 미술계에서는 이방인이라 화가들의 비판이 유독 거셌다. 딴따라 주제에 미술계의 물을 흐린다는 비난을 받았다.
5년 간의 긴 법정 다툼 끝에 2020년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는다. 코로나로 온 나라가 난리법석이던 때라 무죄 소식은 조용히 지나가 버렸다.
사기죄로 법정 다툼을 벌이는 동안 조영남은 작심하고 책을 하나 썼는데 <이 망할 놈의 현대미술>이다. 나같은 미술 초보자가 읽으면 좋은 책이다.
조영남의 모든 의견을 다 동의할 수는 없지만 현대 미술에 대한 흐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 무죄 판결 이후 조영남의 초대전은 마치 봇물 터지듯 열리고 있다.
작년에도 두 번이나 전시회를 했고 앞으로도 그를 초대하려는 화랑들이 줄을 섰다고 한다. 그만큼 그의 그림이 잘 팔리기 때문이리라. 내가 찍은 그림 몇 장 올린다.
제목이 있긴 해도 내 방식으로 붙인 제목과 설명은 화투꽃이다. 나는 그림도 내 방식대로 감상한다.
인생이 꽃놀이패라고 하지만 어떤 것을 고르느냐는 본인 하기 나름이다.
수레에 실린 광이다. 인생이 쪽박이든 대박이든 둘 중 하나라면 얼마나 잔인한가.
인생은 결정적 순간에 어긋나기도 하고 화투패처럼 꼭 맞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때론 광을 팔러 갈 때도 있어야 한다.
흑싸리는 4월을 나타내고 새는 두견새다.
상처뿐인 조영남의 인생에서 껍데기를 벗고 새롭게 태어나는 것을 상징한다고 봤다. 이것도 내 마음대로 한 해석이다.
자신의 고난을 상징하는 그림이다. 화투 그림뿐 아니라 이런 은유적 그림과 서정성 짙은 작품도 여럿 걸렸다.
조영남은 1944년 출생이니 한국 나이로 80이다. 그의 재능과 열정이 참 대단하다.
첫댓글
30년전쯤
영동대교옆 한강변 주상복합에 살고있던 조영남집에 가본적이 있어요
복층구조인데
복층올라가는 계단벽에 화투그림이 줄줄이 걸려있고
복층은 화실로 사용하던데 거의다 화투그림이 더라구요
화투그림 하나하나
직접 설명을 해주던데
우습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 그림들 보고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ㅎ
봉봉님께서 조영남 선생과 그런 인연이 있는 모양이군요.
저는 그의 그림을 직접 본 것은 작년 가을 전시회였습니다.
발상이 참 기발한 작품이란 생각을 했네요.
그리고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ㅎ
남한테 그리라고 시켜놓고...ㅎㅎ ^^
남의 그림을 몰래 가져다 쓴 것이 아니라
그려달라 부탁해서 작품을 완성했으니
사기가 아니라고 판결했다네요.
어느 인터뷰에서 왜 화투를 그렸느냐고 질문을 하니
다른것은 이미 남들이 다 그려서
화투는 아무도 그리지 않아 그렸다고 하더군요
기성작가들이 이방인이라고 발칵한 이유는
작가가 되어 자기만의 화법하나를 만들기 까지
길고긴 세월 가난과 고뇌와 싸워온 많은분들이
유명인 이라는 이유로
대접받는 현대미술이란것에 회의를 느꼈을겁니다
화투그림 어린손주에게 선물 했다면
어릴때부터 그 화투그림을 보고 자란 그 손주 나중에 청소년이 되었을때
화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저라면 손주에게 화투그림 선물 안할거 같아요
그림은
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에게 매일 보여주고싶어지는 그림이 좋은그림이라 생각하는 1인 입니다
그 그림을 보고 행복해하고 꿈을 꿀수있는~~
이젤님의 마음 이해합니다.
하실 말씀이 많은 데도 참은 듯싶네요.
저도 조영남 그림을 직접 보기 전까지는
그를 사기꾼이라 생각했거든요.^^
그의 책 망할 놈의 현대미술을 읽고도~~
작년에 처음 마주한 그림에서 깜놀,
그의 그림을 다시 보게 되었답니다.
뭐든 남의 말만 듣고 무조건 따라 가면 안 되겠구나 생각했지요.
제가 그림 보는 눈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구요.
조영남은 그리 살라고 냅둬 버리고
순수 예술을 하는 분들이 더욱 사랑받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ㅎ
저는 지금도 조영남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방송에서 본 장면 때문에 그런 것인데..
실제 그림을 그린 사람의 생활이 그리 어려웠음에도..
그 사람에 대한 배려가 너무 부족했던 점이 첫 번째 이유이고..
방송 중 본인 기분 안 좋다고 중도에 하차해 버리는 것 또한 인격적으로 덜 성숙해 보여..
별로 좋아 하지 않았죠.
어찌 보면 개성이 너무 뚜렷해서 그런 것일 텐데 도..
도무지 정이 안 가네요.ㅎㅎ
김포인 님의 솔직한 표현이 마음에 듭니다.^^
그래서 조영남은 겸손은 힘들어 어쩌구 하면서 4가지 없는 노랠 불렀지요.
정치인과 연예인은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는 운명을 안고 삽니다.
저도 그의 못된 행적(?)을 알고 있지요.
그가 요즘 발표한 신곡이 있는데 가사가 죽입니다.
조영남도 나이 먹으니 변한가 보데요.
님께 선물로 드려요.ㅎ
https://youtu.be/CN9_oxsmC3k
PLAY
언젠가 열린 음악회에서 성악가 두 분 조영남 이렇게 셋이 가곡을 부르는 영상이 뜨자 댓글 하나 빵 터졌지요 두 분 성악가 보다 더 잘부르는 조용남더러 잡놈이 노래 하난 잘하네 란 답글 ㅎㅎ
노래 뿐 아니라 글도 쓰고 거침 없고 호탕한 언변 남 눈 의식 않는 자유 분방함 이젠 아트까지 ㅎㅎ
인물은 인물이야요 기행을 몰고 다녀 그렇지
어제 인사동 화랑 몇 군데를 둘러 봤는데
다른 전시장은 한가한데도 조영남 전시회만 관람객들로 바글바글했습니다.
그림도 거의 완판을 한 것 같더라구요.
다른 작품도 많은데 유독 화투 그림만 늘 잘 팔린답니다.
호불호가 있긴 하지만 저는 그이 그림이 좋은 걸 어쩌겠습니까.ㅎ
@유현덕 맘껏 좋아 하세요 예술은 나 만의 것 나의 세계 현덕님 표현에 한 표 얹습니다
끼가 넘치고 넘처서
가끔은 문제가 되긴
하지요
가수 조영남은 인정
화가 조영남은 모르겠지만 위에
화가 이젤님 댓글에
동의 합니다
주식이나 코인은 아무나 돈만 있으면 투자할 수 있지만
그림은 자신의 예술적 끼가 없으면 못하지요.
세상은 고수들의 보는 눈이 많기에 허튼 수는 금방 들통이 나서 매장당합니다.
저도 이젤 님의 마음을 이해하네요.ㅎ
독특한 인물 로 영원히 남을 거에요~~~ 조 영남 ....
작은 키에 몬생 남자 컴플렉스를 평생 오버 하는 습관으로 고착
그나마 재 복 있어 사람 구실 하는 것 같아요
여자는 남자 인물 보지 말고 무조건 자기를 재미있게 즐겁게 해주는
남자를 만나라고 / 어느 남자 강사가 부르짖어요
개그계 여자들이 좋아하는 이유 하하
무죄 받기까지 마음고생 하고 돈도 떨어지고
말년에 망신살!
인생은 그래서 아무도 끝을 모르지요^^
조영남에 관한 생각이 공작새 님과 제가 비슷하네요.^^
이 사람을 보면 전화위복과 새옹지마 사자성어가 생각납니다.
그를 몰아낼려고 법정에 세우는 바람에 조영남 몸집만 키워준 셈이 되었지요.
그냥 냅뒀으면 몇 사람만 아는 괴짜 화가에 그쳤을 텐데
지금은 미술 애호가들까지 찾는 인기 작가가 되어버렸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