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11일 – [오늘의 명상]
“팔자를 고쳐야 한다.”
티끌 모아 태산은 티끌 하나 내치지 않고
바다는 온갖 강물 마다하지 않는다네.
마음을 허공같이 분별치 않으면
오만 생각 갖은 감정 무엇이 문제리오.
[덧붙임]
태산 같은 큰 마음과 바다 같은 넓은 마음을 가지라는 하나마나 한 이야기다.
그런데 허공 같이 분별하지 않는 마음이 무엇인지 약간 헷갈린다.
오만 가지 생각과 갖은 감정 자체가 분별(分別)된 것인데 약간 모순된 이야기 같기도 하다.
한 생각, 한 감정 마다 분별하지 않는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도인이 아니고서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기 그지 없다.
다만, 참회의 시간을 가지라는 말이다. 왠 참회? 틈 날 때마다 내가 분별심을 가졌었구나, 하고 툭툭 털어버리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모든 것은 인과(因果-원인,결과)의 모습일 뿐이고, 자업자득(自業自得)일 진데, 또 내가 상(相)을 내고 이것과 저것을 분별(分別)하여 스스로 망상(妄想)과 삼독심(三毒心)을 또 내고 말았구나, 하고 참회를 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그 무엇에 대해서든 화나는 마음, 집착하는 마음, 속상한 마음을 내려 놓고 훌훌 털어버리라는 말이다.
처음부터 자주 하기는 힘들겠지만 그 횟수를 늘려서 하루 한번 이상 하다 보면 찰나찰나 순간순간 마다의 습관이 길러지면 궁극에는 무엇에도 걸림이 없는 무애자재(無碍自在)보살이 될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가장 쉬운 법과 상식이다.
법은 인과법(因果法)을 말하는 것이고, 상식은 인과법(因果法)을 잘 알아 망상(妄想)을 부리지 않는 것이다.
인과법은 원인 없는 결과가 없다는 단순한 내용이다. 예를 들어 좋은 것과 싫은 것, 이득과 손해는 한치 오차없이 서로 똑 같은 질량을 가졌으니, 결국 공(空)으로 돌아가게 되고, 결코 공을 벗어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 불자들 중 거개가 요행을 바라는 사람이 많다는데 문제가 심각하다.
점을 친다거나, 풍수를 본다거나, 갖은 방법을 써서 예방을 한다거나, 한방의 기도로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거나, 조금 투자해서 많은 이익을 보려는 알량한 시도들 등은, 도둑놈의 심보와 전혀 다르지 않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인과법에 있어서 이러한 작태들은 오히려 나쁜 과보(果報)로 이어지게 됨으로 철저히 배제하고 경계해야 한다. 대신 탐진치 삼독심(貪嗔痴 三毒心)을 버려야 장애(障碍) 되는 일들이 사라지게 된다.
팔자와 인과(因果) 업보(業報)는 피할 수 없다. 다만, 마음을 돌리면 팔자가 고쳐진다.
어떤 사람이 물을 조심하라해서 평생 물 근처는 가지도 않았으나, 어느 날 넘어져 코를 박고 죽었으니 사인은 익사였는데, 바닥에 고인 물이 기도를 막아서 죽었던 것이다.
물론 예를 든 사례지만 이와 같이 큰 업(業)을 함부로 좌지우지 하려 해서는 안된다.
오늘도 기도로서 팔자를 고쳐야겠다.
- 진우스님 -